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속에 반가운 소식이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1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합의했다. 사측은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하고, 임금도 작년 인건비 대비 1.4% 올리기로 했다. 서울교통노조가 전날 오전 6시 반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지 하루도 안 돼 이뤄진 합의이다. 이에 따라 노조의 총파업이 하루 만에 끝나면서 이날 첫 차부터 정상 운행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최대 쟁점이었던 인력 감축에서 지난해 노사 특별합의를 존중하기로 하면서 대승적인 타협이 가능했다”며 “아울러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시민과 노동자가 안전한 지하철을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단 하루긴 했지만, 노사협상이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시민들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상생하는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더욱 신뢰받는 서울 지하철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파업이 시작된 전날, 서울교통공사는 출퇴근시간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섰지만 새벽 출근자와 심야 퇴근자, 지연이 발생한 1호선 등의 이용객은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대체인력이 없는 낮 시간대의 운행률은 평소의 72.7%로 떨어졌다. 지하철 대신 지상의 다른 교통편을 택한 시민들로 도심 곳곳의 주요 도로가 정체됐다.
하지만 지하철 운행이 정상화됐다고 하더라도 한국철도공사, 코레일 노조가 속한 철도노조 총파업이 내일부터 예고돼 있어 또 다시 시민들의 발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 철도노조가 밝힌 대로 파업에 들어갈 경우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철도뿐 아니라 일부 서울지하철 열차 운행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이 서울지하철 1호선의 82%, 3호선의 25%, 4호선의 30% 운영을 맡고 있고, 서울지하철과 연계된 경의·중앙선과 경춘선, 안산·과천선, 수인·분당선 등 총 14개 노선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서울지하철노조 파업을 대화로 타결했듯이 철도노조 총파업도 법과 원칙을 갖고 임하되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자칫 철도노조가 장기 파업에 들어가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국민들을 볼모로 잡고 벌이는 파업을 통해 정면 대결을 하기 보다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