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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꽃무릇 찾은 관광객 “선명한 붉은색 아름답지만 풍성하지 않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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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 함평 꽃무릇 찾은 관광객 “선명한 붉은색 아름답지만 풍성하지 않아 아쉬워”

전남 함평군 꽃무릇큰잔치
코로나19로 3년 만에 개최해
꽃무릇 군락지로 손꼽힌 장소
한국 100경 중 48경에 선정
저녁에도 관광객 발길 이어져
“드문드문 꽃무릇 아쉬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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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전남 함평군이 지난 17일과 18일 제23회 꽃무릇큰잔치를 개최한 가운데 용천사 일원에 꽃무릇이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천지일보 2022.09.19

[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기도도 할 겸 사찰을 찾았는데 꽃무릇도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전남 함평군이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해보면 용천사 인근에서 제23회 꽃무릇큰잔치를 3년 만에 개최한 가운데 사찰을 찾은 김남형(가명, 50대)씨가 이같이 말했다.

꽃무릇은 산기슭이나 사찰 근처에 많이 피어 있는데 뿌리를 가루로 말려 불교 탱화의 방부제로 사용해 사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 주위로 핀 꽃무릇 장관

대부분 관광객은 용천사에 모여 소원 리본을 써서 매달고 대웅전 뒤편에 핀 꽃무릇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너풀거리는 다양한 색깔의 소원 리본에는 “가족 모두 건강하길” “대학 합격 꼭 되게 해주세요” “행복하게 해주세요” 등의 문구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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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지난 17일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를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22.09.19

용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이다. 600년(백제 무왕 1년) 행은(幸恩)이 창간했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세조와 명종 때 중수해 큰 절로 성장했다. ‘용천사대웅전현판단청기’에 따르면 전성기에는 3000여명의 승려가 머물렀다고 한다. 1597년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것을 1600년(선조 33년) 중창했고, 1632년(인조 10년)에 법당을 새로 지었다. 1638년(인조 16년)과 1705년(숙종 31년)에 중건하고 1938년 중수했으나 1950년 6.25전쟁 때 모두 불에 타 없어졌다. 1964년 금당이 옛 보광전(普光殿) 자리에 대웅전을 새로 세우고 요사채도 지어 절의 면모를 바꿨으며 1996년 대웅전을 중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전쟁 때 불에 타서 거의 모든 유물도 사라졌다. 다행히 용천사 석등은 기둥 받침석의 상단에 붙어 있는 두 귀의 거북만 깨졌을 뿐 제 모습을 갖추고 있다. 1981년 10월 20일 전남 유형문화재 제84호로 지정됐다. 석등은 절 안을 환하게 밝히는 기능뿐 아니라 부처님의 빛이 사방을 비춘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이 석등은 조선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크기나 짜임새가 투박하면서도 정감이 있다. 쑥돌(화강암)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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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 일원에 꽃무릇이 피어 있다. ⓒ천지일보 2022.09.19

◆40여만평의 꽃무릇 군락지

수산화과의 꽃무릇은 꽃과 잎이 서로 등져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해 상사화(相思花)라고도 불린다.

군에 따르면 해보면 용천사 인근의 꽃무릇공원은 한국의 100경 중 48경에 선정됐다. 40여만평의 꽃무릇군락과 산제비나비, 꽃무릇공원을 배경으로 지난 2000년부터 매년 9월 꽃무릇큰잔치를 열고 있다.

용천사까지 이르는 길목에도 줄지어 핀 꽃무릇을 볼 수 있다. ‘어서 오라’고 인사라도 하듯 가을바람에 살랑이며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꽃무릇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느라 분주하다. 조금이라도 꽃이 많이 핀 곳에서는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찍느라 모여 있었다. 정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함한숙(가명, 50대)씨는 “생각보다 꽃이 많이 없어 아쉬운데 이 장소가 제일 나은 것 같다”며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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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함평 해보면 꽃무릇길 일원. ⓒ천지일보 2022.09.19

◆9월 중순경 가장 화려한 시기

함평 해보면 용천사 주변에 있는 꽃무릇공원은 위락지가 아닌 자연생태체험장이다. 꽃무릇은 9월~10월에 만개하는데 가장 화려한 시기는 9월 중순경이다. 올해는 여러 환경 여건상 홍색 치마를 두른 듯한 멋진 장관을 기대할 순 없었지만, 붉게 물든 꽃무릇의 색깔은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축제장을 찾은 강순정(가명, 50대)씨는 “주말을 맞아 붉은 융단 같은 풍경을 기대하고 꽃무릇큰잔치에 왔는데 가뭄 때문인지 생각보다 꽃을 많이 볼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매년 9월 무렵이면 용천사 들머리부터 붉은 융단을 펼쳐놓은 듯 장관을 이루는 이곳은 세계 최대 꽃무릇 군락지로 손꼽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17일 본지가 찾은 꽃무릇공원에는 꽃이 이미 마르거나 예년보다 드문드문 피어 있어 안타까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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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함평군 해보면 꽃무릇공원에 관광객들이 거닐고 있다. ⓒ천지일보 2022.09.19

오랜만에 열린 축제여서인지 해 질 무렵임에도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었다. 이성현(가명, 40대)씨는 주위를 둘러보며 “늦은 줄 알았는데 구경 오는 사람이 많다”며 “바람도 쐴 겸 찾았는데 그림 같은 풍경은 볼 수 없었지만 조용한 사찰에서 꽃무릇을 보며 나름 힐링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축제장 인근에서는 각설이타령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각설이가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우는 모습에 호응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도 보였다. 박성숙(가명, 60대)씨는 “축제가 거의 끝나가는 시간인데도 크게 부르는 노랫소리에 귀가 따갑다”며 “인근 주민들은 소음으로 듣지 않겠나”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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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호수 옆 숲속에 조성된 인디언 하우스에 먹다버린 플라스틱 컵들이 잔뜩 쌓여 있다. ⓒ천지일보 2022.09.19

공원 앞쪽의 호수에는 꽃무릇길이 조성돼 언덕 위로 핀 꽃무릇을 바라보며 산책하는 가족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호수 옆 숲속에는 아이들이 즐길만한 나무로 만든 인디언 하우스도 있었는데 난간 위에 먹다 버린 플라스틱 컵들이 잔뜩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연진(가명, 40대)씨는 “아직도 우리의 인식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며 “꽃무릇도 보고 다 좋은데 유일한 허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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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활짝 핀 꽃무릇. ⓒ천지일보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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