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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반응> 갑자기 닥친 ‘최강한파’에 꽁꽁 얼어붙은 서울시내… “핫팩도 소용없어”
사회 사회일반

[시민반응] 갑자기 닥친 ‘최강한파’에 꽁꽁 얼어붙은 서울시내… “핫팩도 소용없어”

한파에도 코로나 검사는 계속
“전날 한파경보에 미리 껴입어”
인적 드문 거리, 칼바람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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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한솔 기자] 한파가 찾아온 24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골목을 지나가는 주민의 모습.

[천지일보=김한솔 기자] “핫팩도 소용없습니다.” “속눈썹까지 얼어버렸어요.”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매서운 강추위가 전국을 덮쳤다. 이번 한파는 서울시가 올겨울 처음으로 한파 수도계량기 ‘동파 심각’ 단계를 발령할 정도의 추위다. 

바람이 닿는 곳마다 통증이 느껴질 정도라고 호소하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이 정도 추위는 이겨내야 한다는 시민까지, 갑자기 찾아온 극심한 추위를 마주하는 시민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서울역과 시청, 경복궁 등 시내 곳곳에서는 전날까지 포근한 겨울 옷차림을 입다가 두꺼운 패딩이나 털 달린 잠바로 다시 중무장한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 귀마개는 물론 모자와 목도리로 머리와 얼굴을 온통 감싼 모습이었다.

버스에 내려 서울역에 막 도착한 20대 청년은 추위를 맞닥뜨리자마자 ‘너무 춥다’며 연신 혼잣말을 했으며 다른 시민들로부터는 강추위를 질색하는 듯한 목소리와 탄성도 들려왔다.

역광장 근처에선 몸을 벌벌 떠는 아이를 꼭 안아주거나 두 손을 꼭 잡고 바람을 헤쳐가는 부부까지 서로 온기를 나누려는 따뜻한 모습도 보였다.

이어 서울시청 건너편에서 설 연휴 내내 호두과자를 팔러 나왔던 한 상인을 만났다. 70세를 바라보고 있다는 상인은 “주로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해오면서 많이들 사 갔는데 오늘은 너무 추워 아무도 사지 않고 지나간다”며 “어제 갑자기 한파 소식을 듣고 당황했다. 오늘 직접 나와보니 너무 추워 두 발을 검은 비닐봉지로 싸매고 있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그는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뜨거운 기계에 몸을 가까이 대며 한파를 이겨내고 있었다.

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덕수궁 앞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던 관광객들도 불어오는 칼바람에 몸을 사리며 몸을 더욱 꽁꽁 싸맸다. 곳곳에는 관광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찬바람을 피하거나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었다.

근처에서 발걸음을 재촉하던 장정식(가명, 60대, 남, 부천시 역곡동)씨는 “일정이 있어 일찍부터 멀리서 시청역에 오게 됐다. 전날부터 하도 춥다고 해서 많이 껴입고 나왔다”며 “이 정도 추위는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려 했지만, 솔직히 귀가 많이 시리긴 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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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한솔 기자] 한파가 찾아온 24일 서울시 중구 시청역 건너편에서 노점상인이 호두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시청을 지나 경복궁역 근처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유동 인구가 많던 거리는 휑했고 문을 연 상가도 꽤 보였지만 음식점에 들어가는 손님은 없다시피 했다.

어느 매장에서는 문을 활짝 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반가운 인사로 손님을 맞이하는 사장도 보였다. 그는 “일요일 빼고 가게 문을 계속 열었는데 오늘은 심각하게 춥다”면서도 “한파여도 계속 일해야 한다”고 미소를 건넸다. 함께 일하던 한 직원도 몸을 떨며 “추우니까 장갑을 꼭 끼고 일해야 한다. 손이 얼 것 같다”고 전했다.

근처 주택가 골목은 더욱 허전했다. 추위에 얼굴이 빨개진 이금자(78, 여, 서울 종로구 옥인동)씨는 목도리로 귀와 머리를 온통 감은 상태였다.

50년째 옥인동에 거주 중이라는 그는 “경로당에 가는 길이다. 매일 이 시간에 나와 이동하는데 너무 추워 얼굴이 얼어버릴 것 같다”며 “다행히 집안은 따뜻해 수도관이 동파되지는 않았고, 미리 재난 문자를 많이 확인해 춥지 않게 준비를 해뒀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화 중 눈썹과 속눈썹에 맺힌 물방울들이 얼어버린 것을 보고 “아니 속눈썹이 얼어버리냐”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길을 가던 정숙희(가명, 73세, 여, 서울시 구로구)씨도 “추워서 손발이 얼어버릴 것 같다”며 “장갑 끼고 핫팩을 손에 쥐고 있는데도 손이 시려서 빨리 집에 가야겠다”고 말했다. 

최강한파와 설 연휴에도 서울 시내 코로나 선별진료소 중 이날 23곳의 보건소와 20개의 임시 선별진료소가 정상 운영 중이다.

종로구보건소 동부진료소 임시 선별진료소는 외부공간에 2개의 작은 컨테이너가 설치돼 있었고, 접수와 문진표 작성을 돕는 행적직원 2명,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의료진 1명이 내부에 난로에 몸을 녹이고 있었다. 외부에는 시민들을 위한 대형 난로도 보였지만 대기하는 시민은 보이지 않았다. 

한 의료진은 “오늘도 춥지만 평소만큼 방문할 것 같다”며 “요즘에는 평균적으로 하루 20~30명 정도만 방문하고 있다. 방문하는 시민들이 점점 줄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한파 상관없이 공휴일에도 계속 운영하는데 다른 종로구 보건소와 이틀씩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원래 채취팀은 2인이 일하는데 방문자 수가 적어져 혼자 근무하고 있다. 춥지만 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면 괜찮다”고 덧붙였다.

건너편에서 접수를 돕던 행정 직원은 “이곳에 찾아오시는 분들은 주로 자가 진단 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방문하는 식”이라며 “동네 특성상 이곳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방문하신다. 최근에 코로나 증상이 심해져 사망하시는 분들이 계셔 안타깝다. 특히 노인분들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파  #서울 #선별진료소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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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한솔 기자] 24일 서울시 종로구 보건소 임시 선별진료소가 오전 9시부터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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