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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전기차 덮친 美‘인플레 감축법’… 정부, 대응 방안 모색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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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사이드] 한국산 전기차 덮친 美‘인플레 감축법’… 정부, 대응 방안 모색 분주

미국 내 제조된 전기차만 혜택
‘보조금 제외’로 비상걸린 K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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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연설에서 "이 법은 내일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 가정에 번영과 진보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08.17.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대기업 증세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4400억 달러 규모의 정책 집행과 3천억 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으로 구성된 총 7400억 달러(910조원)의 지출 계획을 담고 있다.

‘더 나은 재건 법안’이란 명칭으로 작년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했던 3조 5천억 달러 규모의 지출 예산이 좌절된 이후 축소된 형태로 부활했지만, 기후변화와 의료보장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 예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전기차 보급 촉진을 위한 중고나 신규차량의 세액공제 등이 포함돼 국내 자동차 기업의 관심도 쏠렸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미국 현지가 아닌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이 문제가 한미 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바이든, ‘인플레 감축법’ 서명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40%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3690억 달러(약 481조원)를 투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중고 전기차에 최대 4천 달러, 신차에 최대 7500 달러의 세금 혜택을 주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중국산 핵심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를 혜택 대상에서 뺐고,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 조립했을 때만 이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등 미국산 전기차 21개 모델은 혜택을 받지만, 유럽산 전기차를 비롯해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하는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는 한국산 전기차 가격이 상대적으로 7500 달러 오르는 것이어서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더군다나 내년부터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과 부품도 각각 일정 비율 이상을 북미 지역 등에서 조달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한국 기업체 입장에서는 장벽이 하나 더 생겼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비상이 걸린 이유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EV’ 등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1분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가 75%로 1위, 이어 한국의 현대차가 9%로 2위를 기록했다. 1, 2위 점유율 격차가 크지만 현대차 등이 미국 시장에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한국 측에 미치는 파급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발 기후위기 정책이 새로운 무역장벽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향후 국내 일자리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 “WTO 제소도 검토”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5일 “해당 법은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만들어진 차와 수입차에 대해 보조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날 산업통상자원부는 “WTO 협정, 한-미 FTA 등 국제 통상규범 위배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유럽연합(EU)·일본 등 비슷한 입장의 나라들과 보조를 맞춰 대응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WTO의 분쟁 해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고 있어 실효성 역시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마침 방한한 미 국무부의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도 이 문제를 제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의 고위 외교당국자들은 26일 크리튼브링크 동아태차관보를 잇달아 만나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더욱 충격적인 건 현대차그룹이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당시 미 조지아주에 65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 등 설립 추진에 이어 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100억 달러 이상을 미국 제조업에 투자한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미국은 현대차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한 바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미 동맹이 ‘한반도를 넘어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확대됐다”면서 “첨단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 양자기술, 바이오기술, 포함한 핵심·신흥 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긴밀한 협력 방향에 역행하고, 동맹 정신에도 맞지 않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긴밀한 양자 협의로 해법 모색해야”

미국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한미관계에 미칠 여파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양측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계 등 양자 차원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한다. 다만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이 미국 내 11월 중간 선거 등 정치적 배경과 맞물려 있는 만큼 당장 협상에 나선다 해도 한국이 원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다.

워싱턴 민간연구소인 미국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한미정책 국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번 문제가 한미관계에 특별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결과를 예측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이 문제가 새로운 영역에서 발생한 사안인 만큼 입법 이후 구체적인 해석을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며, 법 제정 이후엔 어려움이나 예상치 못한 여파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 법은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하는 외교 전략적 과제와 해당 법안의 취지가 조화를 이루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문제가 한미동맹에서 기술, 경제 분야의 중요성을 반증하고 있다”면서 “한미가 강조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을 넘어 민간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민간연구소 헤리티지 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은 VOA에 “이번 문제가 불거진 시점이 안타깝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실용적인 통로는 한미 FTA 체계와 협의 절차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한미 FTA가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있어 가장 진솔하고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한 틀”이라면서 “WTO 등 다자 채널을 통한 것보다 더욱 직접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논의가 한미 양자 간 제도화된 협정을 통해 가속화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관련 법이 효력을 발휘하는 만큼 해법을 모색할 기회가 여전히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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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2022 부산 국제모터쇼' 공식개막 첫날인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세단형 전기차인 '아이오닉 6' 등을 관람하고 있다.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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