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화물연대 파업 정당하다
오피니언 칼럼

[세상 요모조모] 화물연대 파업 정당하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image

정부는 시멘트 부문 화물 노동자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국토부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14조를 근거로 들고 있다. 과연 타당한가? 

14조 1항은 “국토교통부 장관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해 화물운송에 커다란 지장을 주어 국가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운송사업자 또는 운수종사자에게 업무 개시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극도로 애매하다. 이런 이유로 법이 만들어지고 무려 18년 동안 한 번도 적용할 수 없었다. 정부는 사문화된 법률을 근거로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화물연대가 ‘정당한 사유 없이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원 장관은 JTBC와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법대로 집행할 뿐이라면서 차주들은 법을 따를 의무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화물노동자들의 주장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전제가 무너져서 업무개시명령 자체가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 때 국토부가 안전 운임제 일몰제도 연장과 품목 확대를 논의한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사달이 났다. 화물연대는 10일 전 파업을 예고했음에도 정부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래서 파업에 돌입했다. 이게 왜 정당하지 않은 행위인가? 국토부는 이 같은 물음에 답을 내놓지도 못하면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옳지 않다. 서로 의견이 다르면 합의와 조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것은 반민주적 폭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화물차 노동자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았고 지금도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자영업자로 보고 있다는 거다. 자영업자가 거래처와 조건이 안 맞아 거래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건 그들의 자유다. 그럼에도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들이밀며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목숨줄을 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물어볼 게 있다. 대통령은 어딜 가나 자유를 외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조건이 안 맞아 더 이상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건 전적으로 자유 아닌가? 자유권을 행사하고 누린다는데 생존권을 박탈하고 사법처리까지 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유 억압이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협박 아닌가.    

4년 전 안전 운임제를 도입할 때 일몰제를 도입한 것부터 잘못됐다. 화물 운수 노동자의 과로와 과적, 과속이 문제가 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게 안전 운임제다. 화주들과 대자본의 반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안전 운임제를 상시화하는 입법을 하지 못하고 일몰제를 도입하는 데 머물렀다. 미봉책으로 시작한 탓에 갈등을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거듭 겪고 있다. 공기 마시고 숨 쉬는 것처럼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지난 6월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노사문제라면서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이번엔 정반대로 초기부터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불과 4개월 사이인데 어떻게 정반대로 바뀔 수 있나? 이랬다저랬다 하면 신뢰를 잃는다. 믿음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정부의 태도를 보면 화주 입장만 반영하고 차주 입장은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것 같다. 갈등하는 당사자들을 중재하는 태도는 안 보인다. 더욱이 공안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제 위기를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불법 딱지를 붙이면서 화물연대를 사회에서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가 안전해야 국민이 안전하다’는 글귀를 새겨듣고 안전 운임제를 상시화하고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나아가 노동시간 총량제를 도입하는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채널: 천지일보
  • 전화: 1644-7533
  • 이메일: newscj@newscj.com
저작권자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지면구독신청
댓글

천지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