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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의 멸종 막을 수는 없을까
오피니언 칼럼

[환경칼럼] 북극곰의 멸종 막을 수는 없을까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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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을 상징하는 동물이 펭귄이라면 북극을 상징하는 동물은 단연코 북극곰이다. 현재 북극곰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될 동물이자 기후재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이기도 하다. 2016년 추산으로 북극에 살고 있는 북극곰은 2만 6000마리 정도라고 하는데 북극해에서 얼음이 사라지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어서 21세기 내내 우리는 이 2만 6000마리의 북극곰과 그 후손의 익사와 아사, 그리고 멸종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리고 그 시기는 점점 더 앞당겨지고 있다. 

최근 영국의 한 기후연구소가 과학 저널인 ‘네이처’에 2035년이면 북극 바다에서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연구에서 북극 바다 얼음의 실종 시기가 2050년으로 추정돼오던 것에 비하면 15년이나 앞당겨진 셈이다.

그런데 아메리카 불곰 출신으로 알려진 북극곰은 어쩌다가 이 척박한 얼음덩어리 환경인 북극에 터를 잡았을까? 과학저널 ‘셀’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아메리카 불곰과 북극곰 두 종의 조상이 갈라져 나와 별개의 종으로 진화한 시기는 대략 34만~48만년 전쯤이었다고 한다. 약 250만년 전 북반구가 4만~10만년 간격으로 빙기와 간빙기가 번갈아 찾아오는 대빙하 시대에 접어들자 이런 기후 덕분에 아메리카 불곰은 북극 근처까지 삶터를 넓혔다.

그런데 다시 빙하기가 찾아오자 남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무슨 이유에선가 일단의 불곰 무리가 퇴각하지 못하고 장기간 다른 불곰으로부터 고립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해서 불곰과는 다른 지구상 최고의 덩치를 가진 북극곰이 출현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당장 북극 얼음이 사라지게 된다면 북극곰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선 해빙 시점이 점점 더 빨라지고, 얼음이 다시 어는 시점이 늦어지면 북극곰이 남아 있는 얼음과 얼음 사이, 얼음과 육지 사이를 헤엄쳐 이동하는 거리가 늘어나게 된다. 한 암컷 북극곰은 먹이를 찾기 위해 관측 사상 최장 기록인 9일 동안 차가운 북극 바다 687㎞를 헤엄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장거리 수영이 가능한 북극곰이지만 수영은 걷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한다.

새끼 북극곰에겐 더 큰 시련이 된다. 새끼 북극곰은 몸집이 작기 때문에 저체온증에 걸리기 쉽고 축적해 놓은 지방이 적어 부력 부족으로 익사할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영 중에는 먹이를 먹을 수 없고 엄마를 따라가려고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탈진하게 된다. 

익사와 함께 아사 또한 북극곰이 직면한 심각한 위험이고 위험은 나날이 커진다. 매년 여름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캐나다 허드슨만의 북극곰은 육지 쪽으로 이동한다. 문제는 육지에 머무는 3개월 동안 북극곰의 주 먹이이자 에너지 함량이 높은 물범을 사냥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북극곰은 바다 얼음 위에서 사냥을 한다.

그런데 북극의 해빙이 녹으면서 북극곰은 적절한 사냥터를 확보하지 못해 더 많이 이동하는데, 해빙 기간이 늘어날수록 더 많이 이동하고 그럴수록 몸무게를 더 많이 잃게 된다. 그러면서 근육을 잃어 사냥에 성공할 확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접어든다. 해빙이 불안정해 육지로 이동한 북극곰은 바다표범을 사냥할 기회가 거의 없어 더 굶주린다. 이때 몇몇 북극곰은 새의 알과 같은 육지의 음식을 먹기도 한다. 심지어는 동종 포식, 성체 숫컷곰이 굶주림 때문에 다른 새끼 북극곰을 잡아먹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만일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2000년과 같은 수준으로 2100년까지 유지되면 급격히 감소하는 해빙 농도로 인해 북극곰의 사냥 성공률은 계속 낮아지고 육지로 이동해 있는 동안의 영양결핍에 의한 스트레스도 더 증가할 것이다. 2100년에 근접할수록 서쪽 허드슨만에서 북극곰이 살아갈 해빙이 거의 사라지고 북극 바다에 얼음이 존재하지 않으면 북극곰은 멸종의 길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 북극곰이 해빙을 떠나 육지에서 버티는 고육지책으로 멸종의 시기를 늦추고 있지만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멸종은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더 혹독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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