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조문 취소 보도 사실 아냐”
야 “尹정부 ‘외교 참사’ 계속돼”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여야가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조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의 논평에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반박하는 데 반해 야당은 이번 조문을 두고 국민의 우려가 현실로 됐다며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한국시간 오늘 저녁 7시(현지 시간 오전 11시)에 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며 “윤 대통령의 故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이 취소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영국 현지 사정에 따라 장례식 참석 이후 예의를 갖춰 조문록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영국 여왕 조문 취소 소식을 언급하면서 “외교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조문 취소’라는 왜곡한 논평을 작성해 배포했다”며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실패한다고 야당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너무나 좁은 소견”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표이고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의 국익을 이룰 수 있고 국격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외교 참사’ ‘빈손 순방’을 우려하고 있지만, 진심으로 국익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 정정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전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추모를 두고 (민주당의) 정치공세는 슬픔에 잠겨 있는 영국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이라며 “현지 사정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은 진심으로 엘리자베스 2세 영면을 기원하고 영국 국민께 깊은 애도를 전할 것이다. 민주당도 대한민국과 영국의 우정과 협력을 위한 이 추모의 발걸음에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 부부의 조문 취소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의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취소 소식이 영국에서 전해졌다. 국민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의 목적을 ‘경제 외교의 기반 확대’라며 ‘조문 외교’를 강조했다. 그러나 교통 통제를 핑계로 조문을 취소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G7 국가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뤼도 캐나다 총리, 왕치산 중국 부주석은 물론이고 영연방 국가가 아닌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부부도 국빈 자격으로 조문했다. 일반 시민의 조문 행렬에 직접 합류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부부도 오랜 시간을 대기한 뒤에 조문을 마쳤다”며 “조문 취소를 발표할 것이었으면 윤 대통령 부부는 영국에 도대체 왜 간 것인가. 다른 나라 정상들은 가능한데 왜 대한민국 대통령만 불가능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 내외의 조문 취소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갔다. 그는 “대통령 부부의 조문이 자진 취소인 것인지 아니면 사전 조율 없는 방문으로 조문이 거절된 것인지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윤 정부가 시작한 지 4개월에 불과한데 ‘외교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외교 행보를 지켜보는 국민은 마음 졸이며 국격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순방이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빈손 순방’이 되진 않을지 심히 걱정스럽다”며 “윤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외교 일정에서라도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