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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언론인 156명이 살해된 멕시코
국제 Global Opinion

[천지의 눈] 20년간 언론인 156명이 살해된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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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정부 안 나서면 민주주의는 끝

정치권-범죄조직 취재하다 봉변

권력비판은 소규모 독립언론만

표현의 자유 위협하는 부정부패

편집자 주

멕시코에서는 올해만도 기자 14명이 살해됐다. 지난 20년간 언론인이 살해된 사례가 약 156건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이 소규모 언론매체에서 근무하는 언론인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왜 멕시코에서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을까. 본지는 멕시코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사울 세르나 박사가 보내온 글을 번역에 게재한다. 세르나 박사는 멕시코 푸에블라 소재 아메리카스대학교에서 미국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 강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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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세르나 박사.

표현의 자유 방어와 증진을 위한 독립기구 아티클19(ARTICLE 19)는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멕시코에서 언론인의 업무와 관련 됐을 가능성이 있는 살인사건이 156건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중 남자는 144, 여자는 12명이다. 이 중 47명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Enrique Peña Nieto)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 동안, 36명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현 대통령의 임기 동안에 운명을 달리했다.

최근 멕시코만에 위치한 베라크루즈시에서 언론인 살해 사건이 31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2022년은 현재까지 언론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해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8월에만 4명의 기자 사망사고가 새로 발생했다. 올해 초부터 살해된 기자 수는 무려 14명이다. 멕시코가 언론 활동에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인 이유는 무엇인가.

저널리즘과 정치권력, 살인, 마약 밀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이러한 범죄의 대부분이 언론인을 침묵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인들이 정치 부패에 범죄조직이 연루됐는지 여부를 취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멕시코에서 지역 권력을 비판하고 당국의 부패를 비난하는 언론인은 위협을 받거나 살해될 위험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수년간의 부정부패의 결과다.

살해된 언론인 대부분은 소도시나 시골의 소규모 지역 언론에 속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은 국영 라디오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저명한 언론인들이 권력을 비판할 때는 매체 지명도와 명성에 따른 보호혜택을 누린다는 점을 의미한다.

모든 언론인들이 이러한 국가적 명성을 가진 매체에서 일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매체 명성이 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소도시에서는 부패에 대한 언론의 비난이 침묵하게 마련이다. 언론인은 범죄단체 또는 정치와 마약 밀매의 관계와 관련된 어떤 것도 논할 수 없다.

멕시코는 문화와 인프라, 급여 및 부패가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차별적인 국가다. 가령 멕시코시티에서 기자가 되는 것은 베라크루스 주의 작은 도시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다.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론인의 노동조건과 정치권력의 위협, 조직범죄 자체 등 다양한 설명이 필요하다.

첫째, 살해된 언론인들은 적은 급여를 받았고 종종 살아남기 위해 독립적으로(프리랜서) 다른 지역 언론을 위해 일해야 했다. 그들은 항상 법적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며, 기사를 게시하는 미디어회사의 권한에 의존한다.

더욱이 미디어 회사는 종종 생존을 위해 정부 광고 자금에 의존하고 정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뉴스를 게시할 수 없다. 그러면 나머지 독립언론들은 정부가 불편해할 기사 보도를 감행하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들 독립언론만이 권력 비판이라는 위험한 임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언론과 정치권력의 관계이다. 멕시코 대통령은 1960년대에 멕시코 언론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었다. “나는 두들겨 맞기 위해 언론을 협찬하지 않는다.”

이 표현은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언론사들이 광고로 재정적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비판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의 불의에 맞서 자유롭게 글을 쓰려는 언론인들은 공격을 당하고 위협을 받고 침묵을 지킨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언론을 떠나거나 심지어 나라를 떠나기도 한다.

최근 언론인 아나벨 에르난데스 가르시아(Anabel Hernández García)의 경우는 마약 밀매에 연루된 예술가와 정치인, 공무원을 비난한 언론인의 한 예다. 그녀 역시 엄청난 위협을 느꼈다. 그녀는 멕시코를 떠나 해외에서 멕시코의 불의와 부패를 계속 비난할 수단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셋째, 멕시코의 많은 소도시의 조직범죄집단은 정계와 조직범죄의 관계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언론인을 위협고문살해하는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당국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고 정치 권력을 비난하는 언론인에 대한 절대적인 보호가 없는 멕시코와 같은 국가에서는 더 많은 침묵 구역이 생성돼 멕시코의 표현의 자유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독립 저널리즘의 힘과 마약 밀매와 연루된 정치권력 사이의 끊임없는 투쟁이다. 이 연결고리는 인민이 언론을 친구로 취급할 때만 비로소 선순환의 길로 접어든다. 언론인 보호를 위한 법령이 적용돼 물질적, 지적으로 언론인 살인을 이끈 혐의자가 정의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해결될 수 없다.

오늘날 멕시코에서 저널리즘이 작동하게 하려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히 보장돼야 할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언론인에 대한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지방정부가 협조하지 않으면 해결이 복잡해지는 게 지금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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