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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갑질’ 줄었다지만… 직장인 3명 중 1명, 오늘도 참고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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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갑질’ 줄었다지만… 직장인 3명 중 1명, 오늘도 참고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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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에서 ‘전태일 기념관 개관식’을 마친 뒤 시민들이 전시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절반 “그만두고 싶다고 느껴”

‘갑질 줄었다’ 인식 늘었지만

35% 이상 “심각성 변함없어”

 

관리직-일반직 인식차이 커

“조직문화 개선 위한 조사와

실질적 예방교육 의무화해야”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공공기관에서 일하던 중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어서 육아기 단축 근무를 신청했습니다. 동료들에게 업무가 가중될까 봐 더욱 열심히 일했는데도 단축 근무를 쓴다는 이유로 팀장이 괴롭히기 시작하더라고요. 같이 근무하는 동료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를 들며 폭언과 모욕을 일삼는데 너무 힘들어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여전히 직장갑질을 당하더라도 ‘참거나 모른 척’하고 있었고 15.8%는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 10명 중 9명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이나 갑질을 당하더라도 참거나 퇴사하는 셈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전문여론기관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 경험·대응 등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다.

조사결과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29.1%가 ‘있다’라고 응답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은 법이 시행된 직후인 지난 2019년 9월 44.5%에서 3년 만인 올해 9월 29.1%로 15.4%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는 응답자 291명을 대상으로 괴롭힘 수준에 관해 물어본 결과 ‘심각하다’는 응답이 35.4%로 나왔다. 지난 2019년 9월 조사 시 38.2%가 나왔던 것과 견주면 크게 차이는 없었던 결과인데, 법 시행과 사회적 인식 변화로 직장 내 괴롭힘은 줄어들었지만 심각성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291명에게 괴롭힘으로 인한 의료적 진료·상담 경험에 관해 물어본 결과 ‘진료나 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32.3%, ‘진료나 상담을 받았다’가 4.8%로 파악됐다. 10명 중 4명꼴은 진료나 상담이 필요할 정도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결괏값이다.

이어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응답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받은 영향을 묻자(중복응답) ‘직장을 떠나고 싶다고 느낌’이 49.8%, ‘근로 의욕 저하 등 업무 집중도가 떨어졌음’이 44.7%로 높게 나타났다. 이외 ‘우울증·불면증 등 정신적인 건강이 나빠졌음’이 30.9%, ‘직장 내 대응 처리절차 등에 대해 실망감을 느꼈음’이 25.1%를 차지했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직장을 떠나고 싶다고 느꼈음’이 남성(44.1%)보다 여성(57.9%), 정규직(45.3%)보다 비정규직(57.3%)에서 10% 이상 높았다.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들에게 괴롭힘 행위를 한 사람을 물어본 결과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38.5%, ‘대표·임원·경영진 등 사용자’가 23.4%, ‘비슷한 직급 동료’가 21.3% 순이었다. 응답자 중 고객이나 민원인 또는 거래처 직원(6.5%)과 원청업체 관리자 또는 직원(3.4%) 등 9.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 행위자에게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5인 미만 사업장 직장인은 행위자 중 사용자가 30.2%로 가장 많았는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신고도 할 수 없는 데다 사용자에게 과태료도 부과할 수 없으면서 괴롭힘으로 퇴사해도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는 ‘삼중 차별’을 겪고 있었다.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뚜렷’

“학원에서 상사에게 험담과 왕따를 당했습니다. 괴롭힘 사실을 원장에게 호소했지만 개인 갈등으로만 치부하고 저에게 다른 학원으로 가라고 하더라고요. 이후 직장생활은 더욱 힘들어졌고 왕따와 퇴사 협박은 날일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노동청에 신고했는데 감독관이 ‘증거가 있냐’며 별일 아닌 것처럼 취급하기까지 하고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응답자 30명을 대상으로 신고 결과에 관해 물어본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가 66.7%,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다’가 23.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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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과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7.2전국노동자대회’에서 임금·노동시간 후퇴 저지, 비정규직 철폐, 물가 안정 대책, 민영화 저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7.02

신고한 이후 지체 없는 객관적 조사, 피해자 보호 등 회사의 조사·조치의무가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해 60.0%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고,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당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3.3%였다.

신고한 직장인 3명 중 2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고, 60%가 피해자 보호 등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4명 중 1명이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다는 의미다.

지난 2019년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다’ 응답도 68.7%로 나타나 ‘모르고 있다(31.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정규직(79.8%)과 300인 이상(82.1%)은 법을 알고 있는 데 비해 비정규직(40.0%)과 5인 미만(43.6%) 사업장은 절반 가까이 모르고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일하는 직장에서 괴롭힘이 ‘줄어들었다’라는 응답은 57.6%로 ‘줄어들지 않았다(42.4%)’보다 많았다. 특성별로 보면 ‘줄어들었다’라는 응답은 남성과 정규직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상위관리직은 76.5%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해 일반사원(51.5%)보다 2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 시행 이후 직장에서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7.8%로 확인됐다. 응답자 특성별로 ‘있다’는 응답은 정규직(60.7%)과 비정규직(28.5%), 공공기관(67.0%)·300인 이상(67.2%)과 5인 미만(21.2%), 월수입 500만원 이상(74.2%)과 150만원 미만(15.3%)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비정규직, 5인 미만, 저임금노동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예방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어 정규-비정규직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일터의 약자들은 법이 적용되지 않거나 법을 모르고 있으며, 예방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법 적용 범위를 5인 미만·원청 갑질 확대함과 동시에 조치의무 위반·보복 갑질 엄중 처벌, 예방 교육 의무화를 통해 법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두섭 변호사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괴롭힘을 당했을 때 구제절차인 직장 내에서의 신고 절차나, 노동부 등 공적 신고 절차는 피해자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그 때문에 참거나 퇴사를 고민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고에 따르는 피해자 불이익이 없도록 피해자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2~3년에 한번은 조직문화와 인식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통해 실질적인 예방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빈번한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시범 시행을 해보고 그 효과를 확인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9월 2일부터 8일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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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천지일보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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