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사이드] ‘北 방역승리’ 선언했지만… 외신‧전문가 ‘의구심’ 쏟아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해소됐다며 ‘방역전 승리’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백신 접종 없이 짧은 기간에 극복했다’거나 ‘세계 보건사에 놀라운 기적’이라는 등 그들 특유의 과도한 표현을 써가며 자화자찬하고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코로나19 종식 주장에 대해 외신들과 보건 전문가들은 관련 내용에 관심을 두면서도 사실 여부에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를 쏟아내 이목이 쏠렸다. ◆김정은 “코로나19 위기 완전 해소”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8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현 방역 상황을 평가하고 과학연구 부문이 제출한 구체적인 분석 자료에 근거해 나라에 조성됐던 악성 전염병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 시각 당중앙위원회와 공화국정부를 대표하여 영내에 유입되였던 신형 코로나 비루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또 “백신 접종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북한에서 기승을 부리던 전염병 확산 사태를 짧은 기간에 극복하고 방역 안전을 회복해 전국을 비루스 없는 청결 지역으로 만든 건 세계 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과 정부는 지난 5월 12일부터 가동시켰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오늘부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달 29일부터 일일 발열자 발생 수가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와 원숭이두창 등이 확산하고 있고,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풀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김덕훈 내각 총리의 보고가 있었고,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을 비롯해 리충길 국가비상방역사령관, 김영환 평양시비상방역사단장, 리영길 국방성비상방역사단장, 리성학 내각 부총리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는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중앙위 비서인 박정천·리일환·박태성·김여정·리창대·박수일 등이 참석했다. 당과 정부의 책임일군 및 방역‧보건 부문의 일군들, 국경지대에 파견된 당 대표들과 당 지도소조 성원들, 봉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군부대 지휘성원들, 각급 비상방역지휘부 성원들, 비상방역 사업에 기여한 지원자들, 당중앙위원회 해당부서 일군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北, 코로나19 통제 여력 없어” 주요 외신들은 이와 관련한 내용을 비중 있게 전하면서도 그 사실 여부를 의심하는 기사 역시 내보내 주목을 받았다. AP·로이터통신 등 대부분 외신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이 그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명확하게 발표한 적 없이 이른바 발열 환자 수만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검사 키트 공급이 부족한 탓”이라고도 했다. 특히 AFP 통신은 “한국은 최첨단 의료체계를 갖췄고 백신 접종률도 높았는데도 코로나19 치명률이 0.12%였다”며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 세계 전문가들이 북한의 통계를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방식대로 발열자를 기준으로 코로나19 치명률을 계산하면 0.0016%에 그쳐 세계 최저인데다 한국의 75분의 1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한은 코로나를 통제할 여력이 없다”면서 “북한의 의료체계는 세계 최악 수준으로 병원에는 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중환자실도 거의 없으며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도 없다”고 전했다.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도 ‘제대로 된 검사도 없이 어떻게 그런 판단을 하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북한의 발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존 스워츠버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전염병·백신학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코로나 검진 측면에서 취하는 조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를 파악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자국 내 코로나 유행의 범위와 사망자의 수를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공중보건법 교수는 “중국보다 백신 접종률이 낮고 검진 장비마저 부족한 북한에서 ‘방역 승리’를 선언한 점이 석연치 않다”며 “섣부른 선언이 오히려 북한주민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백신이 없어 중국보다 훨씬 취약하며, 이에 따라 향후 북한에서 더 많은 입원과 사망을 포함해 잠재적으로 북한의 보건 체계를 압도하는 큰 유행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종식 선언한 北 속내는 이 같은 관측이 주를 이루자 당장 북한이 서둘러 사실상의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한 속내가 무엇일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의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건 해외무역을 재개하려는 절차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또 북한이 방역 규제를 완화한 뒤, 2017년 이후 첫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같은 맥락의 전망들을 내놨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의 그간의 외교·경제적 실패를 상쇄하고 집권 10년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호홍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원은 ‘김정은의 코로나19 방역전 승리 선포: 의미와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는 김정은의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된 게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외교 실패와 경제난을 상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측면을 내포한다”고 적었다. 하노이 노딜과 경제난 악화로 김정은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지만 외부 지원 없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는 모습을 인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영도자로서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고, 이를 집권 10년의 업적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전방과 국경지역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각종 시설 운영을 정상화하는 등 일상 회복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한국시간)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서는 최대비상방역체계가 해제된 데 따라 이미 시달했던 명령과 특별지시 등의 효력을 없애고 주민들의 사업 및 생산 활동, 생활을 정상수준으로 이행시키기 위한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나라의 모든 지역들이 방역안전지대로 확고히 전환되고 국가적인 방역등급이 하향 조정된데 맞게 전연(전방)과 국경지역의 시·군들을 제외한 모든 지역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해제됐다”고 전했다. 다만 마스크를 쓸 의무는 해제했지만 주민들에게 건강상 이점을 부각하며 여전히 착용을 권고했다. 또 “국가적인 답사와 참관, 휴양과 요양, 관광 등이 정상화되고 전연·국경지역의 시·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방역학적 거리두기, 상업, 급양 및 편의봉사 시설들의 운영시간 제한조치 등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코로나19 유입 경로라고 주장해온 남측 접경지역과 중국 등과의 국경지역은 제외됐다. 북한은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고 정상방역체계로 완화한데 이어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본격화하면서도 코로나 변이와 원숭이 두창, 수인성 전염병 등 다양한 전염병 확산 가능성을 경계하며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치인사이드] 尹-펠로시 만남 불발 논란 계속… 외신 주목 속 서방측 “무시” vs 中측 “국익”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나지 않고 통화만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인제는 외신들이 이 같은 내용을 일제히 전하며 주목했는데,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무시했다’는 기류가 팽배한 서방 외신들과 ‘국익을 택한 것’이라는 중국 매체들의 시각이 정반대로 달라서 관심이 쏠렸다. 당초 통화가 이뤄지기까지 과정을 보면 말이 안 나올 정도다.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행보가 도마에 올랐고, 게다가 양측 간 만남이 불발된 데 대한 대통령실 내 해석도 갈려 비난을 자초했다. 만나는 일정이 없다고 했다가 만남을 조율 중이라고 하더니 또 몇 분만에 안 만난다고 하고, 좀 있다가는 만남을 조율한 적도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일각에서 펠로시 의장 측이 윤 대통령을 패싱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았던 이유다. 그러더니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윤 대통령이 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자 홍보수석은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며 이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중국을 의식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파장은 커졌고, 정치권 안팎에선 대통령실의 행태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서방외신들, 냉담한 평가 서방 외신들은 ‘휴가를 이유로 펠로시 의장을 무시했다’ ‘중국을 달래려고 비난 여론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등 냉담한 평가를 내놨다. 펠로시 의장은 아시아 순방 기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 등 다른 순방국에선 지도자들과 만났지만 윤 대통령과는 그의 휴가 때문에 전화통화만 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스테케이션(staycation, 집 또는 근거리 휴가)을 이유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국제 무대에서 윤 대통령의 눈에 띄는 부재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또 “펠로시 의장이 도착하기 직전 윤 대통령이 서울에서 연극을 관람하고 배우들과 저녁식사와 음주를 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중국을 달래기 위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분석을 부인했다는 대통령실의 입장도 WP는 전했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한국인들이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을 건너뛰기로 한 윤 대통령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결정은 대통령이 직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취임한 지 3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지지율이 30%를 밑돈다”며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로 인해 펠로시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자 대중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만 방문에서 세계의 이목을 끈 펠로시 의장이 다음 방문지에서는 훨씬 적은 환호를 받았다”고 밝혔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았다”면서 “펠로시 의장과 만남을 건너뛴 유일한 아시아 지도자가 됐다”고 꼬집었다. ◆中매체 “예의바른 결정” 칭찬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건 대통령실 측의 ‘이중의 실수’라는 미국 내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기됐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펠로시 의장은 미국의 고위 인사이자 한국의 민주주의·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줬던 인물”이라며 “윤 대통령이 그를 만나지 않은 것은 한미관계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의 의도가 중국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면 아무 효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 정책국장도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기로 한 결정이 휴가 때문이었다면 괜찮지만, 중국의 눈치를 본 것이라면 실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국의 최근 관심사는 펠로시 의장과의 회동 여부가 아니라 ‘사드 3불’ 등 이전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접근법을 유지할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크 토콜라 전 주한미부대사는 “펠로시 하원의장은 만나는 상대의 급보다는 논의의 내용에 더욱 관심을 둘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간 만남 불발로 불거진 논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반면 중국 매체는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예의바른 결정을 했다’며 국익을 고려한 조치라고 평가해 이목이 모아졌다. 이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아닌) 김진표 국회의장이 펠로시 의장을 만난 것은 예의 바르게 보이고 국익을 보존하는 조치였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면회담을 피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회담했다면 대만 관련 주제가 언급됐을 것이고, 한국 정부는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한국은 중국을 화나게 하거나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진, 9일 칭다오서 외교장관회담 이런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 간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외교부는 5일(한국시간) 박 장관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해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 위원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또 왕 부장과의 회담은 오는 9일 개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장관 간 만남은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 계기에 회담을 한 이후로 한 달여만이다.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개최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등에서도 대면하기는 했다. 회담에서 박 장관은 북한이 이달말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7차 핵실험 등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중국이 북한의 도발 자제와 대화 복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왕이 부장에게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미국이 제안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 이른바 ‘칩4’가 중국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중국 측과도 공급망 안정을 위해 협력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 장관도 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있을 논의에 대해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다. 이번 방중은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8월 24일)을 앞두고 관계 발전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특히 윤석열 정부가 상호 존중에 기초한 대중국 관계 재설정을 모색하고 있는 터라 향후 양국관계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펠로시 의장의 대만 전격 방문으로 미중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윤 대통령과의 만남 불발이 중국 측에는 한낱 해프닝이 아닌 기분 좋은 일로 여겨졌던 상황이라 양국관계에도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치인사이드] 폴란드와 ‘20조’ K-무기 계약한 한국… “방산 수출” vs “우크라戰 간접 개입”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폴란드 정부가 20조가 넘는 우리나라 FA-50 경공격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 국산무기를 대량 도입하기로 했다. 역대 국산 무기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이거니와 이번 계약을 통해 유럽 방산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동남아시아와 중동에 이어 폴란드까지 일단은 우리 방위 산업의 성과가 눈부시다. ◆韓방산업체-폴란드, 대규모 방산 기본계약 체결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디펜스, 현대로템까지 국내 3개 방산업체 대표들은 27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군비청에서 대규모 방산장비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본계약은 폴란드 획득 절차상 실행계약 전에 체결하는 계약이다. 폴란드가 FA-50 국산 경공격기와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등 모두 3가지 국산 무기를 대량 도입하기로 확정한 것이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각사 대표에게 자신이 직접 승인한 계약서를 전달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폴란드는 FA-50 경공격기를 내년 중반까지 12대를 포함해 총 48대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30억불(3조 4천억원) 규모다. K-2 전차는 우선 180대 도입하고 현지화한 모델 800대 이상은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해 최종 인도될 계획이다. 전차 구매 예산만 17조원에 달한다. K-9 자주포는 1단계로 48문을 수입하는데, 이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내에 인도된다. 2단계로 이행되는 것을 포함해 총 672문(4조원 이상)이 공급된다. 우리 국산 군용기가 유럽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전차와 자주포 등까지 포함하면 수출액은 2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KAI는 폴란드 현지에 항공정비센터를 건립해 앞으로 인근 유럽 국가들의 허브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고 FA-50을 활용한 조종사 양성을 위해 국제비행훈련학교 설립 및 운영을 추진한다. 브와슈차크 국방장관은 폴란드가 대규모 무기 구매 등 우리와의 방산 협력을 강화한 배경을 두고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전력 공백을 채워야 했는데 기술과 가격, 도입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무기체계가 가장 적합했다”고 밝혔다. 폴란드가 유럽시장의 전진 기지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폴란드의 국방비가 우리나라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19조원)이라는 점, 단기납품이 아닌 최소 3~5년이 걸리는 프로젝트라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언제든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아직 최종 수출 계약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외신들, 한-폴란드 방산 계약에 주목 CNN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도 이 같은 사실을 일제히 전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외신들은 우리 무기체계의 우수성 부각에 초점을 뒀지만,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한 군비 현대화 추진이라는 점에서 폴란드에 대한 무기 수출이 결국 우리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간접 개입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한국과 폴란드의 무기 공급 계약은 지난 2월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 국가가 맺은 주요 무기 계약”이라며 “무기 공급 규모와 속도면에서 군사 전문가들의 의표를 찌르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계약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재무장 노력의 핵심”이라고도 했다. 특히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한국이 새로운 무기를 충분히 그리고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했다”면서 “올해 곡사포와 탱크의 첫 인도가 이루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폴란드는 K-9 자주포 일부를 올해말에 인도받을 예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스카르 피에트레비치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PISM) 연구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유럽 회원국들로서는 한국과 협력이 특히 관심 있는 사안”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한국 군수업계에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독일의 태도에 동유럽 국가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나라의 한국에 대한 흥미는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폴란드는 그간 러시아군에 대응해 독일산 레오파르트를 대체할 새 전차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독일은 러시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소극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더군다나 전쟁 상황 속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의 이런 태도 때문에 한국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폴란드에 대한 무기 공급 계약이 두 나라만의 문제일 뿐 우크라이나 지원과는 무관하다는 태도다. 하지만 이번 계약은 중요한 ‘정치적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브뤼셀거버넌스대학 교수는 로이터에 “부분적으로는 경제적 기회 문제이지만, 부분적으로는 정치적인 제스처로 생각된다”면서 “한국은 러시아와의 관계 측면에서 타격을 보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이는 정치적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방산 관련 연일 희소식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계기가 됐지만, K-방산의 위상이 달라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방산 산업이 그만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모든 면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를 입증하듯 국내에서는 연일 방산 관련 희소식이 전해졌다. 28일(한국시간)에는 우리 해군의 8천 2백t급 첫 차세대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 진수식이 경북 포항에서 열렸고, 이튿날에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지난 19일 역사적인 첫 비행에 성공에 이어 두 번째 시험비행에도 성공했다. 진수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을 위한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력한 해양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도 했다. 경제안보시대와 맞물려 K-방산을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신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가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현재도 우리 조선 산업은 올해 상반기 수주에서 다시 세계 1위가 됐고, 우리의 손으로 만든 최신예 군함도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며 방산 능력을 드러내고 있다. 일례로 국방홍보원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실시된 세계 최대의 다국적 해상훈련 ‘2022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한 필리핀(안토니오 루나함), 뉴질랜드(아오테아로아함), 페루(기세함) 등의 해군의 군함이 모두 우리 방산 기술로 건조됐다. 랜딩기어를 접은 채 2차 비행에 성공해 전투기 엔진계통의 안정성이 상당히 입증됐다고 볼 수 있는 KF-21 전투기는 FA-50에 이은 후속 수출 주자가 될 전망이다. 초기 시험 비행 땐 갑작스러운 사고 발생 시 안전 착륙 시간을 단축하고자 랜딩기어를 내린 채 비행한다는 게 방위사업청의 설명이다. 스텔스 기술을 부분 적용해 4.5세대로 개발된 전투기라 F-35 등 5세대와 앞서 나온 4세대 전투기 사이에서 수출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사이 국제정치적 틈새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F-35를 살 수 없고, 반면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중국의 스텔스기도 살 수 없는 동남아나 동유럽 등의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이런 틈새시장에서 작년과 올해 프랑스의 4세대 전투기 라팔이 2백대나 팔렸을 정도다. 유럽 전투기들과의 경쟁을 넘어서야만 하는 이유다. 미국 전문 기관 분석에 따르면 KF-21은 경쟁 기종들보다 1,2백억원 싼 수준인 850억원 정도면 수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예측됐다. 최종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게 관건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5세대 전투기보다 유지비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4.5세대 전투기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정치인사이드] 동창리‧영변도 활동 정황… 핵실험 앞둔 北 의도는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외에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도 최근 활동 정황이 감지됐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관측 속 이들 두 시설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돼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CSIS‧38노스, 동창리‧영변 움직임 포착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20일(현지시간) 지난 3일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 동창리 발사장에서 철로와 연결된 대형 창고 건설과 굴착작업 모습이 잡혔다고 밝혔다. 또 근로자 시설 3곳과 지원 단지가 새로 들어섰고, 기존 두 개의 지원단지에도 새로운 활동이 나타난 것으로도 파악됐다 건설 장비와 관련 물자들도 보였는데, 발사장 인근 장야동 마을의 현대화 및 확장 공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됐다. ‘분단을 넘어’는 “발사장 내 거의 모든 기존 시설에서 유의미한 새로운 활동이 보이지는 않지만, 적극적인 유지와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공개한 사진에도 굴착 작업 등의 공사 모습이 담겼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3월 동창리 발사장을 시찰한 뒤 발사 시설 개축·확장을 지시했다. 다만 발사장 현대화가 완료되려면 최소 1~3년, 최대 10년까지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에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5일자 민간 위성사진을 근거로 영변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공장인 방사화학실험실 부속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소량의 연기와 이로 인한 그림자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화력발전소는 방사화학실험실의 각종 공정을 위한 증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원자로에서 우라늄을 연소시키고 꺼낸 폐연료봉(사용후 핵연료)을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하면 고농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영변 핵시설 단지에서 핵무기 제조에 쓸 수 있는 플루토늄 생산 활동을 계속한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동창리, ICBM 개발-영변, 플루토늄 추출” 동창리 발사장 현대화 움직임은 진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인공위성 전문가로 활동한 제임스 오버그 박사는 미국의소리 방송(VOA)에 “동창리 발사장이 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에 사용되는 방열판을 시험하는 대형 로켓 엔진 시험대까지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17년 분석을 통해 기지 활동을 숨기는 스텔스 기능을 추가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파악했다”면서 “이런 행위는 위성 발사가 전적으로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12년 ‘은하 3호’를 쏜 이래로 인공위성을 실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동창리 발사장에서 최근 포착된 시설 현대화를 위한 건설공사는 ICBM 개발과 진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건설 활동은 군사적 진전을 위한 목적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투발 수단인 미사일 개발과 함께 영변 핵시설 내 원자로 가동은 전술 핵무기 개발에 활용할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VOA에 “북한의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MW) 원자로에서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냉각수 배출이 관측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로를 식히는 역할을 하는 냉각수의 배출은 원자로가 가동 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원자로에서 우라늄을 연소시킨 뒤 사용 후 핵연료, 즉 폐연료봉을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하면 새로운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며 “원자로 가동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핵 억지력 확장과 개선을 원하는 북한 입장에선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한 상황이라 이 같은 시각에 힘이 실린다. ◆北핵실험 우려 속 북핵 로드맵 논의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만 남겨둔 상태라는 게 한미 당국의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22일(한국시간) 출근길 약식 문답에서 “(북한이) 언제든지 결심만 서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달 말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은 북핵 개발의 상징적 시설인 영변과 동창리를 기반으로 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게 확인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갈수록 분명해지는 한미일 대 북중러 등 신냉전 구도로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북한이 핵 고도화라는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는 만큼 당분간 북핵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한미는 북핵 대응 로드맵 마련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물론 예단하긴 어렵지만, 아직까진 기존 입장(단계적 해법)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 안팎의 시선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대북 로드맵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했다. 또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공조 강화 방안도 조율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4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함께 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도 북한 비핵화 과제에 대해 논의를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도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예측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밝힌 대북정책인 ‘담대한 계획’과 관련해 “현실성 있는 방안을 촘촘히 준비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 담대한 계획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수용할 경우 제시할 안이다.

[정치인사이드] F-35A 스텔스기 추가 도입 결정한 軍… ‘미국산 무기’ 편중 지적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정부와 군 당국이 15일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 2차 사업 대상 기종으로 F-35A 스텔스 전투기 20여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사업타당성 조사를 마무리 하는가 하면 내년 예산 반영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인데, F-35A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각종 무기체계 구매 전략안이 너무 미국산에 편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방추위서 사업추진기본전략 심의‧의결 방위사업청은 이날 이종섭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제145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F-X, 즉 차세대 전투기 2차 사업추진기본전략안 등 5개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된 F-X 2차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은 전투기 발전 추세와 미래전장 운영개념에 부합하는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를 국외 구매로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총사업비 약 3조 9400억원을 들여 F-35A 전투기 20대 가량을 추가로 구매할 것이라는 게 골자다. 실제로도 방추위 의결 내용과 군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스텔스 전투기는 F-35A 1종뿐이다. 물론 구매안은 사업타당성조사와 구매계획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예상대로라면 군의 F-35A는 F-X 1차 사업을 통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이미 도입된 40대에 더해 60대 내외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방사청은 F-X 2차 사업 추진을 통해 공군의 노후 전투기 도태에 따른 전력공백 최소화와 ‘킬체인(Kill Chain)’ 핵심전력 보강으로 북한의 전방위 위협에 대한 억제와 유사시 핵·미사일을 신속하게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형 3축 체계의 한 축인 킬체인은 선제타격을 포함해 북한 핵‧미사일을 탐지해 요격하는 일련의 작전 개념을 가리킨다. F-35A는 F-22 랩터와 함께 현존하는 세계 최강 성능의 스텔스 전투기로 킬체인의 핵심전력이다. 물론 변화된 환경에서 이미 킬체인 자체가 과거의 개념으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F-35A 추가 도입안은 2018~2019년에 사업 선행연구와 사업소요 검증 등을 거쳤지만, 2020년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경항공모함 탑재용 F-35B급 전투기 도입 사업에 대한 우선 추진으로 미뤄진 바 있다. 문재인 정부와는 거꾸로 가는 모양새라 대신 경항공모함 함재기 사업은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형기동헬기-II 사업 등도 승인 방추위는 이날 회의에서 육군이 운용하는 노후 CH-47D 헬기를 대체하는 대형기동헬기를 국외 구매로 확보하는 대형기동헬기-II 사업의 구매계획 수정안도 의결했다. 수정안에서는 사업일정을 고려해 구매방법 등이 조정됐다. 지난해 방추위가 경쟁 입찰로 구매방식을 결정했지만, 앞서 올해 입찰에서 2개 경쟁사 중 1곳이 중도 포기함에 따라 정부 간 계약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는 것이다. 최근 입찰에서 단독 응찰한 보잉의 CH-47F 기종이 도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형기동헬기 18대를 도입하는 이 사업에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사업비 1조 4천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 방사청은 이 사업으로 노후 대형기동헬기를 적기에 교체해 안전한 임무 수행을 보장하고 대규모 수송능력과 국가 재해·재난 대응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9자주포 2차 성능개량(Block-Ⅰ) 사업추진기본전략안도 이번 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사업은 K9자주포 포탑의 송탄·장전을 자동화해 신속한 타격 능력을 보강하고 전투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년부터 2034년까지 진행되며, 총사업비 2조 3600억원이 소요된다. 이외에도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항공전력)과 관련한 체계개발기본계획안과 국외구매계획(9종)도 방추위 심의를 함께 통과했다. 이 사업에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1조 3400억원이 투입된다. 방사청은 “이 사업을 통해 항(抗)재밍·보안 기능이 강화된 공지통신을 운용해 연합작전의 상호운용성과 한국군의 합동작전 수행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방사청장, 美무기 쏠림에 “깊게 살필 것” 방추위에서 의결된 F-X 2차사업 사업추진기본전략과 대형기동헬기-II 사업 구매계획 2건을 보면 각각 4조원과 1조 4천억원이 요구되며 모두 미국산이다. 무기 수입처의 미국 쏠림 심화에 따른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에 “그러한 사업이 몰려 있는 시기가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깊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지적은 미국 정부의 기술 이전 등의 제한과도 연관성이 있다. 미국 정부의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무기를 살 경우 기술 이전은 사실상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F-35A의 경우 100% 해외군사판매 방식이다. 실제로 F-X 1차 사업 때 절충교역(군수품 획득 시 기술 이전 등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조건부 교역)의 일환으로 5기의 군 통신위성 개발을 미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했다가 일방적 중단 통보로 무산된 전례도 있다. 게다가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의미 있는 기술 이전을 해줄 가능성도 낮다. 이번에도 역시 정부가 추진하는 절충교역에 의문부호가 켜지고 있지만, 엄 청장은 “최첨단 전투기를 (미국에서) 사오면서 일반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의 반대급부를 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1차 사업 때 교훈을 살려 2차엔 효과적으로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대북정책관’을 폐지하고 대북협상보다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에 초점을 맞춘 ‘방위정책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대북정책관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군의 대북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설치된 국장급 조직으로 남북군사합의 등을 주도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윤석열 정부의 달라진 대북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인사이드] 전방부대 임무 ‘중요군사행동’ 추가한 北… 핵실험 우려 속 대남위협 노골화

김정은 사흘간 회의 모두 참석 “어떤 적도 이기는 자위력” 강조 南지도 놓고 작전엔 ‘대남 압박용’ 핵실험 언급 없지만 승인 가능성 리병철, 부위원장에 다시 선임돼 북한, 반미 군중집회 5년만 재개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의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막을 내렸다. 사흘간의 일정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두 참석했다. 확대회의 결과,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전방부대의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 계획 추가와 군사조직 개편 등 주요 국방정책을 의결했다는 대목이다. 올해 수차례의 대남용 미사일 도발과 추가 핵실험과 맞물려 전술핵을 탑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최전방에 실전 배치하려는 계획이 확정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전술핵보다는 남쪽의 전력증강에 대응해 북한군 전방부대의 편제와 신무기체계 배치 등을 위한 논의였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떤 견해든 간에 북한이 최전방 전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는 등 대남 위협을 구체화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北, 사흘간 당 중앙군사위 회의 종료 24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당 중앙군사위는 당의 군사노선과 정책을 지휘·통제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통상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하루 동안 열렸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사흘이나 진행됐다. 이번 확대회의에서 북한 군사 전략의 중대한 논의와 결정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요인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군이 당 중앙의 군 건설사상과 군사전략적 기도를 받들고 들고일어나 어떤 적도 압승하는 강력한 자위력을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 정세가 조선인민군의 절대적 힘과 군사 기술적 강세의 확고한 유지와 부단한 향상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확대회의 결과, “인민군 전선(전방)부대들의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 계획을 추가하기로 했다”면서 당 중앙의 전략적 기도에 맞게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가일층 확대강화하기 위한 군사적 담보를 세우는 데서 나서는 중대 문제를 심의하고 승인하면서 이를 위한 군사조직편제 개편안을 비준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앞서 2일차 회의에서 전방부대들의 작전 임무 추가와 작전계획 수정, 군사조직편제 개편 등 문제를 토의했다고 언급한 점을 미뤄볼 때 3일차 회의에서는 관련 계획을 확정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통신은 이번 회의에서 결정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北전술핵 미사일 배치 결정 시사? 전문가들도 북한이 확대회의를 통해 전방부대의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계획을 추가했고, 작전계획 수정과 해당 부대의 군사조직 개편을 의결한 건 대남 타격용 전술핵과 관련된 결정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개발해 운용하고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 KN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전방 지역 실전 배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4월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전술유도무기 2발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시험발사했다. 이튿날 북한은 통신을 통해 “신형 전술유도무기 체계는 전방 장거리 포병 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을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새로 개발한 무기가 대남 타격용 전술핵 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는데,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북한은 당시 전선포병부대들에 대한 전술핵 실전배치 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구체화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계속되고 있고, 전선 포병부대들에까지 전술핵 실전 배치에 따른 작계도 수정되고 있어 남측이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에만 계속 의존해야 하는지 의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北, 南동해안 지도 놓고 작전회의 통신은 전날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리태섭 군 총참모장이 김 위원장 앞에서 남측 동해안 축선이 그려진 작전 지도를 걸어놓고 설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작전 지도는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남쪽 땅을 겨냥한 새로운 작전 계획을 논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당장 전술핵을 실전 배치할 것처럼 단지 남측을 위협하기 위한 ‘대남 압박용’일 수도 있다. 소형 핵탄두 폭발시험에 성공해야 전술핵이 완성이 될 수 있고 그렇다면 아직 전술핵 실전 배치까지는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의 그간 행보대로라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은 북한군 전방부대에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이 실전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추가 핵실험과 관련한 발언은 없었지만 관련 계획을 승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통일부도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 사실을 확인한 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한때 일선에서 물러났던 리병철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다시 임명했다. 리병철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전술핵무기 배치와 관련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군사력 강화 의지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셈이다. ◆북, 6·25 맞아 잇단 반미 군중집회 북한의 이 같은 기조를 엿볼 수 있었던 건 올해 6·25전쟁 72주년 행사를 통해서였다. 북한이 잇따라 군중집회를 열고 반미 투쟁 의식을 선동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은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이라고 주장한다. 25일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에 즈음하여 전날 청년동맹, 여성동맹 등 각 근로단체들에서 복수결의 모임을 실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들 복수결의 모임을 사진과 함께 1면에 싣고 반미 분위기를 띄웠다. 또 전국 각지에서 근로자들과 청년 학생들의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 참배’도 이어졌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북한이 6월 25일을 전후해 반미 군중집회를 다시 개최한 건 지난 2017년 이후 5년만이다. 2018년 6월에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그해에는 반미 집회를 열지 않았고, 그 이후 지난해까지 반미 집회를 생략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친 것도 원인이 됐다. 북한이 ‘강대강 정면승부’의 대외기조를 강화하면서 내부결속과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갈수록 남북‧북미 간 대결로 치닫는 형국이라 한반도 평화 시계는 당분간 멈춰 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