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검은호랑이해 전국특집] “호랑이는 마을 지키는 영물·수호신”…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나쁜 기운 물리치는 영험한 존재’ 착한 사람은 호랑이도 안 물어가 복(福)을 부르는 명소·여행지 인기 십간 중 ‘壬’… 북쪽 방위여서 ‘黑’ 우리나라 지도 ‘힘찬 호랑이 모습’ 한국 정서, 빼놓을 수 없는 호랑이 [천지일보=김지현·김미정·최혜인·류지민·김정자 기자] 2022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이다.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는 호랑이는 예부터 우리 민족과 특별히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랑이는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선정됐다. 우리나라 지도도 용맹스러운 호랑이 모형이다. 호랑이 등줄기를 타고 이어지는 검은 줄무늬는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뜻한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기상을 꺾기 위해 ‘마치 토끼와 같다’고 퍼뜨렸지만, 요즘은 ‘호랑이’가 힘차게 뻗어 나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호랑이는 ‘액(厄), 재앙, 화(禍)를 물리치고 복(福)을 부르는 영물, 수호신’이라고 믿어 호랑이와 관련된 명소들도 많다. 이에 본지는 새해를 맞아 전국의 지명과 설화 중 호랑이와 관련된 곳을 소개한다. ◆호랑이 관련 지명, 전국 389개 진보, 독립, 용맹을 상징하는 호랑이로 묘사되는 한반도는 산악지형이 많아 일찍부터 호랑이가 서식했다. 호랑이는 잡귀들을 물리치는 신성한 영물로, 혹은 재난을 몰고 오는 난폭한 맹수로, 또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의리 있는 동물로, 그리고 골탕을 먹일 수 있는 순진하고 어리석은 동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처럼 호랑이는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국토의 지명에도 예외 없이 반영돼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연지명 속에 포함된 호랑이 관련 지명은 389개다. 전국의 자연지명 10만 509개 중 호랑이 관련 지명은 0.4%인 389개로 그 중 전라남도가 74개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경상북도가 71개, 경상남도가 51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인왕산 영물 호랑이와 효자 박태성 “너는 산 중에 영물이어서 내가 갈 길이 바쁜 줄 잘 알 것이요. 또 주리면 얼른 해할 텐데 그렇지도 아니하고 순한 말처럼 내 앞에 등을 대니 타란 말이냐?” 조선 시대 효자로 유명한 박태성이 인왕산에서 갑자기 나타난 호랑이에게 던진 말이다. 지금도 북한산 기슭, 고양군 신도면 효자리에 가면 ‘조선효자박태성정려비’가 있고 그 옆에 산소와 호랑이 무덤이 있다. 박태성 선생은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새벽에 묘소에 참배했는데 어느 날부터 그 지극한 효성에 감동한 호랑이가 그를 등에 태워 모셨다는 이야기다. 또 조선 시대 호랑이가 많이 출몰했다는 인왕산은 조선 건국 시 도성을 지키는 우백호로 삼았던 명산으로 중턱에 호랑이 조형물이 있어 등산객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호랑이 꼬리 ‘호미곶’의 유래 지난 2002년 백두대간 끝자락에 자리 잡은 포항 장기곶은 호미곶(虎尾串)으로 이름을 바꿨다. 경상북도 포항시의 호미곶의 유래는 조금 복잡한데 호미곶은 원래 말갈기처럼 생겼다 해 조선 시대에는 장기곶으로 불렸으나 1918년 일제가 곶(串)을 일본식 표현인 갑(岬)으로 고쳐 장기갑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1995년 5월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 정부가 다시 장기곶으로 변경했다. ‘호미곶’이라 불린 배경은 약 400여년전 격암 동해산수비록의 저자인 남사고가 장기산맥의 최단부 즉 장기갑을 호미등(범꼬리)이라고 기록하고 있고 대동여지도를 저술한 추사 김정호도 장기산맥의 최동단을 장기갑 호미등이라 기록했으며 육당 최남선은 백두산 호랑이가 연해주를 할퀴고 있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하면서 이곳을 호랑이 꼬리라고 지목했다. ◆호랑이 모양·형세 의미 담은 지명 모양과 관련된 호랑이 지명으로는 호랑이가 엎드려 있다는 모습을 비유한 ‘복(伏, 엎드리다)’자를 사용한 지명(복호, 호복, 복림 등)이 다수다. 전남 고흥 과역면의 ‘복호산’은 달이 지고 날이 새므로, 호랑이가 가지 못하고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는 유래가 있다. 뒷산의 지형이 범이 웅크리고 있는 모양으로 마을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범직이(충남 연기군 남면 마을)’, 바위 형태가 입을 벌리고 있는 호랑이 형상이라 해 ‘호구로(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라는 지명도 있다.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의 ‘저고리골(마을)’은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고 저고리만 남겨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경남 거제시 둔덕면의 ‘호곡마을’은 효성이 지극한 상제가 시묘살이하던 3년 동안 큰 호랑이가 늘 상제를 따라 다니며 보호해줬다는 유래가 있으며 경북 경천시 화산면의 ‘효지미 마을’은 효자가 부친의 병을 고치려고 약을 구하려고 떠나려 할 때 호랑이가 붕어를 물어다 줘 부친의 병을 고쳤다는 전설이 있다. ◆경복궁 호랑이 석상과 안성시 복거마을 경복궁에도 호랑이가 있다. 근정전 위 기단의 서쪽 계단 기둥을 지나가면 호랑이 석상이 있다. 안성시 ‘복거마을’은 마을 곳곳이 호랑이 모형과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안성시 금광면 신양복리에 있는 이 마을은 뒷산의 모습이 호랑이가 엎드려 앉은 모습과 같다고 해서 호동 혹은 복호리로 불렸다. 이후에는 마을의 풍요를 기원하는 바람을 담아 복거리로 변경됐다. 가평군에 있는 호명산과 인천의 호룡곡산 역시 호랑이와 관련이 있다. ‘호명산’은 산림이 우거지고 사람들의 왕래가 적었을 때, 호랑이가 많이 살아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호룡곡산은 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이 있다. 화성시에는 최루백 효자비각이 있다. 최루백(미상∼1205년)은 화성의 실존 인물로 고려의 명신이자 조선 세종이 친히 글을 내려 그의 효행을 치하한 인물로, 15세 때 아버지가 사냥하다 호랑이에게 물려죽자 그 호랑이를 죽이고 뼈와 살을 거두어 안장한 후 여막을 짓고 3년 동안 시묘했다. 조선 숙종 때 그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최루백 효자비각(화성시 봉담면 분천리 165-1)이 남아있으며 초등학교 3학년 사회과 탐구학습자료 ‘우리고장 화성·오산’ 교과서에도 그 내용이 수록돼 있다. 안산시에는 호장골이 있다. 호랑이 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호장골이라고 하는데 큰호장골과 작은호장골이 있으며 큰호장골에는 정언벽 선생 묘와 묘갈를 비롯한 나주정씨 묘역이 있다. 또한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서 석호마을 서낭님과 호랑이에 관련한 이야기가 있다. 현재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 석호마을에 서낭당이 있었는데, 서낭님은 자기에게 정성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복을 주었다고 한다. 경기도 시흥시 광석동, 하중동, 하상동에 걸쳐 있는 범배산은 산의 지세가 호랑이가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하여 ‘범배산’이라고 칭하며 시흥시청에서 동북쪽으로 약 1㎞ 지점에 있는 높이 140m의 산이며, 광석동에서는 광석산이라고도 부른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김홍도가 화첩을 들고 범배산을 거닐며 그림 구상을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7동에는 식골이라는 마을이 있다. 식골의 유래를 보면 마을의 주산은 만수산으로 이곳에 살면 만수를 누린다는 설과 광명동에서 마을을 바라보면 배부른 사람이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산의 봉우리가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이라고 하여 식골[곡]이라고 하였다 한다. ◆대전 유성구 지족동 호랑이 전설 유성구 지족동 골짜기에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젊은 부부가 있었는데 평소 해가 질 때면 집에 오시던 아버지가 어느 날 어둠이 짙게 깔려도 오시질 않자 며느리가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 풀숲에 누워 잠든 아버지를 깨우려고 가 보니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지켜보고 앉아 있자 며느리가 업고 있던 아기를 호랑이 가까이에 눕혀놓고 아버지를 깨워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곧바로 아기를 찾아 나섰으나 없었다. 아랫골 샘 근처에서 어린애 울음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아이가 강보에 싸인 채 울고 있었다. 며느리는 너무 반가워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마을에서는 “아무리 짐승이라도 호랑이는 착한 일하는 사람은 해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충남 청양 칠갑산, 수호신 호랑이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 있는 천장호 출렁다리에는 용과 호랑이 조형물이 있다. 천장호에는 황룡과 호랑이의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어느 날 마을에 살던 아이가 몸이 아파 의원을 찾아 나섰는데 홍수 때문에 냇물이 불어 건널 수가 없게 됐다. 온 가족이 발을 구르며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때 승천을 기다리던 황룡이 하늘길을 포기하고 자신의 몸으로 다리를 만들어 아이의 생명을 구했다. 이를 보고 감명을 받은 칠갑산 호랑이 또한 수호신으로서 주민들을 오래도록 보살폈다는 이야기다. ◆전남, 전국에서 호랑이 지명 가장 많아 전남 강진군 군동면 호계리는 호랑이라 많이 출현하는 지역이라 해 ‘호동’이라 불렸다. 강진읍 학명리는 뒷산이 호랑이처럼 생겼다 해 ‘호산’이라 불렸으며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호덕은 풍수지리상 옛 도화현의 좌측에 청룡이 있으므로 우측에 백호가 있고 호랑이의 덕을 본다는 뜻에서 ‘호덕’이라 칭했으며 호덕의 동쪽에 있는 마을이어서 ‘동호덕’이라 했다. 전남 곡성군 내호곡은 뒷산 골짜기가 울창해 호랑이가 살았다 해 ‘호곡’이라 했으며 안쪽에 있다고 해서 ‘내호곡’이라 불렸다. 나주시 다시면 밤산은 호랑이 형상을 한 산이라 해 ‘범산’이라 하다 변해 ‘밤산’으로 불린다. 무안군 운남면의 범바위는 산 모양이 호랑이가 앉아 있는 것처럼 생겼다고 해 ‘범바위’라 불리며 몽탄면 호동은 마을 뒷산이 호랑이처럼 생겼다 해서 ‘호동’이라 한다. 전남 보성군 웅치면 대은은 마을이 숲 깊은 곳에 있으며 큰 호랑이가 숨은 곳이라 해 ‘대은’이라 불린다. 보성군 별교읍 호미동은 뒷산의 형체가 호랑이 같으며 마을이 그 꼬리에 위치한다고 해 ‘호미동’이라 했다. 순천시 승주읍 닭재는 계곡 근처에서 4가구가 닭을 키우면서 살았는데 어느 날 호랑이가 나타나 마을의 닭을 잡아먹고 혹은 물고 이 고개를 넘어갔다 해 ‘닭재고개’라 불린다. 전남 신안군 압해면 개호지는 이곳의 지형이 개를 잡아먹는 호랑이처럼 생겼다 해 ‘개호지’라 불린다. ◆위험하지만 수호신으로도 불려 빼어난 지혜와 늠름한 자태를 지녔다고 해 ‘산주(山主)’나 ‘산군(山君)’ 등으로 불리면서 때로는 산신령의 화신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사방신(四方神) 중 유일하게 실재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신안군 지도읍 범덕산은 옛날, 이 산에서 어느 나무꾼이 나무를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호랑이가 나타나 기절할 지경이었으나 다행히 호랑이가 해를 끼치지는 않았다고 해서 ‘범덕산’이라 불린다. 전남 영광군 백수읍 구호동은 마을 주변의 산세가 아홉 마리의 호랑이가 앞산의 노루를 희롱하는 구호농장(九虎弄獐)형이라 해서 ‘구호동’ 또는 ‘구동’이라 부른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고마도는 섬 형이 호랑이처럼 생겼다 해 ‘호채섬’이라 하다 후에 고마도라 개칭됐다. 삼호읍 용당리 대아산은 산 모양이 큰 암호랑이처럼 생겼다 해 ‘대아산’이라 불린다. 전남 장흥군 용산면 개구렁은 호랑이가 많이 있어 개를 많이 키워 호랑이의 침입을 방지한다고 해 ‘개구렁이’라 한다. 진도군 군내면 월가10반은 옛적 호랑이가 동서로 한 쌍씩 살고 있어 사람이 일체 접근을 못 하던 양호동이라 불렀으나 지금은 월가10반이라 한다. 진도군 임회면 호랑이굴은 호랑이가 살던 굴이었다고 전해진다. 전남 함평군 손불면 호암은 옛날 호랑이가 어느 여인을 이곳의 바위로 잡아왔는 데 그의 며느리가 자기 자식을 대신 주고 시부를 구했다는 설이 있다 해 ‘호암’이라 했다. 해남군 마산면 유목리는 옛날 마을에 살던 이씨 노인이 호랑이를 잡아 그 가죽을 판 돈으로 버드나무를 사서 심었다 해 유목리라 하며 해남군 황산면 호동은 사면이 전부 산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옛날에는 호랑이가 많이 살았었다 해서 호동이라 부르게 됐다. 전남 화순군 덕고개는 옛날 고개에 호랑이 잡는 덫이 있었다 해서 돗고개 또는 덕고개라 한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진리의 ‘호장도’도 호랑이와 관련 있다. 대부분 육지에 호랑이 관련 지명이 있는 반면 신안군 흑산면의 ‘호장도’는 바다에 있는 지명이다. 특히 지형 형태가 호랑이와 비슷하게 생겼다. 전남 강진군은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된 청자골달마지마을에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었다. 강진군 관계자는 “마을 뒷산의 호랑이 굴에 착안해 호랑이 조형물로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고 마을을 액으로부터 막기 위해 호랑이 울음소리를 방송했는데 이후로 마을에 멧돼지 출현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무안군 운남면의 범바위는 산 모양이 호랑이가 앉아 있는 것처럼 생겼다 해 ‘범바위’라 불린다. 전남 보성군 웅치면에는 마을이 숲 깊은 곳에 있으며 큰 호랑이가 숨은 곳이라 해 ‘대은’이라 불린 지명이 있다. 신안군 지도읍 범덕산은 옛날, 이 산에서 어느 나무꾼이 나무를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호랑이가 나타나 기절할 지경이었으나 다행히 호랑이가 해를 끼치지는 않았다고 해서 ‘범덕산’이라 불린다. 전남 함평군 손불면 호암은 옛날 호랑이가 어느 여인을 이곳의 바위로 잡아 왔는데 그의 며느리가 자기 자식을 대신 주고 시부를 구했다는 설이 있다 해 ‘호암’이라 했다. 신안군 흑산면 진리의 ‘호장도’는 지형 형태가 호랑이와 비슷하다. 대부분 육지에 호랑이 관련 지명이 있는 것에 비해 신안군 흑산면의 ‘호장도’는 바다에 있는 지명이다. 강진군 청자골달마지마을에서는 호랑이 조형물로 놀이터를 만들었다. 강진군 관계자는 “마을 뒷산의 호랑이 굴에 착안해 호랑이 조형물로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고 마을을 액으로부터 막기 위해 호랑이 울음소리를 방송했는데 이후로 마을에 멧돼지 출현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경남 진주 ‘숙호산’과 민화 ‘호작도’ 경남 진주시에서도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과 그림이 내려온다. 진주 지명 중에는 숙호산(宿虎山)이라는 산이 있다. 호랑이가 잠을 자는 형상을 띠고 있어 잘 숙(宿), 범 호(虎) 자를 넣어 ‘호랑이가 잠자는 산’이라고 했다. 이 산 아래에는 면호실(眠虎室)이라는 마을이 있다. 잠자는 호랑이를 마주보는 마을인 셈이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벽사진경(辟邪進慶 :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치고 경사스러운 일을 끌어들임)을 목적으로 흔히 보이는 지신밟기 농악풍물패도 면호실이라는 마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잠자는 호랑이를 깨워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호랑이가 잠자는 마을과 산 주변에는 이름만 들어도 귀신이나 나쁜 역병이 얼씬도 못 할 듯하다. 옛날 민화에도 보면 액운을 막기 위해 호랑이를 즐겨 그렸다. 특히 진주지역에는 ‘진주호랑이’라고 불리는 민화가 전해 내려온다. 민화 진주호랑이는 일제강점기에 진주지역에서 활동한 민화 작가 신재현 선생의 ‘호작도’(까치호랑이, 삼성박물관 리움 소장)가 진주에서 몇 점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호랑이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영험한 존재’로 여겨졌는데, 새해가 되면 집집마다 호랑이 그림을 문밖에 붙여놓기도 했다. 특히 호랑이와 까치 그림은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여겨 민간에서 유행했다. 호랑이는 벽사(闢邪, 나쁜 기운을 몰아냄)를 의미한다. 옛사람들은 줄무늬범과 표범을 모두 호랑이로 불렀다. 호랑이그림은 갑술원단 신재현사(甲戌元旦 申在鉉寫)라는 글씨에서 설날 아침에 일종의 세화歲畫로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호랑이는 고개를 세우고 앉아 포효하고 있으며 세마리의 새끼를 돌보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바람소리 천리 밖에 들리고 높은 벼랑 포효는 바위를 파열하네’라는 꼬리 위 묵서와 ‘호랑이 포효하는 남산에 까치들 모두 모이네’라고 쓴 머리 위 묵서는 그림 속 포효하는 모습의 호랑이와 까치를 묘사하는 구절이다. 이처럼 조선시대 사람들이 아꼈던 민화는 생활 공간을 장식하거나 민속적 관습으로 제작됐던 실용화이자,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집단의식이 여러 형태와 구도로 표현된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경남 의령의 한우산에는 빽빽이 들어선 나무 사이로 큰 호랑이 모형이 세워져 있다. 산 인근의 신전마을 주민들이 한우산을 올려다보니 호랑이가 눈에 파란 불을 켜고 쳐다보고 있었다는 목격담에서 만들어진 조형물이다. 한우산 호랑이는 마을을 지키는 신성한 영물로 여겨져 한우산 산신으로 불렸다. 부산 북구 화명동에도 ‘호투장’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호투장은 주 산신령이 떠돌이 호랑이와 싸우던 곳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옛날 화산 아래 대밭골에 마을을 지켜주는 주 산신령인 호랑이가 살았는데 떠돌아다니는 호랑이가 사람들을 해치러 오면 산신령이 큰 울음소리를 내 주민들이 조심하도록 했다고 한다. ◆의령 한우산 모형과 부산 ‘호투장’ 경남 의령의 한우산에는 빽빽이 들어선 나무 사이로 큰 호랑이 모형이 세워져 있다. 신전마을 주민들이 한우산을 올려다보니 호랑이가 눈에 파란 불을 켜고 쳐다보고 있었다는 목격담에서 만들어졌다. 이곳 호랑이는 신성한 영물로 여겨져 한우산 산신으로 불렸다. 부산 북구 화명동에는 ‘호투장’이라 부르는 곳이 있는데 산신령이 떠돌이 호랑이와 싸우던 곳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호랑이해 “코로나도 사라지길” 김향현(가명, 50대, 광주)씨는 “새해 검은 호랑이해에는 좋은 소식만 들렸으면 좋겠고 호랑이의 힘찬 기운으로 바이러스도 퇴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호랑이의 지명은 조상들의 삶과 지혜가 어우러져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임인년을 맞아 지명 속에 나타난 ‘진보적이며 용맹스럽고 의리 있는 호랑이’처럼 힘찬 한 해를 시작하길 추천해 본다.

[르포] 전북 오미크론 확산에 자영업자들 망연자실 “매출 80% 이상 떨어져”

[천지일보 익산=류보영 기자] 조금만 버텨보자고 한 게 벌써 2년입니다. 매출이 80% 이상 떨어졌어요. 전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은 지난 25일 전북 익산시 영등동 백제단길의 자영업자들이 한목소리로 이같이 하소연했다. 주로 밤에 영업하는 이곳 자영업자들은 제발 좀 살려달라며 모두가 다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5년째 감성주점을 운영하는 김정민(30, 남)씨는 힘든 티 안 내고 웃고 있지만, 주변 상가 사장님들 만나면 그제야 힘든 것을 호소하고 서로 다독인다며 오미크론이 확산된 동네라고 뉴스에 나오고 문자도 발송되니까 확실히 손님이 적어졌고 오는 사람들도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가맥집을 운영하는 박창현(35)씨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가 안 퍼지게 사람들이 밖에 안 돌아다녔으면 좋겠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수입이 적어지니까 직원들 월급, 월세 등 고정 지출은 있고 생계가 달린 문제라 손님들이 더 왔으면 하는 마음에 심란하다고 토로했다. 크리스마스인 주말이라 사람들이 비교적 많아 보였지만, 상인들은 이마저도 사람들이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 오후 9시 영업 제한으로 가게들의 간판 조명도 하나둘 꺼지기 시작해 거리가 조금씩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와인바를 운영하는 이지선(40, 여)씨는 사람들이 밤에 다녀서 확진되는 것도 아닌데 밤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학교나 어린이집 같은 곳에서 확진된다는 건 낮에 다니다가도 코로나에 걸릴 수도 있다는 건데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 걸리면 사실상 장사를 못 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밤에 영업하는 곳들은 1차로 저녁을 먹고 23차로 오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1차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은 7시를 넘겨야 오는데 9시에 끝내면 몇 팀 못 받아서 매출이 안 나온다며 이건 생계를 끊는 행위나 다름없으니 장사라도 하게 해달라고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상 백신패스 제도도 허점이 많다. 백신 안 맞은 사람이 주변 지인의 백신접종 증명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며 의심이 가면 신분증과 대조하면서 확인하자니 손님들이 기분 나쁘다고 오다가도 다시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크리스마스인데도 사람들이 안 나오니까 매출이 80%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북 상인들 가운데는 결의대회에 참가해 마음을 모으고 싶었지만, 장사해야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으니 참석 못 하고 장사하는 게 현실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일시적 지원금이 아닌 생계를 유지할 방안을 하루빨리 내놓았으면 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20년째 이곳에서 장사하고 있다는 최현세(50, 남)씨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위한 저금리 대출을 해줄 것을 제시했다. 그는 지원금 얼마씩 주는 게 지금 당장은 좋긴 하지만 그건 사실상 배고픈 사람에게 밥 한 숟갈 준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밥 한 숟갈로는 사람이 살 수 없다. 밥 한 숟갈 주고 생색내는 정책이 아니라 숨 쉬고 살 수 있게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코로나로 수입이 뚝 떨어져 대출을 받아 고정 지출을 메꾸려다 보니 이자가 높아 망설이게 된다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 저금리 대출을 지원해줘서 최소한의 고정 지출이라도 해결하면서 장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시 영등동 백제단길의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유치원 등의 시설도 있다. 최근 익산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지고 오미크론도 확진되면서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초등학교 앞에서 20년째 문구점을 운영하는 박미희(44, 여)씨는 오미크론까지 확산되면서 타격이 크다. 그나마 최근 등교했을 때는 학생들이 다녀가면서 매출이 조금 생겼는데 자가 격리를 하게 되니까 사람들이 안 나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3년째 분식집을 운영하는 백자영(50, 여)씨는 가게 차린 지 얼마 안 돼 코로나가 터져서 속상하지만, 영업시간 제한 업종은 아니라 다행이라면서도 오미크론 확진자 나온 뒤로는 낮에도 사람들이 안 다녀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김지현(22, 여)씨는 크리스마스라서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나오긴 했는데 요새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일찍 귀가할 생각이라며 오늘(25일)만 해도 30명 넘게 나왔다고 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나오던 학생들도 확진자가 많아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도 커서 나왔다며 밥 먹을 때 빼고는 마스크도 안 벗고 계산대에 비치된 손 세정제도 꼬박꼬박 하면서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익산시는 유동 인구가 많아지는 연말연시 모임 행사 등을 대비해 다음 달 1월 2일까지 식당카페유흥 단란주점을 대상으로 특별방역 점검을 할 계획이며 공공시설체육시설관광시설 등을 폐쇄할 방침이다.

[지역명소] ‘수제천’ 낳은 정읍(井邑)… 천년 부부 사랑 간직한 ‘정촌가요특구’ 찾아

[천지일보 정읍=김도은 기자] 달님이시여 높이 높이 돋으시어 멀리멀리 비춰 주소서 시장에 가 계시는지요. 위험한 곳을 다닐까 두렵습니다. 어느 곳에나 놓으십시오. 당신 가시는 곳에 날이 저물까 두렵습니다 행상 나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산 바위에 올라 진흙탕 물에라도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달님에게 안녕을 기원하는 가요로, 오늘날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 정읍사의 일부다. 본지는 지난 27일 백제가요 정읍사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지역에 전해오는 설화, 민속자료, 소설가 문순태의 정읍사-그 천년의 기다림을 스토리텔링 해 마을을 조성한 천년 부부 사랑 정촌가요특구 테마파크를 찾았다. 전북 정읍시는 지난 2005년 12월 전라북도로부터 백제가요 관광지로 지정받아 사업비 315억을 들여 2007년 정읍시 신정동 727일대 14만 8760㎥ 부지에 착공해 2019년 10월 25일 천년부부사랑 정촌가요특구 테마파크를 조성준공했다. 전체 건평은 1983㎥이며 이중 전시장 건평은 1653㎥ 정도다. 테마파크 전통현관문에 들어서면 두 손모아 남편의 안녕 귀가를 바라며 간절히 기다리는 월아의 조각상이 눈에 들어온다. ◆70~80년대 정읍마을 전시관 전시관 입구에는 맨 먼저 BTS의 입체 형상이 탐방객을 반긴다. 왼쪽제1전시관 정읍사 방에는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며 무사 귀환을 바라는 아내의 벽화와 정읍사의 발원지인 정해마을 소개, 백제가요 정읍사에 관한 이야기 등이눈에 띈다. 또 제2전시관 대중가요방은 정읍의 70~80년대 마을이 벽화와 테마별로 조성돼 있다. 특히 상고시대부터 BTS까지 우리 현대가요의 연대표, 정읍 영화관, 마을 거리 모습, 추억의 다방, 시대별 노래 듣기 등 이 시대를 살았다면 반가운 미소와 어느새 훌쩍 지나버린 수십 년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감동을 죄다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치 넥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구슬치기 마을 모습과 같다고 할까? ◆정읍 이름 정촌 우물서 유래 정읍시 신정동 정해마을은 백제가요 정읍사의 발원지다. 백제 시대 정촌현(井村縣)으로 당시 고을 터로 알려진 정해마을에서 지금의 지명인 정읍(井邑)이 생겨났다. 이 마을은 예로부터 있었던 정자(井字)우물 때문에 샘바다 또는 새암바다라고 불려왔다. 1700년 전부터 있었던 바로 우물에서 정촌이 시작됐고 정읍이라는 도시의 이름이 생겨났다. 큰 가뭄에도 마르지 않았던 이 우물은 현재도 콸콸 흐르고 있다. 큰 새암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이곳은 온통 바다였다. 산에서 수도해 신통력을 가진 여자가 이곳을 지나다가 주변의 산천경개가 빼어나게 아름다워 이에 감탄해 이런 곳에 마을이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 또 어떤 가뭄에도 마르지 않을 시암(샘)도 하나 만들어 주고 가야겠다며 내장산 망해봉에 올라 큰 바위 하나를 치마폭에 싸 가져다가 물기둥이 솟아오르는 이곳 한가운데 그 돌을 던졌다. 순간 바닷물이 막히자 지금과 같은 분지 땅 마을이 생기게 됐다고 전해진다. ◆가정마을 번영의 수호신 부부나무 백제가요 정읍사의 발원지인 정촌현의 옛터인 정해(井海)마을에 350여년간 가정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며 마을을 바라보는 나무를 가리켜 마을 사람들은 부부나무라고 부른다. 이들은 이 나무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 오고 있다. 조선 숙종 2년(1676년)에 이 고을에 사는 안윤형이란 사람이 아들 4형제가 병과에 급제하자 큰 잔치를 열고 우물가에 기념으로 팽나무와 버드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부드럽고 자애로운 여성을 상징하는 버드나무와 강인하고 용맹스러운 남성을 상징하는 팽나무는 자라면서 서로 끌어안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데 보는 이들은 이 부부나무의 형상이 마치 행상 나간 남편의 무사 귀가를 기다리는 백제가요 정읍사 여인(망부석)의 애절한 사랑의 기운에 신비감마저 감돈다고 전한다. 그 후 정해마을은 결혼한 부부가 백년해로하고 금실이 아주 좋아 지금까지 이혼한 가정이 없다고 한다. 또 주변에는 그때 같이 심었다는 악수나무(팽나무, 새나무)와 형제나무(팽나무)가 있어 이웃끼리 화목하고 형제간 우애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마을의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다. 정월 보름과 칠월칠석날에는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번영과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을 듣고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고 부부사랑을 확인하려는 외부 탐방객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테마파크 내에도 부부나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다. ◆수제천, 한국 궁중음악의 진수가 되다 조선 시대에 이르러 정읍은 기악곡 수제천(壽齊天)으로 전승된다. 수제천의 원래 이름은 정읍으로 신라 때 아악의 하나로 궁중의 중요한 연례(宴禮)와 무용에 연주하던 관악으로 정읍사를 노래하던 음악이다. 국가의 태평과 민족의 번영을 노래한 음악으로 듣는 이에게 하늘처럼 영원한 생명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가장 뛰어난 궁중음악의 명곡으로 꼽히고 있다. 수제천은 지난 1970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회 유네스코 아시아음악제 전통음악분야에서 최우수 곡으로 특선된 국악의 걸작으로 천상의 소리가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 같다는 심사평을 받기도 했다. ◆상고시대~BTS K-TOP 열풍 우리 민족은 늘 음악과 가까이했다. 과거 상고시대는 하늘에 제를 올릴 때 음악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사할 때도 노동요를 부르며 고된 하루를 버텨냈고 장이 서는 날이면 어김없이 흥겨운 음악이 들려왔다. 이후 궁중에서 체계적으로 갖춰진 음악을 연주했다. 이웃 나라들과의 교류에도 빠지지 않고 가깝게는 중국이나 일본과 음악적 교류를 했으며 근현대에 와서는 서양음악의 유입으로 대중음악이 한층 더 다양해졌다. 오늘날 K-TOP과 같은 한국 대중음악이 BTS까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발전하고 있다. 김정희(50대, 군산)씨는 테마파크 관람 소감을 묻자 뭐랄까? 가족을 위해 20년 넘게 자기 몸 아끼지 않고 일해온 남편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삶을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로 앞으로 후회하지 않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정읍의 명물 궁중탕약 쌍화차 정읍에 와서 먹고 가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만한 차가 있다. 궁중탕약에서 영향을 받아 숙지황, 생강, 대추 등 총 20여 가지의 엄선된 특등품약재를 옹기나 뚝배기에 열두 시간 넘게 푹 달여 밤, 은행, 잣 등의 고명을 넣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바로 쌍화차다. 푸짐한 밤과 대추 때문에 쌍화차는 차(茶)지만 수저로 떠먹어야 한다. 뜨거운 쌍화차 한 잔을 다 먹고 나면 온몸에 기분 좋은 온기가 퍼진다. 후후 불어가며 씁쓸한 듯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차에 맛밤이며 대추, 은행을 건져내 씹는 맛이 제격이다. 정읍의 차(茶)는 세종실록지리지와 신동국여지승람 등 옛 문헌에 정읍의 토산품으로 차가 기록돼 전해져올 정도로 차 문화도 오래된 고장이다. 이런 특징으로 쌍화찻집은 새암로를 따라 자생적으로 형성돼 오다 장명동 주민센터 인근 지역에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도심 한복판 쌍화차의 거리가 조성됐다. 가족과 함께 관광 온 이준현(40대, 광주)씨는 우리나라 음악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 정읍의 정해마을이 한몫을 한 것 같다며 주차장 시설이나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 뛰어놀기에도 좋고 해설사가 있어 음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 해가 또 저물어가고 있다. 바쁜 일상 속 가장 소중한 것을 뒤로하고 달려간 것은 아닌지 돌아보며 가족과 부부애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때, 정읍에 들러 다가오는 2022년 검은 호랑이해 화목하고 행복 넘치는 경인년새해를 맞이해 보길 추천해 본다.

[지역명소] 서천 동백나무숲·갯벌 “구워 먹든 쪄서 먹든 ‘서천 박대’만 있으면 문전박대 모면”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올겨울 테마여행지로 서해안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서천 9경 중 마량리 동백나무숲과 서천 갯벌을 추천할만하다. 서천지역은 서쪽에 자리한 숲이라 해서 백제 때부터 도원지로 널리 알려졌으나 금강을 사이에 두고 작은 냇물이 수려해 서천(西川)이라 불린 곳이다. 서천갯벌은 지난 7월 26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으며 20일 서천문예의전당에서 노박래 서천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려 최근에 다시 겨울 힐링 관광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서천에 가면 철천지원수에게도 문전박대는 면한다는 박대 맛을 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 ◆동백나무숲 해돋이와 황홀한 일몰 연말연시를 맞아 올해 일몰이나 새해 해돋이를 감상하려면 서천의 마량리 동백나무숲으로 가 볼 만 하다. 이곳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1965년 4월에 지정돼 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곳이다. 동백꽃이 피는 시기는 이른 봄으로 3월 하순에 꽃을 피운다. 언덕의 동쪽 자락에서는 오백년 수령 동백나무 8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숲의 언덕마루에 세워져 있는 중층누각 동백정은 일몰 명소로 유명하다. 동백정에 오르면 서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주소는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서인로 235번길 103이다. 진초록 잎사귀 사이로 붉은 속살을 드러내는 동백꽃. 떨어져도 시들지 않고 함초롬한 자태를 그대로 간직해서 더욱 애달파 보이는 동백꽃은 송이가 통째로 바닥에 떨어질 때는 사무치는 애처로움과 슬픔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동백나무숲의 명소는 숲의 언덕마루 전망 좋은 곳에 세워져 있는 중층누각 동백정이다. 숲 정상의 동백정(冬柏亭)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中層) 누각이다.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정면 2째칸 아래 기둥 사이로 오력도(五歷島)가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만나보게 된다. 특히 동백정 앞바다에 떠 있는 무인도와 어우러진 서해에 황혼이 물드는 풍경을 보기 위해 사진작가들뿐만 아니라 일몰 감상을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쪽빛 바다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서해는 마량리 동백나무숲 앞바다에 떠있는 오력도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앙증맞은 아름다움이 있는 오력도가 지척에 있어 더욱 아름다운 마량리 동백나무 숲.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는 쪽빛이라 할 만큼 서천의 바다 중 유난히 맑은 곳이다. 마량리 동백나무숲 인근 관광지로는 한 자리에서 바다의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마량포구가 있고, 전어축제로 유명한 홍원항이 있다. 서천이 자랑하는 춘장대해수욕장도 인근에 있다. ◆유부도와 서천 갯벌 조개잡이 체험 서천 갯벌은 약 68.09㎢의 면적으로 금강하구에서 기원하는 펄과 모래 갯벌이 조화롭게 조성되어 있다. 철새의 주요 이동 경로상에 있는 유부도는 바닷개의 주요거점지역이며, 100여종의 희귀 철새들이 쉬었다 가는 곳으로 보전가치가 높아 글로벌 생태관광의 기반이 되는 곳이다. 특히 서천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돼 생태보전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유부도는 오랜 옛날부터 유배지로 알려져 왔으며 고려 때에도 많은 선비가 귀양와서 이곳에서 생을 마쳤다. 섬 이름은 임진왜란 때 아버지와 아들이 피난을 와서 섬에 머물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살던 섬은 유부도, 아들이 살던 섬은 유자도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하게 됐다. 서천군의 해안선은 장항읍, 마서면, 종천면, 비인면, 서면의 5개 읍, 면에 걸쳐 72.5㎞에 달하며, 연안지역은 금강이 서해와 만나면서 형성된 하구 갯벌을 비롯해 다양한 갯벌이 발달해 있다. 서천의 갯벌은 모래갯벌, 펄 갯벌, 혼합갯벌, 자갈갯벌 등 다른 형태의 갯벌이 지형에 따라 형성돼 있다. 서천의 연안은 금강하구 기수 역 범위 안에 들어 있어 생태적으로 우수한 갯벌이다. 서천갯벌은 지역주민들에게는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생태계로 보전가치가 뛰어나다. 서천갯벌의 훼손방지와 유익한 활용을 위해 서천군 서면 월호리, 비인면 다사리장포리, 종천면 당정리와 유부도 일대의 연안 습지 15.3㎢를 습지보호지역으로관리하고 있다. 노박래 충남 서천군수는 갯벌의 지속가능한 보전, 발전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 100여종의 희귀 철새들 머물러 유부도에는 약 100여종의 희귀 철새들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적으로도 보전가치가 매우 높다. 모래갯벌에 살고 있는 조개류를 먹기 위해 수많은 장거리 이동 철새들이 먹이를 먹고 쉬었다 가는 곳으로 국제적으로 멀리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중간기착지로서의 유부도는 매우 소중한 휴식처로 인류 모두가 보호해야 할 자산이다. 유부도의 철새 중에서는 검은머리물떼새, 붉은어깨도요와 같은 IUCN 적색목록에 등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13종이나 발견됐다. 저어새와 같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 16종, 황조롱이 등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 9종이나 서식하고 있다. 특히 유부도 갯벌이 주목받는 이유는 검은 날개에 흰색 배를 가져 턱시도를 입은 갯벌의 멋쟁이라 불리는 검은머리물떼새 때문이다. 주로 우리나라 서남해안 무인도 등에서 가족 단위로 생활하지만, 겨울철이 되면 2500여 마리가 유부도에서 집단으로 겨울을 보낸다. 겨울철에 많게는 약 4천여 마리 이상의 검은머리물떼새가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 긴 부리로 조갯살을 꺼내 먹거나 게를 잡아먹는 이 새는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천연기념물 제326호로 지정됐고 국제적으로는 IUCN 적색목록 관심대상(LC) 범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최근 바다의 오염과 갯벌의 감소로 인해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어 더욱 큰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춘장대해수욕장, 고운 찰모래 백사장 서천 9경 가운데 제5경 춘장대해수욕장은 갯벌과 소나무아카시아 숲 등 청정 자연을 그대로 품고 있어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자연학습장 8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5도의 완만한 경사와 얕은 수심, 잔잔한 파도 등 해수욕을 즐기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해수욕장이다. 해송아카시아 숲과 고운 찰 모래의 백사장이 어우러져 가족 단위의 관광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누구나 즐기기 좋은 춘장대해수욕장의 찰 모래 백사장은 푹푹 빠지지 않아서 족구나 배구 등 체육활동도 할 수 있어 좋다. 푸르른 서해의 물결이 만든 잡힐 듯 몰려왔다 밀려가는 흰 포말의 파도와 고운 찰 모래의 활처럼 휜 비릿한 바다 내음의 백사장은 말 그대로 절경이다. 해수욕 외에도 썰물 때면 주변의 바위나 백사장에서는 갖가지 조개잡이 등 생태체험도 겸할 수 있는 곳이다. 이 해수욕장과 맞닿은 자리에 있는 아카시아숲과 어우러진 해송림은 해수욕객의 야영지와 휴식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명한 서천 박대와 한산소곡주 서천에 가면 꼭 먹어야 할 특미 5선이 있다. 먼저 고려 말 대학자 이색 선생도 감탄한 밥도둑 서천김 향미에 반하게 된다. 깊은 향과 두껍고 바삭하게 씹히는 맛으로 맑고 투명한 서천 해역에서 알맞은 수온과 적절한 염도를 머금은 해초의 여왕이라 불린다. 집 나간 며느리를 반드시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는 뼈째 씹는 식감과 감칠맛의 으뜸이다. 무엇보다도 서천의 별미 박대는 말려 먹든, 구워 먹든, 쪄서 먹든, 조려 먹든 담백한 맛의 진수로 불린다. 박대만 있으면 철천지원수에게도 문전박대는 모면한다는 말도 있다. 유기물이 풍부한 서천 청정 갯벌의 얕은 수심에서 사는 박대와 더불어 서천군에서만 생산되는 자하젓은 임금에게 진상되고 부잣집 밥상에만 올려주던 귀한 젓갈이다. 자하젓으로 맛을 낸 김치는 매우 맛이 있다. 한산 소곡주는 백제 말에 나라를 잃은 유민들이 한을 달래기 위해 빚어 마신 술이다. 서천의 순곡으로 100일의 정성을 담은 명주로서 쌉싸름하면서 달콤하며 깊고 은은한 향이 오래도록 감도는 술이다. 고민과 슬픔을 잊게 해주고 정성과 기원을 담았기에 명품 건배주로 서천 소곡주는 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천 9경(景)9미(味)9품(品) 서천 9경(景)에는 마량동백나무숲과 해돋이, 신성리갈대밭, 한산모시마을, 문헌서원, 춘장대해수욕장,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 금강하구철새도래지, 장항송림산림욕장과 스카이워크, 유부도와 서천 갯벌이 있다. 서천 9미(味)로는 해물칼국수, 물메기탕, 아귀찜, 냉면, 서래야밥상(서천백반), 도토리묵요리, 갑오징어요리, 조개구이, 우럭탕이 있다. 또 서천 9품(品)으로는 한산소곡주, 서천김과 멸치, 한산모시, 주꾸미, 서래야쌀, 꽃게, 전어, 서천 박대, 자연산 광어가 유명하다. ◆천천히 쉬어가는 슬로시티 지정 서천군은 두 개의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슬로시티 지정 도시, 근대역사문화공간 등록 등의 잘 보전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으로 새로운 치유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서해안에 많은 갯벌이 있지만 간척사업과 개발 등으로 훼손되고 그 속에서 살아남아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서천 갯벌은 다양한 해양 생물자원의 보고(寶庫)로 해마다 수많은 철새들이 찾는 몇 남지 않은 휴식처다. 서천군에는 이미 또 다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는데, 2011년에 인류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한산모시가 바로 그것이다. 한산모시는 많은 공정과 수작업을 거쳐야만 완성이 되기 때문에 수량이 적고 품질이 좋아 과거에도 양반들만 입을 수 있는 명품으로 알아줬으나, 현재는 소수의 장인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전국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한 도시는 많지만 한 곳에서 두 개 이상의 유산을 가진 곳은 많지 않다. 1594년 창건돼 목은 이색을 배향한 문헌서원이 조선 후기 서원철폐령 때 훼철되지 않았다면(1969년 재건) 서천은 세 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장소가 됐을 것이다. 서천에 이렇게 두 개의 세계유산이 존재하게 된 이유는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돼 자연과 문화유산이 개발을 피해 보존됐다는 이유도 있지만, 지리적으로 금강이 서해와 만나는 끝자락에 위치해 자연에 먹거리가 풍부했으며 산세가 험하지 않고 너른 들판이 있어 예부터 풍족한 자원 속에서 문화가 발달하기 좋은 환경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최초 성경전래지로 유명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서천은 과거 기벌포 해전의 중심 무대였으며, 조선 시대 최초 성경전래지로 유명하고 일제 강점기부터 장항선 철도의 종점이기도 했다. 역사적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서천은 한때 15만 인구가 생활할 정도로 번성했으나 지금은 5만의 인구도 위협받고 있다. 서천군은 잘 보전된 자연과 문화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2018년 국내 15번째로 국제 슬로시티 연맹에 가입했다. 빠름과 경쟁보다 자연과 환경,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느리지만 여유롭고 즐겁게 살아간다는 슬로시티의 철학은 청정한 자연환경과 훌륭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있는 서천군과 잘 맞아떨어져 슬로시티로 지정됐으며, 관련 투어 프로그램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천군은 코로나19로 여행 트렌드가 비대면 힐링으로 바뀌어 감에 따라 세계유산과 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택시와 시티투어 등의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서천 치유의 숲을 운영하고 설해원 관광단지를 유치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넘쳐나는 스트레스와 쫓기듯 살아가는 일상 가운데 한 번쯤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간직한 세계유산도시 서천에서 쉼표를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지역명소] 안산 최용신기념관 “내가 죽어도 샘골강습소를 영원히 경영해주시오”

[천지일보 안산=김정자 기자] 겨레의 후손들아 위대한 사람이 되는데 네 가지 요소가 있나니 첫째는 가난의 훈련이요, 둘째는 어진 어머니의 교육이요, 셋째는 청소년 시절에 받은 큰 감동이요, 넷째는 위인의 전기를 많이 읽고 분발함이라. 최용신 선생이 남긴 말씀이다. 안산에 있는 최용신기념관은 일제강점기 농촌계몽운동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고 교육 활동을 통해 애국심을 심어준 여성 독립운동가 최용신(1909~1935)의 삶과 업적을 널리 알리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건립됐다. 최용신과 당시 샘골마을(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사람들이 함께 세운 샘골강습소 자리에 복원됐다. 최용신기념관은 많은 사람이 자녀들과 방문하며 배움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사람들의 쉼터로도 이용되고 있다. 최용신은 1909년 함경남도 덕원에서 부친 최창희와 모친 김씨 사이에서 2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조부는 사립학교를 세워 교육 사업을 했고, 부친은 1927년 신간회 덕원지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최용신의 기독교 신앙, 교육가 정신, 민족 사상은 가정에서부터 자연스럽게 길러졌다. 그는 1928년 함경남도 원산의 루씨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이어 협성여자신학교에 재학하면서 농촌운동에 대한 사명을 갖게 됐다. ◆함께 만든 배움터 샘골강습소 1929년 하기 방학을 이용해 황에스더 교수의 지도로 황해도 수원군 천곡면 용현리에서 농촌운동의 방향을 터득했고, 제2차 농촌실습지로 경상북도 포항읍 옥마동에 파견돼 성공적인 농촌활동을 마쳤다. 이후 1931년 10월 23세 나이로 경기도 수원군 반월면 사리 샘골(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에 YWCA 농촌지도원 자격으로 파견돼 샘골강습소 창설 인가를 받았다. 최용신은 예배당을 빌려 아이들과 함께 흙장난하면서 한글을 가르쳤다. 그렇게 샘골의 아이들, 샘골 사람들과의 만남은 시작됐다. 이곳에서 2년 반 동안 본격적인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처음 학교를 세웠을 때는 수많은 냉대와 비판이 선생을 향했다. 선생은 굴하지 않았고 그 결과 천곡학원이라는 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었다. 최용신은 가난과 무지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보배롭게 보았고 식민지 상태였지만 나라의 당당한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믿었으며 어둠 속에 있는 아이들을 빛의 세계, 희망의 세계로 이끌었다. 샘골강습소는 한글산술체조음악성경재봉동화 등의 신교육을 가르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인재들을 키우는 곳이었다. 샘골 아이들의 발걸음은 늘 새로움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최용신은 샘골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했다. 그들도 최용신이 26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을 때까지 신뢰하고 존경하게 됐다. 샘골 사람들은 최용신을 둘도 없는 종, 둘도 없는 여왕, 둘도 없는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피와 땀을 바쳐 문맹무지가난, 나라 잃은 설움으로부터 사람들을 깨우치려는 힘겨운 투쟁의 삶을 살았다. 그러자 헌신적 노력으로 강습소를 찾아오는 학생 수가 점차 늘어났고, 1932년에는 새로운 샘골강습소를 짓기 위해 건축발기회를 조직했다. 1933년 1월 15일에는 마을 사람들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강습소의 낙성식이 이뤄졌다. ◆샘골강습소 운영에 어려움이 오다 최용신은 1934년 체계적인 농촌교육을 위해 새로운 지식과 구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본 유학을 결심하고 고베여자신학교 사회사업과 청강생으로 입학했으나 지병인 각기병이 악화돼 6개월 만에 샘골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일제 수탈 강화와 YWCA의 보조금 중단으로 학원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최용신은 여성잡지 여론에 조선의 부흥은 농촌에 있고, 민족의 발전은 농민에 있다"라는 호소문을 기고하는 등 샘골학원에 후원을 호소했다. ◆별세 후 그의 활동 더 알려져 장중첩증으로 수원도립병원에 입원해 두 번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고 만 25년 6개월에 과로와 지병이 악화돼 결국 짧은 생애를 마감하게 된다. 강습소를 계속 운영해 달라는 유언에 따라 지역민과 교회, 자원봉사 교사들에 의해 최용신의 뜻이 이어졌다. 해방 이후에는 최용신의 약혼자 김학준에 의해 샘골고등농민학원이 문을 열어 농촌 청년을 길러내기도 했다. 최용신은 나는 갈지라도 사랑하는 샘골(천곡)강습소를 영원히 경영하여 주시오 샘골 여러 형제를 두고 어찌 가나. 유골을 천곡강습소 부근에 묻어 달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샘골사랑을 놓지 않았다. 최용신의 삶과 정신은 심훈의 소설 상록수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상록수 정신은 최용신의 정신을 상징했으며, 또한 일제강점기 농촌계몽운동을 하는 수많은 청년의 모범 사례가 되기도 했다. 1995년에는 최용신의 활동이 독립운동 일환으로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됐다. 2005년 1월에는 국가보훈처 이달의 독립운동가로도 선정됐다. ◆최근 문화제추모행사로 재조명 최용신기념관은 제자인 고 홍석필 기부와 안산 시민들의 힘을 모아 2007년에 개관한 공립박물관이면서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 시설이다. 지층에는 최용신의 삶과 정신을 영원히 기억하는 주제의 상설 전시실과 교육 영상실, 지상에는 어린이 체험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기념관이 있는 상록수공원 내에는 최용신 묘소(향토유적 제18호)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최용신을 재조명하는 다양한 전시와 나라 사랑과 상록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교육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시민과 함께 하는 상록수문화제, 학술 심포지엄, 추모 행사 등 기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용신을 모델로 한 심훈의 상록수가 동아일보 창간 15주년 기념 현상장편소설에 당선돼 세상에 더 알려지게 됐다. 이에 안산시는 지역의 대표 역사 인물인 최용신의 삶과 업적을 담은 도록 최용신기념관 학술총서 4를 발간했다. 발간된 도록은 최용신의 학술연구 성과 및 최용신기념관 개관 이래 수집한 주요 유물과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록한 것으로 1995년 수여된 건국훈장 애족장을 비롯해 샘골강습소 낙성식(1933) 사진 등 모두 116점의 자료가 담겼다. 도록은 최용신의 일대기를 크게 4개 주제로 구성됐다. 시는 500부를 발간해 관내 학교 및 도서관, 전국 박물관 등 관계기관 등에 배포했으며,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전자북(e-book)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조규택 최용신기념관 학예연구사는 농촌계몽운동가, 교육가,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최용신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사명감을 알려주고 상록수 정신을 전 국민에게 알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명소] 언택트 섬 여행, “영종 씨사이드파크서 ‘레일바이크’ 타고 달리자”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 영종 씨사이드파크가 언택트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구 영종도에 있는 씨사이드파크는 인천대교와 영종대교가 연결돼 있어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진입할 수 있고, 월미도~영종도(구읍뱃터)를 오가는 여객선을 이용해도 된다. 여객선을 이용하면 15분 만에 갈 수 있다. 영종도는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동에 속한 섬으로용유도(龍遊島)와삼목도(三木島), 신불도(薪佛島) 사이 얕은 바다를 방조제로 연결해 간척해서 만들어진 섬이다. 인천국제공항 건설에 따른 부지확장공사로 인해 바다를 매립하면서 이전보다 넓어진 63.81㎢의 규모로 현재 인천국제공항과 영종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 영종도의 본래 이름은 제비가 많은 섬이라해 자연도(紫燕島)라고 불렸다. 영종도로 불리게 된 것은 조선시대 경기도 화성에 있던 영종진(永宗鎭)을 이곳에 옮겨오면서 부터다. 현재 영종동은 3개의 법정동(중산동, 운남동, 운북동)으로 유인도 2개 무인도 5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 씨사이드파크는 바다를 배경으로 인천대교 기념관에서 영종역사관까지 바다와 면해 있는 7.8㎞로 조성돼 있다. 전체면적은 177만㎡로 여의도 전체면적과 맞먹는다. 송도 센트럴파크의 4배 규모이며 영종국제도시의 랜드마크 공원이다. 특히 영종도가 지닌 빼어난 자연풍경인 갯벌과 영종진공원, 해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자전거도로, 염전생태공원, 철새, 낙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캠핑장(카라반텐트), 휴게 및 인공폭포, 레일바이크, 물놀이장 등 체험거리가 풍부해 아이들을 동반하기에도 제격이다. 왕복 5.7㎞의 레일바이크 페달을 씽씽 밟으며 달리다 보면 바다 건너 월미도와 송도, 인천대교 등 서해의 낙조를 한눈에 즐길 수 있어 친구, 연인, 아이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평일에도 즐겨 찾는 이들이 많다. 바다를 배경으로 공원에 마련된 10m 높이에서 폭포가 흐르는 인공암벽 사이로 레일바이크를 타고 달리거나 이곳에서 간간이 클라이밍을 하는 동호회의 모습도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철새들의 휴식처인 송산유수지를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조개와 새우, 갯지렁이 등이 많아 철새들이 계절 상관없이 머물고,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와 흰발농게도 볼 수 있다. 송산에는 맹꽁이도 서식하고 있다. 영종 도시가 개발되기 전 운영했던 염전을 공원화한 염전생태공원은 끝없이 늘어선 데크와 조망대가 설치돼 있어 계절마다 다양한 자생식물과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12월이지만, 아직 남아 있는 갈색 물결 억새밭 사이를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최근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최민희(32, 중구 운남동)씨는 블로그에 올라온 억새밭을 보고 친구와 함께 점심 먹고 잠시 나왔는데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며 집 가까이에 있어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같이 온 친구도 멀리 갈 필요 없는 것 같다. 인근에 멋진 카페도 생기고. 운동 삼아 자주 찾아야겠다며 팔짱을 끼고 걸음을 재촉했다. 김소정(43, 인천 연수구)씨는 딸아이 수능도 끝나고 그동안 고생한 딸에게 바다 구경도 시켜주고 바다를 보면서 칼국수도 먹었다며 집에서 영종도까지 30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영종도에 힐링할 곳이 많은 것 같다. 친구들하고 조만간 다시 와야겠다고 말했다. 씨사이드파크에는 일상을 벗어나 바다와 숲속의 자연환경이 갖춰진 오토캠핑장과 텐트 형식의 캠핑장이 마련돼 있어 예약해야만 이용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카라반 캠핑을 왔다는 박정남(39, 인천 부평구)씨는 예약 잡기가 참 힘들었다. 한 달 전에 예약했는데 지금 왔다며 캠핑장에 아이들 놀이터도 마련돼 있고 바다도 바로 앞에 있어서 가족들이 좋아하니까 만족스럽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박씨 옆에 있던 7살 정빈이(가명)는 꽃게도 잡고 레일바이크도 탔다. 아빠가 직접 바비큐를 해 주시니까 더 맛있다며 여기서 자고 내일은 영종 역사관에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며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레일바이크 이용은 15만 2000명, 캠핑장 3만 6000명 등 총 24만 8000여명이 씨사이드파크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장은 카라반 22동과 텐트 60동 총 82면의 캠핑장이 마련돼 있으며, 코로나19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이후부터 운영이 재개됐다. 씨사이드파크에서 여행을 즐긴 후 인근에 있는 구읍뱃터에서 싱싱한 해물로 요기를 하고 바다를 전경으로 한 카페에서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일몰을 바라보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해보길 추천해 본다.

[지역명소] 대전 대덕구 동춘당 “조상의 지혜 엿보이는 과학적 명품공원”… 송준길 선생의 별당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조선시대 송준길 선생의 별당이었던 동춘당(同春堂)이 과학적으로 지어져 조상의 지혜가 엿보이는 명품공원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동춘당로 80번지, 송촌동에 자리한 동춘당은 송준길이 자신의 호를 따서 건축한 별당이다. 송준길(宋浚吉, 16061672년)은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로 본관은 은진이며 영천군수 송이창의 아들이다. 그는 조선시대 효종 때 대사헌과 이조판서, 병조판서를 지내고 1673년 현종에 의해 영의정에 추증됐다. 늘 봄과 같다는 뜻의 동춘당 현판은 송준길 선생이 돌아가신 지 6년째 되는 해인 숙종 4년인 1678년에 우암 송시열이 쓴 것이다. 동춘당은 1963년 1월 21일에 보물 재 209호 문화재로 지정됐으며, 대덕구의 명품공원 동춘당 공원 안에 있어 지역주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기자가 동춘당 마당에서 만난 박훈배 문화관광해설사는 여러모로 상당히 과학적으로 지어진 집이라고 소개하면서 곳곳에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가 비교적 간소하고 규모도 크지 않다. 총 6칸 중 오른쪽 4칸은 대청마루이고 왼쪽 2칸은 온돌방이다. 대청의 앞옆뒤쪽에는 쪽마루를 내었고 앞면과 옆면에는 들어열개문을 달고 뒷면에는 띠살창 2개를 달았다. 목재의 차분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동춘당의 처마는 홑처마이고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 팔작지붕으로 막새기와는 사용하지 않았다. 온돌 뒤에 아궁이를 두고 위에는 다락을 만들었다. 건물의 받침은 4각형의 높은 돌을 사용했는데 이는 조선 후기의 주택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양식이다. 서북 측에는 송준길의 고택인 사랑채와 안채사당 등이 독립된 건물로 건축돼 있다. 동춘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一자 모양의 평면으로 된 단층팔작지붕이며 앞면을 널찍하게 다듬은 돌로 쌓은 단층기단 위에, 다듬은 돌 초석을 놓고, 방주(方柱)를 세워 주두(柱枓) 없이 직접 굴도리를 받친, 민도리집 양식을 갖고 있다. ◆힐링공간으로 사랑받는 동춘당 공원 동춘당 공원에는 연못 3개소와 민속 그네, 팔각정이 있어 고전적이고 운치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간이체육시설과 벤치, 음수대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특히 매년 이곳에서는 갖가지 문화행사가 열린다. 4월에 열리던 동춘당 문화제는 2011년부터 10월에 구민 축제를 겸해서 열리고 있다. 동춘당 문화제는 동춘당 유학학술세미나, 숭모 제례, 휘호 대회, 한시백일장, 투호 놀이, 그네뛰기 등 우리 고장 유학자인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학풍과 인격을 기리고 주민화합과 일체감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동춘당 공원은 송촌택지개발사업 시 약 1만 7천평의 동춘당 일대를 공원화해 만들어진 명품공원으로 공원 후편에 운동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산림환경과 동춘당 앞 일대에 너른 마당과 연못을 조성해 인근 아파트 주민의 힐링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매년 봄에 동춘당 문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동춘당 뒤쪽에 있는 종택 동춘당 뒤쪽에 있는 종택은 중요민속문화재 제289호로서 동춘당 송준길 선생이 관직을 물러난 후 거처하던 곳이다. 종택은 동춘당과 함께 건축 당시의 모습이 잘 남아 있어 조선시대 상류 주택의 건축양식이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다. 목조로 사랑채, 안채, 별묘, 가묘 등이 있다. 동춘당 왼쪽의 대문을 들어서면 一자 모양의 사랑채와 ㄷ자 모양의 안채가 있고 그 오른쪽에는 사당인 가묘와 별묘가 배치돼 있다. 사랑채는 앞면 6칸옆면 6칸이다. 부엌 위는 다락으로 꾸몄고 앞에는 1칸 살림집을 달아 집안의 여러가지 일을 맡아보던 청지기가 사는 방을 뒀으며 대청마루와 큰 사랑방 앞에는 툇마루를 설치했고, 작은 사랑방 앞에는 누마루처럼 높여 그 밑에 아궁이를 두고 있다. 안채는 건물 가운데에 앞면 3칸옆면 2칸의 넓은 대청마루와 왼쪽에 2칸의 마루방, 1칸 반의 안방, 1칸씩 자녀방과 바느질 방인 침모방 그리고 부엌이 연결돼 있으며 대청마루의 오른쪽에는 각 1칸씩 건너방과 웃방, 부엌, 반찬을 두는 찬방, 그리고 행랑방이 붙어있어 전체적으로 ㄷ자를 이루고 있다. 가묘와 별묘는 모두 앞면 3칸옆면 2칸으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으로 꾸며져 있다. ◆조상 제사 지내는 가묘별묘 박훈배 문화해설사는 가묘는 4대까지의 조상에 대해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 곳이며 4대가 넘으면 집에서 지내지 않고 밖에서 지내는 풍습이 있다며 별묘는 조상 한 분에 대해 영원히 집에서 제사를 지내니 우리 조상은 죽어서도 가족과 함께 100년을 넘어 함께 있게 된다. 그러니 송준길 선생은 영원히 후손과 함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별묘는 국가로부터 지정받은 것이고 일반 가정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한다. 별묘가 가묘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은 별묘가 가묘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앙을 피해 지은 문 깊은 뜻 동춘당은 작은 집이기 때문에 출입문도 작다. 이에 대해 박 해설사는 문이 중앙에 위치하지 않아 문 앞에서는 집 가운데를 볼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겨울철에 강한 바람을 직접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바람이 집 주위로 돌아가게 만든 것이라며 또 한 가지 이유는 마당에 들어왔을 때만 어른을 볼 수 있도록 해서 가까운 거리에서 어른에게 인사를 해 존경을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줬다. 마당이 텅 비어있는 이유는 겨울철에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 나무나 식물을 심지 않았다고 한다. 지면에서 기단을 쌓아 집을 높은 위치에 지은 이유는 여름에 바람이 집 밑으로 불어서 시원해지고 장마철에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 주기 위함이다. 또 박 해설사는 전면 문은 크고 뒷면 문은 작은데 이는 여름철에 바람이 남쪽으로부터 불고 바람이 큰문에서 작은 문으로 불기 때문에 바람의 속도가 빨라져서 시원해진다며 굴뚝이 작고 낮은 이유는 아궁이로 연기가 나오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땔감을 절약하도록 했고 옛날에는 해충을 막을 약이 없었기에 낮은 굴뚝 때문에 연기가 바닥에 깔리고 해충을 멀리 쫓아내도록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4회 동춘당문화제 비대면 개최 대전 대덕구(구청장 박정현)는 지역 대표 문화축제인 제24회 동춘당문화제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안심축제로 지난 10월 개최했다. 올해 문화제는 코로나19 특수 상황을 고려해 축하공연 등 개막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예년의 오프라인 체험 위주에서 지역 대표 학자를 집중 조명하는 인물탐구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전환돼 진행됐다. 문화제의 대표적 상징인 문정공시호봉송행렬은 AR로 제작돼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가상현실 체험으로 제공됐으며, 지역의 대표학자를 집중 조명하는 동춘 溫 토크쇼와 문화공연 동춘 서사극 등은 녹화 후 유튜브채널 덕구티이비, 대덕문화원 유튜브 등을 통해 송출됐다. 지난 10월 5일 동춘당에서는 송준길과 동춘당의 여성들 그리고 조선이라는 주제로 박정현 대덕구청장, 심용환 역사강사, 한남대 학생 2명 등 패널들이 참여해 동춘 溫 토크쇼를 열었다. 지난 10월 16일에는 조선 중기 당쟁으로 얼룩진 사회에서 동춘당 송준길의 사상과 민초들의 고된 삶, 공리공론과 당파싸움, 선비의 삶 등 동춘당 선생의 일대기를 창작 마당극 형식으로 구성한 문화공연이 진행됐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동춘당문화제를 통해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사상과 학문적 업적이 조명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로 안전하게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역명소] 태안 꽃지해안공원 ‘낙조 명소’ 전국 최고 ‘인생샷 명소’로 거듭나다

[천지일보 태안=김지현 기자] 서해안 3대 낙조 명소 태안군 꽃지해변이 국내 최고의 인생샷 명소, 꽃지해안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광지길에 자리한 꽃지해변(해수욕장)은 5㎞에 이르는 백사장과 할미 할아비 바위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광을 보여준다. 2개의 바위 너머로 붉게 물드는 낙조는 태안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풍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예부터 백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나 꽃지라는 어여쁜 이름을 얻었다. 꽃지해수욕장은 예쁜 이름만큼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어 육지의 해수욕장보다도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긴 백사장을 따라 걷거나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과 가족의 모습도 꽃지해변의 풍경이 된다. ◆변화무쌍한 태안팔경 중의 하나 한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위와 어우러진 낙조 때문이다. 해 질 무렵이면 할미 할아비 바위 너머로 아름답게 물드는 일몰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진풍경을 펼친다. 할미 바위에는 곰솔과 소나무가 섬을 완전히 뒤덮고 있으며, 할아비 바위에는 인위적으로 장식을 한 것처럼 바위틈 곳곳에 소나무가 자라서 섬을 한층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특히 할미 할아비 바위는 아름다운 일몰 경관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서해안 낙조 감상의 대표적 명소로 2009년에 명승 제69호로 지정됐다. 이 바위는 만조 시에는 섬이 되고, 간조 시에는 육지와 연결되어 하루에도 몇 번씩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경관을 보여준다. 이곳은 태안팔경 중의 하나이며, 변산의 채석강, 강화의 석모도와 함께 서해의 3대 낙조로 꼽히는 장소이다. ◆일편단심 끝에 바위된 사연 꽃지해변을 상징하는 두 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신라 828년(흥덕왕 3년)에 장보고가 청해진을 기점으로 하여 북으로는 장산곶, 중앙부로는 견승포(지금의 안면도 방포)를 기지로 삼고 주둔했을 때 승언(承彦)이라는 부하가 기지사령관으로 있었는데, 당시 이들 내외는 금실이 좋아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살기 어려웠다고 한다. 어느 날 출정 나간 승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아내 미도는 젓개산에 올라가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다 끝내 산에서 죽고 말았다고 한다. 이후 미도가 바라보고 앉아있던 산이 바위로 변했는데 이 바위를 일컬어 할미바위라고 한다. 바다만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던 미도는 죽어서 할미바위가 된 것이다. 할미바위보다 조금 더 바다 쪽으로 나간 곳에 있는 큰 바위는 자연스레 할아비 바위가 됐다는 이야기다. 바다로 나간 남편을 맞이하듯 마주 선 두 바위가 애틋해 보인다. 썰물 때면 두 바위가 마치 한 몸인 듯 모래톱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안전한 어린이 모래놀이터 공원 내에 수공간(인공호)을 만들고 할미 할아비 바위를 조망점으로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인피니티 스튜디오와 조경수 아래 그늘에서 편안하게 바다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그늘정원, 어린이들이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어린이분수,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체험형 놀이 공간인 모래놀이터를 만들었다. 주차장과 해안의 계단식 연결로로 이벤트가 있을 때는 계단식 극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태안군은 아름다운 서해와 환상적인 낙조에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경관 조성을 위해 공원 내에 해송, 모감주나무, 백일홍, 배롱나무, 맥문동, 동백꽃, 무궁화 등의 교목과 관목을 풍부하게 식재했다. ◆해안침식문제 등 방안 마련 꽃지해수욕장은 할미 할아비 바위 사이로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어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서해안의 대표 해수욕장이지만, 그동안 불법 노점상과 해안침식 등으로 인해 환상적인 경치를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에 태안군은 해안을 재생하고 해안침식을 완화하면서 동시에 태안의 상징성을 살리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으며, 완만한 경사의 자연형 호안으로 바다와 육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공원을 기획했다. 새롭게 조성된 4730㎡ 면적의 꽃지해안공원은 모래 해변과 잘 어울리도록 곡선으로 디자인됐으며 멀리서 바라봤을 때 거대한 뱃머리처럼 보인다. 태안군은 총사업비 17억 2천만원(도비 5억원, 군비 12억 2천만원)을 투입해 지난달 사업을 마무리했다. 특히 공원 내에 인공호를 만들어 할미 할아비 바위를 조망점으로 인생샷을 찍을 수 있게 설계된 인피니티 스튜디오는 관광객들의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각종 이벤트 시 계단식 극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과 할미 할아비 바위와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일몰정원도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도77호선 개통접근성 높아져 태안군은 지난 4월부터 진행된 꽃지해안공원 조성사업을 최근 마무리하고 지난달 29일 준공식을 개최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이번 꽃지해안공원 조성을 통해 한국관광 100선에 5회 연속 선정될 만큼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꽃지해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관광객과 군민들께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관광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특색 있는 관광프로그램과 생태체험관광지를 육성해 안전, 자연, 휴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즐거운 문화 관광도시 태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가세로 태안군수와 신경철 태안군의장과 군의원, 주요기관건설사 관계자,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진행했다. 준공식에서는 태안심포니의 식전공연에 이어 경과보고와 감사패 수여, 가세로 군수의 기념사, 테이프 커팅 등이 진행됐으며 마을 주민 등 참석자들은 새롭게 변모한 꽃지해수욕장을 둘러보며 만족감을 표했다. 가세로 군수는 국도77호선 개통을 맞아 고남안면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새롭게 조성된 꽃지해안공원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이라며 주민과 관광객이 모두 만족하는 꽃지해안공원이 될 수 있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명소] 무릉도원 상상, 한국의 대표적 명원(名園) 소쇄원에서 선비의 지혜 배우다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소쇄원에 들어서면 사람이 고개를 들어 올려다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고 긴 죽림(竹林)의 선들바람이 향기롭게 맞이한다. 대숲의 향기를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곳곳의 경치가 화가의 붓으로 그려놓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한다. 대숲 길을 따라가면 무릉도원을 상상하게 하는 소쇄원 본 입구가 나온다. 돌로 쌓은 담벼락에 애양단오곡문소쇄처사 양공지려라고 써진 글귀가 소쇄원의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사시사철 찾아오는 손님의 지친 심신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제월당과 광풍각에서 바라보는 소쇄원 전경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낸다. 본지 기자가 지난달 31일 전라남도 담양군 가사문학면 지곡리에 있는 국가 명승지로 지정된 한국의 대표적 명원(名園)인 소쇄원 탐방에 나섰다. 신선한 기운을 느끼고 싶어서 광주에서 달려왔다는 김수영씨는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좋은 에너지를 받고 싶을 때 가끔 오는 곳인데 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며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을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10월의 마지막 날이면서 일요일인 이날 가족 단위 관람객과 나란히 손잡은 연인들,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견주들도 눈에 띄었다. 멀리 경남에서 온 박진관씨는 마음의 묵은 때를 벗기기엔 소쇄원만큼 좋은 장소가 없다며 소쇄원 절경을 시로 쓴 김인후의 소쇄원 48영을 언급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널따란 대밭 푸른 왕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셀카모드에 빠진 관람객의 미소가 눈에 선하다. 특히 정치적 야욕과 출세의 뜻을 버리고 스스로 초야(草野)에 묻혀 학문에 정진했던 원림의 주인인 양산보를 비롯한 소쇄처사가 대장동에 지혜의 한 수를 던진 듯하다. ◆맑고 깨끗한 민간 별서정원 소쇄원은 조선중기 양산보(梁山甫, 1503~1557)가 조성한 것으로 전해지는 대표적인 민간 별서정원이다. 양산보는 스승인 조광조가 기묘사화(1519)로 능주로 유배되고 사사되자 세속의 뜻을 버리고 고향인 창암촌에 소쇄원을 조성했다. 문헌에 따르면 소쇄원의 조성연대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려우나 양산보가 낙향한 1519년 이후부터 조성되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송순, 김인후, 등의 도움을 받고 그의 아들인 자징(子澂)과 손자인 천운 등 3대에 걸쳐 완성되면서 후손들의 노력에 의해 오늘에 이르렀다. 소쇄원은 조선 중기 호남 사림문화를 이끌었다. 면앙 송순, 석천 임억령, 하서 김인후, 사촌 김윤제, 제봉 고경명, 송강 정철 등이 드나들면서 정치학문사상 등을 논하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소쇄원은 크게 내원과 외원으로 구분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쇄원은 내원을 말한다. 소쇄(瀟灑)는 맑고 깨끗하다라는 뜻으로 당시 양산보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양산보는 송(宋)의 명필 황정견이 주무숙의 사람됨을 광풍제월(光風霽月)에 비유한 것에 유래해 대표적 건물을 각각 제월당(霽月堂)과 광풍각(光風閣)으로 이름했다. 비 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는 뜻의 제월당은 주인이 거처하면서 학문에 몰두하는 공간이며, 비 갠 뒤 해가 뜨면 부는 청량한 바람이라는 뜻의 광풍각은 손님을 위한 사랑방 역할을 했다. 초가지붕의 대봉대(待鳳臺) 위의 초정은 양산보가 꿈꾸는 염원이 담겨 있으며, 애양단(愛陽壇) 담장에는 하서 김인후의 소쇄원사십팔영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매대(梅臺)에는 2단의 단을 두고 매화를 심었으며, 문패격인 소쇄처사양공지려(瀟灑處士梁公之廬)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문화유산의 보배 소쇄원 소쇄원에는 영조 31년 1755년 당시 모습을 목판에 새긴 소쇄원도가 남아 있어 원형을 추정할 수 있다. 이곳은 많은 학자들이 모여들어 학문을 토론하고 창작활동을 벌인 선비정신의 산실이기도 하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 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문화유산의 보배이다. 전체적인 면적은 1400평의 공간에 불과하지만, 조성된 건축물, 조경물은 상징적 체계에서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절묘하게 이뤄내며 그 안에 조선 시대 선비들의 심상이 오롯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대봉대와 광풍각 그리고 제월당이 있다. 긴 담장이 동쪽에 걸쳐있고 북쪽의 산사면에서 주요한 조경수목은 대나무와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측백, 치자, 살구, 산수유, 황매화 등이 있으며 초본류는 식창포와 창포, 맥문동, 꽃무릇, 국화 등이 있다. 조경물로는 너럭바위, 우물, 탑암과 두 개의 연못이 있으며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조화로운 곳이다. 이러한 공간의 조성은 조선 중종때의 선비인 소쇄공 양산보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전해진다. 그 정확한 조영 시기는 1520년대 후반과 1530년대 중반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불에 타기도 했지만, 다시 복원 중수하고 현재까지 15대에 걸쳐 후손들이 잘 가꾸어 나가고 있는 조선 최고의 민간정원이라 할 수 있다. 소쇄원에 대한 최초의 기사는 1528년 소쇄정즉사(瀟灑亭卽事)에 보이며, 이후 송강 정철은 자신이 태어난 해(1536년)에 소쇄원이 조영됐다라는 시를 남겼다. 이후 하서 김인후는 1548년 소쇄원사십팔영을 지어 애양단에 게첨했다. 제월당 우측에서 바라보면 내부에는 소쇄원사십팔영과 소쇄원을 주제로 한 한시가 걸려 있다. 제월당 현판은 우암 송시열이 썼다. 청량한 바람이 부는 가을, 소쇄원에서 선비의 지혜도 배우고 깊어 가는 가을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지역명소] 세종시 국립세종수목원, 사랑과 행복 호르몬 ‘솔솔’… 재즈가 흐르는 도심 속 힐링 배움터

[천지일보 세종=김지현이진희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에 사랑과 행복 호르몬이 솔솔 올라오는 도심 속 힐링공간이 있다. 도심 속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아이와 방콕하느라 지쳤는데 한순간에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푸르렀던 여름도 지나고 가을이 깊어가는 지난 9일 분재원에서 만난 가정주부 오은희(44, 청주 청원시)가 아이와 함께 나왔는데 힐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행한 연유주(14)양도 별 기대 없이 따라왔는데 마음까지 상쾌해진다며 오씨와 함께 함박웃음을 보였다.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수목원로 136에 위치한 국립세종수목원은 도심 속 수목원으로 시민이 함께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립광릉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이어 세 번째다. 유리온실은 국내 최대 식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사계절 온실과 조상들의 정원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한국 전통정원도 만날 수 있다. 금강에서 가져온 원수로 수로를 조성해 습지 생태를 관찰할 수도 있다. 예술작품으로 평가받은 분재를 전시한 분재원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의 도심형 국립수목원이다. ◆사계절 전시온실 푸른 식물 볼 수 있어 사시사철 푸른 식물을 볼 수 있는 사계절 전시온실은 축구장의 1.5배 면적인 1㏊에 이른다. 전시온실은 온대 중부권 역을 대표하는 붓꽃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붓꽃은 온대중부권역 식물자원을 대표하는 수종으로 습지, 평야, 하천 등에서 잘 자라고 원예종으로도 많이 볼 수 있어 모티브로 했다고 전해진다. 사계절 전시온실은 지중해 온실, 열대온실, 특별 전시 온실로 나뉜다. 지중해 온실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으며 밝은 세상과 알함브라궁전의 모습을 재현해 비례와 대칭의 균형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지중해성기후는 여름에는 기온이 높고 건조하나 겨울에는 비가 많이 오고 온화한 지역이다. 이에 공룡의 먹이라고도 불리는 화석 울레미소나무, 어린 왕자 소설에 나오는 바오밥나무, 시어머니방석이라고도 하는 금호선인장, 환영이라는 의미를 가진 부겐빌레아 등 227종 1960본을 만날 수 있다. 열대온실은 신비로운 정글 속 주제로 열대우림의 웅장한 폭포와 식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열대우림, 비밀의 숲 탐험을 통해 열대 숲 세상에 온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소원을 이뤄주는 악마 같은 천사 알스토니아 스콜라리스, 흙 속의 부족한 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식물, 탄소를 흡수하는 효과가 커 지구 온난화 방지의 대표적인 식물 맹그로브 등 437종 6724본을 만날 수 있다. ◆11월까지 가을 기분 JAZZ다 공연 계절에 따른 특색을 담아 상시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는 특별 전시온실에서 현재는 가을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가을 기분 JAZZ다란 공연이 진행 중이다. 가을 기분 JAZZ다는 지난 8일 시작했으며 오는 11월 21일까지 진행한다. 정원 속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재즈로 코로나 블루를 달래줄 힐링 뮤직을 선사해 여유와 위로, 감동을 전한다. 사계절 전시온실 중앙홀에서는 그린테라피(Green Therapy) 특별기획전을 진행한다. 우리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다양한 식물의 치유능력을 소개한다. 특별기획전은 오는 2022년 2월 27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 질감을 가진 반려 식물의 초록 잎들은 시각과 촉각, 후각을 통해 행복 호르몬과 긍정 에너지를 주고, 미세먼지를 정화해 폐와 머리를 맑게 해준다. 갖가지 색깔의 꽃들은 사랑, 평온, 소통, 활력 등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식물이 저마다 지닌 고유의 향기는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편 국립세종수목원은 곤충에 관심이 많은 초등생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모두家 행Bugs 수강생을 지난 10일까지 모집, 오는 24일까지 매주 일요일 교육한다. 식물과 곤충, 사람의 관계를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기획됐으며 곤충이 사람에게 주는 이로운 점으로써 누에고치를 활용해 명주실을 만들어내는 과정까지 체험 중심으로 이뤄진다. ◆한국 전통정원과 분재원 한국 전통정원은 궁궐 정원, 별서 정원, 민가 정원이 있다. 궁궐 정원은 창덕궁 주합루와 부용정을 실제 크기로 조성했는데 왕이 사랑했던 다양한 나무와 꽃을 만나볼 수 있다. 별서 정원은 소쇄원을 주제로 계류, 화오, 담장 등을 연출했다. 민가 정원은 옛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정자 목과 돌담 등을 정원 요소로 도입해 친숙하면서도 편안함을 주도록 조성됐다. 분재원은 화분에 담긴 자연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분재를 감상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형태의 분재작품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사전예약을 통해 설명과 함께 들을 수도 있어 어릴 적 친숙하게 봤던 분재를 더욱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 방문자 센터까지 쭉 뻗은 시원한 수목원 길과 노랗게 변해가는 가을날의 잔디밭, 그 너머 사시사철 푸른 온실 전실과 한국 전통 궁궐 정원, 금강의 맑은 물을 가져와 습지와 작은 시내를 만들어 생태를 관찰할 수 있으며 학습할 수 있는 청류지원까지 갖춰져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국립세종 수목원에서 달래 보길 추천해 본다.

[지역명소] 대전 동구 우암사적공원, 깊어가는 가을 도심 속 힐링쉼터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깊어가는 가을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대전 도심 속 힐링쉼터가 있다. 조선 시대 저명한 유학자,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선생의 숨결과 그 문화적 풍치가 가득한 우암사적공원. 대전광역시 동구 충정로 53, 가양동에 있는 문화유산 공원이다. 내부에 있는 조선 시대 건축물은 대전지역에서 학생들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의 사랑을 받는 문화유적 답사지로 유명하다. 일찍부터 대전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서 사철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최근 정문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오히려 내부가 잘 보이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는 평가도 있다. 우암사적공원은 대전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호인 송자대전 목판을 보관하고 있어 그 가치를 더해준다. 이곳에는 우암선생과 그 제자들이 북벌책을 강구하던 장소로 홍농서당과 남간정사가 있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1만 6000여평에 장판각, 유물관, 서원 등의 건물을 재현해 지난 1998년 4월 17일 사적공원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곳은 선생이 말년에 제자를 가르치고 학문에 정진하던 남간정사, 건축미가 뛰어난 기국정, 송시열 문집인 송자대전판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화재가 보전돼 있을 뿐만 아니라 공원 곳곳이 잘 단장돼 있다. 우암사적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맨 먼저 왼쪽으로 남간정사와 함께 기국정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남간정사 연못가에 서린 우암의 얼 우암의 뜻을 높이 기리기 위한 남간정사(南澗精舍)의 남간은 양지바른 곳에 졸졸 흐르는 개울을 의미한다. 남간정사는 우암이 1683년(숙종 9년) 직접 입지를 선정, 건립하고 당호를 명명한 강학처(講學處)로 알려졌다. 남간정사 앞 연못가에서 나라 걱정을 하며 거닐었던 우암을 떠올려본다. 우암 선생의 유품을 보관한 유물전시관과 우암 선생이 후학을 가르쳤던 곳 앞에 서서 1600년대 조선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잠시나마 우암의 사상(思想)에 머물러 본다. 전쟁의 그늘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기 시작한 조선 후기는 학문과 문화가 꽃을 피운 시기였다. 송시열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정치 사상가이며 한 시대를 휘어잡은 걸출한 정치가였다. 주자학의 대가로서 율곡 이이(栗谷 李珥)의 학통을 계승해 기호학파의 주류를 이뤘다. 병자호란 때 왕을 호종해 남한산성으로 피란했으며 기해예송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아침에 도를 깨우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공자의 말을 삶의 지표로 삼고 주자의 가르침을 평생 따라야 할 원칙으로 생각하고 실천했다. 남간정사는 우암 만년에 학문 수양과 후학 양성에 전념했던 뜻깊은 건축물로서 우암 사후에 소실됐다가 1794년에 중건됐으며 1989년 대전시 유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됐다. 남간정사는 조선 중후기 정사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데다 남간정사 주변은 자연경관을 잘 활용한 고정원이 일품이다. 개방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다. ◆마음을 밝고 바르게 하라는 명정문(明正門) 남간정사를 살펴보고 나와 좀 더 위쪽으로 올라가면 우암선생의 유물과 일생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관이 있고 유물관 앞 홍살문 사이로 멀리 명정문(明正門)이 보인다. 조선 시대 서원의 형태를 재현해 놓은 곳이다. 서원 안으로 들어서면 우측에는 모든 괴로움을 참아야 한다는 뜻의 인함각(忍含閣), 좌측에는 모든 일을 명확하게 하고 마음을 맑게 하라는 뜻을 담은 명숙각(明淑閣), 정면에는 마음을 곧게 쓰라는 뜻의 강당인 이직당(以直堂)이 자리하고 있다. 그 뒤로 매사 심사숙고해 결정하라는 뜻의 심결재(審決齋)와 선현의 가르침을 굳게 지키라는 견뢰재(堅牢齋)가 있다. 다시 명정문을 나와 우측으로 돌아가면 연못과 덕포루(德布樓)가 한 폭의 그림같이 펼쳐진다. 덕포루와 더불어 고즈넉한 연못이 운치를 한층 더한다. 아름다운 풍경에 다시 한번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저절로 고요해지는 마음은 자연과 하나가 돼 깊어져 간다. ◆우암문화제 등 다양한 행사 사적공원 내에는 봄, 가을 우암 선생의 제향 봉행이 이뤄지고 있다. 해마다 10월이 되면 이곳에서 그를 기리고 전통을 체험하는 축제인 우암문화제가 열린다. 우암문화제는 송시열 선생의 정신과 사상, 학문 예술 등에 대해 시민에게 이해시키고 널리 홍보하며 추모사업과 함께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주요행사로는 강경경연대회, 우암백일장, 한시백일장, 휘호대회, 도의사례 발표 등 옛 선비의 전통적인 모습을 재현하는 행사이다. 동구문화원 주관으로 열리는 우암백일장은 초중등 학생들의 참여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대전시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관심 있는 참여객이 찾아오고 있다. 우리 고유의 선비문화의 장점을 후세들에게 알리고 배움의 기회를 줄 수 있는 바람직한 공간이다.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 한국관광공사가 전국관광기관협의회와 함께 관광객 밀집을 최소화하고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을 선정했는데 대전 동구에서 뽑힌 두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곳 우암사적공원이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동구 8경 중의 하나인 우암사적공원이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돼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명품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왕상 동구 관광문화체육과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이지만 마스크는 단단히 마음은 넉넉히 하시고 아름다운 동구의 명소에서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는 최근 서미숙 관광 분야 명예구청장 및 방역 활동가와 함께 관내 가을 주요관광지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 캠페인을 펼치는 등 관광객들의 안전한 방문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암사적공원은 대전광역시 동구청에 의해 동구 8경 중 제6경으로 선정됐으며 대전시티투어버스의 승차지로 지정돼 대전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올가을 우암사적공원에서 가족, 친지와 함께 조선 시대 문화의 매력을 더듬으며 가을 단풍의 정취를 듬뿍 담아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슈현장] ‘발톱 드러낸 공룡’ 독점 카카오택시와 살길 찾는 지역택시… “상생안 절실”

세계적 차량 이용 서비스인 우버와 이와 유사한 국내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정부 규제로 사실상 퇴출당하면서 더욱 거대한 공룡이 돼버린 카카오택시. 80%에 달하는 점유율로 플랫폼 시장을 독차지한 카카오와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역택시들의 살길 찾기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플랫폼 독점 불공정이라는 새로운 폐단을 끊어내지 못하면 사용자나 제공자나 중개하는 대기업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본지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우리 생활에 깊게 자리잡은 플랫폼 서비스의 득과 실을 살펴봤다. ◆자본논리보다 상생 고려해야 몸집을 키워 독과점 기업이 되면서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은 더 많아졌다. 반면 지역 현장에서는 기세를 몰아 시장독점을 꾀하는 카카오의 불공정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천안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이경은(가명, 54 남)씨는 자가용으로 출퇴근해 가끔 카카오택시를 이용하고 있는데 빠르게 오고 안전한 편이어서 선호하게 된다며 장점을 들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회사원인 박모씨(40대, 남, 대전)는 타다 서비스 중단 이후 경쟁회사가 없어진 상태에서 카카오택시의 5000원 요금인상 발표는 횡포에 가깝다며 독점으로 인한 카카오택시의 횡포가 과연 어디까지일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이어 모바일택시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한 카카오 모빌리티가 기업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데 이는 자본 논리만 앞세우느라 정작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 입장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분노했다.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는 카카오택시 외에도 수도권에서는 마카롱, 반반 등 비교적 입지가 좁은 플랫폼 택시도 운영되고 있다. 마카롱 택시의 경우 고객이 자전거 등 큰 물건을 실어야 할 시 추가 비용을 부과한다. 또 여성 고객이 운전자를 여성으로 요청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다양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카카오택시의 고속성장을 막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플랫폼, 너무 많은 정보 불편 전남군 단위에서는 카카오택시가 아직 발을 붙이지 못했다. 해남군에서 택시 업계에 종사하는 김모씨는 군 단위에서는 지역사회인 데다 1000원 택시 제도가 있어 카카오택시는 발붙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도시에서는 이용이 편하겠지만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군에서는 전화로 콜을 많이 부른다고 전했다. 플랫폼서비스에 대해 해남에 사는 김유현(가명, 20대, 여)씨는 카카오톡은 많이 이용하지만 쇼핑이나 다른 플랫폼들은 인터넷에서 이용하는 것보다 가격이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고 한정적이어서 이용을 거의 안 한다고 답했다. 또 오히려 카카오톡 안에 너무 많은 플랫폼이 들어있어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며 택시는 택시, 쇼핑은 쇼핑, 뱅킹은 뱅킹 따로 하는 게 더 편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딸의 권유로 카카오뱅크에 가입했다는 이경애(43, 담양)씨는 카카오 플랫폼은 거대한 자본시장의 빌딩 숲과도 같다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미 시작됐고 그 안에서 치열한 전쟁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아날로그에 익숙한 저도 코로나19 이후 카카오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소비를 하고 있다. 이전부터 이미 디지털 혁명이 시작돼 전통적 방법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플랫폼과 조화 이룬 지자체 경남 진주시에서는 시가 자체도입한 진주택시 앱이 출시 7여년 만에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빛을 보고 있다. 카카오택시에 대한 택시업계 반발과 진주택시 앱 사용운동이 카카오택시 수수료 인상과 맞물리면서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진주택시 앱은 지역법인개인택시 기사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형 앱이다. 시는 택시기사들에게 한달에 한번, 통신비의 50%와 승객평가 마일리지 환산금을 지원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개인택시 4800여대, 법인택시 3300여대가 운영 중이다. 이 중 플랫폼 가맹 택시는 대부분 법인택시다. 개인택시 등 플랫폼에 가입하지 않은 택시는 중개수수료, 사용법 등 상호 요구조건이 맞지 않아 여전히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에서는 500대의 카카오택시가 운영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카카오택시는 국토부에서 면허를 관장하는 일종의 중개사업이라며 가맹 조건은 최근 3년 안에 구입한 차량이어야 하며 별도의 사전교육과 차량점검을 통해 승인되면 영업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광주에는 카카오택시 말고도 리본 택시도 운영 중이며 복지 차원에서 100원~1000원 택시도 운행하고 있다. 이밖에 광산구에서는 외곽지역 노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수요응답형 택시가 500대, 서구청에는 임산부 바우처 택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정부, 카카오택시만 키운 셈 카카오택시가 플랫폼 사업자라는 이점을 살려 택시와 승객들 양쪽에서 폭리를 취하려 하면서 독과점 피해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무료라는 혜택을 전면에 내세워 수년간 가맹 택시들을 끌어모으던 카카오택시는 80%에 달하는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자 마침내 감췄던 발톱을 드러냈다. 카카오택시는 이달 택시를 부를 때 승객이 부담하는 콜비를 정액 10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내도록 스마트 탄력요금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승객들은 다른 대안없이 따블택시를 부르는 모양새가 됐고, 택시 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플랫폼 독점기업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각종 논란과 거센 반대에 부딪히자 콜비를 2000원으로 낮추겠다는 조정안을 부랴부랴 내놨다. 카카오가 지탄받는 다른 이유는 회비 10만원가량을 추가로 내는 택시기사에게만 승객의 목적지를 미리 알려줘 일명 승차거부와 골라 태우기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생활에 녹아든 많은 플랫폼서비스처럼 카카오택시도 승객뿐 아니라 기사 양쪽으로부터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구조를 가졌다. 기존에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중간에서 양쪽을 연결해주는 비용치고는 꽤 비싼 수수료인 셈이다. 현장에서 시대 흐름 못 따라가는 정부, 결국 카카오만 좋은일 시킨 꼴 변한 건 없는데 카카오는 중간에서 어쭙잖은 서비스로 택시기사와 손님으로부터 돈을 받아간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공룡의 발톱이 언제 또 나와 누구를 향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 자리 잡은 택시플랫폼 시장 자체를 규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이용객과 택시기사업체가 피해 보지 않고 플랫폼 사업자와 함께 사는 상생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플랫폼 경제혁신은 장려하되 독과점 횡포는 규제하는 정부의 균형 있는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플랫폼 가맹 택시는 소비자의 요구와 맞아떨어져서 이용객이 많지만,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 택시가 운영되고 이를 보장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재: 전남 김미정, 해남 전대웅]

[지역명소] “어야디여~ 배 떠나간다~ ”새벽을 여는 신비의 섬 ‘우도’

[천지일보 제주=이성애 기자] 어야디여 배 떠나간다~ 노 젓는 뱃사공의 노래로 새벽을 여는 신비의 섬 우도. 섬의 형태가 소가 드러누웠거나 머리를 내민 모습과 같다고 해 우도라 부른다. 우도는 제주도의 축소판이면서 어쩌면 더 제주도답다. 제주도가 한반도 남단에 붙어 있듯 우도 역시 제주도 동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우도를 여행하려면 바다와 돌담 사이를 달릴 수 있는 코스와 해안가를 따라 도는 코스 중 선택하면 된다. 코로나19를 비껴가기 좋은 자연 휴양지 우도는 육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제주도에서 또다시 배를 타고 가는 섬 속의 섬이다. 1800여명의 주민들이 바다에서 나는 톳과 각종 어패류를 통해 생업을 이어가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우도는 신생대 제4기 화산활동의 결과로 이뤄진 화산도다. 화산의 활동으로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아 3多라 불려지는 제주도 속 우도는 해양수산부 아름다운 어촌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타박타박 걸으며 하나하나 음미해도 아까운 비경으로 전통과 자연이 보존된 소박하고 아담한 섬이다. 성산 일출봉이 있는 성산포항(15분 소요)과 북쪽으로 6.5km 떨어진 종달항(12분 소요) 두 곳에서 우도행 배가 뜬다. 성산항에서 오전 8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우도를 운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 우선 승선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들어갈 때 한 장 나올 때 한 장 두 장을 기록하는데 요금은 1인당 성인 기준 1만 500원이다. ◆바이크전기 자전거 낭만 여행 우도로 가는 여객선에서는 물살을 가르고 봄바람을 맞으며 저 멀리 보이는 성산 일출봉을 감상할 수 있다. 우도 항에 내리면 우도를 일주할 수 있는 소형자동차(바이크)와 전기 자전거 대여소가 여러 곳 있다. 총면적 6.18㎢, 해안선 길이 17㎞로 3~4시간 정도면 전체적으로 구경할 수 있다. 여유롭게 걸으면서 여행해도 좋지만 바이크와 전기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맛도 낭만적이다. 봄이면 유채꽃의 향연과 우도 소라 축제, 봄보리 축제로, 여름이면 하얀 백사장에서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해넘이의 장관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여행객들은 아름다운 쪽빛 바다 빛깔에 하염없이 넋을 잃고 서 있기도 하고 바위틈에 숨어있는 조개를 관찰하며 나름대로 힐링하고 있었다.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몸을 녹이려고 쌓아 놓은 돌담들을 여러 군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밭과 밭을 갈아 놓은 돌담이야말로 옛날 우도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어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우도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보면 우뚝 솟은 하얀 등대가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망루 등대 옆에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군사적 통신수단으로 사용된 봉수대(망루)에도 올라가 체험할 수 있다. 올라가는 계단도 잘 돼 있어 하늘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앉은 듯한 뷰도 연출할 수 있다. ◆홍조단괴하고수동 해수욕장 홍조단괴해수욕장은 해조류의 일종인 홍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석회화된 새하얀 백사장으로 유명하다. 해변 백사장을 이룬 하얀 알갱이는 산호가 아닌 홍조류가 딱딱하게 굳어 알갱이처럼 부서지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홍조류로 이뤄진 백사장은 세계에서 드물어 보호하고 있다. 동양에서 유일하게 홍조단괴로 이뤄져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우도 8경 중 하나로 눈이 부시게 하얀 백사장과 푸른 에메랄드빛 바다, 파란 하늘이 선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면 우도 바다만이 주는 매력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우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 있는 홍조단괴해수욕장은 영화 시월에가 촬영되기도 했다. 서쪽에 서빈백사 홍조단괴해수욕장가 있다면 동쪽에는 하고수동해수욕장이 있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은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얕으며 파도가 잔잔해 여름철이면 관광객들에게 해수욕장 명당으로 인기 만점이다. 눈으로 청양한 바다를 감상하면서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바쁜 일상에 지쳤던 몸과 마음이 힐링 받는 느낌이다. 해수욕장 부근에 있는 카페에서 바라보는 오션뷰는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우도의 명물 땅콩아이스크림과 에이드를 주문해 테라스에서 먹고 마시는 기분은 뷰가 너무 예뻐 먹기에 아깝다. 멍 때리면서 앉아 쉬노라면 그 자체가 힐링이 된다. ◆우도봉 검멀레해변과 동안경굴 우도봉에 오르면 우도의 풍광은 물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성산 일출봉과 한라산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우도봉은 완만한 천진동 코스와 경치가 멋진 검멀레해안코스가 있다. 우도봉에 우뚝 솟아있는 등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우도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우도의 진짜 풍경을 볼 수 있다. 우도봉 절벽 아래 위치한 검멀레해변도 꼭 들러야 할 우도의 비경이 숨어있다. 우도 8경 중 4곳을 둘러 볼 수 있는 보트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검멀레해변 모래사장 끄트머리 절벽아래에는 콧구멍같은 동굴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다. 검멀레의 검은 검다, 멀레는 모래라는 뜻으로 검은 모래 해변을 뜻한다. 해변 끝에는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동굴도 있다. 썰물에는 해수욕장 끝에 자리 잡은 동굴 안으로 접근할 수 있다. 동안경굴(東岸鯨窟)은 우도 팔경 중 하나다. 검멀레해변에서 넘실대는 파도와 신이 내려준 해안 절경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준다. 바다 쪽에서 우도의 비경을 보고 싶다면 보트를 타고 검멀레 주변 한바퀴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고고한 우도봉과 검멀레해변 바다에는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제트보트가 우도의 비경 8경을 뜻하는 8자를 그리며 하얀 포말을 이룬다. 물거품이 얼굴에 와 때려도 여행객들은 함성을 지르며 마냥 즐거워했다. 이곳 바닷가를 배경으로 동콩이와 동귤이 아이스크림을 먹노라면 여행객들은 모두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다. 또 주변에는 노을 승마장이 있어 조랑말을 타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민제(65, 여, 부산)씨는 사랑하는 이들과 추억 만들기에 아주 좋은 여행지인 것 같다며 우도의 아름다움은 역시 검멀레해변의 쪽빛 바다 색깔이며, 보트를 타고 아름다운 비경을 체험하는 것이라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이어 오늘은 당일로 경치만 구경하고 가지만 꼭 다시 와서 숙박을 통해 별 밤의 추억까지 챙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연 절경 외에도 바다낚시, 자전거하이킹, 잠수함과 유람선 등을 통해 여행의 재미를 더하는 섬 속의 섬 우도를 추천해 본다.

[지역명소] 싱그러운 초여름 해남에서 파스텔 빛깔 이국적 풍경 즐겨 보세요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의 6월은 초여름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어느덧 초록이 짙어진 나무 그늘 아래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이 답답했던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가족과 함께 자연 속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언택트 여행지를 소개한다. ◆동화나라 온 듯한 풍경 4est수목원 해남 현산면 봉동계곡 깊숙이 숨겨진 보석, 4est수목원이 탐스러운 수국꽃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4est수목원은 식물학을 전공한 김건영씨 부부가 5년여에 걸쳐 조성한 곳이다. 6만여평 숲을 따라 14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식재돼 있다. 인문학과 수목원의 만남을 주제로 동서양의 철학적 이상향이 담긴 소정원들이 다채롭게 조성됐다. 특히 초여름 시기인 6월부터는 8000평 규모 수국정원의 수국이 만개하면서 수목원 전체가 동화나라에 온 듯 파스텔 빛깔의 이국적 풍경으로 가득찬다. 수목원의 식물들과 어울려 잘 조성된 수국정원은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도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찾아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안심관광지 25와 광주전남 강소형잠재관광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건영씨가 전국을 찾아다니며 수집한 희귀수국을 비롯해 200여종의 다양한 수국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올해 수국정원의 운영 시기는 오는 7월 18일까지로 6월 중순경이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초록빛 아래 여름향기 가득한 장춘계곡 장춘계곡은 해남의 명산인 두륜산의 계곡으로 대흥사 입구부터 일주문까지 약 4㎞에 이르는 산책로 장춘숲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이다. 나무가 많다 보니 사시사철 푸르고 꽃이 피어 언제나 봄 같다고 해서 장춘이라 불리는 이곳은 난대림과 계곡이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 두륜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한 대흥팔경 중 1경으로 꼽히는 구곡유수(九曲流水)는 사철 개화성춘하는 동백나무와 울창한 숲 사이로 아홉개 계곡, 아홉개 다리(九曲九橋)를 지나 흐르는 계곡물을 말한다. 숲길 안쪽으로는 산책로가 조성돼 삼나무와 측백나무, 동백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계곡 위로 목조 다리 등도 조성돼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산책로에서 새소리와 함께 자연을 느끼면서 힐링할 수 있다. 다양한 식물이 원시림을 이룬 숲길을 걷다 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대흥사가 길 끝에서 반겨준다. 국보 308호 북미륵암 마애좌불을 비롯해 천년수, 일지암, 남미륵암 등 갖가지 전설을 간직한 유적도 만날 수 있다. ◆남도 대표 걷기 여행길 달마고도 달마고도는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가 있는 달마산에 조성된 17.74㎞에 이르는 둘레길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계를 쓰지 않고 돌 하나하나를 지게로 날라 조성하는 노력 끝에 생태와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남도 대표 걷기 여행길이 탄생했다. 지난 2017년 11월 개통 이후 18만여명의 국내 워킹족이 다녀갈 정도로 관심받고 있다. 달마고도는 한국의 산티아고에 비견되며 전국의 걷기 여행객들 사이에서 꼭 한번 가봐야 할 트래킹 코스로 부각되고 있다. 달마고도 걷기 길은 공룡의 등뼈 같은 바위암릉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앞으로는 탁 트인 다도해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완주를 위해서는 6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주변 풍광과 숨겨진 이야기들이 걷기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달마산 아래 자리한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와 달마고도 길 가운데서 만나는 하늘 끝 암자 도솔암은 달마고도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그대로 닮아있다. 해남군에서는 달마고도365걷기 프로그램을 통해 달마고도를 찾는 여행객들을 안내하고 있기도 하다. 5~6월에는 산린이혼산족을 위한 걷기 행사로 트래킹가이드가 동행, 혼자 걷기여행을 떠나기 망설였던 혼산족이나 등산에 처음으로 입문하는 산린이들이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달 12일에는 달마고도 전코스를 도는 달마고도 마냥걷기(7시간) 26일에는 땅끝탑까지 가보는 땅끝천년숲옛길 탐방(7시간) 등 달마고도 내 가장 인기 있는 코스로 마련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북적거리는 관광지가 부담스럽다면 땅끝 해남의 여유로운 자연속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해 보길 추천한다.

[지역명소] ‘도심 속 푸른 휴식처’ 광주호 호수생태원… “누리길 탐방객, 걷기만 해도 좋아”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계절 따라 변화되는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를 전하고 시민들에게 도심 속 푸른 휴식처가 되고 있는 광주호 호수생태원(북구 충효동)이 사계절 나들이 명소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본지 기자도 지난 26일 너른 호수로 연결된 누리길을 따라 짙게 물든 녹색 풍경을 즐겼다. 광주호의 잔잔한 물결과 무등산의 시원한 바람을 함께 맛볼 수 있는 호수생태원은 무등산 원효사를 넘어 소쇄원에 접근하기 직전 광주호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광주호 주변의 다양한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06년 3월 문을 열었다. 오래전부터 자생하던 동식물들에 안락하고 쾌적한 서식처가 되고 있으며 특히 수생식물원생태연못야생화 테마공원목재 탐방로전망대수변관찰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인접해있는 가사 문학 관련 유적지 환벽당 일원, 취가정과 함께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무등산을 둘러싸고 있는 광주담양화순은 지난 2018년 4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무등산 주상절리대, 화순 서유리 공룡 화석지, 담양 추월산 등 국제적 가치를 갖는 지질유산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와 어우러져 광주호 호수생태원 등 다양한 생태역사문화 등이 있다. 지난 2018년 4월 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 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했던 판문점 도보다리를 재현한 시설도 있다. 돌밑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하늘을 향해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양쪽으로 늘어서 있어 상쾌한 자연의 느낌에 저절로 힐링이 된다. 돌 밑은 석저(石低)의 우리말로 이 지역의 옛 이름이 석 저촌이었다. 지금도 광주호 안쪽에는 평화롭게 살아가는 석저마을이 있다. 이외에도 별뫼길, 노을길, 가물치길, 풀피리길 등 재미있는 산책길이 있다. 또 하나의 호수생태원 볼거리로 충효동 왕버들 군을 빼놓을 수 없다. 이처럼 이곳 왕버들 군에는 나무와 관련된 유래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며, 왕버들 군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도 매우 높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왕버들 기원제는 왕버들의 무병장수와 충효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생태원 입구 말무덤 전설 광주호 호수생태원 입구에 들어서면 무덤 하나가 눈에 띈다. 말무덤이다. 우리나라 많은 곳에 전해지듯, 마을에 나쁜 액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의 산인 조산(造山)을 만들고 이를 큰 무덤이라는 뜻으로 말무덤(大塚 )이라고 불렀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이 마을 출신 김덕령 장군이 아끼던 말을 이곳에 묻었다는 얘기도 있다. 또 옛날부터 사소한 말 한마디가 씨앗이 되어 사람들 사이에서 싸움이 그칠 날이 없자 마을에 나쁜 말들을 이곳에 묻어 떠돌지 못하도록 했다는 언총(言塚)의 의미도 있다. 마을 사람들은 평소 말무덤이라 부르고 있다. 말무덤 맞은편의 조그마한 입석과 마을 앞의 왕버드나무와 함께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고 전해진다. 호수생태원은 지난 2006년 광주호 상류에 18만㎡ 규모로 조성된 후 연 30여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등 외부활동에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도 방역 수칙을 지키며 12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하향됨에 따라 지난 2월 16일 재개장해 3월말까지 2만 5000여명(평일 400여명, 주말 1500여명)이 방문했다. 호수생태원의 인기 요인으로는 사계절 변화를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꽃과 나무를 꼽을 수 있다. 광주호 주변 다양한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조성된 호수생태원에는 나무 6만 5000그루, 초화류 18만 7000본, 생태습지, 구절초 동산 등 테마별 단지를 갖추고 있다. 다양한 초화류가 식재돼 봄에는 수선화와 노란꽃창포, 여름에는 금사매와 수련, 가을엔 꽃무릇과 구절초 등 계절별 변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버드나무 군락지, 습지 등 다양한 동식물 생태 과정도 살펴볼 수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으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즐겨 찾고 있다. 호수생태원을 관리하는 푸른도시사업소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힐링 할 수 있도록 봄꽃 1만여본을 심고 앞으로도 계절별 꽃을 심어 호수생태원의 사계절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광주호 주변 자연풍경을 걸으며 느낄 수 있는 누리길도 호수생태원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광주시가 25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8년부터 조성한 누리길 산책로는 지난해 12월 완공 1.8㎞로 조성됐다. 기존 생태 탐방 산책로와 연계돼 광주호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광주시는 100억원을 투입해 호수생태원 규모를 20만㎡ 추가 확장하기로 하고 지난 2017년부터 사유지를 매입해 문화재 발굴조사 등 기본 사업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사업을 마치면 광주를 대표하는 관광자원과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온 전희영(45, 북구 두암동)씨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긍정에너지가 몸속 혈관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라며 집에서 20분이면 올 수 있어 자주 찾는 데 걷기만 해도 좋다고 기자에게도 자주 오기를 권했다.

[지역명소] 이번 역은 레솔레파크… “새로워진 왕송호수공원으로 같이 소풍가요”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시민정원사들이 직접 정원을 가꾼 그린 필드가 있다.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안정과 위로를 찾기에 충분하다. 바로 경기도 의왕시의 왕송호수공원 레솔레파크이다. 레솔레파크는 레이크, 솔(태양, 소나무), 레일의 뜻을 가진 왕송호수공원의 새로운 이름으로 레일바이크, 스카이레일, 캠핑장, 자연힉습공원 등을 아우르는 통합브랜드 네이밍이다. 5월에 개최하려던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코로나19로 아쉽게 취소됐지만, 리모델링된 레솔레파크는 서울 근교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어 주말이면 1만명 이상이 찾는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데이트뿐만 아니라 가족과 소풍 오기에 적합한 명소로 주목 받고 있다. 언제와도 쉽게 주차할 만큼 드넓은 공영 주차장 또한 왕송호수공원이 드라이브 코스로 많이들 선택하는 이유다. 의왕시민에게는 평일 25%, 주말공휴일 15% 할인 혜택까지 주어진다. ◆유휴지 리모델링, 편안한 느낌 왕송호수공원 주변에 위치한 레솔레파크에는 토피어리 조형물 배치로 한껏 운치를 더한다. 낮에는 분수의 물줄기가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또 밤에는 조형물인 열기구에서 비추는 야간경관 조명이 분위기 있는 밤을 선사한다. 봄에는 벚꽃으로, 여름에는 각종 화초들로, 가을에는 단풍잎으로 장식해 사계절 모두 인기를 얻고 있다. 해넘이의 모습은 왕송호수공원과 어우러진 하늘과 맞닿아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미활용부지와 유휴지의 공간을 변경해 공원 내에 리모델링한 레솔레파크의 볼거리는 소풍이라는 주제로 공모된 14개 작품이 있다. 스카이레일이 우뚝 서 있는 공원 안에는 어린이들이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짚라인이 있다. 레솔레파크를 찾은 어른들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듯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놀이하는 조형물과 백설공주일곱 난쟁이들이 아이들을 반긴다. 별 모양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시민들의 모습에는 보는 이로 하여금 평화를 느끼게 한다. 넓게 펼쳐진 정원 곳곳에는 나무 테크가 길을 이어주고 있어 따라가다 보면 왕송호수가 나온다. 어머니를 모시고 산책 나온 길영(가명, 30, 여, 군포)씨는 데크길을 걷는 것은 관절에 무리가 없다는 소문 듣고 어머니와 함께 자주 나온다고 설명했다. 연꽃으로 유명한 풍차 옆 작은 연못 주변에는 소풍 온 친구들끼리 풍광과 추억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던 지난 14일 얼굴을 스카프로 가린 교사들과 어린이집 원생들이 소풍을 나와 휴(休)를 취하고 있었다. 주변 습지에는 왜가리, 두루미, 청둥오리, 심지어 천연기념물 327호인 원앙까지 다양한 철새들도 볼 수 있다. 곳곳에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산책을 즐기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들었다. 편의점 옆에 마련된 벤치에는 집에서 준비해온 각종 맛난 도시락을 꺼내 먹는 시민들도 눈에 띈다. 또 이용자들의 안전과 편의 도모를 위해 CCTV와 WIFI를 확대 설치해 시민편의 공원으로 조성했다. ◆짜릿한 짚라인 의왕스카이레일 인기 왕송호수 자연학습공원동산에는 41m 타워의 스릴 넘치는 짚라인 의왕스카이레일이 있다. 350m 길이의 레일 3개에서 각각 최대 시속 80㎞로 내려오며 천혜의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의왕시 주민들과 관련 기업체 직원에게는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탑승 시에는 탑승동의서를 작성하고 몸무게도 잰다. 팔찌 두르고 승강기 타고 전망대로 올라 레일에 몸을 맡기는 순간 왕송호수공원의 뷰에 빠지고 만다. 체험하고 내려온 이진희(55, 여, 과천)씨는 앞서 타는 사람들의 고함치는 소리와 몸무게 잴 때에 많이 두려웠다며 타고 내려오는 순간 왕송호수의 아름다운 뷰를 감상하다보니 너무 빨리 도착해 아쉽다. 다음에 꼭 한 번 더 타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바로 옆에는 깨끗한 캠핑카 10대, 글램핑 15면, 일반 데크 10면으로 구성돼 하루 최대 14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캠핑장이 있다. 주차장이 있는 하천옆에는 꽃길로 조성된 산책로가 있다. 연꽃의 대향연 왕송연꽃습지는 호수 북쪽에 조성됐다. 연꽃이 피는 6~8월이 되면 1년에 단 한번 볼 수 있는 연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대향연이 아름답다. 실제로 자연학습공원으로 불리던 과거 성수기 주말 하루 방문객 수가 2500명 내외였지만, 요즘은 5배가 늘어난 1만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어, 연 150만명이 찾는 경기도 최고의 인기 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호수를 따라 시원하게 한 바퀴 레일바이크의왕은 국내 유일의 철도 특구다. 의왕시는 철도기술연구원, 교통대학, 철도박물관, 코레일 인재개발원 등의 철도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호수열차는 코로나19로 운영중지 상태지만, 레일바이크는 2016년 개장해 100대, 호수열차 1대(48인승) 시설을 갖춰 주말이면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호수의 제방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레일바이크는 100% 수동이다. 그래서 재미를 더한다. 총거리는 4.3㎞ 정도로 약 1시간 소요되는 레일바이크를 타다 보면 가슴이 펑 뚫린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데크길을 여유롭게 구경하고 나면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 점심시간을 알린다. 왕송호수공원 근처에는 의왕의 또 다른 명소 백운호수 베이커리가 있다. 대형베이커리 카페는 반려동물도 함께 입장이 가능하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빵 굽는 냄새는 의왕을 찾은 여행객들의 침샘을 자극한다. 쟁반, 종이호일, 집게 챙겨서 빵은 직접 고르면 된다. 요즘 강추하는 딸기 크림치즈, 인절미 빵, 어니언크림치즈, 버터프레젤, 후로마쥬 브리오쉬 등이 보들보들하고 사르르 녹는 식감을 자랑한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의왕 왕성호수공원의 대자연을 통해 마음에 쉼과 여유를 얻고 주변 풍경을 보며 힐링해 보는 여행을 추천해 본다.

[지역명소] 백운동 원림, 월출산 자락 남도 고유한 특성 갖춘 별서 정원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남도 지방 고유한 특성을 갖춘 별서정원인 백운동 원림. 처사의 삶을 산 입산조 이담로와 그의 손자 이언길이 백운동 별서를 처음 경영하고 일군 시조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의 모습을 갖춘 것은 18세기 중엽 이덕휘에서 19세기 중엽 이시헌에 이르기까지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에 따르면 원래 백운암(白雲庵)이라는 암자 터로 추정되는 곳에 은거를 위한 별서(別墅)로 조성했으며 나중에는 이언길의 아들 이의권 가족이 옮겨옴으로써 별서이면서 영농과 주거의 성격을 함께한 복합적 공간이 됐다. 백운동 원림은 월출산을 배경으로 계곡 주변의 경승요소를 정원 안과 밖으로 끌어들이는 뛰어난 경관미와 차경 안목이 돋보이는 입지적 특성을 지닌다. 또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복잡한 정신세계의 심리를 정원의 구성 요소로 표현하고, 정원 조영을 통해 이를 승화시키고자 한 작정자의 조영관이 투영된 원림이다. 좁은 진입부의 계곡, 멀리 올려다보이는 월출산 정상부의 원경, 그 안에 안정적으로 자리한 대지와 그 주변의 경승으로 이뤄진 경관미 등 다양한 입지적 특성을 갖는다. ◆백운동 별서원림(別墅園林) 조성배경 백운동 별서원림은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에 있는 민간 정원으로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자연관과 철학적 사유가 깃든 은밀(隱逸)의 공간이다. 백운동 원림은 월출산 옥판봉의 남쪽 경사지의 맨 아래 자리하며, 월출산에서 시작한 계곡이 백운동 원림의 서쪽을 북에서 남으로 흘러 안운저수지에 닿고 다시 금강천으로 이어진다. 또 동쪽에 월출산에서 흘러내리는 계류가 물줄기를 이루었고 북쪽은 현대에 들어 상업적 농장인 강진 월출산 다원이 넓게 조성돼 있다. 숲이 우거지고 계곡이 깊어 멀리에서는 쉽게 찾기 힘들 정도다. 조선 전기까지 백운동(혹은 白雲寺)이라는 암자 터로 존재해 왔으나 1670년경 이담로가 은거를 위한 별서(別墅)로 새롭게 조영한 곳이다. 집안 기록에 따르면 이담로는 둘째 손자 이언길과 함께 1692년경 백운동 별서에 들어와 살았고, 이후 이언길의 큰아들 이의권의 가족 모두가 이곳으로 옮겨옴으로 주거형 공간으로 변모됐다. 특히 훼손하거나 남에게 넘기지 않고 11대에 걸쳐 현재까지 잘 보존해 오늘에 이르고 있어 의미가 크고 유서 깊은 곳이다. ◆다산 정약용과 인연 맺어진 곳 이곳은 원림으로서 가치도 있지만 다산 정약용과 이담로의 후손들이 차를 소재로 깊은 인연을 맺었던 곳이다. 또 다산에서 초의와 이시헌으로 이어지는 인간적 교류와 차를 통한 소통의 흔적들을 잘 살필 수 있다. 이들은 차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조선 후기의 차 문화를 부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담로의 6대손 이시헌은 이 공간과 다산과의 인연으로 다산의 막내 제자가 됐다. 그는 다산이 해배된 이후에도 백운동 대숲에서 나는 찻잎을 따서 떡차를 만들어 다산에게 보냈던 인물이다. 다산은 그에게 차 만드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일러준 바 있고 많은 서신을 주고받아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 제다법을 기초로 해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시판차인 백운옥판차가 만들어지게 됐고 현재까지 이어져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백운동 원림의 진입부에는 동백나무가 우거지고, 백운동이라는 글이 새겨진 큰 암괴(巖塊)가 있다. 계곡과 창하벽, 정유강, 정선대, 취미선방 등이 쉽게 인식돼 백운동 원림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다산 정약용은 백운동 원림의 풍류는 예원진만 못함이 없고 명승은 고중영의 그것보다 낫다고 했다. 특히 5대 동주인 이시헌 역시 도홍경의 화양과 왕마힐의 그림 속 마을과 같고 도원이 부럽지 않다고 해 백운동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수많은 시인묵객들 찾은 교류의 장 호남의 3대 정원이라 할 수 있는 백운동 별서원림은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는 교류의 장이었다. 정원의 빼어난 아름다움과 시적 의미가 함유된 경관과 정원의 구성 요소들은 당대 최고의 선비들이 와서 보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됐다. 이들은 이곳을 찾고 많은 시문을 남겼다. 신명규, 남구만, 임영, 김창흡 형제, 정약용, 초의선사, 황상 등이 대표되는 인물이다. 이시헌이 정리한 백운세수첩(白雲世守帖)에는 역대 명사들이 백운동을 노래한 연작시들이 실려 있다. 이를 통해 백운동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전통 별서 중 기록이 가장 풍부한 편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운동 5대 주인 이시헌은 그의 글에서 자신이 임신년(1812)에 스승 다산과 친구들이 월출산에 올랐던 일을 회고하고 있다. 이는 어린 이시헌과 제자들이 다산을 따라 1812년 5월에 월출산을 다녀온 것을 기록한 것으로, 다산첩을 구성한 1812년 9월은 이 등반 이후에 초의윤동 등과 백운동을 방문하고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또 서신을 통해 차를 보내줄 것과 차 제조법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는 것, 공부에 대한 당부 등을 읽을 수 있다. 다산은 이를 계기로 백운동 12경을 친필 시로 쓴 후 초의에게 백운동도(白雲洞圖)와 다산초당도(茶山草堂圖)를 그리게 한 후 자신의 친필 시를 합첩한 백운첩(白雲帖)을 남겼다. 다산과 초의 두 사람이 모두 백운동 원림과 깊은 관계를 지니고 있음은 이곳이 예사로운 공간이 아님을 입증한다. 두 사람의 곁에는 추사와 혜장스님이 있다. 백운동 원림은 이담로가 살아서는 집짓기에 마땅하고 죽어서는 넋을 묻히기에 마땅한 곳이라고 한 곳이다. 즉 생활의 공간이 자리한 본체 뒤 언덕에 입동조인 이담로와 부인의 묘가 자리하고 있으며 정선대 하단에는 이시헌의 묘소가 있다. 뿐만 아니라 백운동 경역을 산보하다 보면 곳곳에 묘지를 볼 수 있어 산 자와 죽은 자 모두의 안식처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개 조선 시대 사대부가에서 대지 안에 대부분 사당(家廟)이 있고 묘지는 가까이 있지 않은데 이처럼 묘소가 생활공간이면서 별서인 한 영역 내에서 아주 가까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백운동 원림에서 계곡물을 끌어들여 마당을 돌게 하는 유상곡수(流觴曲水)는 인공을 가미한 의지를 볼 수 있다. 매화, 난, 국화, 대나무, 연, 소나무, 동백, 모란, 영산홍, 단풍, 생달나무, 유자나무 등 다양한 정원의 식물이 자리하고 있다. 또 최초의 정원 조성자 이담로는 백운동유서기(白雲洞幽棲記)에서 연과 매화, 국화, 소나무, 대나무, 난초를 기술하고 학(鶴)과 거문고(琴)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식물 이외에도 학과 거문고를 서술함은 조경 식물과 선비의 고고함을 상징하는 학과 풍류를 보여주는 거문고의 어우러짐으로 이들 하나하나가 이 공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을 짐작하게 한다.

지자체마다 “‘이건희 미술관’ 최적지”… 전국 확대 유치전 ‘치열’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2만 3000여점에 달하는 미술 소장품을 전시할 일명 이건희 미술관과 관련, 전국에서 치열한 유치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이 회장의 미술품 기증과 관련해 많은 국민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이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주문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현재 기존시설에 예술품을 담을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관계로 이를 위한 미술관박물관수장고(작품이 보관되는 장소) 건립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이 언론에 발표되자마자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앞다퉈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대구부산진주용인 등 이 회장과 인연이 있는 지자체마다 출생지라던지 창업주 다닌 초등학교 소재지 삼성 본사 있는 곳 등 각양각색의 명분을 들고나왔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범시민 서명에 나선 곳도 있다. 이는 경제위기 속 낙후된 스페인 지방의 한 공업도시 빌바오를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도약시킨 이른바 빌바오 효과를 누리기 위한 열망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술관 건립으로 부활한 빌바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스페인 서북부 바스크 지방 빌바오에 있는 근현대 미술관이다. 한때 철강과 조선산업으로 경제와 금융의 중심지로 발달했던 빌바오는 1970~1980년대 해당 산업이 붕괴하면서 지방의 낙후된 공업도시로 전락했다. 최근 당면한 한국의 조선산업 위기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때 35만명 규모의 인구를 근근이 이어가던 빌바오를 탈바꿈시킨 것은 대규모 정부 공모사업이나 대단한 프로젝트가 아닌 근현대 미술관 건립이었다. 악화일로를 걷던 빌바오 시는 1997년 들어선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한해에만 1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문화도시로 부활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다. 당시 바스크 지방정부가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을 통해 1억달러 규모의 미술관을 유치한 이 결정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정부도 어쩌면 코로나 사태와 인구재앙이라는 절박한 상황 속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빌바오 효과를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역별 유치전략도 각양각색 이건희 미술관이 단순한 시설 건립을 넘어 지역경제를 부흥시킬 소재로 떠오르면서 지자체마다 갖가지 유치전략을 세우는 등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먼저 대구시는 고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이자 삼성그룹이 태동한 곳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이 과거 대구 인교동에서 모태회사 격인 삼성상회를 창업했으며, 주요 계열사 제일모직을 비롯한 삼성창조캠퍼스 등을 칠성동에 설립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유일한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4개관으로 운영 중이지만 이미 3개관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역민들의 문화적 박탈감이 심각하다는 점도 지목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만약 이건희 컬렉션이 한곳에 모여 국민께 선보인다면 그 장소는 당연히 창업주가 창업했고 이건희 회장이 태어난 대구여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기반을 다져온 대구의 문화적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문화명소로 만들어나가겠다고 피력했다. 경남 진주시도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고 예술의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이 아닌 영호남을 아우르는 지역에 건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주는 지리적으로 남부권의 중심이며 부산울산대구광주 등 영호남 대도시권에서도 1~2시간 만에 올 수 있어 미술관 건립에 가장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또 진주 지수면은 기증자인 이 회장의 선친이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유년 시절 다녔던 지수초등학교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LG 구인회 회장, GS 허만정 선생, 효성 조홍제 회장 등을 배출하면서 기업가 정신이 태동한 터전이라는 점을 시는 내세웠다. 실제로 진주시는 지난 2018년 7월 한국경영학회로부터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의 수도로 지정되면서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우리나라는 문화예술시설이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편중돼 있다며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지방에도 새로운 문화시설을 설치해 많은 국민이 문화예술을 누리는 문화 민주주의를 실천해달라는 것이 기증자의 진정한 뜻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와 수원시도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용인시는 고 이병철 회장의 소장품을 볼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호암관이 있어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되면 대를 이어 수집한 삼성 컬렉션의 원스톱 관광이 가능해진다고 제안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삼성그룹 창업주가 자신의 호를 딴 호암관을 용인에 건립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면서 고 이건희 회장의 세상에 우연은 없다.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라는 말처럼 호암으로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겨 미술관 유치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발표했다. 수원시는 삼성전자 본사와 고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가 묘소가 수원에 있다는 이유를 들어 미술관을 수원에 유치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아울러 이건희 컬렉션 중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관련한 작품들이 다수 있으며 인천공항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접근하기 편한 교통망을 갖췄다는 점도 꼽았다. 특히 경남 창원시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범시민 서명에 돌입했다. 지난달부터 25만명 목표로 범시민 서명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온라인 1만 4346명, 오프라인에서 12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최근 중앙부처와 국회를 찾아 이건희 미술관을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가칭)에 조성하자고 건의하기도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참석한 지역 현안 간담회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은 창원이 최적지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 회장 기증품이 모두 들어갈 만한 신규 전시관과 수장고를 위한 부지가 이미 확보됐다는 점도 그 이유로 들었다. 울산시도 이건희 컬렉션 유치전략을 세우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11일 이건희 컬렉션의 울산 전시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과 만나 오는 12월 개관 예정인 울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추진단장은 미래형 미술관이라는 정체성에 맞는 미술관 개관전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내년 이건희 컬렉션 전국 순회 전시를 계획 중인 만큼 울산에 유치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달 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 시장은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처럼 문화의 서울 집중도가 극심한 상황이라며 수도권에는 삼성 리움 미술관과 호암미술관도 있다. 서울에 있으면 지방이 보이지 않는가 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려면 수도권이 아닌 남부권에 미술관을 짓는 것이 마땅하다며 국제관광도시 부산은 북항에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 계획도 있다고했다. 이밖에 안산시도 김홍도의 고향인 점을 들어 관련 작품은 단원의 도시인 안산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문체부에 요구했다. 안산시는 김홍도의 ▲사슴과 동자 ▲화조도 ▲임수간운도 ▲대관령 ▲신광사 가는 길 ▲여동빈도 ▲공원춘효도 등 7개 작품과 단원의 스승 강세황, 아들 김양기, 최북 등 관련 인물 작품 16건도 소장 중이다. 이처럼 유치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지만 정부가 미술관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않아 실현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자칫 지역 간 경쟁만 심화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역 미술계 관계자는 고인의 기부 취지를 살리고 예술의 균형발전을 위해 컬렉션을 지역에 균등하게 나눈다면 많은 국민이 문화예술을 누릴뿐 아니라 관광 등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명소] 문턱없는 선사유적지… “30만년 전, 시간여행이 주는 힐링 만끽”

[천지일보 연천=송미라 기자] 근대 문화의 뿌리를 알 수 있는 곳이 서울 근교에 있다. 바로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유적이다. 넓은 공원 곳곳에 선사시대를 재현한 조각상은 3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간여행을 하게 해준다. 동아시아 최초로 주먹도끼가 발견된 세계적인 구석기 유적지를 본지가 찾아봤다. 연천 전곡리 유적 입구에는 연천군과 전곡리 선사유적지를 상징하는 캐릭터 고롱이, 미롱이가 반겨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때 코로나블루로 지친 시민들에게 몸과 마음의 힐링을 선물해준다. 넓은 공원에 포장도로가 잘 나 있어 관광약자에게 친화적인 관광지로 가볼만하다. 연천군은 지난달 10일부터 입장료를 폐지하므로 문턱 없는 문화재를 표방하며 누구나 편하게 유적공원을 관람하고 즐길 수 있도록 공원으로 조성했다. ◆연천 전곡리 유적의 시작주먹도끼 유적지에 들어서니 초원에 옹기종기 모여 매머드를 사냥하며 생활하던 구석기인들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드넓은 잔디밭에서 비눗방울을 날리며 노는 아이들의 얼굴엔 기쁨이 가득해 보였다. 동두천에 거주하는 이현숙(30대, 여)씨는 코로나로 힘들지만 집 가까이에 아이들이 뛰어 놀수 있는 초원이 있어서 너무 좋다며 입장료까지 폐지되어 자주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구석기 유적을 대표하는 이곳은 1978년 겨울 한탄강 유원지에 놀러왔던 미군 병사에 의해 지표에서 석기가 발견되면서 주목받게 됐다. 이 병사는 채집석기를 서울대학교 故 김원용 교수에게 가져갔고 故 김 교수와 영남대학교 정영화 교수에 의해 아슐리안계 구석기 유물로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구석기 유적지로 알려지게 됐다. 1978년 주먹도끼와 가로날 도끼 등 아슐리안형 석기의 발견 이후 현재까지 11차에 걸친 발굴을 통해 유적지의 성격 규명을 위한 학문적 노력이 계속돼왔고 3000여점 이상의 유물이 채집됐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양면가공된 것과 외면가공된 것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몸통이 두텁고 큼직한 박편흔으로 덮여 있어서 아프리카의 상고안 석기공작과 지형적 유사성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가로날도끼와 뾰족끝찍개 등의 대형 석기도 있는데, 찍개의 경우는 냇돌 또는 냇돌조각으로 만들어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발굴에서 채집된 석기 중 다듬은 석기는 5~15% 내외다. 대부분은 대형 또는 소형의 석편과 부스러기로 돼 있으며, 소령의 자연천석도 존재한다. 주먹도끼 등 양식적으로 발달한 석기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비정형과 즉시성의 석기양태가 주류를 이루는 것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온대환경의 적응과정에서 이뤄진 결과로 보인다 석기의 발견은 1970년대 말까지도 이들 석기의 존재 유무로 동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으로 구석기 문화를 양분하던 모비우스의 학설을 바꾸는 계기로서 세계구석기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세계적 규모의 최첨단 전곡선사박물관 전곡리유적에 위치하고 세계적인 규모의 선사박물관은 원시 생명체의 신비로운 곡선을 모티브로 건립됐다. 실물 비례의 다양한 구석기시대 조형물과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이 쉽고 즐겁게 선사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첨단 체험형 유적 박물관이다. 인류의 위대한 행진을 주제로 한 상설전시실 주요코너는 시간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바닥에 표시된 시간의 선(점선)을 따라 전시실에 들어서면 인류의 진화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복원 조형물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관람객들은 멀리 아프리카를 벗어난 연천 전곡리에 도착한 고인류의 머나먼 여정을 따라 함께 여행해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몰핑스테이션은 RFID카드를 이용해 각 진화 단계별 인류들과 자신의 모습을 합성시켜 자신이 선사시대에 어떤 모습이었을지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다. 연천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구석기 체험존과 구석기 문화 축제 구석기 체험존에선 놀이문화 강사들이 지푸라기로 만든 매머드에 창을 쏘는 새로운 놀이를 시범적으로 체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연천군에 거주하는 김현주(가명, 20대, 여) 놀이문화 강사는 구석기시대를 책으로만 공부하면 딱딱하고 재미없는데 이렇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연천에 있어 자랑스럽다며 학부모라면 연천 전곡리 유적에 와서 아이들이 직접 몸으로 느끼는 역사 공부를 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공원 내에는 2㎞ 내외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구석기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관과 조형물이 있다.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 전후로 개최되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석기 문화축제로 매년 9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대한민국 대표 선사문화축제이다. 세계적인 선사유적과 박물관들에서 직접 참여해 전문가 시연과 전시행사를 선보이는 선사체험 국제 교류전을 비롯해 다양한 선사시대 체험프로그램, 원시 퍼포먼스, 공연 행사 등이 축제 기간 중 다채롭게 펼쳐진다. 연천군 관계자는 전곡선사박물관과 체험프로그램 통합운영을 통해 연령별 난이도에 맞는 전문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체험마을 운영은 잠정 연기됐다고 말했다. 김남호 연천문화체육과장은 사람들은 보통 문화재를 딱딱하고 어렵게 생각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역사 속에 신비와 선조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며 전곡리 유적 공원화 사업이 다 함께 문화재를 활용하며 보전하는 방법을 찾는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역명소] 신록이 아름다운 해남… 명품 안심여행지에서 ‘봄 만끽’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신록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5월, 하지만 일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나들이가 쉽지 않은 시절이다. 징검다리 휴일이 곳곳에 숨어있는 가정의 달,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안심 여행지를 찾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전라남도 비대면 관광지 50선에 선정된 해남 안심여행지를 찾아봤다. ◆해남의 산티아고 남도명품길 달마고도 남도명품길 달마고도는 빼어난 산세와 다도해의 절경이 어우러진 해남 달마산에 조성된 17.74㎞의 둘레길이다. 달마고도는 본래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계를 쓰지 않고 돌 하나하나를 지게로 날라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 공룡의 등뼈같은 바위암릉이 끝도없이 이어지고 앞으로는 다도해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땅끝 사람들이 장에 가기 위해 넘었던 옛길이자 달마산 12개 암자를 잇는 수행의 길을 새로 단장해 지난 2017년 11월 개통했다. 4코스로 이뤄진 달마고도는 매 구간마다 색다른 풍광을 선사하고 있다.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를 비롯해 바위 무더기가 흘러내린 너덜겅, 고목이 울창한 숲길, 다도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등 걷기 여행의 묘미가 가득해 개통 이후 전국의 트레킹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땅끝의 아름다운 생태가 그대로 살아있고, 미황사를 비롯한 달마산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세계적인 순례길인 산티아고에 비견되고 있다. ◆사계절 설레는 숲길 4est수목원 해남군 현산면 봉동마을의 4est수목원(포레스트수목원)은 6만여평 숲을 따라 14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있다. 포레스트수목원은 숲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forest에 별(star), 기암괴석(stone), 이야기(story), 배울거리(study)라는 4개의 st를 즐길 수 있는 수목원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인문학과 수목원의 만남을 주제로 동서양의 철학적 이상향이 담긴 소정원들이 다채롭게 조성됐다. 특히 200여종, 8000여 그루를 식재한 수국정원은 국내 최대 규모다. 계절별로는 봄 분홍꽃축제, 여름 수국축제, 가을팜파스그라스축제, 겨울 얼음축제 등도 개최하고 있다. 올라가는 길에 This is yours(이것은 당신의 것)라고 크게 적힌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 순간 이 수목원의 아름다움이 모두 내 것인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숲길을 걸을 수 있다. 중간중간 나무에 달린 그네도 있고, 트리하우스와 돌다리도 있어 숲길을 걷는데 재미를 더해 준다. 이곳은 코로나 19이후 주목받고 있는 매력적인 야외 관광지로, 2021년에 방문해야 할 12개 명품 숲 및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가 주관하는 강소형 잠재관광지 육성사업 공모 대상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드라이브, 자전거길 명소 고천암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이르는 드넓은 간척지와 이를 가로질러 흐르는 고천암호는 매년 겨울이면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 찾아오는 우리나라 대표 철새도래지다. 특히 전 세계 가창오리의 98%에 달하는 개체가 고천암에서 겨울을 보내는데, 일출과 일몰시기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화려한 군무가 장관을 이룬다, 또한 해남읍 부호리에서 화산면 연곡리까지 약 3㎞ 거리에 165만㎡에 달하는 광활한 갈대밭은 자연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 자전거길 명소로 알려져 있다. 고천암에 자리한 자연생태공원은 바닥분수가 있는 에코센터, 철새와 고천암호의 낙조를 즐길 수 있는 조류관찰센터와 조류탐조대, 고천암호 갈대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갈대탐방로, 자전거족을 위한 에코트레킹 쉼터가 고천암호를 둘러 조성돼 있다. 어린이 놀이터 등도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있어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즐겨찾는 숨은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