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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강타한 이란 시위의 불길… 세계 함께해야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월드컵 강타한 이란 시위의 불길… 세계 함께해야

이란에서는 두 달이 넘게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거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여대생인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사망한 사건 이후로 이어진 반정부 시위는 점점 격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21일에는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고 선수 전원이 침묵을 지켜 주목을 받았다. 이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표현이었다. 이란 축구대표팀의 용기 있는 몸짓은 현재의 반정부 시위의 열기를 보여준다.

쿠르드족 인권 단체인 헝가우는 “모든 연령, 민족, 성별의 이란인들이 시위에 참여했지만 주로 젊은 세대들이 거리에 나왔다”며 “여성이 이 시위의 물결을 일으켰고 모두 동참했다. 여자와 남자는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란 전체가 단결했다”고 평했다. 

시위 진압 폭력 수위도 빠르게 높아졌다. 녹색운동으로 알려진 2009년 대규모 시위에서 이란 보안군이 시위대에 총을 겨누기까지 몇 주가 걸렸고 6개월여간 72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이란 비정부기구인 휴먼라이츠 액티베이터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시위 이후 시위대 43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7천명이 구금됐다. 일부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분석가들은 그 진압이 여전히 더 치명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집권한 이후 온건파를 몰아내면서 시위를 평화롭게 풀 방법도 없어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수뇌부가 온건파인 라프산자니 가문과 호메이니 가문 등 이슬람 공화국의 건국 가문을 찾아 시위대를 잠재울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제 제한된 선택권으로 궁지에 몰린 이란 정권은 이란 국민과 미국, 중동 동맹국들의 의지를 시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선을 돌리기 위해 미국과 지역 파트너들에 대한 도발도 서슴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 이란 정부는 축구대표팀이 시위를 지지한 다음날 개량형 원심분리기 ‘IR-6’로 첫 순도 60%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 핵합의를 전면 위반한 것이다.

이처럼 이란 당국이 국내외적으로 강대강 대응에 나선 가운데 국제사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세계는 이란 지도자들에게 시대가 변했음을 알려줘야 한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참여 여부에 따라 시위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오늘도 죽음을 무릅쓰며 거리에서 “jin, jiyan, azadi(여성, 삶, 자유)”를 외치는 젊은이들이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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