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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군 동원령 전격 발동… 핵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에 우크라·서방 강력 규탄
국제 국제일반

푸틴, 군 동원령 전격 발동… 핵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에 우크라·서방 강력 규탄

예비군 30만명 투입 전망
점령지 합병 의지도 천명
미·영·독 “침공 실패 방증”
교황, 핵 위협에 “미친 짓”
러, 해외 비행기표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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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천지일보 편집. (출처: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이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군 동원령을 전격 발동했다. 이에 따라 예비군 30만명이 전쟁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를) 핵무기로 위협하며 모든 선을 넘었다”고 주장하며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혀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니라 ‘특수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서방을 상대로 사실상 확전을 선언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며 “이미 해당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동원령이 전면적이 아닌 부분적 동원령임을 강조하며 “현재 예비역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소집될 것이며, 우선 군에 근무했고 특정 전공과 상응하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건 소련 시절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번 동원령에 따른 예상 징집 규모는 30만명이다. 

그간 러시아는 국민의 동요를 막기 위해 동원령을 선포하지 않았으나,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점령지를 잃자 병력 보충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전날 ‘동원’과 ‘계엄’ ‘전시 상황’ 등의 개념을 반영하고 병역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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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크렘린궁 사이트에 게시된 부분 동원령에 따르면 동원된 러시아 국민에게는 계약제 군인의 신분과 급여가 주어진다. 계약 기간은 군역 상한 연령에 도달한 경우, 건강상의 이유로 군역 불가 판정을 받은 경우,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을 제외하면 동원령 종료까지 유효하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에 핵무기 협박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영토 보전이 위협받으면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단지 허풍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핵무기로 우리를 협박하려는 자들은 바람이 그들을 향해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와 남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지역 등의 친러 임시 행정부가 이달 23~27일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러시아는 이들이 내릴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며 “노보로시야의 역사적 땅이 키예프(키이우) 정권의 멍에 아래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보로시야는 18세기 러시아제국의 영향권에 있던 지역들을 의미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통해 강력한 러시아로의 회귀를 강조하고 있다.

당초 11월 4일에 투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다수의 점령지를 내주고, 중국·인도로부터도 종전에 대한 압박을 받는 등 궁지에 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크게 앞당겨 진 것으로 분석된다. 동원령과 함께 점령지 병합이란 카드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병합이 일단 이뤄지면 우크라이나의 추가적인 영토 수복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러시아가 병합 지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면 핵무기 사용의 명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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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출처: 뉴시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주민투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모든 대화 기회가 차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지트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엉터리 주민투표와 군 동원령은 쇠약함과 실패를 의미하는 신호”라며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지역에 대한 권리를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리언 키건 영국 외무부 장관은 “푸틴의 연설은 매우 불안하게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러시아의 결정은) 매우 우려되는 잘못된 행보”라며 “독일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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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성탄전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도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친 짓(madness)’이라며 날을 세웠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개최한 수요 일반 알현에서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생각한다는 건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를 다녀온 교황청 자선소장인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 일행에게서 들은 그곳의 참상을 일반 알현에 참석한 시민들에게도 공유했다. 교황은 “크라예프스키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고통, 야만적인 행위, 흉물 덩어리, 고문당한 시체에 대해 내게 말해줬다”며 “희생당한 그 고귀한 사람들을 위해 연대하자”고 말했다.

한편 동원령의 여파로 러시아에서 해외로 넘어갈 수 있는 해외 비행기편 표가 매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원령으로 인해 젊은 남성 대다수가 출국금지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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