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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범죄에 최적화된 환경”… 보이스피싱 더 영악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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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범죄에 최적화된 환경”… 보이스피싱 더 영악해져

교묘하고 대범해진 신종 보이스피싱
인터넷 발달 등 정보화시대 가속화
수사망 피한 비대면 피싱범죄 기승
피해금액 날로 느는데 검거율 감소
의사·변호사·판사 등도 못 피해가
금융감독원 사칭해 41억원대 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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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2.12.01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많이 당황하셨어요?, 이래가지고 밥 빌어먹고 살겠니?”

2013년 개그콘서트에 첫 선을 보인 ‘황해’ 코너는 이 같은 유행어를 만들어 내면서 그 당시 아이들에서부터 어른들까지 따라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개그맨 정찬민, 이수지, 이상구 등이 조선족 캐릭터로 분장해 ‘보이스피싱’을 시도하는 과정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내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뤘다.

보이스피싱이란 범죄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어눌한 조선족 말투 때문에 이처럼 개그의 소재가 되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보이스피싱은 신종에 신종을 거듭해가면서 나날이 발전해 왔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난 2006년 국내에 첫 피해 사례가 신고됐다. 이후 지난 16년간 정부와 민간 기관의 각종 대책 마련과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피해 금액은 7744억원으로 지난해(7000억원) 대비 약 11% 증가했다. 반면 보이스피싱 관련 사범으로 검거한 인원은 2만 6397명으로 지난해(3만 9713명) 대비 오히려 33.5% 감소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날로 다양화되고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발달 등으로 정보화 시대가 가속화하고 특히 CCTV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대면보다는 비대면 범죄가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또 수사 방식에도 과학 수사 기법이 발전하면서 범죄 예방을 높이는데 효과를 가져오면서, 소매치기, 빈집털이 등 전통적인 범죄보다 수사망을 피하기 쉬운 비대면 방식의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 등이 잘 구축돼 있는 점도 국내에서 보이스피싱 범죄가 더 집중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통신망도 무지하게 빨라졌고 인터넷 뱅킹이 일반화됨에 따라 은행을 가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갖춰졌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점점 지능화돼 가는 피싱 사기에 대한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피싱 사기 과정에서 이어지는 사칭 범죄자들의 가스라이팅, 협박에 의한 압박으로 인한 심적 고통과 금전적인 피해로 인한 여파로 인해 피해자들이 고통 받고 있으며 스스로를 자책하다가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지는 등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피싱 범죄, 다양한 전기통신수단 통해 이뤄져

피싱 사기는 전화뿐 아니라 문자, 메신저, 인터넷 사이트 등 다양한 전기통신수단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본지는 피싱 사기의 종류와 피해사례 등을 정리해봤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에 따르면 피싱 사기는 크게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 ▲피싱사이트 ▲몸캠피싱 ▲스피어 피싱 ▲큐싱 ▲로맨스스캠 등으로 구분된다.

보이스·메신저 피싱과 피싱사이트는 전화 통화나 문자, 사이트를 배포하는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다만 수법은 동일하며, 사례로는 유선전화 발신번호를 수사기관 등으로 조작해 해당기관을 사칭하면서 금품을 편취하거나 자녀납치, 사고빙자, 범죄연루 등 이용자 환경의 약점을 노려 금품을 편취하는 등 다양하다.

몸캠피싱은 스카이프 등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통해 음란 화상 채팅(몸캠피싱)을 하자고 접근한다. 이후 상대방의 음란한 행위를 녹화한 후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심어 피해자 지인의 연락처를 탈취한 다음 지인들에게 녹화해둔 영상(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전을 갈취하는 범죄 수법이다.

스피어 피싱은 고위 공직자, 유명인 등 특정 개인 및 회사를 대상으로 개인정보를 캐내거나 특정 정보 탈취 목적으로 하는 피싱 공격하는 수법이다.

큐싱은 QR코드와 phishing의 합성어로, 스미싱에서 한 단계 더 진화된 신종 금융사기 수법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을 경우 악성 앱을 내려 받도록 유도하거나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하는 금융사기 수법이다.

로맨스스캠은 SNS 및 이메일 등 온라인상으로 접근해 호감을 표시한 뒤 재력,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후 각종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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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2.12.01

◆피해자 10명 중 5명, 전자기기에 약한 고령층

고도화된 다양한 수법으로 이뤄지다보니 정보수집 및 대처능력이 떨어지고 전자기기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에 피해가 집중된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고령층(60세 이상) 대상 보이스피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건수 중 고령층 피해 비중은 2018년 16.2%에서 올 상반기 56.8%로 3.5배로 뛰었다. 피해자 10명 중 5명은 고령층인 셈이다.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도 고령층의 비중이 같은 기간 22.2%에서 48.8%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범죄건수와 피해금액은 2018년 7만 251건, 4440억 원에서 2021년 1만 2107건, 61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고령층 대상 범죄건수와 피해금액 비중은 늘어난 것이다.

고령층이 아니라고 방심할 수 없다. 피해 대상엔 소위 엘리트라 불리는 의사, 변호사, 현직 판사까지 있어 그 누구도 자신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당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사례를 보면 의사 1명이 무려 41억원대 보이스피싱을 피해를 입었다. 이는 보이스피싱 단독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피해 금액이다.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은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계좌가 자금 세탁에 도용됐다. A씨 앞으로 고소장 70여건이 접수돼 있다’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A씨는 보이스피싱이라 의심했지만 이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직접 인터넷에서 금융감독원 대표번호를 검색해 확인 전화를 걸었는데, 앞서 연락 온 검사와 동일한 주장을 했기 때문이다. A씨가 당한 보이스피싱 범죄 방식은 메신저피싱으로 스마트폰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문자로 수신되고 이를 실행하면 휴대전화 주소록부터 문자메시지, 통화 목록까지 모두 상대방이 좌우할 수 있다. 이 경우 문제는 어느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오직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만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후 A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라 사칭하는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현금 인출과 대출 등을 시행했다. 그래야만 범행 연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이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찾아가느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병원 직원 월급”이란 A씨 말에 의심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기관은 공문서를 절대 사회관계망서비스나 문자로 보내지 않는다”며 “특히 자산 검사 등을 이유로 현금·가상자산·문화상품권을 요구하면 100% 사기이므로 전화를 끊어야 한다. 첨단 기술을 이용해 속이기 때문에 직업, 학력과는 무관하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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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2.12.01

#보이스피싱 #몸캠 피싱 #큐싱 #피해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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