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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한달만에 재역전, ‘매파’ 연준에 한은 베이비 스텝 기조 ‘흔들’
경제 경제일반

한미 금리 한달만에 재역전, ‘매파’ 연준에 한은 베이비 스텝 기조 ‘흔들’

美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 커져
금리인상 압박에 韓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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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신우 기자] ⓒ천지일보 2022.09.23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 금리가 한 달 만에 재역전됐다. 두 차례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재차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0.25%포인트(p) 인상해 금리 역전을 방어했으나 재차 역전됐다. 한국의 금리는 2.50%고, 미국은 3.00~3.25%가 됐다. 지난달까진 2.25~2.50%로 상단이 같았던 한미 금리는 더욱 벌어지고 말았다. 외국인의 자본유출 우려가 커져 한은이 간격을 쫓아가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데다 기축통화국(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미국의 금리보다 낮아질 경우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결국 원화 약세는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하는 만큼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 급등세까지 부채질을 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를 큰 폭으로 웃돌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원화 약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등의 위험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여유가 없어졌다.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또다시 빅스텝(기준금리를 0.50%p 인상)을 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이달 중에라도 임시 금통위를 열어 0.25%p씩 나눠서 올려 시장 충격을 줄이는 방법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인해 환율이 계속 불안할 것이기 때문에 한은도 임시 금통위라도 열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 미국 금리와 격차가 벌어져 나타날 부작용을 막아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연준이 앞으로 물가가 2%가 될 때까지 금리를 올리겠다고 했으니 우리도 함께 빠르게 올려 금리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임시 금통위를 열어 0.25%씩 두 번에 걸쳐 올린다면 시장의 충격이 덜할 수 있어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외환 유출을 대비하기 위해 금리 인상 외에도 한미 통화스와프와 한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방어벽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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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제공: 기획재정부) ⓒ천지일보 2022.09.23

이런 상황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빅스텝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22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 직후 ‘0.25%p 인상 기조가 아직 유효하냐’는 질문에 “지난 수개월간 드린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포워드가이던스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미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늘 새벽 파월 의장이 얘기했듯이 4% 수준 그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 우리(한은)는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해 내달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총재는 “다음 금통위까지 2∼3주 시간이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과 함께 이런 전제조건 변화가 성장 흐름,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물가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이를 잡기 위해 어떤 정책을 해야 하는지가 큰 의무”라고 덧붙였다. 수입 물가를 부추기는 환율 상승도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 결정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단 한은은 연준이 계속해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나타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은은 이날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연준의 결과(0.75% 인상)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면서도 “향후 금리 전망과 제롬 파월 의장 발언 등이 매파적인 것으로 평가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날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내년 말 금리 수준을 4.6%로 조정했다. 지난 6월 점도표의 3.4%, 3.8%에서 대폭 올려잡았다.

이에 따라 연준은 향후 올해 남은 두 번(11월·12월)의 FOMC에서도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한은도 빅스텝 이상의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총재는 “당분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면서 큰 폭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이 계속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미 연준의 정책금리 긴축의 폭과 속도에 대한 기대변화, 달러·엔·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의 움직임,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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