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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문화유산 공연조형물에 욱일기 연상 그림 ‘논란’… “철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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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네스코 문화유산 공연조형물에 욱일기 연상 그림 ‘논란’… “철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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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의상인 한복과 함께 일장기로 보일 수 있는 작품이 전시돼 있다. (독자 제공) ⓒ천지일보 2022.08.30

국립중앙박물관 내 조형물, 한복과 함께 그려져 ‘논란’

중앙박물관 “오해 소지 감안, 빠르게 철거 조치하겠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많은 이들이 오가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욱일기(일본 전범기)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천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 A씨는 최근 서울 용산가족공원을 산책한 뒤 인근의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보다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앞에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전범기 ‘욱일기’가 연상되는 그림과 한복이 그려진 조형물이 전시돼 있었기 때문.

해당 조형물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공연 협력사업으로 마련된 공연을 홍보하기 위한 조형물로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그러나 조형물에는 한복을 입은 어머니와 자녀가 손을 맞잡은 모습 뒤로 일본 국군주의의 상징인 일장기가 연상되는 부채꼴 모양의 그림이 그려졌다. 이에 오가는 많은 시민들은 어떤 의도였던 간에 1600여년간 이어진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의상인 한복과 함께 해당 그림을 그려넣은 건 잘못됐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욱일기는 당시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 각국을 침공했을 때 사용했던 깃발로 일본 국기인 일장기의 태양 문양 주위에 퍼져 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했다. 이와 관련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문양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는 것에 비해 욱일기는 현재도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의 극우파 혹은 스포츠 경기 응원에서 종종 사용되고 있다.

특히 욱일기는 ‘천황 만세’ ‘일본제국 만세’ ‘일본군 만세’ ‘아시아침략 만세’ 등의 의미를 담고 있어 우리나라와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사실상 금기시된다. 이에 욱일기를 연상하는 그림이 한복 등 민족 고유의 문화유산과 함께 그려지기에는 더욱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조형물이 홍보하는 인류무형문화유산 공연은 국립중앙박물관 주관 ‘지금, 우리답게 변화하고 있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재조명하다’로 지난 9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박물관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전문업체에서 그렇게 표현했는데 그런 의도는 없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예민하게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며 “이달 말까지 전시예정이었으나 (오해 여지를 없애기 위해) 이르면 오늘 중 철거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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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 내 세종문화회관 정류장 인근에 조선총독부와 함께 일장기로 보일 수 있는 작품이 전시돼 있다.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해당 작품을 비롯한 4점을 모두 철거조치했다. (독자 제공)

서울에서는 최근에도 이와 유사한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역사적 공간이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서울 광화문광장의 버스정류장에 조선총독부와 함께 일장기가 연상되는 작품이 내걸리면서 논란을 샀다.

전시된 작품에는 당대 최고의 풍수가들이 선정한 곳이자 조선왕조가 도읍을 정할 때 중심이 된 북악산 위에 일장기로 볼 수 있는 빨간 원이 북악산보다 비정상적으로 더 크게 그려져 있었다. 게다가 길조를 의미하는 학까지 그려넣어 조선총독부가 들어선 일제강점기가 행복해 보이는 시기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작품을 본 시민들은 “역사사진전도 아니고 굳이 논란이 되는 그림을 넣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거나 “장소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에 본지가 해당 문제를 단독보도(관련기사: [단독] 경술국치일 광화문 광장에 왠 조선총독부와 일장기가?, [단독] 광화문광장 ‘조선총독부·일장기 연상 작품’ 철거 완료)로 집중 조명했으며, 서울시는 즉각 조치에 나서 논란이 되는 해당 작품을 포함해 관련 작품 4점을 당일 모두 철거조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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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전시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공연 홍보 조형물. (독자 제공) ⓒ천지일보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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