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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한 ‘종교인 과세’… 실효세율 0.7%, 1명당 13만 3천원 냈다
경제 경제일반

유명무실한 ‘종교인 과세’… 실효세율 0.7%, 1명당 13만 3천원 냈다

근로자 평균세액 종교인 17배
종교인 1조 661억 소득 신고
실제 납부 세액 120억 그쳐
소득 상위 평균소득 2.8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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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투명성감시센터(준)와 ‘종교인 근로소득과세를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지난 2017년 12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종교권력 시녀 기획재정부 규탄 삭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재정부는 종교인 과세에 대한 국민 기만, 조세특혜를 즉각 중단하라”고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 2018년부터 종교인 과세가 시행됐지만 이들이 낸 세금이 소득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인의 과세 제도가 지나치게 관대한 탓에 조세형평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근로소득으로 과세를 일원화하거나 기타소득의 과세 기준을 형평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국세청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종교인이 부담한 실효세율(과세표준 대비 실제 부담 세액)은 0.7%로 집계됐다.

그해 종교인 9만명이 1조 6661억원의 소득을 신고했으나, 각종 필요 경비나 소득공제를 제외하고 실제로 납부한 세액은 120억원에 그쳤고, 평균 세액도 13만 3천원에 그쳤다. 

소득 상위자로 범위를 좁혔을 때 종교인 소득(2020년 신고 기준) 상위 100명의 평균 소득은 2억 8791만원에 달했다. 이들이 부담한 실효세율은 12.1%로 집계됐다.

반면 전체 근로소득자(1949만명)의 실효세율은 5.9%였고, 근로소득자 1인당 평균 세액은 227만원으로 종교인의 17배에 달했다.

같은해 근로소득자 중 1억원 초과∼3억원 이하 구간 실효세율이 14.6%,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 실효세율은 27.5%였던 점을 고려하면 고소득층에서도 종교인들의 세금 부담이 근로소득자보다 턱없이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종교인들에게 세금 신고상 혜택을 주는 현행 세법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17년 종교인 과세 제도가 마련될 당시 정부는 종교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종교활동비’는 비과세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이에 따라 종교인은 일반 근로자와 달리 기타소득과 근로소득 중 하나를 골라 신고할 수 있으며,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경우에는 필요 경비율이 80%까지 인정되면서 높은 공제 혜택을 받게 됐다. 이 경우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혜택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소득세 부과 대상 종교인 가운데 94.1%(8만4천800명)는 기타소득으로 소득을 신고했다. 이들의 평균 경비율은 70.9%로, 2020년 평균 근로소득 공제율(24.4%)을 크게 웃돌았다.

종교인 과세는 오랜 논란을 거쳐 2018년부터 처음 시행됐다. 당시에도 종교인이 기타소득과 근로소득 중 원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형평성 시비가 일기도 했다.

실제로 국세청의 ‘2018년 6월 귀속분 종교단체의 원천세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 ‘종교인소득’을 신고한 8000개 종교단체의 급여 지급액은 2224억원, 납부 세액은 27억원이었다. 급여 대비 세금 부담, 즉 실효세율은 1.2%에 불과했다.

장혜영 의원은 “세금에서 종교인들이 특별히 우대를 받을 이유는 없다”며 “근로소득으로 과세를 일원화하거나 기타소득의 과세 기준을 형평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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