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및 매장 관리 도와
호두과자점 ‘아띠몽’ 사례 조명
대학생과 한 팀으로 운영 개선
KT, 향후 서비스 고도화할 계획
“소상공인·대학생 다 좋은 기회”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KT가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과 효율적인 매장 관리를 돕는 빅데이터 상권 분석 서비스인 ‘잘나가게’를 기반으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감각에만 의존해 장사를 해온 소상공인이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개선한 사례도 있었다.
26일 찾은 서울 도봉구에 있는 호두과자 전문점 ‘아띠몽’은 지난 3월 KT가 진행한 ‘잘나가게 프로젝트’의 주인공이다. 이는 소상공인과 대학생을 한 팀으로 매칭해 ‘잘나가게’ 서비스를 기반으로 상권을 분석하고 개선할 부분을 찾아 더 나은 운영을 하게 하는 걸 목표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14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잘나가게는 방문 패턴, 성별·시간별 유입 정보와 거주민·직장인 등 타깃층 대상 영업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프로젝트는 총 두 달간 진행됐다. 대학생과 매칭된 소상공인은 1개월 동안 상권 분석을 진행하고 솔루션을 도출해 또 한 달간 이를 적용했다. 총 10개 팀으로 운영됐으며 솔루션의 적합도와 취지에 따라 KT 측은 상위권 팀들에게 시상도 했다. 아띠몽 팀은 그 중 3등을 차지했다. 아띠몽은 이번을 계기로 영업시간 변경, 신메뉴 출시, 메뉴판 정리, SNS를 통한 홍보 등 다양한 방면에서 가게를 한층 성장시킬 수 있었다.
아띠몽의 사장인 장호(70, 남)씨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소상공인으로 그런 기획을 한다는 게 너무 좋았다”며 “장사를 처음 시작한 데다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의지하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혼자 알아서 하던 때는 늘 발전이 없었다. 이번에는 현수막, 메뉴판, 모닝세트(신메뉴), 영업시간 등을 의논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다만 효과를 보기에는 한 달이 너무 짧아 아쉬웠다. 학생들이 리뷰 이벤트도 만들어주고 블로그를 운영해 홍보를 도와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장씨와 학생들은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인연을 이어가며 가게 운영 계획을 계속해서 세우고 있다. 장씨는 호두과자와 어울리는 신메뉴를 개발하고 가게 인테리어도 휴게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기회였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 중인 김다연(23, 여)씨와 채승원(21, 여)씨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장씨와 만나서 회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잘나가게’를 토대로 가게 운영에 기반이 되는 핵심 아이디어를 장씨에게 제공했다.
김씨는 “어르신 유동 인구가 많은 거 같았는데 실제 데이터를 보니 30대 직장인이 많다고 나와 있어서 그분들이 아침에 간단히 출근 전 갖고 갈 수 있는 간식이 있으면 좋겠다. 세트 메뉴가 있으면 좋겠다고 (사장님께) 제안했었다”며 “아침 시간이 저녁보다 (손님이) 더 많았다. 그래서 영업시간 변동도 건의드렸다”고 말했다.
가게 홍보도 눈에 띄게 잘 되기 시작했다. 김씨는 “리뷰 이벤트를 진행한 후부터는 원래 네이버 음식점 방문자 리뷰가 9~10개 수준에 그쳤는데 짧은 기간에 현재 80개까지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지만 인터넷에 있는 자료만 재해석할 수밖에 없어서 데이터를 직접 보고 분석해보는 경험은 없었는데 가게에 직접 방문해 소비자를 관찰하고 그런 게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가게의 명운이 걸렸다고 볼 수 있는 ‘메뉴 선정’ ‘인테리어 계획’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채승원씨는 “처음에 사장님께서 오뎅과 마카롱을 주 메뉴로 추가할 계획을 하고 계셨는데 회의를 통해서 호두과자와 이 음식들은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기도 했다”며 “공간을 바꾸기 위한 논의를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잘나가게’를 지속 고도화해서 ‘잘 나가는’ 사장님을 많이 만들겠다는 포부다. 서신혜 KT잘나가게 사업기획·마케팅 차장은 “서비스를 통해 장사가 잘되게 하고 많은 소상공인이 아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며 “알맞은 온라인 홍보 방법, 자동 점포 진단 등 빅데이터로 서비스화할 수 있는 메뉴를 고민하고 출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참가 대상이 대학생이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있더라도 활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활용 방법을 온라인으로 알려주는 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 ‘이 역할을 대학생분들이 하면 적절하겠다. 이해도가 높고, 젊고, 그들에게도 사회를 경험할 기회가 되겠다’ 싶어서 선정했다”고 답했다.
KT는 잘나가게 활용법을 강의·컨설팅하는 ‘잘나가게 아카데미’도 상기 프로젝트와 동시에 진행했다. 서 차장은 “30점포의 사장님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수강자들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매출이 성장한 사례도 굉장히 많았고 잘 활용하는 분들은 2~3배씩 뛰기도 했다”고 말했다.
KT는 연내 대학생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한 번 더 서울시와 진행한다. 상반기에 진행한 프로젝트는 10개 팀으로 운영했지만 이번에는 30개 팀으로 진행된다. 앞으로도 KT는 잘나가게를 통한 소상공인과의 상생에 더욱 힘을 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