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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일스님 “경주 말고 양주… 천년고찰 오봉산 석굴암을 아시나요”
종교 불교 인터뷰

[종교人 인터뷰] 도일스님 “경주 말고 양주… 천년고찰 오봉산 석굴암을 아시나요”

경기도 양주 오봉산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 인터뷰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40년간 민간인 통제로 신자 발길 줄어
“윤석열 정부, 우이령길 사전예약제 폐지 등 조속히 전면개방해야
국내 몇 없는 천년고찰 석굴암 멋과 아름다움 세계 널리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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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기 양주시 오봉산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이령길 사전예약제 폐지, 전면개방을 촉구하는 서명부와 서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2.10.2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위로는 도봉이 치닫고 아래로는 삼각산 자락이 빙 둘러 모여 있어 마치 많은 별들이 북극성을 껴안아 감싸고 있는 것 같다’

‘석굴암중수기(石窟庵重修記)’는 경기 양주시 오봉산(五峰山) 석굴암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장흥면 교현리 1번지 깊고 깊은 산골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제25교구 본산인 봉선사 말사 오봉산 석굴암은 ‘숨겨진 보석’과 같은 천년고찰이다.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 거대 바위로 된 다섯 봉우리 바로 아래 위치한 이 사찰은 수도권 사찰 중에서는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굽이굽이 굽어진 우이령길을 따라 우거진 숲길을 지나자 웅장하게 솟은 오봉이 늘어서 있다. 우람하면서도 굳건한 봉우리의 자태에 감탄하자 이내 석굴암이 눈에 들어왔다. 

“경주 석굴암이라고 하면 아는데, 양주 석굴암이라고 하면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정도로 꼭꼭 숨겨져 있던 사찰입니다.”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58)은 이 생각만 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했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좋은 자연 속에서 즐거워하고 치유되는 것, 이것이 절이 이 시대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서비스지만 석굴암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석굴암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남겨진 것은 아니나 신라 문무왕 때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고려 공민왕 무렵 왕사였던 나옹화상이 3년 동안 이곳에서 수행정진 했다고도 전해진다. 이후 조선시대 무학대사의 제자인 설암스님이 석굴에 지장과 나한 두 존상을 조성하고, 1455년에는 단종왕후가 왕세자를 위해 원찰로 중수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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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오봉산 석굴암. (출처:석굴암)

여러 고승이 선맥을 이어갔으나 1950년 6.25전쟁 때 소실돼 한동안 잊혔다가 1954년엔 초안스님이 다시 불사를 일으켜 지금은 ‘나한기도도량’으로 명성을 알리고 있다. 

석굴암이란 이름을 있게 한 거대한 석굴에는 ‘나한전’이란 편액이 붙어 있다. 천연적으로 이뤄진 바위굴 안에는 여러 나한상이 모셔져 있다. 경주 석굴암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것이나 양주 석굴암은 자연적으로 형성됐다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석굴암은 인접한 우이령길의 통제로 본의 아니게 숨겨지면서 십수년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못하는 곳이 됐다. 우이령길은 1968년 김신조 일당으로 불리는 북한 특수공작원들이 청와대 기습을 위한 통로로 사용됐다고 알려져 있다. 김신조 일당 사건 이후 우이령길은 통제됐고 이후 군부대가 유격장과 기계화부대, 훈련장 등의 용도로 활용해왔다. 

우이령길은 과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개방이 추진돼 2009년 7월부터는 ‘생태탐방로’ 형식으로 현재는 부분 개방된 상태다. 야간 관리는 군부대, 주간 관리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에서 사전예약제로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는데 현재는 낮 시간대만 공단에서 출입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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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양주 오봉산 석굴암을 찾은 한 시민이 북한산 내 군 유격장 이전과 우이령길 전면개방 청원서에 서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8

통행이 자유롭지 않다 보니 주민들과 등산객들, 신도들의 고충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우이령길 인근에 자리한 석굴암은 출입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했기에 일상적인 신행 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도일스님은 이런 상황 속에서 우이령길 사전예약제 폐지, 전면개방 등에 수년째 힘쓰고 있다. 올 초부터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낼 서명부와 서신을 직접 준비하고 있다고 도일스님은 밝혔다. 

“이제는 더 늙기 전에 우이령길이 전면 개방돼 국내 몇 없는 천년 고찰 석굴암의 멋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

도일스님은 오봉산 석굴암의 아름다움과 멋을 인정받아 바로 제2의 불국사와 같이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간절한 꿈이라고 했다. 

“신라시대 귀족 김대성이 불국사와 석굴암을 창건할 때 세계문화유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불사했을까요? 아니에요. 오직 불심과 효심으로 60년 동안 불사를 한 것이 오늘날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세계문화유산이 됐고, 결과적으로는 국익을 이롭게 한 셈이 된 것이지요.”

도일스님은 친척의 핍박으로 어린 나이에 출가해 1970년경 오봉산 석굴암에서 나이 9세에 동자승이 됐다. 은사인 초안스님은 아버지와도 마찬가지다. 수십리 길을 걸으면서 탁발 목도한 손으로 평생 절을 일궈 고아들을 길렀다. 초안스님의 입적 후 도일스님은 27살 해인사 승가대학에 입학에 4년 정도 공부하고 졸업 후 바로 석굴암 주지가 됐다. 양주 석굴암은 그가 “청춘을 바친 곳”과 다름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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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기 양주시 오봉산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이령길 사전예약제 폐지, 전면개방을 촉구하는 서명부와 서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2.10.28

그 결과 도일스님은 초안스님으로부터 시작된 복원 불사를 이어 현 가람을 이뤄냈다. 또 대지 2만평을 매입하고 95평의 요사체 겸 수련장을 지었고 500평 대지조성도 일궈냈다. 뿐만 아니라 석굴암에서 열기 시작한 산사음악회도 비록 코로나19로 중단되긴 했으나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매년 가을 열리는 산사음악회에서는 ‘자비의 쌀 나눔 및 장학금 전달’ 행사도 함께하고 있다. 

도일스님은 매월 법회와 기도도량을 행하며 앞으로는 석굴암이 문화도량으로서도 탁월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차 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일스님은 코로나19 이후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종교에 대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맨날 분열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이제는 네 종교 내 종교 따지지 말자는 것이죠. 스님이나 목사님이나 신부님은 성직자지 않습니까. 성직자가 왜 성직자겠어요. 성직자의 의무를 해야 성직자지. 뭉쳐야 삽니다. 신도 가지고 싸우면 얼마나 보기가 안 좋습니까. 종교가 다투면 안 되고 이제는 통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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