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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물류 차질 비상… 피해 커지기 전에 조치 필요
오피니언 사설

[천지일보 사설] 화물연대 파업, 물류 차질 비상… 피해 커지기 전에 조치 필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전면운송거부 총파업이 5일째에 접어들면서 산업 현장의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929TEU로, 평상시(3만 6655TEU)의 19%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항만이 평소의 20% 정도만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을 뜻하는 장치율은 63.7%로 평시(6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시멘트·레미콘·건설 현장이다. 한국시멘트협회는 24일 출하가 예정된 20만t 가운데 2만t만 출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요 출하 기지에선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업계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 현장이 멈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굳지 않은 상태로 배송되는 콘크리트인 레미콘의 경우 최종 수요처의 적재 능력이 통상 이틀 정도라 건설 현장도 연쇄적으로 멈춰 설 수 있다. 28일부터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못해 ‘셧다운’ 되는 건설 현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철강업체 출하도 파업 이후 쭉 중단된 상태다. 현대제철에선 하루 평균 5만t의 출하 차질이 일어나고 있다. 4대 정유사(SK·GS·S-OIL·현대오일뱅크) 차량 운전자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기에 파업이 장기화하면 주유소 휘발유·등유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운송거부가 길어지면 물류 마비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은 “운동 거부를 지속하면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조치를 취하면 이를 거부하는 노조원들을 처벌하고 면허 취소 같은 강력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아직 화물연대 파업에 업무개시를 명령한 적은 없지만, 2020년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의사들이 파업을 벌였을 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일단 화물연대와 정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나 파국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의 공식 대화는 지난 15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정부 입장과, 이를 요구하는 화물연대 입장이 확고해 교섭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화물연대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토부가 새롭게 얘기할 것은 없다”며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은 국회에서 입법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좀처럼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경제를 볼모로 삼아 자기들 잇속만 챙기려는 화물연대의 이기적인 형태에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때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엄포만 놓고 주저하는 바람에 운송거부가 8일이나 이어져 정작 파업을 철회했을 때는 이미 심각한 피해를 입은 뒤였다. 이번에는 이런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물류 마비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분명한 원칙을 갖고 화물연대 파업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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