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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의 기술
오피니언 칼럼

[어제보다 행복하기] 차단의 기술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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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강조되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단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소통은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는 뜻이다. 소통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외로움을 줄이는 데 소통은 큰 도움이 된다.

스타벅스의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는 회사 로고로 사이렌을 선택했다. 사이렌이 뱃사람을 홀리는 것처럼 사람들을 홀려서 커피를 마시게 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사이렌의 노랫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아무리 강한 사람도 그 노래를 듣게 되면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제물이 됐다고 한다. 10년의 세월을 전쟁터에서 보낸 오디세우스도 이 소문을 들었다. 사이렌의 유혹을 이기면 꿈에도 그리던 고향으로 금의환향하게 되는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고혹적인 노래를 듣기로 결정한다. 그는 부하들에게 귀를 밀랍으로 막아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듣지 못하게 했다. 자신은 귀를 막는 대신 돛대에 자신을 묶고 어떠한 경우에도 풀지 말 것을 명령했다. 사이렌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을 때, 오디세우스 역시 전율을 느꼈고 자신을 풀어달라고 절규했다. 들을 수 없었던 부하들은 노만 저을 뿐이었다. 배가 항구에 닿았을 때까지도 오디세우스의 귀에는 사이렌의 노랫소리가 지워지지 않았다. 오디세우스는 귓전을 떠나지 않는 환청 때문에 그의 부하들을 항구에 내려놓고 다시 배를 몰아 그 섬으로 가고 싶었다.

사이렌은 자신의 유혹에 넘어오지 않은 오디세우스를 보고 자신에 실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였다. 만일 오디세우스가 자신은 다른 사람과 다르니 유혹에 안 넘어간다고 굳게 믿고 기둥에 묶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그에게 금의환향은 없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소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낮에 만나는 사람들이나 사건들에 의해서만 소통을 하면 됐지만 현대는 그렇지 않다. 24시간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사실 소통한다기보다는 허우적거리며 끌려 다닌다는 표현이 더 맞지 않을까? 유행하는 SNS에서 소외되는 느낌이 들면 누군가는 또 사회 부적응을 들고 나와서 마음을 어지럽힌다. 오디세우스처럼 자신을 기둥에 묶거나, 귀를 막는 등의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자면서도 가끔 폰을 확인하다. 지금까지 폰을 바로 못 봐서 큰일이 난 것이 없는데도 말이다. 요즈음은 폰을 거실에 놓고 잔다. 훨씬 더 질 좋은 잠을 자는 것 같다. 가끔은 또 유혹을 느낀다. 가져다 놓고 자도 괜찮을 것 같은 유혹이다. 그것뿐이 아니다. 쓸데없이 뉴스를 반복해서 본다거나 인기 드라마의 쇼츠를 반복해서 보는 것도 차단해야 할 대상이다.

그 시간에 좋은 책을 읽거나 좋은 강의를 듣거나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를 찾아서 할 수 있다면 더 높은 수준의 소통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끔 만나고 나서 기분이 안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인생은 짧다. 좀 더 좋은 사람과 자주, 더 질이 높은 소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좋은 소통은 필요 없는 것을 잘 차단할 때에만 가능해진다. 좋은 소통은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온갖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차단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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