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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나선 3·4세… 글로벌 침체에 ‘경영 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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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사이드] 전면에 나선 3·4세… 글로벌 침체에 ‘경영 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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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11.24

재계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4대 그룹 총수들 종종 만나

재계 현안 논의 및 친분 형성

 

경영수업 받고 리더십 키워

‘미래 사업’ 책임 짊어져

 

한화·CJ 3, 신사업 전담

디지털 전환 대처 능력 갖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재계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수년간 대기업을 이끌던 회장과 대표이사 등이 물러나고 창업주 3·4세대들이 전면에 나서 경영 보폭을 넓히는 분위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7일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4대 그룹 총수는 모두 회장 직함을 달았다. 4대 그룹 이외에 주요 기업들도 경영권 승계 움직임이 활발해 재계의 세대교체 시계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과거 창업에 직접 관여했던 1~2세들과 달리 3~4세들을 어릴 때부터 경영수업을 받으며 리더십을 키워왔다. 그런 리더십을 토대로 미래 사업을 책임져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이어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오너 3·4세들은 내년부터 경영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4대 그룹 ‘4050 회장님 시대’

4대 그룹은 ‘4050 회장님 시대’를 맞았다. 이제 4대 그룹에서 회사를 일군 창업주의 모습은 볼 수 없고 40, 50대의 젊은 경영자들로 모습이 확연히 바뀌었다. 선대 회장들이 경제단체 모임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면, 세대교체가 이뤄진 4대 그룹 총수들은 종종 만나 재계 현안을 논의하고 친분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용·최태원·구광모 회장 모두 지난 6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장녀 결혼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삼성가(家) 3세인 이재용(1968년생) 회장은 2012년 부회장에 오른 지 약 10년 만에 회장직을 달았다. 또한 일반인들에게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재계 3세 경영인은 이재용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가 마니아타임즈 의뢰로 3세 경영인들에 대해 최근 1년간 온라인 포스팅 수(정보량=관심도)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재용 회장이 가장 정보량이 많았다. 24만 9708건으로 2위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9만 7798건)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 회장은 최근 중동·유럽 정상과 잇달아 면담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지난 17일 만난 데 이어 18일 오후에는 서울 모처에서 공식 방한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를 만나 반도체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 등 반도체 불황 장기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은 만큼 이 회장이 이러한 위기에 어떠한 리더십을 보일지 주목된다. 

SK그룹도 3세 경영인인 최태원(1960년생) 회장이 이끌고 있다. 1998년 취임해 24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은 ‘재계 맏형’으로 올해 광폭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 그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최 회장은 SK그룹이 2003년 이후 16년 만에 재계 순위 2위로 도약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고 있다. 고속 성장을 이룬 SK하이닉스 인수에 최 회장의 결단과 투자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 회장은 올해 3분기 30대 그룹 수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관심도’ 조사에서 최다 정보량을 기록했다. 그는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총 1만 2591건의 ESG경영 포스팅 수를 기록했다. 30대그룹 수장 중 유일하게 1만건을 넘겼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10월에 정의선(1970년생)  회장으로 20년 만에 총수를 교체하며 3세 경영을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올 8월부터 적용된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한 대당 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에 미국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미 피해를 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IRA 대응을 위해 지난달 26일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에 참석하는 등 분주히 뛰어다녔다. 정 회장의 미국 방문은 올해만 6번째다. 정 회장은 지난 9월에도 LA에 있는 현대차 미국 법인을 찾아 IRA 대응을 포함한 판매전략을 전반적으로 점검했지만 뚜렷한 해법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1978년생) 회장이 2018년 6월 구본무 전 회장의 별세로 4대 회장에 취임했다. 재계에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함께 4세 경영인이다. 구 회장은 실용주의, 고객가치, 미래준비 등 3대 키워드를 내세우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왔다. 특히 휴대폰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고 배터리, 자동차 전자장비,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강화와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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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11.24

◆신사업 힘 받아 3·4세 경영 본격화

4대 그룹 이외에도 30~40대의 오너 3·4세들이 더욱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미 지난 8월 인사가 단행된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장남이자 3세인 김동관(1983년생)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그린에너지와 우주항공사업, 방산사업을 모두 맡아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자회사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김 회장의 삼남 김동선(1989년생)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의 전무 승진이 이뤄졌고, 김동원(1985년생) 한화생명 부사장도 지난해 7월 승진해 3세들의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1986년생) 상무는 올들어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합류했다.

신 상무가 올들어 그룹 대내외 행사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 상무가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을 두고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노무라 교류회’에 이어 최근에는 롯데 경영진과 함께 서울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랙스와 롯데백화점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다만 신 상무가 뚜렷한 성과가 없는 데다 올해 5월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의 미등기 임원이어서 후계구도나 3세 경영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상무는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한 데 이어 이번에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그가 부친인 신동빈 회장을 빼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뒤 첫 직장은 신동빈 회장과 같은 노무라증권에서 시작했고, 국적도 일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3세 경영인인 정기선(1982년생) 한국조선해양·HD현대사장도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그는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신기술 확보와 미래 먹거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현재 전문경영인인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정기선 사장이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사장이 지주사인 HD현대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서 지배력을 확대한 만큼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HD현대→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어진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1990년생)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지난달 식품성장추진실장에 부임, 그룹의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식품성장추진실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공략 핵심 거점으로 올해 초 신설됐다. 만두, 김치, 치킨 등 CJ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 핵심이 될 제품들을 통해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젊은 리더가 필요한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라며 “최근 전면에 등장하는 3·4세들은 디지털 전환 등에 대처할 수 있는 경영 마인드와 글로벌 감각을 갖추고 있다. 폭넓은 경영수업을 받은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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