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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토부·산업부·공정위, 아스콘 장기 담합에 ‘중견기업→중소기업 회귀’ 우려했다
기획 사회기획 천지단독

[단독] 국토부·산업부·공정위, 아스콘 장기 담합에 ‘중견기업→중소기업 회귀’ 우려했다

①[단독] 아스콘 조합들, 이름 바꿔가며 입찰 담합했다… 수십억 과징금에도 ‘지속’

②[단독] “‘15년간 담합’ 아스콘 업계, 향후 담합 가능성·부작용 커”… 정부 내부문서 보니

③[단독] 국토부·산업부·공정위, 아스콘 장기 담합에 ‘중견기업→중소기업 회귀’ 우려했다

우리는 걸어 다닐 때나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동네 골목골목과 도로를 뒤덮은 ‘아스팔트’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도로 곳곳에 움푹 파여있는 ‘포트홀’로 인해 각종 사고가 잇따르며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매일같이 아스팔트 위를 오가면서도 이를 만드는 생산자나 발주하는 공급자, 그리고 시장 상황이 어떠한지는 제대로 모른 채 살아간다. 10년이 넘도록 아스콘 시장에서 담합이 이어질 때마다 수십억에 달하는 과징금을 내려도 그때만 잠시뿐, 왜 불공정 거래가 반복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담합이 우리 삶에는 어떠한 악영향을 끼치는지 큰 관심은 없다. 이에 본지는 지금의 아스콘 시장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 등을 살펴봤다.

15년간 지속된 ‘아스콘 담합’

중기 보호제도, 외려 독 됐나

“기업생존 위한 성장유인 없어”

 

각종 1급 발암물질도 뿜지만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 ‘미비’

 

중기부, ‘담합근절’ 행정고시에

아스콘 조합, 취소소송 맞대응

“담합 등 불공정행위 근절해야”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앞서 살펴봤듯 아스콘 시장은 십수년간 수십억의 과징금도 통하지 않는 견고한 ‘장기 담합’ 구조를 띠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정부 부처의 업계분석을 통해 앞으로도 담합 가능성과 부작용이 크다는 점,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제도와 제도가 악용되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련 기사: [단독] 아스콘 조합들, 이름 바꿔가며 입찰 담합했다… 수십억 과징금 내고도 ‘지속’, [단독] “‘15년간 담합’ 아스콘 업계, 향후 담합 가능성·부작용 커”… 정부 내부문건 보니)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우려스러운 점은 더 있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국토교통부 내부문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및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대상품목 지정 반대의견서’에 따르면 아스콘 시장은 향후 ‘중견기업→중소기업 회귀’ 현상까지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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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내부문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및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대상품목 지정 반대의견서’에 나온 아스콘 시장 관련 내용.  ⓒ천지일보 2023.01.18

국토부는 현재의 아스콘 업계 상황을 ‘관급공사 중심으로 수요가 이뤄지는 산업 특성상 공공판로가 제한될 경우 중견기업 수요처 부족으로 도산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매출액 등이 증가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제도의 보호 속에 기업생존을 위한 성장유인이 없으며, 중견기업도 기업분할 등을 통한 중소기업 회귀 우려가 큰, 한 마디로 시장 참가자들 모두에게 발전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정부 내부문건을 통해 ‘관급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품목 특성상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해 공공판로가 제한될 경우 대체시장이 없어 기업분할 등 중소기업 회귀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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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내부문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및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대상품목 지정 반대의견서’에 나온 아스콘 시장 관련 내용. ⓒ천지일보 2023.01.18

산업부는 이에 대한 사례로 중견기업 2개사를 들었다. 먼저 A사는 지난 2020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진입 후 매출이 급감한 상태였다. 매출액을 보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제도 혜택을 보고 있던 지난 2019년까지 A사의 직전 3년 평균 매출액은 447억원 규모였지만, 이후 2020년 335억원→2021년 224억원→2022년 118억원으로 매해 급감하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제도’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경영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제도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중 판로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해 대기업의 공공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게 된다.

이 제도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진입할 시 혜택을 바로 없애지 않고 점차 줄이는 ‘3년 유예규정’을 두고 있으나, A사 사례를 보면 그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예 1년 차는 75%, 2년 차에는 50%, 3년 차에는 25%의 혜택을 받게 되지만, 실제 직전 3년 평균 납품 규모와 비교해볼 때 A사는 1년 차 75%, 2년 차 50%, 3년 차 5%로 크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B사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이후 아스콘 관련 매출은 거의 ‘0’인 상태였다.

산업부는 A사의 사례를 ‘친환경 프리미엄 아스콘 신제품 개발 및 친환경 설비 등 지속적인 R&D를 통해 신기술 특허 개발에 매년 투자해왔으나 제도적 장벽에 막혀 매출 감소한 사례’라고 규정했다. 투자 여력 부족으로 이어져 결국 기업분할을 통한 중소기업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이라는 보호제도 아래 담합이라는 불공정 거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에서도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공정위·국토부·산업통상자원부 등 3개 정부 행정기관은 지난 2021년 11월 담합이 이어지는 아스콘 산업의 고질적인 병폐를 근거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기업의 박리다매 등으로부터 중소기업을 지켜주기 위해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으로 묶어둔 건데, 담합 등 불공정 거래가 횡행하면서 오히려 공정거래라는 가치를 저해하고 부작용을 낳아왔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아스콘을 두고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 반대에 나선 이유로 대기업·수입품도 없는 품목이어서 부적합 품목 추천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꼽았다.

이와 관련 공정위 측은 “기술개발 역량과 투자 의지가 있는 초기 중견기업의 성장 사다리 마련을 위해 아스콘의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제도 지정제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구매기관과 중앙행정기관들이 지난해 11월 담합 문제를 제기해 지정 반대의견서를 제출했음에도 아스콘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됐다. 이는 과거 유리와 콘크리트 파일에서 단 1건의 담합 적발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에서 완전히 지정 제외된 사례와 비교하면 크게 차이 나는 대목이다.

◆담합 문제는 아직 ‘현재진행형’

이러한 가격·물량담합이 환경 오염과 제품의 질 저하 등 각종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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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1일 담합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아스콘은 생산과정에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한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가 2012년에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벤조(a)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은 필수다. 2006년부터 최근까지 아스콘 공장 주변에서 90명 이상의 암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환경부는 재작년 특정 대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신설하는 등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아스콘 공장의 벤조(a)피렌 배출허용기준은 0.05㎎/m³ 이하로, 벤젠은 10㏙에서 6㏙으로, 포름알데히드는 10㏙에서 8㏙등으로 30%가량 강화됐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시설이 없는 아스콘 공장에 대한 규제도 강해졌다. 환경부는 배출 저감시설 없이 특정 대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아스콘 공장에 대해 6개월 이내의 조업 정지나 공장허가 취소·폐쇄 등의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아스콘 업체들은 아직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다.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한 관계자는 “아스콘의 경우 발암물질 등 15개 물질이 있는데 공장에서 나오는 물질에 대해 위험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기준을 맞추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아스콘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대기환경보전법이 강화되고 있으나 민간차원에서 하려니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 (협의를 통해) 정부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지 연구과제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발암물질인 벤조(a)피렌 등은 대부분 잡지만 포름알데히드나 아세트알데히드 등은 잡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피력했다.

또 “먹으면 바로 즉사할 수 있는 시안화수소(청산가리)나 이차적으로 염화수소 등이 발생하는데 이들을 잡는 것이 어렵다”면서 “대기환경과 품질 모두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아스콘 담합 관련 문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앞서 국토부·산업부·공정위등 3개 정부 부처가 아스콘에 대한 중소기업 경쟁제품 지정 반대의견을 내자 중기부는 지난 2021년 말 3년 고시 한계를 두고 아스콘 제품 연간 수요 예측량의 20% 내에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지정 예외 조항 신설’을 고시했다. 담합이 잦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세종·충남지역을 대상으로 3년간 제도를 시행해보고 검토를 통해 범위를 조정하자는 취지다. 

중기부 장관은 판로지원법에 따라 조합 등 사업자들의 가격·물량담합과 같은 부당행위가 공정위나 수사기관 및 중앙행정기관으로부터 인정되면 문제의 제품을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에서 제외할 수 있게끔 돼 있다. 반면 전체 구매 물량 중 90% 이상을 납품해온 아스콘 조합은 해당 고시를 취소해달라며 중기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본지에 그간 아스콘 시장의 장기 담합과 이로 인한 부작용을 인정하며 “의사결정 하는 과정에 담합이 있던 지역에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부분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은 3년마다 지정하고 있는데 이해당사자들이 많아 복잡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재판 결과에 따라 제도를 운용하고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스콘 연합회가 중기부를 상대로 제기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고시 취소’ 행정 소송은 19일 서울행정법원 2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향후 판결에 따라 15년간 이어진 입찰담합이 근절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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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내부문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및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대상품목 지정 반대의견서’에 나온 아스콘 담합 조치내역. ⓒ천지일보 2023.01.04

#아스콘 #담합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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