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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번째 게임 체인저인가?
국제 Global Opinion

[박병환의 줌인] 벌써 몇 번째 게임 체인저인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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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101분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하이마스(HIMARS, 고속기동 포병로켓시스템) 미사일에 의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 약 90명이 사망했으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하이마스 미사일 발사대 4개를 파괴했고 루간스크와 헤르손 지역에서 하이마스 미사일 9기를 요격했다. 하이마스는 지난해 6월부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했으며 서방 언론이 이번 전쟁의 소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불렀던 것인데 그간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사용해 러시아군을 상대로 다소 전과를 올린 것은 사실이나 전쟁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무력충돌이 시작된 이래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각종 무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게임 체인저가 되리라 전망했던 것들이 여럿 있었다. 예를 들어 재블린(Javelin) 휴대형 대전차 미사일, M777 곡사포, 크라프(Krab) 자주포, 고속 대()레이더 미사일(HARM: High-speed Anti-Radiation Missiles), 첨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나삼스-2(NASAMS-2), 바이락타르 TB2(Bayraktar TB2)로 불리는 전투 드론,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자폭 드론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언론들은 서방 언론보다 한술 더 떠서 판 뒤집힌다’ ‘러시아군에 마지막 여름 될 것등 제목으로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우크라니아 전쟁은 판이 뒤집히지도 않았고 지난 여름은 러시아군의 마지막 여름이 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전쟁의 흥행(?) 유지를 위해 미국 내 대러 강경파가 기획한 바에 따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워싱톤을 깜짝 방문해 의회에서 연설했는데 일부 의원은 이에 반발했다. 어쨌든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가 끈질기게 요청했던 패트리어트 미사일 외에 브래들리(Bradley) 경보병차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어느 국내 매체는 푸틴 떨고 있나?’라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패트리어트의 성능은 높은 평가를 받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된 패트리어트가 예멘 후티 반군의 로켓 공격을 제대로 막아 내지 못하는 바람에 그러한 평가가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최신 정밀 무기를 공급할 때마다 러시아는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맞서왔다. 패트리어트가 앞서 게임 체인저로 기대됐던 무기체계와는 달리 명실상부한 게임체인저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12월 초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전선 헤르손 지역을 탈환한 것 말고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 교착 상태에 있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 평가이다. 러시아군이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이번 겨울이 끝나기 전에 대규모 공세를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지난해 2월 이후 우크라이나 5천만 인구의 1/4 이상이 외국으로 피난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는 늘어나고 국토는 점점 더 황폐해지고 있다. 만일 전쟁이 기약 없이 계속돼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모두 잃고 결국 소멸된다면 국제사회는 어디서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현재까지 미국의 정책을 보면 무기를 대줄 테니 우크라이나에게 끝까지 러시아와 싸우라고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러시아의 약화를 바라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총알받이를 하도록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 내에는 이번 전쟁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며 표정 관리를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집단이 있지 않은가? 최근 수년간 코로나 펜데믹 덕분에 돈을 쓸어 담다시피 하는 백신 제조회사들처럼 미국의 방산업체들은 2차대전 이래 최대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위협하는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해 나토의 직접 개입과 같은 방안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며 계속 싸우라고 하면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생존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정반대의 결과가 빚어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그간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혹독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서방의 예상과는 달리 적어도 현재까지는 러시아가 서방이 바라는 만큼 흔들리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나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정상적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이 끝나도록 하는 데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이제 러시아와의 대화, 그리고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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