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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사기 피해자에 코인으로 보상한다?… 재판부 ‘불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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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n] 코인 사기 피해자에 코인으로 보상한다?… 재판부 ‘불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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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최대규모 암호화폐 사기

2조원대에 최소 5만명 피해자

무기징역 구형에 25년형 선고

 

2400억 중 100억만 몰수보전

피해자가 피고인 처벌불원서?

법원 “별수 없이 작성했을 것”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2조원대 피해액과 최소 5만명 규모의 피해자가 발생한 국내 최대규모 암호화폐 사기 범죄 ‘브이글로벌 사건’이 최근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온 가운데 ‘피해액을 코인으로 갚는다’라는 피해보상 방안이 재판부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신숙희 고법판사)는 이날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해보상을 가상화폐 지급으로 대신하겠단 합의서를 ‘실질적 피해회복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재산반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어려운 상황이 인정돼 몰수 보전된 예금채권에 대해 몰수 명령을 내렸다. 피해자들에게 돌아갈 몰수보전금은 브이글로벌 명의 예금계좌의 100억 4000여만원에 이른다.

피해자 측 법무법인 관계자는 천지일보에 “브이글로벌 피고인들이 ‘합의서가 제출됐으니 양형사유로 고려해 달라’고 했으나 법원이 일축했다”며 “실질적 피해회복으로 볼 수 없어 인정하지 않겠다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으나, 피고인이 가상화폐를 통해 피해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에 불과해 궁박한 피해자들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작성했을 것으로 보여 처벌불원서는 양형에 참작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에 대한 몰수보전금 지급 시기는 3심 진행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천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이대로 형을 받아들이면 내달께 공정한 절차 진행을 위해 범죄피해재산 환부심의회를 거친 뒤 환부절차 개시통지가 이뤄지고, 이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환부청구를 하게 된다. 이후 신청한 피해자들에게 한해 피해금은 금액에 비례해 나눠진다. 반면 3심까지 가게 될 경우 형사공판이 내년 초에 획정되기에 그 이후에나 지급될 전망이다.

몰수 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 범죄 수익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당초 경찰이 2400억원을 몰수 보전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남은 돈은 약 100억원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청구와 법원 인용 과정을 거치는 2주 동안 2300억원가량이 출금됐기 때문이다. 

앞서 가상화폐 투자 열풍 속에 2조원대 투자 사기로 이어진 브이글로벌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보상 방안을 두고 최근까지도 논란이 일었다. ‘투자피해자 전국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단체가 지난달 피해자들에게 보낸 공고문에는 피해합의위임장과 처벌불원서,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등을 제출하면 피해보상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사기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브이글로벌 대표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쓰면 보상금을 현금이 아닌 코인으로 지급함으로써 피해를 보상해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특히 비대위가 대표 이모(31)씨 지인이 피해보상을 제안해왔다면서 ‘태국에 설립된 거래소에 상장돼 현금화가 가능한 코인’으로 피해액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즉시 현금화할 수 없는 코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피해자 비대위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처벌불원서를 요구하는 등 주체가 누군지를 놓고도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피해자 측 세무사는 “피해회복을 시켜준다고 하니 잘 모르는 분들이 본인 인감이랑 합의서를 제출한 것 같다”며 “주체가 어디인지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사기에 이례적 ‘무기징역’ 구형

브이글로벌은 2020년부터 지난해 중순까지 5만여명을 대상으로 2조원가량을 끌어모은 다단계 금융사기 업체다. 대표 이씨는 공범들과 함께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가상자산에 투자하면 300%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거나 “다른 회원을 유치하면 120만원의 소개비를 주겠다” 등의 말로 피해자들을 꼬드겨 5만 2800명으로부터 2조 2500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투자자들에게 수익이라며 일부 금액을 지급한 이들 방식은 나중에 가입한 회원들의 투자금을 먼저 가입한 회원들에게 지급하는 ‘폰지 사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폰지 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수익금’이라는 명목하에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이나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 일종이다.

이에 검찰은 “가정을 파탄 내고 사회 거래 시스템을 무너뜨린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해 막대한 이익을 얻더라도 이를 누릴 수 없다는 점을 천명해야 한다”며 브이글로벌 운영진 7명 모두에게 사기 혐의론 이례적으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 중 누구도 진정성 있게 현실적인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피고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하다”고 밝혔다.

이후 이씨는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즉각 항소에 나섰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형량이 늘어난 것이다. 이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운영진 3명에 대해선 원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4∼14년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 등이 실제 취득한 범죄 수익이 특정되지 않아 부패재산의 몰수·회복에 관한 특례법을 감안해 원심에서 선고한 피고인들에 대한 추징 명령(각 811억원∼1064억원)을 취소했다.

이날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가 브이글로벌·브이에이치·브이엔엘의 최종적 의사결정권자로서 지휘 총괄한 점 ▲허씨가 브이에이치를 운영한 점 ▲또 다른 이씨가 브이글로벌 거래소가 정상적 거래소처럼 보일 수 있게 한 점 등을 인정했다. 또 이씨 외 피고인 3인은 공범과 함께 범행 은폐도 조직적으로 벌였으며 범행에 직접 관여했음이 인정됐다. 나아가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가 허위사실임을 몰랐다고 주장하나 피고인들은 홍보자료의 허위내용이 있음을 인식했음에도 이를 통제할 노력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지원한 점이 확인됐고, 사기의 습벽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이씨 지시에 따라 하나의 조직으로 운영됐으며 다단계 형식으로 피해자 모집을 체계적으로 해 사기의 상습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이밖에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공모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다단계 형식임을 알게 된 이후에도 다양한 사업 부분에 관여했고 브이글로벌 회장명함을 사용하며 회장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으므로 공모관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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