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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귀
오피니언 칼럼

[걸공(乞空)의 음식칼럼] 어저귀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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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귀는 아욱과(錦葵科: Malvaceae)인 한 해살이 풀로 학명은 Abutilon theophrasti Medik이다. 아부틸론(Abutilon)은 Abution에서 유래하는데, 아랍어 a(부정,무), bous(황소) 및 tilos(泄瀉, 설사)의 합성어이며 ‘가축의’라는 뜻이며, 테오프라스티(theophrasti)는 3세기에 살았던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식물학자였던 테오프라스토스(Theophrastos, BC 371~287)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어저귀’는 노란 꽃이 피고 1월 18일의 탄생화로 꽃말은 ‘억측’이다. 꽃은 8∼9월에 피고 황색이며 줄기 위의 잎겨드랑이에 모여 달린다. ‘어저귀’ 잎 뒷면을 만져보면 푹신한 비로드 천 같은 느낌이 들고, 독특한 냄새도 난다.

‘어저귀’는 인도의 신드 및 케시미르 지방이 원산지라고 믿어지고 있다. 온대기후에 적합한 식물이므로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지에 분포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어저귀’는 선사시대부터 고유종으로 밭 경작과 함께 자생해 왔으며 지금도 밭이나 들에 분포돼 있다.

이처럼 ‘어저귀’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북부, 만주지방에서 널리 채취해 왔다.

줄기를 밟을 때 “어적어적”하는 소리가 나 의성어로 ‘어저귀’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1527년의 ‘훈몽자회(訓夢字會)’에 한글명 ‘어저귀’가 한자어로 경(檾) 자로 번역된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李德懋, 1741~1793)도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 ‘맹은 경(顈)·경(檾)과 같은데, 우리나라 속명은 어저귀(於作爲)이다’라고 했다.

1900년 초의 어저귀의 한글 이름은 ‘오작의’ ‘어적위’라고 불렀으며, 한자명은 맹마(莔麻), 경마(苘麻: 檾麻), 동마(桐麻), 백마(白麻)이며 한자문화권과 오래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식물이다.

‘어저귀’의 부드러운 잎은 나물이나 국물용으로 식용으로 했다.‘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6월 시식에 “국수를 만들어 청채(靑菜)와 닭고기를 섞고 백마자탕(白麻子湯)에 말아먹는다”라고 나와 있는데, 여기서 백마자(白麻子)가 바로 ‘어저귀국’을 말한다.

특히 ‘어저귀’의 어린잎을 따서 삶아 된장에 무쳐 먹으면 아래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보다 좋은 약선 음식은 없을 게다. 어저귀는 식용 외에도 줄기에 섬유질이 많아 옛날에는 새끼 따위를 꼬는 데 쓰였다고 한다.

청장관전서에도 예서(禮書)에 소위 ‘칡 없는 고을에는 어저귀를 사용한다’고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처에 있는데도 그것이 민생에 유용한 것인 줄 알지 못한다. 중국에서는 일용에 쓰는 모든 새끼는 다 이 물건이다. 질기기는 비록 다 자란 삼보다는 조금 못하나, 말꼬리같이 희고 습기에 견디며 깨끗하고 정(精)하여 사랑스럽다. 중국인은 집을 지을 때 어저귀 털을 유회(油灰)와 섞어 기둥에 두껍게 발라 말린 뒤에 숫돌로 매끄럽게 문지르고 베로 묶어 주사(硃砂)를 바르는데, 이렇게 하면 비록 오랜 세월 장마나 햇볕에도 떨어지거나 부패하지 않는다. 또 어저귀의 털을 풀에 섞어 모전(毛氈)처럼 해 길이와 너비가 반 발쯤 되게 만들어 벽에 걸어 놓았다가 신발이 떨어지면, 베어서 신발 밑바닥에 대어 신는다.

또 의서(醫書)를 상고하건대, 거승자(巨勝子)의 줄기·잎·열매·표피가 이와 부합하니 이 물건이 바로 거승자이고, 세상에서 이른바 깨(荏子)라고 하는 것은 거승이 아니지 않겠는가.

어저귀의 열매는 검고 점액이 많다. ‘재배하면 구황(救荒)할 수 있을 것이니, 고을의 수령이 된 자는 백성을 장려해 울타리·밭 사이에 심게 하면 그 이익이 적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어저귀’는 섬유의 길이가 1.44∼4.2㎜이고, 9.6∼25.5μ인데, 피부에는 13.77%의 목질소를 가진다. 청백색이고, 촉감이 유연하며 황마와 비슷하다. 포화증기 중에서 섬유의 수분흡수율은 마류(麻流) 중에서 가장 크며, 흡수율이 17.8%이다. 수분의 발산도 빠르며 섬유의 장력은 건조상태에서는 105.2lbs이고 흡습상태에서는 87.6lbs이다.

전초에는 루틴과 펜토스 펜토산이 함유돼 있고, 뿌리의 점액질 중에는 pentose 1.41%, pentosan 1.25%, methylpentosan 5.13%, uron산 17.20% 정도 함유한다. ‘어저귀’는 밧줄을 만들어 농경용, 어업용, 포장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황마와 섞어 마대원료로 쓴다. 황마보다 품질이 떨어지며, 섬유가 거칠고 무르기 때문에 30% 이내로 혼직되고 있다. 한편 밧줄에 쓰이고 남은 폐물은 제지원료가 되며, 특히 창호지, 벽지 등 강인한 종이를 만든다. 또 박피한 속대는 점화성이 강하므로 불쏘시개가 된다.

한방에서는 전초를 해독, 거풍의 효능이 있고, 염증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와 동시에 통증을 줄여 준다고 하며, 이질 중이염, 이명(耳鳴)의 치료에 사용한다.

씨는 완하약, 수렴약, 설사멎이약으로 쓰며, 민간에서는 기침과 피부염, 설사, 위염에 쓰고, 꽃은 땀내기약으로 그리고, 잎은 치질과 피부질병에 쓴다.

뿐만 아니라 관절의 통증에도 좋아서 관절염에도 효과적이며,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잔뇨감을 느낄 때 복용하면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해 소변을 잘 나오게 해주고, 장을 촉촉하게 하고 눈이 흐리고 어두울 때 눈을 맑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어저귀’는 임산부가 몸이 부었을 때 유선염이나 이질, 설사 등을 앓을 때 약으로 처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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