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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탑재 B-52 앞 ‘인증샷’ 국방차관… 국방부 공개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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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사이드] 핵 탑재 B-52 앞 ‘인증샷’ 국방차관… 국방부 공개 의도는

신범철, EDSCG 회의 차 방미
美, 확장억제 공약 이행 재확인
원론적 수준… 구체적 내용 無
‘확장억제 실효성 있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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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찾아 미측 관계자들과 B-52 전략폭격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천지일보 2022.09.17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방문해 B-52 전략폭격기 등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하는 미 전략자산을 직접 확인했다고 국방부가 16일(한국시간) 밝혔다.

미국을 방문한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미측의 대표적 전략폭격기인 B-52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이를 대놓고 국방부가 공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그 속내가 뭔지 관심이 쏠린다.

◆국방차관, B-52 등 미 전략자산 직접 확인

국방부는 이날 제3차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참석차 방미 중인 신 차관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이 미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찾아 B-52 앞에서 찍은 사진과 신 차관이 폭격기 날개 아래 핵탄두를 탑재하는 부분을 올려다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방문에 함께한 미 국방부 비핀 나랑 우주정책 수석부차관보, 싯다르트 모한다스 동아시아부차관보, 리처드 존슨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 부차관보 등 확장억제를 담당하는 미 고위 인사들과 사진을 찍었다.

미측은 이번 EDSCG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되게 한국 대표단이 현장에서 미 전략자산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확장억제는 한미동맹의 기본인 데다 한반도 유사시 미 전략폭격기, 항공모함, 스텔스 전투기 등이 오는 것은 원래부터 있던 위기 대응 방안이라 특히 미국의 태도가 주목을 받았다.

신 차관은 미측으로부터 미 전략자산의 능력과 운용체계 등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고, 한미 대표단은 핵폭탄 장착이 가능한 B-52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과 저위력핵무기의 종류·운용·제원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미국 측 확장억제 담당 인사들은 “미국이 가진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활용해 대북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확장억제 공약은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차관은 “대한민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이행할 미측의 강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미 전략자산은 우리 국민과 북한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확실한 수단”이라고 전했다.

◆‘확장억제 실체 없다’는 의구심 불식용

국방부가 B-52 인증샷 2장을 공개한 건 ‘확장억제가 말뿐이고 실체가 없다’는 지적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확장억제가 말뿐이 아니라 실체가 있고 두 나라가 실행할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물론 확장억제라는 말 자체가 어려운 데다 도대체 확장억제란 개념이 뭔지조차 아직까지 불분명한 상태다. 일단 대북 억제력을 확장하겠다는 것인데, 국방 전문가들이 이런저런 내용을 갖다 붙이지만 출범 전후 윤석열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한미 간 핵 공유와 이를 위한 미 전략자산 전개, 한미 연합연습 확대 등으로 파악된다.

기존의 확장억제와 같은 맥락인데, 무엇보다 핵심은 한반도 유사시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이 한국을 핵탄두가 탑재된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동원해 지원하겠느냐는 것이다. 미국은 핵무력를 독점적으로 운용하려 할뿐 아니라 어느 나라와도 공유한 적이 없다. 확장억제라는 개념에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실제로도 한미는 앞서 국방장관 회담과 안보실장 회담, 그리고 이날 국방차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만남에서 확장억제 공약을 원론적으로 재확인했지만 확장억제를 실행하는 구체적인 절차, 내용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 16일 있을 한미 외교‧국방(2+2) 고위급 EDSCG 회의에서도 같은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군 당국은 핵 공유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확장억제를 둘러싼 의심부터 잠재워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북한이 핵무력 법제화를 한 것도 사진 공개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 전략자산 전개가 북핵 고도화를 막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윤 정부가 북핵 대응책으로 확장억제 말고는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도 고민의 지점이기는 하다.

어느 한 국방 전문가가 최근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을 인용해 “미국은 본토가 공격을 받는다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일이 아예 없을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미국의 실질적인 핵정책”이라면서 “핵 억제력을 앞세워 동맹을 관리하는 정책은 이미 실효성이 없다. 되려 중러의 핵도발 유혹만 높일 뿐”이라고 일갈했는데 새겨들을만하다. 국방부의 ‘인증샷’ 공개는 의구심 불식을 위한 ‘실체 과시용’이라는 지적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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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국방부 차관(왼쪽)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찾아 B-52 전략폭격기 날개 아래 핵탄두를 탑재하는 부분을 올려다보고 있다. (국방부 제공) ⓒ천지일보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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