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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러시아인, 핵무기 폐기 촉구… “푸틴 동원령 후 반전 분위기 확산”
국제 국제인사이드 인터뷰

재한 러시아인, 핵무기 폐기 촉구… “푸틴 동원령 후 반전 분위기 확산”

보이스인코리아 회원 인터뷰 
미하일로바 “전국서 반전 시위”
뮐라 “지인 20여명 해외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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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한솔 기자] 보이스인 코리아(러시아인들 모임)가 8월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거인동상 앞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하일로바, 뮐라)

[천지일보= 강수경, 방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의 영토병합 승인과 함께 핵 무기 사용 우려가 증폭되면서 전쟁공포가 심화하고 있다. 

러시아 영토로 병합된 지역의 공격을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맞대응을 할 수 있는 명분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또 푸틴 대통령이 내린 부분 동원령으로 인한 병력 차출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전쟁이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넘어서 러시아-유럽(나토)‧미국 등 서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전쟁을 회피하려는 청년들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서방 외신들을 중심으로 현지 러시아인의 자국 탈출 러시 현상도 헤드라인으로 장식됐다. 러시아 당국은 가짜 뉴스라고 단정하지만, 현지 러시아인 사이에 탈출은 사실로 인식돼 있었다. 

천지일보는 현지 러시아인들의 목소리를 보도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에서 반전운동을 하는 러시아인들의 모임(보이스인 코리아)의 회원인 미하일로바(26, 서울)‧뮐라(20대, 서울)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 후 이들 가족이 처한 상황 등을 통해 현지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미하일로바는 푸틴 대통령이 30만 동원령을 내린 후, 러시아 현지 상황은 전쟁을 피해 탈출하는 분위기가 됐다면서 이는 가짜뉴스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에 사는 친구 남편(30대)이 징집대상이 아닌데, 러시아에서 탈출했어요. 어디로 탈출했는지는 모르고, 이름도 알려줄 수 없어요, 친구(부인)도 모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내 동생도 탈출했어요.” 

미하일로바의 설명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전쟁 반대 시위는 초기에는 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동원령이 내려진 지난달 21일 러시아 전역의 38개 도시에서 반전시위가 벌어져 1311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후 전국적 차원에서 반전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반전 운동하면 체포됐지만 지금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이에 시민들의 전쟁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몇 달 전에는 러시아에 사는 가족과 통화하면 모두 전쟁을 찬성했어요. 그 때문에 한국에서 반전 운동하는 나와 전화로 많이 싸웠어요. 지금은 사정이 변했어요. 그때는 가족들에게 전쟁이 멀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달라요. 부모님은 동생이 러시아를 탈출한 후 불안해하고 있어요.” 

뮐라도 징집령 후 러시아 남성들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빠는 나이 많아서 징집대상이 아니지만, 친구의 오빠가 강제징집을 피해 해외로 나갔다”면서 “내가 아는 사람 중 약 20명 정도가 해외로 나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복 오빠는 시력이 안 좋아서 안 뽑힐 것 같은데, 어떤 지역 보면 장애인도 뽑았다. 아무나 뽑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징집을 피할 꼼수도 있었다. 돈을 주거나, 신체에 자해를 해 징집을 피하는 방법 등이다. 뮐라는 “그런 시스템이 싫고 지저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군대에 가기 싫은 이유를 묻는 뮐라의 질문에 지인은 “죽기 싫으니까 가기 싫다고 했다”라고 답변하기도 했다고. 뮐라는 “러시아 군대 상태가 많이 안 좋다”면서 “장비도 안 좋고 옷도 형편없다. 게다가 군사 교육 없이 전쟁터에 보내니까 러시아 사람들은 당연히 바로 죽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전쟁터에 자원하겠다고 큰 소리 치던 지인이 있었는데 동원령 후, 건강이 좋지 않고 허리 아프다면서 나라를 떠났다고 증언했다. 뮐라는 “지인들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도 싫지만, 군대 가기 싫어서 해외로 도피하는 것도 좋지 않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미하일로바는 동원령에 자원해서 입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 억지로 동원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독재자 푸틴은 전쟁을 통해 위대한 러시아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해요. 푸틴은 전 세계가 식량과 에너지로 힘들어하기를 바라고 그로 인해 이익을 얻기 원해요. 러시아군이 집으로 찾아가면 징집대상을 만나지 못하니까 이제는 직장으로 찾아가요. 회사 동의 없이 들이닥쳐 강제동원하니까 꼼짝없이 입대 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러시아 산업체에는 직장마다 남자 비율이 낮아져서 여자를 많이 뽑는 상황이에요. 러시아 내 상황은 함부로 길을 다닐 수 없을 정도로 폭력적이고 불안한 상황이에요.”

뮐라는 징집령 후 러시아 국민이 전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 러시아 사람들은 동원령 후, 전쟁 반대 운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요. 왜 전쟁이 길어지는지, 왜 갑자기 자신이 전쟁에 나가야 하는지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평범하고 조용히 살고 있었는데 정치, 경제가 모두 안 좋아졌다고 말해요. 좋아하던 생선도 자주 먹을 수 없어 불만이에요. 지금 러시아 사람들은 화가 많이 난 상태에요. 나라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것에 화내고 있어요. 프랑스 혁명이나 다른 혁명을 보면 사람들이 배고프거나 화가 나서 혁명을 일으키잖아요. 지금 러시아 내에는 전쟁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러시아 국민들은 나라에서 안 좋은 환경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제국주의가 나쁘다고 말하고 있어요.” 

영토병합 후 거론되는 푸틴 대통령의 핵 무기 카드에 대해서도 뮐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요즘 뉴스를 보면 푸틴이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원래 동원령은 없을 것이라 약속했는데 동원령을 내렸다”면서 “러시아에 사는 70대 할머니가 얼마 전 전쟁을 반대한다고 했다가 경찰서에 잡혀갔다. 나는 푸틴의 입이 움직일 때마다 거짓말한다고 생각한다. 더 큰 피해가 오기 전에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하일로바는 러시아 내에서 핵전쟁에 대한 동의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고 핵전쟁 가능성도 푸틴이 서방국가를 위협하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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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미하일로바

#반전운동 #핵무기 폐기 #러시아인 #보이스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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