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기업 독무대가 될 수밖에 없는 교육부 사업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부당한 걸 알고 있었지만… (돈을) 받은 게 있으니 어쩔 수 없었어….” 이는 교육계에 얼마 전까지 공무원 신분으로 몸담았던 H씨의 말로, 교육청 스마트기기 사업의 ‘대기업 독식 구조’가 언론의 지적과 사업자들의 반발에도 바뀌지 않았던 이유다. 당시 본지와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을 배제하고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불공정한 입찰 관행을 지적하는 기사를 교육감을 비롯해 감사실, 조달청 고위 관계자 등에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기껏 나온 말도 “이 사업은 부교육감이 관할하고 있어서 난 잘 모른다(교육감)” “교육청이 강행하는 거라 어쩔 수 없다(조달청 고위 관계자)” 등등이었다. 사업을 수주한 기업 관계자 및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난 교육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교육부가 추진하는 사업 중 대부분이 기업들의 뇌물 제공 등 로비로 인해 사업자가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공개 입찰을 진행한다. 물론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쉽게 드러나면 안 되니 중간에서 여러 단계를 거친다. 많이 받을수록 정교하다. 그래서 지급자 A와 최종 수령자 B가 있다면 적발될 위기의 순간에 수많은 중간다리를 하는 역할 중 A는 하청 업체에, B는 내부 직원(예를 들어 비서실) 중 총대를 대신 멜 누군가에게 덤터기를 씌워 꼬리를 자른다. 돈이 공급되는 과정은 여러 방식이 있겠으나 교육청에서 사들이는 물품의 공급가를 대당 몇 만원씩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사전에 공급사와 협의한 후 이뤄진다. 나중에 결과적으로 보면 전체 사업 수행 예산에서 5% 또는 10%가 B의 손에 들어간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종 수령자 B 또한 상위 기관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정말 높으신 자리에 있는 분들’끼리 예산을 나눠 먹게 된다. 정권이 바뀌면 정부는 여당에 속하지 않은 수장부터 내려오라고 난리를 친다. 정권 초기인 지금 그래서 교육계에서도 정치적인 기 싸움이 한창 이어지고 있다. 자리를 지키려는 한쪽은 그동안 받은 돈에 대해 꼬리를 자르려고 하고 있고 반대 세력인 다른 한쪽은 본체를 잡아서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치열한 전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적 명분이 뭐든 간에 감사원이나 검찰은 감사 또는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혐의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어느 선에서는 봐주고,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자는 식으로 멈출 거면 하지 않는 게 더 낫다. 자정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감시 기관마저 진실을 덮어서 불의를 수용해주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기자수첩] 금리인상기에 ‘혁신적인 공급안’ 空約되지 않기를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곧 발표할 주택공급 혁신방안 등을 통해 청년·서민의 내 집 마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국민 주거 안정을 실현하겠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했던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 때 했던 말이다. 부동산 시장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도 ‘혁신’을 외쳤다. 장관의 말처럼 새 정부는 허울뿐인 ‘공약(空約)’이 아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최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보고 지금의 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누군가가 집을 사겠다고 할 때 심히 걱정되는 때’라고 할 수 있다. ‘노도강’이 뜨고 있다며 빌라에 투자를 했던 지인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했다던 2030세대 ‘영끌족’ ‘빚투족’은 치솟는 대출이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통계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년간 문재인 정부는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 판단, 저금리로 시장에 막대한 양의 유동성 자금을 풀어버렸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오늘날 서울 아파트 가격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치솟자 놀란 사람들은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어떻게 해서든 집을 마련하기 급급했다. 다만 그들의 바람과 관계없이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실물경제는 침체됐지만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과열됐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이자도 증가했고 강력한 대출규제와 시너지를 내 자금줄이 메마르면서 수요가 줄어 서울 아파트값은 9주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통상 유동성 자금이 풍부한 소수의 부유층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마련한다. 때문에 대출비중이 높을수록 이자 부담에 헐떡일 수밖에 없다. 또 이자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단순히 주택을 마련하는 가계에만 해당하는 부분이 아니다. 주택공급에 필수적인 자금조달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건축비, 인건비 등 대부분의 비용이 인상됐다. 정부는 대규모 주택공급 통해 집값을 잡겠다고 했고 이를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다. 필요한 비용도 늘어난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이자까지 늘어나니 누군가는 그 짐을 짊어져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한국은행도 이달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자기 돈을 투자하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결국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다면 정부 및 공공기관이 시행을 맡아 자금을 융통하고 건설사들에게 시공을 맡기는 꼴이 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문재인 정부와 비슷한 공공주도의 주택공급계획이 될 것이다. 문 정부의 말로를 안다면 금리가 치솟는 지금의 때에 섣부르게 공약(空約)을 던지는 것보다 비판을 감수하고 시간을 두는 것이 어떨까 싶다.

[기자수첩] 국내보다 해외투자로 눈 돌린 기업들의 이유 있는 선택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누가 요즘 한국에 공장을 짓나요? 혜택도 없고, 규제에, 인건비에… 해외에 짓는 게 더 이득이에요.” 기업의 투자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 번쯤은 나오는 얘기다. 그만큼 한국에서 기업 하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이런 말을 비단 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공감하는 눈치다. 최근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 국내 4대 그룹의 움직임을 보면 잇따라 미국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의 최근 투자액을 합치면 700억 달러(약 91조 9000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향후 20년에 걸쳐 미국 텍사스주에 약 2000억 달러(한화 약 25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중장기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점점 해외로 나가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가 현대차에 파격 혜택을 준 것만 봐도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전용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55억 달러(약 7조 2000억원)를 투자하는데 투자액의 3분의 1을 조지아주에서 지원해 준다는 것이다. 금액으로 보면 18억 달러 규모다. 공장 유치로 발생하는 일자리 등에 대한 보답 차원인 셈이다.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데에는 세금 영향도 크다. 단순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면 내년부터 한국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에 대기업이 투자할 경우 세액 공제율이 투자액의 8∼12% 수준이지만, 미국은 반도체·배터리 시설투자의 최대 40%까지 세금을 감면해 주고, 보조금도 지급해 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최근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외국인직접투자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당시 한국의 해외직접투자(ODI)는 215억 달러(약 28조원) 수준이었다가 2021년에 5515억 달러(약 722조원)로 2465.7%나 급증했다. 그만큼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기업들이 1060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지만, 기업환경이 개선돼야 기업들도 계획을 다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선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점점 해외로 투자처를 옮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기자수첩] 디지털플랫폼정부 ‘감시 국가’ 되지 않으려면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논리나, 감시 국가의 논리나, 감시 자본주의 논리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술이 다른 것도 아닐 겁니다. 그런데 어떠한 가치에 입각한 플랫폼에서 움직이느냐가 다를 겁니다.” 20일 진행된 ‘개인정보 미래포럼’ 1차 회의에서 모든 토론이 끝난 후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한 말이다.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플랫폼정부’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모든 개인정보를 비롯한 데이터를 중앙으로 모아 국민·기업·정부가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해외 국가 중 실행 선례가 없는 만큼 이는 선도적인 ‘대전환’이나 다름없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방향으로는 ▲국민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한 곳에서 데이터 모두 처리 ▲같은 서류는 한 번만 제출 등이 있다. 기업에는 활용도 높은 데이터로 혁신적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공공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준다. 정부는 데이터를 기반한 과학적 의사 결정과 투명하고 개방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다. 읽어보면 이상적인 얘기지만 아직 명확한 개념이나 방식이 정립되지 않아 우려도 크다. 윤종인 위원장의 말처럼 ‘빅브라더’ ‘감시 국가’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빅브라더는 긍정적 의미로는 선의 목적으로 사회를 돌보는 보호적 감시, 부정적 의미로는 음모론에 입각한 권력자들의 사회 통제 수단을 말한다. 이에 전문가는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성공은 안전하고 투명한 개인정보 관리가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에게 개인정보 관리에 대해 신뢰를 줄 수 있어야 개인정보 악용 우려나 정보 조작·통제 의혹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안 문제도 지적된다. NSA의 무차별 세계적 도청 파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이버 안보 위협 등 민간인 사찰 및 보안 문제는 옛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플랫폼정부 준비 단계인 지금,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데이터 레이크를 안전하게 보호·활용할 기술적인 계획도 없는 상태다. 때문에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아직 모래성 같다. 모양새는 그럴듯하지만 내실이 없다. 앞으로 많은 토론과 논의를 통해 이를 채워가겠지만 그 과정에서 윤종인 위원장의 말대로 어떤 가치에 입각한 플랫폼을 만들어가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국민이 정말 믿고 개인정보를 맡길 수 있는 국가로 발전해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성공 선례가 되길 기대해본다.

[기자수첩] 10년간 요지부동 ‘유통법’… 규제 개선되나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지난 2012년 제정된 후 10년째 요지부동이었던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선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월 2회 공휴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할 수 없으며 온라인 배송도 함께 금지됐다. 해당 규제가 제정됐을 당시 대형마트·백화점·슈퍼마켓 등에서는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와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시장은 정체되고 오프라인 매점들은 코로나19 이후 매출 하락, 폐점 등의 부진을 겪기도 했다. 반면 대다수의 기업이 이커머스로 발을 들이면서 자연스레 그 규모는 커졌다. 이 과정에서 이커머스에도 쇼핑의 중요한 부분인 ‘다양성’이 확보되기 시작했고 오프라인보다 이커머스로 눈길을 돌린 소비자들이 많이 나타났다. 또한 비대면 쇼핑을 자연스레 접하게 된 젊은 층은 오히려 여기에 익숙해지면서 이커머스 시장은 더욱 성장세를 보였다. 문제는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모두가 발맞춰왔으나 유통법은 10년째 그대로라는 점이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이라는 말과도 같이 현실에 맞지 않은 기존의 것을 고집해 왔다. 그렇다면 취지만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이 살아났을까? 아니다. 해서 해당 법안을 두고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이라는 목소리가 줄곧 나오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흐름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특히 유통시장은 10년 전과 비교해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윤석열 정부가 본격적인 ‘규제 없애기’에 나섰다. 정부는 대형마트 의무 휴무일에 온라인 배송을 금지하는 것이 전통시장 보호라는 원래 법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고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들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등 경쟁 제한적인 요소가 강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달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심야시간대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규제개선 과제 44개를 정하고 소관 부처와 협의에 들어갔다. 이에 업계는 해당 유통법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융통성 없는 오래되고 낡은 규제가 아닌, 유통시장의 빠른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규제로 개선되기를 바란다.

[기자수첩] 알뜰폰 시장의 혼란, 예고된 일이었다

알뜰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활성화 초기에 비해 이젠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러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난무하면서 규제의 칼날이 어떤 식으로 들어올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이다. 정부의정책 방향은 어디로향하고 있을까. 통신 시장은 진입 장벽이 아주 높기 때문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3사의 과점 시장이 돼 버리고 요금이나 상품 또한 이들의 암묵적 담합에 의해 상향 및 일원화된 지 오래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로 스마트폰 제조사도 국내에 하나밖에 남지 않아그 모양새가 더욱 견고해지기도했다. 그런데 이 룰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 바로 알뜰폰이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해 기존 통신 시장의 파이를 나눠 먹고 있다. 무약정이라는 장점과 저렴한 요금제, 사은품 공세 등으로 꾸준히 통신 3사의 가입자를 빼앗아 오고 있다. 알뜰폰 시장은 현재 통신 3사의 자회사와 자회사가 아닌 기업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문제는 이 성장이 통신 3사의 자회사로부터 이뤄졌다는 것이다. 기존 시장을 3사가 과점했으면서 알뜰폰 시장마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 능력, 규모 등 여러 면에서 영세한 순수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들의 시장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3사의 자회사는 5개에 불과하지만 이미 점유율 50%를 넘겼으며 남은 사업자는 40여개에 달한다. 나머지 점유율을 가지고 수많은 업체가 경쟁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까지 알뜰폰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은 진작 들어와 3사의 자회사 못지않은 영향력을 보이면서 중소 사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알뜰폰협회는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중소 사업자를 살리기 위해 자회사 점유율 제한을 해야 하냐, 마냐로 고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신 3사가 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를 둘러싼 모든 주장에는 나름의 일리가 있다. 다만 전 국민이 모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규제에는 신중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득권과 신규 사업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마찰은 어느 시장에서나 일어난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개입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면 중심을 제대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5G 중간요금제 신설과 서비스 혁신을 위한 플랫폼 자율규제 등 새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디지털 정책 기조를 보면 그 방향이 결과적으로는 소비자 편익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알뜰폰 시장도 같은 맥락으로 풀어가야할 것으로 본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둘 중 하나만 없어져도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대신이들 사업자간 불리한 스타트라인을 고려해 조금이라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펴주는 게 맞다. 3사가 과거 출혈 경쟁을 벌이다가 어느 순간 담합의 모양새를 이룬 것처럼 너무 적은 사업자만 남아서도 안 되고 중소 사업자들끼리만 남아서 시장 활성화가 더뎌지는 것도 좋은 방향은 아니기 때문이다. 알뜰폰은 길고 긴 과점 시장에서의 혁신이라고 볼 수 있다. 잡음이 일어나는 건 당연하다. 통신 3사는 언제까지나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지 않을 것이며 불공정한 상황은 어떤 방식으로든 또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외풍에 흔들려 줏대 없이 정책을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시장 활성화를 위해 변함없는 중심과의지로이끌어주는 정부가되길 바라본다.

[기자수첩] 尹정부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균형발전은커녕 금융정책 구멍만 커진다

강석훈 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임명 14일이 넘도록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는 데 노사 간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새 정부는 산은 본점 이전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한 데 이어 지난 9일 2028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겠다고 목표기간을 확정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진행되는 본점 이전에 인력 이탈은 날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전문직을 포함해 46명이 넘는 인원이 중도 퇴사했다. 매년 40명 수준의 인원이 이직 등의 이유로 퇴사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비슷한 수의 인원이 중도 이탈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산은 이전을 밀어붙일 경우 전문직이나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이탈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물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이 그릇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도권에 과잉된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것은 역대 정부도 진행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윤 정부가 이전시키려고 하는 산은이 일반 공공기관이 아닌 국책은행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국책은행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해 약 4조원의 경제유발효과가 발생한다 해도 부산이 금융허브가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앞서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기관의 경우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음에도 그 역할을 서울 사옥에서 진행하고 있어 불필요하게 잦은 출장 등의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조금 더 범위를 넓혀 2017년 2월 전주로 본사를 이전한 국민연금공단은 2019년 3월까지 총 18번의 운용위원회 회의를 모두 서울에서 열었다. 또 본사 이전 이후 대대적인 인력 이탈을 겪으면서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2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이전 직후인 2016년 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것을 감안하면 본점 이전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많은 문제에도 윤 정부가 산은 이전을 밀어붙이자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의 핌피(일종의 지역이기주의)와 정무적 이해관계의 영향으로 발생한 오송역 설치 및 선정 논란을 언급하고 있다. 집단적인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권의 지역 표심 잡기로 인해 잘못된 나비효과가 발생했던 것처럼 윤 정부가 부산, 울산, 경북의 지방권력을 잡기 위해 국책은행 지방 이전 카드를 꺼냈다는 주장이다. 물론 공공기관 이전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공약 이행을 위한 노력이라 하더라도 친시장과 규제 혁신을 표방하는 새 정부가 자본시장 논리와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채 이전을 강행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심리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자수첩] ‘그냥 OTT’는 이제 살아남기 힘들다

CJ ENM, KT, 티빙, 파라마운트+, LG유플러스. 이 다섯 기업의 초협력이 화제다. 콘텐츠 배급사부터 복수의 플랫폼 기업, 이동통신사까지. 언제부터 이렇게 사업 분야를 넘나드는 전략적 제휴가 가능했을까. 이제는 국내에서도 디지털 플랫폼화가 이같이 비유기적 성장으로나타나는 추세다. 이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충성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누리겠다는 미디어 사업자들이콘텐츠 제작에 큰돈을 쏟겠다고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다. 디지털 시대에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Contents, Commerce, Platform, Network, Device 등 여러 분야의 국내외 사업자가너도나도 OTT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다만 OTT 자체가 이들의 최종 목적은아니다. 대충 보면 OTT 시장이 커지니까 대기업들이 손을 뻗는모양새처럼 보이지만 진짜 목표는 A부터 Z까지 전부 자신의 브랜드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다. 끊임없는 고객 창출이 1순위인 이들에게 OTT는 부업일 뿐이다. 소비자는 즐거울 수밖에 없다. 사업 분야를 초월해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목을 끌겠다고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OTT는 이제 본 서비스를 누릴 때 함께 받는 부가서비스 격으로까지 돼가고 있다. 쿠팡이 글로벌 1위 기업 아마존닷컴의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처럼 쿠팡플레이를 만들고, SK텔레콤이 웨이브에 올라타고, KT가 시즌(Seezn)을 운영하면서도 티빙과 협력하는 모양새가 다 같은 맥락이다. 반면 이처럼 디지털 시대에 국내외 IT 빅테크들이 플랫폼화로 향해가고 있기 때문에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는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는단일 서비스에 특화된 유니콘을 말한다. 글로벌 OTT 중 넷플릭스가, 국내 OTT 중 왓챠가 이에 해당한다. 음원 시장에서는 스포티파이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강자들을 상대로 지금껏 디바이스로 시장을 점유해온 건 정말 엄청난 결과다. 다만 디바이스만 가지고는 혁신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애플마저도 이제 디바이스만 개발하지 않는다. 구글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검색과 광고 시장을 넘어 클라우드와 미디어 시장의 수익까지 꿰찼지만 구글만으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광폭 행보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IT 강자가 된 지 오래지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어떻게든 앞서가기 위해 인수합병을 통해 VR 시장까지 빠르게 선점 중이다. 이젠 이 기업은 안 하는 게 뭐야?라는 물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이 IT 거인 사이에서는 대세이고, 화두이고, 전략이다. 한 우물만 기막히게 잘 파면 성공이 따라왔던 경영 선례는 많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런 전략이 얼마나 먹힐지 예측할 수 없게 돼 버렸다. 자신의 분야에서만 각축전을 벌이던 과거보다 훨씬 이색적인 동맹 전략과 연합군들이 등장할 것이다. 과거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진 대기업이 꽤나 있었던 걸생각해보면 혁신을 도모한다는건 경영자 입장에서도 큰 결심과혜안이 필요한 일이다. 때문에 남다른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미래 시장을 선점할 IT 선구자는 누가 될지, 유니콘들은 어떤 생존 전략을 꾸릴지더욱 기대된다.

[기자수첩] ‘결국 사악해진’ 구글이 주는 교훈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 이는 구글의 비공식 표어이자 모토다.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뜻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런 구글이 사악해질 대로 사악해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앱에 대해 최대30%의 수수료를거두는 인앱결제 정책를 강제하면서 앱 개발사, 콘텐츠 등 관련 업계가 시름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속칭 구글갑질방지법까지 만들었으나 구글은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면서 본래의 목적이었던 수수료 인상을 이뤄냈다. 결제 정책에 따르지 않는다면 앱을 삭제하겠다는 당당한 행보까지 보이면서 말이다. 구글의 앱 마켓 사업자로서 지위를 생각해보면 입점된 앱들은 이를 거부할 방법도, 선택할 대체제도 딱히 없다. 구글의 앱 마켓에 입점되지 않으면 사업 운영에 큰 타격을 입는 완전한 을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사업자들은 요금 인상을 줄줄이 단행했다. 소비자 불만도 폭주했다. 한 소비자단체는 구글의 횡포를 악용해 요금을 올렸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구글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글로벌 공룡 구글이 올린통행세는 결과적으로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가 지불하게 됐다. 여기에 시장 지위가 높은 입점 앱의 경우 정책에 따르지 않더라도 경고한 대로 강력히 제재하지 않고 물밑협상을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강약약강 논란도 일었다. 카카오의 경우 구글의 정책을 따르지 않은 지 보름이 됐는데 구글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구글이 카카오의 행위에 곧바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두 가지가 예상된다. 하나는 카카오를 제재하게 되면 법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입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카카오의 시장 지위가 높기 때문이다. 협상을 통해 카카오가 인앱결제 강제를 면제받든, 정책 위반으로 앱 마켓에서 퇴출당하든 결과와 관계없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외에도 구글의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영향은 계속해서 업계 전반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이에 인앱결제 관련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의 대응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법까지 만들어놓고 구글의 갑질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거세게 받고 있다. 중요한 건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고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이다. 이번 일로 과점 시장에서의 플랫폼 기업의 횡포가 얼마나 강한지 인지하고 제2의 구글이 나오지 않도록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시장 지위를 가진 구글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횡포를 부릴만한 기업은 국내에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편법을 막지도 못하고 불이익이 있으면 조사를 시작하겠다는 식으로 법이 만들어지면 그 법을 믿고 자신을 불쏘시개 삼아 대항할 기업은 없다. 구글의 갑질까지 잘 대응하면 좋았겠지만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플랫폼 기업의 횡포를 더는 업계와 소비자들이 눈 뜨고 당하게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기자수첩] 최저임금 협상 테이블, 본래 취지 잃은 모순… 올리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계산은 무엇

지난 5년간 정부의 경제정책만 되돌아보면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 너무도 많았다. 이는 본 기자뿐 아니라 대부분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나열조차 하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최저임금 한 가지만 짚어보고자 한다. 최소한의 임금보장을 함으로써 사회적 노동 약자를 돕는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는 최저임금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그 취지를 크게 잃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대비해 올리는데 문 정부에서는 이것이 무시된 채 폭주하는 기차마냥 실효성은 따지지 않고 무작정 올린 듯하다. 문 정부 출범 직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2022년도 9160원으로 2690원 올라 5년간 상승률이 41.6%에 달한다. 세계 주요국보다 약 3~10배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올려야 누구나 공감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올해를 제외하고 5년간(2017~2021)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6.8%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최대 5%대가 나올 것을 예상하더라도 6년간 물가상승률은 10%가 겨우 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2017년(1.9%)과 2018년(1.5%)에는 1%대의 물가상승률에도 최저임금을 16.4%(2018년도분)와 10.9%(2019년도분)나 올렸다. 2019년에는 0.4%의 물가상승률에도 최저임금은 2.9% 올렸다. 2020년(물가 0.5%)에는 1.5%를, 2021년(2.5%)에는 5%를 올려 최저임금은 매년 물가상승률의 몇 배 그 이상을 올렸다. 올해도 물가상승률이 5% 가까이 되니 노동계 측에서는 이를 명분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또 크게 올리자고 혈안이 돼있는 분위기다. 경영계 측에서는 어떻게든 막으려고 한다. 매년 올리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싸움이 반복된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당사자들은 최저임금에 실제 혜택이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실제 타격을 보는 사람들은 소규모 중소기업,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며, 혜택을 보는 이들은 이곳에 종사하는 직원들이나 알바생이다. 그러나 그 직원들조차 혜택이라기 보단 피해의 대상자가 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건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경영자는 인원규모를 대폭 줄일 수밖에 없게 되고, 직원은 이 같은 상황을 알기에 자진해서 그만두거나 월급을 받는 것도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최저임금을 논하는 노동계 측은 대기업이나 중형급 이상의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지 않는이들이다. 경영계 또한 마찬가지다. 실제로 타격을 받게 될 이들은 그 자리에 완전 배제된 채 노동계와 경영계의 기싸움이 매년 진행된다는 사실이 참으로 모순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노동계가 기를 쓰고 최저임금을 올리려는 이유가 각 회사의 노동조합(노조)이 임단협 협상에서 연봉을 인상하려고 할 때 올리기 위한 근거와 명분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경영계는 임단협 협상에서 불리함을 막기 위해 막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들한테 자신들의 싸움으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막대한 피해는 물론 고용원들까지 생태계가 무너져 버리고 있다는 상황을 과연 인지나 하고 있을지 참 궁금하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도 최저임금제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를 제대로 부추긴 것이 문재인 정부다. 이로 인해 무너진 시장경제와 자영업자 생태계는 되돌릴 수 없게 됐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무너져 쑥대밭이 됐다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이제는 새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최소화 하면서 바로 잡아야 한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제도 개선 대안으로는 격년마다 개최와 경영계와 노동계에 실질적인 현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상공인과 그 직원들을 참여시키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자신들의 실리를 따지기보단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자들이 제발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자수첩] 250만호 공급 위해선 ‘제2 둔촌주공 사태’ 막아야

6000여 가구를 1만 2000여 가구로 탈바꿈하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조합과 시공단 간의 이권 다툼으로 정비업계에선 단군 이래 최대 골칫거리가 됐다. 민간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명분이 없었지만 새 정부가 민간 중심으로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한 만큼 제2의 둔촌주공 사태를 막기 위한 정부의 재발 방지대책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통상 조합이 주도하는 재건축 사업은 소수의 임원진이 정보와 권력을 갖고 이를 잘 모르는 조합원들이 끌려가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조합 지도부가 실수나 잘못을 해도 누군가 내부고발을 하지 않으면 잘 드러나질 않아요. 조합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설명했다. 즉 재건축 추진 과정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투명하게 알 수 없고,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 둔촌 사태도 퇴출당한 전임 조합장이 떠나는 시점에 시공단과 맺은 계약이 뒤늦게 문제가 된 부분이 있어 이 같은 맥락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투명하다는 평가를 받는 신탁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다만 신탁 방식은 신탁사가 이윤을 많이 떼간다는 이유로 업계에서 외면당한 상황이고, 이마저도 입주민의 대표가 신탁사와 계약을 맺는다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윤을 좇다가 서로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을 보고 지켜보자며 냉소적이지만 정부입장에선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게 이어받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문제 때문이다. 집값 안정화를 위해선 대규모의 주택 공급이 불가피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새 정부 출범 100일 내로 250만 가구+의 공급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이 말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으려면 서울 도심 내 재건축재개발이 필수적이다. 다만 둔촌주공 사태가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정부가 이번 둔촌 사태를 중재하면서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만약 둔촌주공을 적당히 마무리 짓고 근본적인 원인을 방치한다면 서울에서 제2의, 제3의 둔촌주공 사태가 발생할 미래도 예상해볼 수 있다. 한편 정부와 지자체가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했고 사태의 배경으로 떠오르는 분양가상한제를 검토하겠다고 결정해 사태 해결에도 조금이나마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정보가 일부 조합 운영진에게 몰려있다는 부분 등은 해결해야 할 과업으로 남아있다.

[기자수첩] 5G, 품질 아쉬운데 요금제 다양해지면 뭐 하나

이동통신 3사가 그동안 미뤄오던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의 요금제 다양화를 추진한다.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5G 구현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요금제가 다양해지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에 빠른 속도의 5G를 맛볼 수 있게 만든다 한들 전반적인 서비스 만족도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20년에도 3사는 5G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했다.그러나선택약정 할인이 적용되지 않거나 데이터양이 평균치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등 국정감사를 앞두고 생색내기용 면피용으로 출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르게 진짜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5G 서비스를 구현한다며 직접 요금제 다양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지 않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여전히 투자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현재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성장률이 높지 않고, B2C 시장에서 5G로 부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콘텐츠가 많지 않아서 5G에 대한 투자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만 해도 크게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5G 중저가 요금제를 어쩔 수 없이 출시하긴 하겠지만 아직 투자가 진행 중인 서비스에 정부가 개입해 요금제 가격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민의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요금제 출시가 ARPU에 영향을 줄 것이며 이 때문에 통신사들이정부의 결정에 예민한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통신 업계 관계자는 섣불리 ARPU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진않는다.실제로 5G 중저가 요금제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선택할진모르겠다. 통신 3사는 대리점 등 유통망을 통해 고가의 5G 요금제와 연동해 단말기를 할인 판매한다. 이 과정을 통해 5G 가입자를 늘려왔으며특히 고가 요금제 고객이 이로 인해 많이 유입됐을 것이다. 이용자 대부분은 5G 요금제에 맞춰 나오는 새 단말기(스마트폰)를구입하려고 서비스에 가입한다.5G의 속도나 품질을 기대하고 가입하는 고객은 드물다.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도 적을뿐더러 수시로 LTE로 바뀌거나 기기 발열이 심해지는 등 짜증을 유발하는 품질 문제가 악명 높은 탓이다. 어차피 유통망의 마케팅을 통해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하는 경우가다수인 게 현실인데 중저가 요금제가 생긴다고 한들 수요가 얼마나 많겠냐는 말이다. 정부는 요금제 다양화와 더불어 근본적인 투자 독려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앞서 전(前) 정부의 기지국 의무 구축 봐주기로 5G 주파수 박탈을 면한 통신사들을 어떤 방법으로 투자를 독려할지가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기자수첩] 교육청의 반복되는 심각한 편파 행정

우리 교육청은 교사와 스마트기기 전문가로 구성된 물품규격선정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기기의 규격을 정합니다.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이는 국가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자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한 교육청들의 공통적인 해명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교육 기관 스마트기기 지원 사업에서 교육청들의 편파적인 기기 규격 선정 논란은 좀처럼 잠잠해지질 않고 있다. 일부 교육청은 계속되는 사업자들의 지적에 규격을 완화하는 등 공정성을 제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교육청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난데없는 규격을 선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의 제품만 들어갈 수 있도록 규격을 정해놓고 다른 제품도 시중에 있다는 말로 얼버무리는 식이다. 충청남도교육청의 크롬북과 부산광역시교육청의 윈도우 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교육청은 물품규격선정위원회가 정한 규격이며 복수의 제품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해당 제품들은 시중에 판매하거나 교육 기관에 보급하기 위한 것이 아닌 우리 회사에는 이런 제품 라인업도 있다고 알려주기 위한 속칭 미끼 상품이다. 주력 상품이 아닌 셈이다. 예를 들어 교육청이 밀어주고자 하는 A사의 교육 기관용 라인업 1개 제품이 있다고 치면 규격을 그에 맞춰 공고를 올리고 시중 어딘가에 해당 규격을 만족하는 타사의 제품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으니 절차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우기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이 판단 때문에 A사의 독무대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충남교육청과 부산교육청의 경우 계약 방식상 OS별로 제조사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는다. OS별로 제조사들과 사전에 손을 잡은 한 사업자와 일괄적으로 계약을 한다. 사업자가 OS별로 어떤 제품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지 정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A사와 손을 잡아야 하는 구조가 된다. 제품의 종류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이미 OS별로 교육 기관에 판매하기 위해 많은 사업자가 제품을 올려놓았다. 특정 OS에서 독무대가 마련되면 A사만 독식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이게 나비효과가 돼서 계약 전체에 영향을 준다. 만약 A사가 제품을 B사에만 공급하면 단독 계약(수의계약)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교육청들은 사업자들의 수많은 이의제기와 지적에도 물품규격선정위원회가 정했다는 말만 되풀이 중이다. 물품규격선정위원회는 교사와 기기 관련 전문가 10명 내외로 구성된 조직이다. 익명의 집단에 책임을 돌리고 이들을 방패 삼아 사업자 간 차별을 일삼는 모양새다. 많은 사업자에게 참여 기회를 주고 경쟁을 통해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끌어내는 것이 입찰 진행의 취지다. 참여 기회조차 공정하게 주지 않을 거면 나라장터에 등록하는 절차가 왜 필요하며 공고를 왜 띄우는지 모르겠다. 차기 정부는 이 같은 폐단을 속히 정리해야 한다.

[기자수첩] KT, 국가사업에 책임감 가지고 임해야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KT가 주사업자로 참여하는 교육청의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이 온갖 난관에 봉착했다. 기기 납품, 사후 관리 문제 등이 골자다. KT는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입찰을 진행한 교육청 중 대부분의 입찰에서 낙찰된 사업자다. 이들 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을 제외하고는 거의 수백억에 달하는 예산을 가지고 집행할 만큼 큰 규모의 교육청이다. 때문에 KT는 이번 사업과 긴밀한 연관이 있으며 스마트기기 보급, 설치, 현장 교육 등 전방위적인 부분에서 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청들은 90일, 120일 등 사업 수행 기간과 함께 필요한 제품의 규격, 개수 등을 공고한다. 이를 보고 사업자들이 입찰에 들어갈지 말지를 결정한다. 무작정 참여했다가 사업 수행 기간을 맞추지 못하면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달법에 따라 지체 일수만큼 지체상금(납기지연 배상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단 사업 수행을 기간 내에 할 수 없는 인정할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관공서(교육청)에서 이를 승인해줄 수 있다. 이 경우 사업 수행 기간을 늘려줄 수 있는데 문제는 한도가 없다는 것이다. ‘무제한 봐주기’가 가능한 셈이다. KT는 현재 수행 기간을 맞추지 못한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수행 기간 연장을 승인받았다. 이는 교육청이 사업 수행에 대해 KT를 제재할 생각이 없다는 뜻과도 같다. 한마디로 KT가 앞으로 계속해서 기기 납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현재 KT는 ‘충전 보관함’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는 스마트기기가 보급될 때 이를 보관하면서 충전까지 할 수 있는 충전 보관함이 필요하다. 또한 사업 수행 일정상 기기 보급보다 충전 보관함이 먼저 설치돼야 수월하다. 충전 보관함이 오지 않으면 다른 스마트기기 납품 일정도 꼬이게 된다. 이는 반도체가 부족한 탓인데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이번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충전 보관함 납품이 수개월은 더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교적 앞서 사업 수행을 시작한 교육청을 중심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후발 주자들도 같은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다. 스마트기기 보급 일정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기기 납품뿐만이 아니라 A/S 문제도 있다. 인천광역시교육청과 대구광역시교육청에서도 KT와 협상에 의한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A/S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학교가 직접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받기 위해 직접 A/S 센터에 배송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는 KT가 ‘수의계약’을 체결했는데도 스마트기기 납품이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다. 이에 KT가 조금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사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KT는 국가사업에서 매출의 15% 이상을 가져가는 만큼 하청업체를 통해 과징금을 물리거나 모든 업무를 떠넘길 게 아니라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자수첩] 기대·우려 교차하는 尹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청년희망적금과 청년도약계좌 중에서 선택한다면 어떤 상품을 가입하실건가요? 글쎄요, 둘 다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10년 만기의 도약계좌를 넣느니 제가 펀드를 찾아서 넣는 게 훨씬 이득이죠. 요즘 은행에서도 10년 상품 안 내놓잖아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년 자산 증식 공약으로 내건 청년도약계좌(도약계좌)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앞서 진행된 청년희망적금(희망적금)과 유사해 보이지만 2년 만기의 희망적금과 달리 10년이라는 초장기 만기로 최대 1억원이라는 목돈을 만들어준다는 점이 큰 차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청년층 내에선 1980년대나 내놓을 법한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에서부터 다음 정권에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비겁한 정책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정책 이름에서부터 예금자 보호 대상인 예금이나 적금이 아닌 계좌라고 명시해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상품일 가능성이 높고 중도해지할 경우 금융소비자가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먼저 도약계좌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이 매달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10만40만원씩 보태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어주는 상품이다. 소득이 낮고 통장에 붓는 돈이 많을수록 정부의 지원액이 늘어난다. 해당 상품을 도입하기 위해선 5년간 약 7조 5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는 올해 국가 전체 예산 607조원의 1%가 넘는 금액이다. 국가의 돈을 부어 청년의 자산 증식을 돕는다는 점은 어찌보면 혹할만하다. 실제로 희망적금에 가입하지 못한 일부 청년들은 도약계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실제 출시일을 기다리기도 한다. 문제점은 소득이 낮고 납입액이 많아야 정부의 지원액이 늘어난다는 상품의 구조다. 정부가 제공하는 최대의 혜택을 만기인 10년 동안 누리기 위해선 해당 기간에 연봉 2400만원을 유지해야 한다. 월급이 동결될 리는 없겠으나, 연봉이 늘어나도 문제가 된다. 날이 갈수록 국가의 지원이 나빠짐에도 10년 동안 돈이 묶이는 꼴을 보기만 해야 하기 때문이다. 1980~1990년대는 10%대의 금리를 기록하며 5~10년의 장기적금이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나 2020년대에는 이전과 달리 저금리를 기록하면서 1~2년의 짧은 만기의 적금을 여러개 이용해 복리효과를 노리는 방향으로 재테크를 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대선 동안 윤 당선인은 2030대를 캐스팅보터로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밝혔으나, 정작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 정책은 정반대로 내놓은 것이다. 설령 도약계좌가 시행돼 청년들이 해당 혜택을 받아도 문제가 된다. 도약계좌 시행을 위한 예산 마련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고, 청사진도 그려지지 않았다. 희망적금과 같이 은행권이 부담을 떠안을 수 있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국민의 세금을 통한 재원 마련이다. 혜택을 받은 청년들이 세금으로 혜택을 다시 토해내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결국 장기화된 코로나로 올해 나라살림 적자 규모 전망치가 71조원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한 도약계좌를 이행할 경우 국민 세금에만 의지하는 표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자수첩] 윤석열 정부, 교육부·조달청 적폐 청산해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교육용 스마트기기 지원 사업이처참히 실패했다. 정책 설계는 전문성이 떨어졌으며 사업자 모집에는 편파행정이 난무했고 사업 수행은 미흡했다. 교육청조달청 등 정부 기관과 소속 공무원은 대기업 봐주기에만 심혈을 기울였고 업무상 편의에만 관심이 있었다. 결과적으로현재까지 현장에서 쓰일 스마트기기의 90% 이상의 점유율을 대기업과 중국 등 외산 브랜드가 차지했다. 입찰 과정에서는 경쟁이 아예 없거나 최소한의 경쟁을 통해 낙찰자가 선정됐다. 때문에 교육청은 저렴하지 못한 가격에 기기를 사들이게 됐고 협상력을 잃어 교육 현장의 목소리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대기업의 독무대를 마련해주기 위해 교육청과 조달청은 하나같이 머리를 싸매고 제품 규격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 간 담합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고 특히 큰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는 교육청에는 특정 기업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수의 계약이 이뤄졌다. 과정도 지저분하지만 사업 수행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대기업의 명성과는 달리 계약 후 납품, 언박싱, 기기 교육, A/S 지원 등 사후 관리가 너무 미흡해서 최종 수요기관인 학교의 고생만 늘었다. 심지어 기기 교육도 사업자들이 해주지 않아서 교육청이 따로 실시하기도 했다. 심한 경우엔 스마트기기가 사용되지 않고 방치됐다. 현재 스마트기기 납품 일정이 지연되는 곳도 있다. 조달청이 기기에 필요한 충전 보관함의 가격 산정, 입찰 및 납품 관리를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다. 충전 보관함 설치가 지연되면서 스마트기기들은 갈 곳을 잃었다. 이 외에도레노버 등 제조사 자체의 문제로 납품이 늦어지는 탓도 있다. 이같이 잡음이 들끓는 가운데 현재 보급되는 스마트기기가 교육용으로 쓰기에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디지털 교과서의 취지에 맞춰 기기를 사용하려면 학습용 솔루션(교육용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이를 구동할 수 있는 학교 네트워크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미흡한 학교도 많고 현재까지 학습용 솔루션이설치된 기기는 단 한 대도 없다. 어마어마한 세금을 들이고 장기간에 걸쳐 수행하는 사업인 만큼 이제라도 이 같은 폐단을 바로잡아야 한다. 정책 설계부터 사업 수행까지 비(非)전문가는 빠지게 하고 중소기업도 어느 정도 참여하게 해줄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하며 많은 사업자가 참여하게 해 경쟁을 통해 교육청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정부 기관과 소속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면밀히 검토해 속히 이 같은 적폐를청산해주길 바란다.

[기자수첩] 文이 망친 시장경제, 尹정부가 회복시키길 기대

5년 전 문재인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그 가치를 국정 운영에 담겠다고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정말 사람이 먼저였는지, 내 사람이 먼저는 아니었는지 의구심이 잔뜩 들게 하는 정책 투성이었다. 특히 경제정책에 있어선 더욱 그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법인세 인상, 탈원전, 부동산 세금폭탄 등으로 시장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기업인, 경제전문가, 자영업자는 물론 일반시민 누구를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백이면 백, 대다수가 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오는 목소리나 현장만 나가봐도 경제현실과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텐데 이 정부는 귀를 아예 닫고 산 듯하다. 문제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들었어도 그냥 일관되게 밀고 나갔으니 불통, 무능 그 자체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어떤 이는 故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배운 것이 무엇인지, 또 제대로 배웠다면 이렇게 정치해선 안됐다고 쓴소리를 하는 목소리도 직접 접했다. 경제전문가나 기업인, 자영업자들은 문 정부가 경제 상식을 무시하고 너무 시장경제에 개입해 정부가 자꾸 무엇인가를 주도해가려고 하는 게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분석에 따른 맞춤형 적용이 아닌 모든 것을 일관되게 적용하려고 한 것이 큰 문제였다고 말한다. 본 기자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문 정부는 초기부터 정부가 주도하고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기본경제방향으로 정했다. 친기업보단 반기업 성향이 강했다. 소득이 먼저 늘어나면 성장이 따라온다는 방향에 의해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이 최저임금의 인상이었다. 대선공약이었던 시간당 1만원까지 인상은 무리가 따를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약을 지키겠다는 데만 여념이 없는 듯했다. 2018년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나 급격하게 인상을 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이라 경기가 좋지 못했던 2019년도에도 8350원으로 10.9%로 올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을 강행해 2년간 무려 27.3% 인상이었다. 이로 인해 인건비가 크게 올라 고용직원을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오히려 일자리는 침체됐고 정부는 국가재정으로 부작용을 받아내느라 나랏빚이 늘게 됐다. 문제는 소상공인들이 줄곧 외친 것이 규모별, 업종별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차등적용하자는 것이었다. 시장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제안했음에도 문 정부는 듣지 않았다. 이로 인해 주인은 직원을 두기가 어려웠고, 단기간 알바를 하고 싶은 청년들은 알바자리 찾기도 어려운 현상이 나타났다. 일자리가 침체되자 정부는 노인 단기 일자리를 늘리거나 공기업에 채용을 늘리도록 압박했다. 일자리 수치를 늘어나게 하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마치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것처럼 포장하며 자화자찬하기 일쑤였다. 또 공기업에는 계약직 근무자를 정규직으로 돌리도록 하면서 공기업 부채가 늘어나는 데도 기여했다. 공기업에서는 대학생들이 방학 때나 혹은 복학 전이나 군대 가기 전 잠시 비정규직자로 일할 수 있었는데, 정부의 강제 정규직화로 인해 잠깐 일하고 싶어도 일하기 어려워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들은 차라리 정규직으로 돌리지 말아달라고 하소연 할 정도였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들에게 영업제한을 가해 피해가 상당해졌음에도 제때 손실보상을 해주지 않아 폐업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자영업자들은 계속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정부는 희생만 강요하고 피해규모에 걸 맞는 손실배상은 뒷전이었다. 자영업자들이 다 죽어나가고 이미 골든타임은 한참 지났는데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마치 자영업자 신경 쓴다고 연초에 추경을 증액해야 한다고 정부를 계속 압박한 끝에 추경을 통과시켰다. 이전까진 그렇게 손실보상 제대로 해달라고 외쳤어도 크게 미동도 안하다가 대선 앞두고는 왜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섰는지,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했다.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이같이 문재인 정부가 망쳐놓은 경제를 친기업과 민간주도 일자리와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 있도록 무엇보다 경제 상식에 벗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길 기대해본다.

[기자수첩] ‘文의 탈원전 번복’… 이제라도 인정하니 다행인가

지난 2016년 재난영화 판도라를 관람한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비록 원자력발전소(원전)의 사고 확률이 수백만분의 1밖에 안 되더라도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전에도 그는 탈(脫)원전을 지지했지만, 당시 그의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리라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그가 대통령에당선된 지난 2017년 5월부터 현실이 됐다. 문제는내달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돌연 탈원전 기조를 뒤엎는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최근 문 대통령은 향후 60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면서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빨리 단계적 정상 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해당 발언은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큰 화두가 되지 못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과 산업계의 반응을 다뤘던 기자로서는 충격을 금치 못 할 말이었다. 앞서 재계와 산업 현장에서 탈원전은 무리수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원전산업을 버려선 안 된다고 간구했음에도, 문 대통령은 원전 업계를 불구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탈원전 기조를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신한울 34호기, 천지12호기 등 원전 6기의 건설이 백지화됐고, 월성 2~4호기, 고리 2~4호기 등 11기는 수명연장도 금지됐다. 온실가스로 인해 발생한 이상기후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세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지만 현재 수준의 친환경재생에너지 기술력으로는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 이에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은 급하게 원전을 없앴다가 에너지 물가가 치솟아 원전을 일부 사용하는 방안을 선택하고 있다. 앞서 다른 나라에서 이 같은 전례를 보여줬지만 문 대통령의 탈원전 고집은 최씨고집 못지않았다. 하지만 대선을 목전에 두고 원전을 향후 60년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쓰고 정상화에 속도를 내라는 대통령의 발언에 재계가 겉으로는 환영하면서도 속으로는 아쉽게 생각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까지 탈원전에 반대하는 모습을 봤을 때 대선을 앞두고 뒤늦게 탈원전 기조를 바꾼 문 대통령의 결정에아쉬움이 남는다.

[기자수첩] 조달청·중기부 ‘中企 죽이기’ 동참 그만해야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 및 정부 부처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육청의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입찰 과정에서 나타난 불공정한 문제들을 취재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처음에는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입찰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홀대받는다는 사실만 확인했었다. 그런데 취재를 이어가보니 데스크톱 시장의 문제도 심각했다. 현재 이 시장은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의 탈을 쓰고 들어와 독점하고 있다. TG삼보(삼보컴퓨터), 에이텍, 대우 등이 너무 오랜 기간 70%를 오가는 점유율로 이 사업을 차지해 왔다. 이 외에 30~40개의 중소기업들은 남은 점유율을 가지고 경쟁해야 했으며 이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독점을 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인증마크를 이용해 진입장벽을 쌓는 것이었다. 세 기업이 새로운 인증마크를 달면 조달이 이 마크가 없는 사업자는 입찰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판을 만들어줬다. 이 같은 과정의 반복 속에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사업자들은 세 기업이 다는 마크를 똑같이 갖기 위해 많은 비용을 쓰고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이들의 독점을 눈감아줬다.조달청은 해당 사업에 이들이 참여하는 걸 막지 않았고 오히려 인증마크 알박기 행위를 묵인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들에게 중소기업이라는 목걸이를걸어줬다.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사업자가 법인이 분리돼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중기 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편법이 허용된것이었다. 이를 용인하면 삼성전자나 LG전자도 계열사를 분리해 중소기업으로 인정받고 해당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TG삼보는 삼보컴퓨터로, 중소기업으로는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봐도 볼 수 없는 기업이다. 에이텍과 대우도 마찬가지다. 셋 다 아슬하게 1000억원을 넘기지 않고 중소기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은 상장사인 데다가 계열사까지 모두 합치면 매출이 수천억원에 달한다. 조달청과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을 위해 존재한다. 중소기업만을 지원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디폴트값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 정부 기관들이 이 셋을 중소기업으로 정의하고 입찰 과정에서 도와주는 일까지 한건 진정한 의미의 중소기업을 죽인행위나 다름없다. 설립 취지에 따라 이제는 정말 영세한 중소기업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기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면밀히 살펴 이번 정부에서 하지 못한 중소기업 지원을 제대로 해주길 기대해본다.

[기자수첩] 완성차 중고차시장 진입 ‘소비자 후생’ 정답 아냐

사기를 치는 것은 아닌지, 제값을 주고 사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중고차를 구입한 한 시민이 중고차 구입 당시 들었다는 생각이다. 중고차 시장의 불신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허위매물, 주행거리 조작 등으로 정보가 불투명하고 혼탁하다는 것이 대다수 소비자가 생각하는 현재의 중고차 시장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2019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신고된 상담 건수 중 중고차 중개매매 관련은 1만 8002건이다. 이 중 피해 구제는 2.2%인 약 400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상황에 소비자들의 투명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 완성차업체는 불신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중고차 시장 개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지난달 14일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3월로 결론을 미뤘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추천 당시의 실태조사 자료로는 현재 상황을 판단하기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심의위가 중기부에 요청한 자료에는 소비자 후생에 대한 분석이 포함됐다. 중고차 시장 개방에 있어 소비자의 후생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문은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들어온다고 해서 중고차 시장에서의 소비자 후생이 되겠냐는 것이다.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서 차지할 점유율은 2026년 기준 7.5%~12.9% 수준에 그친다. 그렇다면 나머지 부분의 소비자 후생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완성차 업체로 인해 일부는 개선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중고차 시장에 있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시대적 흐름으로 불가피해 보이지만, 소비자 후생의 정답은 될 수 없다. 허위매물, 주행거리 조작 등의 문제들은 완성차 업체가 아닌 중고차 시장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근본적으로 악의 뿌리는 중고차 시장 자체에서 뽑아내야 한다. 그렇기에 자정 장치의 필요성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