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사이드]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 비중 1% 찍고 판매 확대 가속화

-핵심요약- ◆전기차 시장, 브레이크 없는 성장세 전기차 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성장세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 판매량의 전기차 비중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1%를 넘어선 1.2%를 기록해 작년 상반기(0.7%)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자동차 판매 100대 중 1대는 전기차인 셈이다. 6월까지 누적 전기차 보급 대수는 30만대에 육박했으며 확산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업체는 전기차 선봬… 정부는 가격↓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 전기차 새 모델들을 쏟아낼 예정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를, 기아는 EV6 GT,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EQE 350+’, BMW코리아 ‘i7’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구독서비스 도입을 위해 관련 법규 완화에 나섰다. 구독서비스로 배터리 가격이 빠지면 전기차 가격이 기존보다 저렴해질 전망이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전기차 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고속 성장세에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30만대를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자동차 판매 중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를 돌파했다. 하반기도 전기차 새 모델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으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도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배터리 구독서비스 도입 등에 나서면서 전기차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가속화 하는 전기차 판매 3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6만 8528대로 전년 동기(3만 9495대) 대비 73.5% 증가했다. 이를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가 3만 1672대로 지난해 동기(1만 5684대) 대비 101.9% 증가해 가장 많았고, 작년 동기(8863대)보다 161.7% 증가해 2만 3192대를 기록한 기아가 뒤를 이었다. 수입 전기차는 올해 상반기 1만 2959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1만 1431대) 대비 13% 늘었다. 수입차 업체 중에선 테슬라가 6746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1만 1629대) 대비 42% 감소했다.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 1395대, BMW 1238대, 폴스타 936대 등의 순이다. 모델별로 보면 상위 전기차 모델은 아이오닉5가 3만 6740대(1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터Ⅱ 3만 3934대(11.4%), 코나 일렉트릭 3만 2341대(10.8%), 테슬라 모델3 2만 6143대(8.7%), 봉고Ⅲ 2만 3404대(7.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1%를 넘어선 1.2%를 기록했다. 1년 전(0.7%)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자동차 판매 100대 중 1대는 전기차인 셈이다. 비중 1%가 시사하는 바는 주목해볼 만하다.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의 1%를 차지하기까지 2012년부터 10여년이 걸렸다. 아울러 기후 위기, 친환경 규제 등으로 경유(디젤)차와 휘발유(가솔린)차 등 내연기관차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반면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는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 확산 속도가 더 가속화하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9만 8633대로 지난해 상반기(17만 3147대)보다 12만 5486대가 늘어나 72.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간 매달 1만대 이상씩 판매된 것으로 이 추세를 볼 때 집계되진 않았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이미 누적 30만대가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860대에 그쳤던 전기차 보급 대수는 최근 들어 확산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연도별 누적 대수를 보면 2018년 5만 5756대, 2020년 13만 4952대, 2021년 말 23만1443대로 집계됐다. 5만대에서 10만대를 넘어서는 데 2년이 걸렸다면, 10만대에서 20만대를 넘어서는 덴 1년이 걸렸고, 30만대를 넘어서는 덴 6개월여가 걸린 셈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계속해서 새 모델들이 나오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수요는 2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연기관차는 회복되기 굉장히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2017년에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9700만대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하락했다가 작년에 반등했지만 8200만대 수준으로 1500만대 차이가 난다”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반기 전기차 쏟아진다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 다양한 전기차를 쏟아낼 예정이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달 14일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아이오닉6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6는 당초 지난달 28일 사전계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100%를 받을 수 있도록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이달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가격을 모든 트림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5400만원대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오닉6는 77.4㎾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3.0㎾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두 가지 모델로 운영되며, 1회 충전으로 주행가능거리는 524㎞다. 전기소비효율(전비)은 6.2㎞/㎾h로 이는 현존하는 전용전기차 중 세계 최고수치다. 후륜에 기본 탑재되는 모터는 최대 출력 168㎾, 최대 토크 350Nm이며 트림에 따라 74㎾ 전륜 모터를 추가해 사륜구동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사륜구동 방식을 선택하면 최대 239㎾ 출력과 605Nm 토크를 기반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h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5.1초로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오닉6는 9월 출시 예정이며 올해 판매목표는 1만 2000대, 내년 목표는 5만대로 잡았다. 기아는 오는 9월 E-GMP 기반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최상위 트림인 ‘EV6 GT’를 선보일 예정이다. EV6 GT는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5.5㎏·m의 동력성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5초에 불과하다. 이는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 405㎞다. 수입차 중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EQE 350+’와 ‘메르세데스-AMG EQS 53’, BMW코리아 ‘i7’, 아우디코리아 ‘Q4 e-트론’, 폭스바겐코리아 ‘ID.4’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벤츠 EQE 350+는 벤츠 E클래스 기반 전기차로, EQS에 이어 벤츠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한 두 번째 모델이다. EQE 350+는 90㎾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WLTP 기준 660㎞를 달릴 수 있다. 가격은 9000만~1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BMW는 7시리즈 최초의 순수전기차 i7를 선보인다. BMW의 5세대 이드라이브 시스템이 적용된 2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544마력을 낸다. 101.7㎾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625㎞다. 가격대는 1억 7000만~1억 8000만원대로 전해진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콤팩트 SUV 시장을 정조준 한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각각 브랜드 첫 콤팩트 전기 SUV인 Q4 e-트론, ID.4를 하반기 출시한다. Q4 e-트론과 ID.4는 1회 충전 시 WLTP 기준 520㎞ 수준을 달릴 수 있다. ◆정부, 전기차 배터리 구독서비스 시대 연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구독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전기차에서 배터리 가격이 빠지면 전기차 구매 시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예를 들면 니로EV의 경우 판매가 4530만원에 보조금 1000만원(국비 700만원+지방비 평균 300만원)과 배터리값 2100만원을 빼면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은 1430만원 수준이 된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제2회 국토교통규제개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국토교통 분야 규제개선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국토부는 연내 자동차등록령을 개정해 배터리 소유자가 자동차 소유자와 다른 경우 그 사실을 등록원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배터리 구독서비스가 출시될 경우 전기차 구매자가 부담하게 될 초기 구입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짐에 따라 전기차 보급 확산 및 배터리 관련 신산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경제인사이드] 고물가 시대, 충격완화 대비할 수 있었다… 낮은 곡물자급률·탈원전에 ‘무방비’ 노출

-핵심요약- ◆대외적인 요소 인해 고물가 계속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는 밥상물가와 에너지가격 급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식량·곡물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더 줄었고, 탈원전은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식량·곡물자급률 OECD 최저수준 세계가 식량안보를 위해 식량·곡물자급률을 높이는 추세인 것에 비해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출범 1년째를 맞아 50.9%인 식량자급률을 임기내 55%까지 끌어올린다고 했으나 45%까지 떨어졌다. ◆원전 비중 높이는 추세에서 역행 세계 주요국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도 원전 비중은 같이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으나 한국과 독일은 탈원전으로 갔다. 그 결과 독일은 전력이 부족해 프랑스로부터 수입하는 결과를 맞았고, 한국 또한 한전이 수조원 적자가 매년 쌓이면서 물가급등 속에서도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되면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특히 밥상물가와 에너지가격 급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속절없이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인상)에 방어하느라 급급하다. 그럼에도 물가는 쉽게 잡힐 줄 모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나 뛰었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3분기부터 인상되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의 공공요금이 6월분에는 반영되지 않았기에 7~8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경기침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지난 15일 13년 만에 최고치인 1326원을 찍어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수위가 점점 커져 가고 있다. 무역적자도 14년 만에 4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 수출도 악화되고 있어 한국경제를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부와 통화당국도 대응하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물가상승의 주요인이 대부분 대외적인 것들에서 촉발된 것이라 쉽지 않다. 한국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최대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리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충분히 대비할 수도 있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직접적 영향이 큰 곡물수입은 우리나라가 자급률을 높이는 세계 흐름과는 반대로 수입에 더 의존하면서 결국 직격탄을 맞았고,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의 ‘탈원전’ 정책은 에너지가격의 급상승에 결과적으로 물가상승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식량전쟁’ 세계 곡물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생산과 무역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급 부족 현상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했다. 더구나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곡물값의 폭등을 우려해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하면서 곡물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곡물가격 급등 현상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데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식량자급률이 주원인이다. 식량자급률은 한 나라의 전체 식량소비량에서 자국산 식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45%,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19%(국회예산정책처 기준 20.2%)를 기록해 매년 감소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캐나다(192%), 미국(120.1%), 중국(91.1%) 등의 주요 국가들의 곡물자급률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전 세계 평균은 100%를 웃돈다. 세계가 식량안보를 위해 자급률을 높일 때 우리는 반대로 수입에 의존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1년째인 2018년 2월 식량자급률을 50.9%(2016년 기준)에서 2022년까지 5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올라가는 것은 고사하고 2020년 기준으로 45%까지 떨어졌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기존보다 자체 곡물생산을 줄이고 수입에 더 의지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로 한국은 2019년 기준 국내 곡물 수요량 76.6%를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7위 곡물 수입국이 됐다. 특히 밀 자급률은 0.7%에 그친다. 밀 하나만 해도 거의 수입해서 쓰다 보니 밀이 들어가는 식품 대부분도 같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결국 밥상물가 인상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문제가 터진 것이다. ◆탈원전, 에너지가격 급등에 ‘악수’ 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국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확대하면서도 원자력발전을 중요 기저전원으로 인식하고 더 확대하는 등의 에너지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과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중은 확대했지만, 원전 비율을 줄이는 정책을 폈다. 특히 프랑스는 원자력에너지가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1%에 이른다. 2017년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이 그간 고수해왔던 ‘탈원전’ 기조를 폐기하고 원자력 비중을 더 높이도록 했다. 그 결과 프랑스는 독일에 전력을 수출할 수 있는 수준이 됐고, 반대로 독일은 탈원전을 하면서 전력이 부족해 프랑스로부터 수입하는 결과를 자초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석탄, LNG(액화천연가스) 등의 국제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주요국가들은 원전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비중을 다시 높이기 시작했다. 한국은 탈원전을 하면서 원전 비중을 기존 30%대에서 20%대로 낮추면서 이번 국제에너지 가격 급등에 충격을 제대로 받았고, 이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졌다. 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발표하며 “탈원전을 하더라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했는데, 이는 결국 한국전력공사를 심각한 적자난에 빠지게 했다. 한전이 에너지가격의 상승으로 원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다보니 매년 수조원의 적자가 쌓여왔던 것이다. 이로 인해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한전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물가급등에 더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곡물자급률을 진작부터 높이고 문 정부의 탈원전만 아니었다면 지금의 고물가 시대를 맞아서도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곡물이나 에너지를 수입에 더 의존해야만 하는 환경이 조성되다보니 대외적인 요소로 인한 물가 급등에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교수는 탈원전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세계최고의 원자력 기술이 있음에도 지난 정부는 이러한 우수한 기술을 버려 안타깝다. 신재생에너지는 100만개의 패널인데도 원전 1개만큼의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 더구나 비가 오거나 장마 동안에는 전기를 못 일으키는 등 효율이 떨어지는 데도 발전비용은 무척 비싸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원자력 제로’를 선언했던 독일의 경우 전력이 부족해 프랑스에서 수입해서 쓰는 상황이다. 원전은 생산단가에서도 저렴하면서 효율성이 크다. 이런 원전을 버리고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신재생에너지를 택한 것이 악수(惡手)가 되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부채질을 했고 물가 급등에도 한몫했다”고 비판했다.

[경제인사이드] “말만 친시장·자유?”… 尹, 인플레에 ‘관치금융 카드’ 만지작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관치금융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사고 전담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이 은행권의 수익성에 대해 ‘과도한 이자 장사’라며 구두 압박을 준 데 이어 여당인 국민의힘까지 금리 인하 압박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연말 기준금리가 최대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최근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서민의 대출 이자 부담을 막겠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으나,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할 금리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인위적인 개입으로 조정하려고 한다는 점에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하며 민간에 시장을 맡기겠다고 밝혔던 윤 대통령이 ‘관치금융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은행권, 줄이어 대출금리 인하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여당, 정부의 ‘이자장사’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 일정 수준의 금리를 지원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시행하는 ‘취약 차주(대출자) 프로그램’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달 말 기준 연 5%를 초과하는 대출자를 대상으로 다른 조건 없이 금리를 연 5%로 1년간 일괄 감면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HANA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오는 11일부터 시행하고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 및 서민금융 지원 대출에 대해 각각 최대 1%p의 금리를 지원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연 7%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고객의 대출 만기 도래 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를 최대 1%p 감면 지원한다. 이번 조치를 두고 금융권 내에선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신용도 평가 등 별다른 조건 없이 금리를 일괄적으로 깎아주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한은행의 조치가 은행권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이자로 수익내는 은행에 압박금융권 내에선 은행권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들을 만나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 국민들이 (물가 급등 등 경제위기로)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정책 타깃인 중산층과 서민들의 민생 물가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위는 금융당국에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예대금리차 공시 기간·방식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가계경제 부담이 늘고 영끌족,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직면했지만 5대 금융지주가 11조 30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실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은행의 이러한 초호황이 2018년 6월 이후 예대금리차로 인한 이익 창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점점 커지는 尹정부 관치금융 논란이에 따라 은행권은 일제히 몸을 낮췄다. 실제로 이 원장과의 간담회 다음날인 지난달 21일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형 혼합금리(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를 연 0.35~0.36%p, 변동금리 중 금융채연동금리(6개월) 상품의 금리를 연 0.3%p 내렸다. 전세대출 상품도 일반전세와 청년전세 금리를 연 0.41%p, 연 0.32%p 각각 낮췄다. 주담대 금리 최상단에 위치했던 우리은행은 지난달 저신용 고객에게도 우대금리를 확대 적용해 한때 연 7%를 넘어섰던 고정형 주담대 최고 금리를 연 6%대로 내렸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10%p 확대한 데 이어 지난 1일부터 0.10%p의 우대금리를 확대, 총 0.20%p의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이 ‘관치금융’ 논란이 일자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보는 “시장 개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 복합 위기 시기에 은행들이 이익 추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모두 공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지난달 29일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은 공공성을 넘어선 관치금융”이라며 “‘보여주기식’으로 높은 금리를 없애면, 예컨대 7% 금리를 없애서 5%로 왔으면 7% 금리로 대출을 받을 사람을 대출 시장에서 배제해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에 리스크 프리미엄, 업무원가 등 가산금리가 더해져 나온다’고 모범규준에 명확히 적혀 있다”며 “금리는 말로 내리라고 해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범규준 위반으로 검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反시장’ 조치에 후폭풍 일파만파이 같은 윤 정부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은 금융지주사 손실을 비롯해 많은 문제를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의 금리 인하로 소비자들의 여론을 돌릴 수 있겠지만 시장 왜곡이 양산되면서 한국 경제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손실을 보는 것은 은행이다. 은행의 대출 금리는 통상적으로 ‘준거금리+가산금리– 우대금리’로 책정된다. 코픽스, 금융채 금리 등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준거금리에 은행이 책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하고 고소득· 고신용자에게 제공하는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인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다. 문제는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음에도 정부와 당국의 압박에 적게는 수백억, 크게는 1000억원의 손실이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동안 가계대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은행권의 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 등의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 6521억원으로 지난해 말(709조 1472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국민은행이 2.5%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9%, 1.6% 줄어들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파른 기울기로 증가하던 가계대출이 방향을 바꾼 것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에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침체가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올 하반기 대출 한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3단계가 시행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점차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은행 손실만 발생하는 것이 아닌 증시에도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은행권의 수익을 결정하는 대출 금리가 좌우된다는 점으로 인해 한국의 은행주가 지속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스피가 9.3% 떨어지는 사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17.7%씩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는 16.1%, 신한지주는 9.7% 낮아졌다. 이달에도 은행주의 악재는 겹쳐져 지난 4일 기준 하나지주는 3.64%, 우리지주는 2.92%, KB금융은 2.59%, 신한지주는 1.72%씩 떨어져 같은날 코스피 하락율(0.22%)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업의 주당순자산을 주가로 나눈 값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3~0.4배(4일 종가 기준)에 머물고 있다. 통상 PBR 1배 이하는 저가 매수의 기회로 여겨진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이 0.91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악영향이 지대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경제인사이드] “쿠팡 없이 못 살게”… 김범석 ‘혁신’으로 정상 오른 쿠팡 파헤치기

와우 멤버십, 제대로 ‘락인’ 고객 편의 혁신으로 ‘급성장’ 문제는 ESG 리스크와 재정 “판매 창구 증대 노력해야” 김범석, 28일 전 직원 미팅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요즘 플랫폼 기업의 핵심 전략은 ‘구독’이다. 그중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파격적인 전략으로 유료 구독자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간 쿠팡의 사례를 분석해본다. 쿠팡은 각종 논란을 빚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물류센터 화재’ ‘쿠팡이츠 갑질’ ‘아이템위너 갑질’ ‘리뷰 조작 논란’ 등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있었지만 국내 이커머스로서 압도적인 입지와 위상을 자랑한다. ◆쿠팡, 빠른 ‘배송문화’ 시대 선도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처음으로 쿠팡에 국내 최대 이커머스 지위를 내줬다.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은 32조 4000억원이었으나 쿠팡의 연간 거래액은 37조 8000억원으로 추정되면서다. ‘쿠팡’이라는 두 글자를 보면 ‘쿠팡맨’ ‘쿠팡이츠’ ‘로켓배송’ 등 친숙한 연관 키워드까지 떠오를 정도로 쿠팡은 우리 삶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이는 쿠팡의 성공을 이뤄낸 ‘로켓배송’ 서비스부터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와우 멤버십’ 덕이다. 로켓배송은 오늘 주문한 상품을 내일 받아볼 수 있도록 쿠팡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배송 전략이다. 로켓배송 상품을 묶어서 1만 9800원 이상 결제하면 무료 배송으로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데 쿠팡은 이를 통해 초기 시장 장악을 빠르게 이룰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와우 멤버십은 월 2900원의 회비만 내면 한 달간 로켓배송의 모든 상품을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혜택을 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30일간 무료 교환 및 반품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제품이 나에게 맞을지 걱정할 필요 없이 주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튼 한 번으로 간편하게 반품하라’는 게 취지다. 와우 회원은 신선 식품도 더욱 빠르게 배달받을 수 있다. ‘로켓프레시’는 식재료부터 과일, 베이커리, 아이스크림까지 850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신선 식품을 새벽배송, 당일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오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준다. 주문 최소 금액도 1만 5000원에 불과하다. 직구 상품마저 무료배송이다. 일반회원은 국가별 2만 9800원 미만 구매 시 배송비 2500원을 내야 하지만 와우회원은 구매금액 제한 없이 무료로 배송받는다. 쿠팡은 이 외에도 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각종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쿠팡의 논란 규모를 보면 불매운동까지 일어날 법한 수준이지만 이 같은 쿠팡의 편의성은 가입자 이탈을 막아 왔다. 쿠팡이 싫다고 해서 포기하기엔 ‘바로 다음날 받아보는’ 서비스가 너무나 편리하다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사람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이 쿠팡의 미션이다”라는 발언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쿠팡도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해 와우 멤버십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OTT ‘쿠팡플레이’ 등에 업고 질주 2020년에는 와우 멤버십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추가했다. 바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출시 당시 “볼 게 뭐가 있겠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쿠팡은 부가서비스인 OTT에도 대충 투자하지 않았다. OTT와 콘텐츠가 비대면 추세로 흥행 가도를 달릴 때 그 흐름에 제대로 편승한 결정이었다. 쿠팡플레이는 화제가 된 신동엽, 안영미, 주현영 출연 ‘SNL 코리아’, 김수현과 차승원 주연 ‘어느 날’ 등 독점 오리지널 프로그램부터 무한도전 레전드편,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EPL 토트넘 경기 생중계, 콜드플레이 콘서트, 유아동 영어교육 콘텐츠까지 영화, 드라마, TV 프로그램, 스포츠 생중계, 콘서트,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했다. 그 결과 쿠팡플레이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 4월 기준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OTT앱 사용량에서 약 321만명으로 넷플릭스, 티빙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락인 효과(고객을 묶어두는 전략)’를 확인한 쿠팡은 이달 월 회비를 4990원으로 인상했다. 무려 70% 이상의 인상률이지만 4990원은 이 모든 혜택을 종합해봤을 때 ‘낼만 하다’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다. 쿠팡의 유료 회원은 지난 1분기 기준 900만명 이상이다.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이라도 산 활성고객 1812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매달 회비를 내는 유료 가입자라는 뜻이다. 지난 2018년 10월 멤버십 서비스를 런칭하고 2년 반 만에 거둔 성과다. 와우 멤버 유료 회원은 2020년 600만명에서 2년 만에 50% 증가했다. 국내 인터넷 쇼핑 인구(3700만명) 가운데 유료 와우 가입자는 25%에 이른다. 때문에 멤버십 가입자 증가 추이 속에 ‘1000만 유료 멤버십’ 시대를 눈앞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본래의 상품 구매와 관련해 회원 1명이 쓰는 소비 금액 자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와우 회원을 포함한 쿠팡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이상 증가한 283달러(약 34만원)였다. ◆‘급부상’에 뒤따른 문제와 혁신의 이면 다만 이 같은 쿠팡의 혁신에는 노동자들과 하청업체들의 희생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리뷰 조작 등 서비스와 관련된 논란도 잠잠해질만 하면 나타난다. 배송문화의 혁신으로 평가받는 ‘로켓배송’의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있었다는 게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발생한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같은 해 2월 소방시설 점검에서 277건의 지적을 받았었다. 이 때문에 이 사고가 인재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이템위너’ 제도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시된 합리적인 가격에 쿠팡의 ‘갑질’이 숨겨져 있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조달가보다 낮은 가격 책정으로 공급사의 매출은 늘었지만 과도한 할인으로 쿠팡의 마진이 적어지자 이를 공급사에 손실을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식이다. 자율적인 경쟁 속에서 출혈 경쟁이 발생하면 매출액·판매수 대비 쿠팡의 마진이 떨어지는 구조인데 이를 공급사가 메우게끔 하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쿠팡과 거래를 해온 A씨는 점층적으로 매출 상승을 달성 중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 동월 대비 예상치 못한 매출의 상승을 이뤘는데 이후 쿠팡 측의 갑질이 더욱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쿠팡은 아이템위너라는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오직 최저가로 대응하고 있다. 그들이 제품을 가져가는 순간 더는 그 제품의 가격에 대해 협력사는 논할 수 없다”며 “그런데 본인들이 따라간 가격으로 인한 손실액을 우리에게 부담하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광고료, 리베이트, 성장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마진 손실을 보상하라고 한다”며 “실제로 광고가 집행되는 것도 아닌데 어디에 쓰이는 건지 모르겠다. 이를 따르지 않는 업체는 당장 발주를 하지 않겠다는 엄포도 여러 차례 듣는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쿠팡은 큰 점유율을 가진 플랫폼 중 하나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입점하지 않기엔 너무 손해고 잠자코 있자니 억울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쿠팡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같은 논란은 대형마트 등 몸집이 있는 중개사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공급사들이 다양한 판매 창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플랫폼의 독점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억울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독점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여러 판매 창구를 마련하는 등 공급사만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재정적인 부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빠른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올해로 창업 12주년을 맞는 쿠팡은 1분기에도 2억 570만 달러(약 2648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오는 28일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상장 후 처음으로 전 직원 앞에 나선다. 전 직원이 대상인 만큼 중요한 발표는 없겠지만 올해 1분기 핵심사업 부문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흑자를 달성하는데 노력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신사업에 속도를 내줄 것을 주문할 전망이다.

[경제인사이드]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에 전기요금 인상까지… 딜레마에 빠진 尹정부

‘적자·부채’ 늪에 빠진 한전 전기요금 인상안 제출 계획 전력 사용량 多 여름철 눈앞 정부, 물가 상승 6%대 우려 부담감 커 대폭 인상은 불가 -핵심요약- ◆3분기 전기요금 오를까 한국전력공사가 1분기 만에 8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오는 16일 산업부와 기재부에 각각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산업부와 기재부의 협의를 거쳐 20일께 확정된 연료비 조정단가를 통보받게 된다. ◆물가 6%대 우려는 부담 정부 부처 간에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선 입장차가 있지만 한전의 재무 상황과 국제 연료비 인상 폭을 고려하면 ‘억누를 수만은 없다’는 공감대도 있어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 근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6%대까지 치솟을 수도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이번달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석탄,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에 우리나라 유일의 전력 생산 기지인 한국전력공사는 적자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전은 이번달로 예정된 3분기 전기요금 논의 시 정부에 인상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기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미 5.4%에 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기요금 인상을 계기로 단기에 6%까지 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게다가 상한선도 있는 데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을 앞두고 있어 전기요금을 대폭 올리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 20일께 최종 결정 10일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전은 이달 20일을 전후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등으로 구성되는데 한전은 분기별로 결정되는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게 한전 측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비 조정요금 운영 지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내용을 담은 연료비 조정요금 사전 고지안을 16일 산업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요금 인가권을 갖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도 3분기에는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전분기 대비 인상폭이 ㎾h(킬로와트시)당 최대 ±3원이다. 최근 국제 원유 등 발전연료값이 급등한 만큼 한전은 ㎾h당 최대 3원의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물가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20일께 최종 결정하게 된다. 정부는 이미 올해 기준연료비를 4월·10월 두 차례에 걸쳐 kWh당 4.9원씩 총 9.8원 올리기로 했고,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7.3원으로 2원 올렸다. 연료비 조정단가의 경우 “고물가 때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서민 부담이 가중된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동결했다. ◆한전, 올해 영업손실 추정 규모 23조대 지난달 13일 발표된 1분기 한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조 3525억원 감소해 7조 7869억원 사상 최대 수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단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액(5조 8601억원)을 뛰어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올해 한전 영업손실로 추정한 규모는 23조 1397억원에 이른다. 이는 시가총액 1위 상장사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51조 6339억원) 대비 44.5% 수준이고, 현대차 영업이익(6조 6789억원)의 3.4배에 달하는 것이다. 1분기 부채는 156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1년 전(133조 5036억원) 대비 23조 316억원(17.3%) 증가한 것이다. 한전의 최대 규모 영업손실 배경은 연료비(7조 6484억원)와 전력구입비(10만 5827억원)가 각각 92.8%, 111.7%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가격이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LNG t(톤)당 가격은 132만 7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2% 올랐고 유연탄은 191% 상승했다. 이에 비해 전력 판매 수익은 15조 3784억원으로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전은 전력구매 비용이 영업비용의 85% 이상을 차지하는데 LNG·석탄 등 연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한전이 발전사들에서 사들인 전력 구매비용도 대폭 올랐다. 발전 자회사들이 전력 생산에 투입한 연료비는 지난해 1분기 3조 9470억원에서 4분기 5조 9595억원으로 2조원 이상 늘어났다. 연료비 상승으로 인해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하는 전력도매가격(SMP) 역시 KWh(킬로와트시) 당 180.5원으로 전년 동기(76.5원) 대비 136%가 늘었다. 하지만 국제 연료비 급등에도 연료 가격이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아 원가 부담이 높아지며 한전의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1분기 5716억원 흑자를 기록한 이후, 2분기 -7648억원, 3분기 -9366억원 4분기 -4조 7303억원, 올 1분기 -7조 7869억원 등 4분기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SMP 상한제 놓고 발전社-정부 갈등 앞서 한전과 발전 자회사 등 11개 전력그룹사는 지난달 긴축경영과 부동산 및 출자지분 매각을 통해 6조원을 확보하겠다는 고강도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도 천문학적 적자를 낸 한전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13일까지 ‘전력시장 긴급정산 상한가격’ 제도의 신설을 담은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등의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 지난달 산업부 행정예고 자료에 나온 비용편익 분석에 따르면 SMP 상한제를 적용했을 때 한전의 비용 부담은 한 달간 약 1422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SMP 상한제 도입으로 한전의 재무 개선이 예상된다. 하지만 민간발전사들은 지난달 25일 정부의 SMP 상한제 도입 행정예고에 반발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도매가격에 상한선이 정해지면 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을 하고 있다는 게 민간발전사들의 주장이다. 또 한전의 손실은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발전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민간발전협회 측은 밝혔다. ◆정부 ‘요금 인상 자제’ 기류 변화 조짐 올해 한전의 적자 전망치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을 이유로 요금 인상 자제를 강조하던 정부의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 정부가 공공요금에 대한 ‘원가주의 원칙’을 강조해온 점도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5일 기자들과 만나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에 대한 가격 통제를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총리는 공공요금 동결과 관련해 “민생을 지원한다고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가장 나쁘고 열등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취임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인위적인 가격 통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기자실 방문 당시 “물가를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이 없고 만약 그렇게 하면 경제에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정부가 물가를 직접 통제하던 시대도 지났고 그것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후보자 시절부터 전기요금에 연료비를 연동하는 ‘원가주의’ 도입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지금까지 물가를 이유로 원가가 올라도 반영을 못하고 (전기요금을) 억눌렀는데, 한전의 적자가 국민 부담으로 가게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원가와 시장원리를 반영해 결정하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이미 세계 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서방의 러시아 제재, 이상기후 등이 겹치면서 고유가 부담 속에 전기요금을 대폭 올리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2월 24.3%를 인상했고, 영국은 4월에 54%를 올렸다. 일본도 지난해부터 누적 34.6%를 인상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은 1인당 전기 소비량이 세계 1위다. 또 중화학공업 및 제조업 중심의 국가”라며 “너무 과도하게 전기요금을 올리면 산업계 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민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어느 수준까지 올릴지 상의할 것이다. 10%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제인사이드] 文과 다른 尹… 대기업 11곳 1060조원 투자보따리 풀었다

국내 대기업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향후 4~5년간 1000조원이 넘는 투자 보따리를 풀고 30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 대규모 투자로 미래전략 산업을 선점함과 동시에 인재 확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투자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한 당시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보다는 재벌개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경영환경에 있어 리스크를 확대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 저격수로 불려온 인사들을 임명하거나 내정해 기업들이 투자 발표보다는 분위기를 살피는 데 급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 및 외빈 만찬에 5대 그룹 총수를 초청한 데 이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환영 만찬 등 계속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는 등 친기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기업들은 역대급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어 윤 대통령의 기조에 화답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친기업 기조에 기업들이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업 10곳 중 7곳이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새 정부 경제정책과 최근 경제상황 자료에 따르면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기대한다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72.7%로 집계됐다. 기대하는 이유로는 시장민간 중심의 정책 기조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자의 47.9%가 이를 꼽았고, 규제 개혁 의지(35.3%)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 줄줄이 투자 총 투자액 1060조 지난주 삼성과 현대차로 시작된 줄줄이 투자 계획 발표는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과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등 총 11곳의 대기업이 동참했다. 이들은 향후 4~5년 동안 총 1060조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올해 본예산 607조 7000억원보다 1.7배 많은 수준이다. 그룹별 투자 계획을 보면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450조원을 투자한다. 이 중 80%가량인 360조원은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지난 20일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평택캠퍼스)을 방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나와 반도체 초강대국을 달성하기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SK그룹은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에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한다. 국내에만 179조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SK는 2026년까지 ▲반도체소재 142조 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 4000억원 ▲디지털 24조 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 12조 7000억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금의 90%가 BBC에 집중될 만큼 핵심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도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국내 투자 분야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16조 2000억원), 로보틱스 등 신기술 및 신사업(8조 9000억원),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 및 서비스 품질 향상(38조원) 등이다. 이들 3사는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함으로써 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투자 계획 배경을 설명했다. LG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48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또한 배터리배터리 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분야에 43조원을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5년간 국내 사업에 3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 추진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투자액 중 41%는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분야에 투입된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총 53조원을 투자한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통해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친환경인프라 ▲미래기술투자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2026년까지 5년간 미래 산업 분야인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국내 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37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 관계자는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들의 경쟁 우위는 더욱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시장 주도를 위한 미래 기술 내재화 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GS는 2026년까지 5년간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21조원을 투자한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부문에 가장 많은 14조원을 투입한다. 여기에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와 수소(블루암모니아), 신재생 친환경 발전 등 탈탄소 시대의 미래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대거 포함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21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특히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건설 분야 자동화, 무인화 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건설기계 인프라 구축, 스마트 에너지사업 투자에 12조원을 투입한다. 친환경 R&D 분야에도 총 7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은 그룹 미래를 위한 핵심 목표라며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5년간 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와 온라인 사업 확대, 자산개발, 신사업 등 4개 테마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앞으로 5년간 SMR,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한다. 두산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한 축으로 부상한 SMR 개발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대규모 투자에 대기업 취업문도 활짝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와 함께 33만명 이상의 국내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미래전략 산업에 투자하는 만큼 인재도 확보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삼성과 SK 등 5대 그룹의 국내 채용 규모는 5년간 최소 26만명이다. 이 중 삼성은 신규 채용 규모가 8만명으로 가장 많고, SK그룹과 LG그룹이 각각 5만명을 직접 채용한다. 이 외 포스코와 한화, GS 등 10대 그룹을 모두 포함하면 총 33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신사업 투자로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특히 삼성은 이번 투자로 총 10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앞으로도 공채 제도를 유지해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돕는다. 기업들은 주력 신사업 위주로 신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은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신성장 IT 등 핵심 사업을 시작으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며, SK그룹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이른바 BBC 산업에 신규 채용을 집중한다. LG그룹은 우선 3년간 AI와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배터리 등의 연구개발 분야에서만 3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에, 롯데는 유통과 호텔 등에 채용이 예상된다. ◆투자 관련 전문가 평가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대학 명예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투자에 대해 전략적이고 진취적인 투자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그간 미국 관련 투자가 많아 국민이 섭섭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미국 투자의 몇 배에 해당하는 이번 투자로 이를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교수는 정부의 호응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열심히 하겠다고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하는데 정부도 기업들의 행보에 호응해야 한다며 기업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뿐 아니라 다른 기업인들도 자유롭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해결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 발표한 민간 주도 경제 성장 정책에 대해 선제적으로 발표함으로써 정부와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중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정부도 기업 프랜들리 움직임을 보여 정책적 지원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권 초기에 이뤄진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가 일종의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권 초기에 경제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약속한다며 이를 홍보용으로 사용하고 원하는 규제 완화와 조세감면 등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규제 완화와 세제 감면을 받기 위한 제스처(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이런 투자 전략은 대략 4~5년 주기로 돼 있다며 새 정권 초기에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다음 정권에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해 기업들이 실리만 챙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인사이드] “횡령? 걸려도 집행유예 받음 그만이야”… 잇단 횡령에 솜방망이 처벌 논란

최근 우리은행에서 600억대라는 대규모 직원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오스템임플란트부터 계양전기, 모아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올해 횡령 사고가 달에 한 번씩 발생하면서 파문이 이는 가운데 제1금융권에서도 횡령이 발생하자 횡령 및 배임 등 기업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범죄인 횡령배임죄가 피고인의 직위가 기업에서 고위직일수록, 횡령 액수가 높아질수록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재조명되면서다. 형법상 횡령 및 배임을 저지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살폈을 때 50억원 이상의 회사 자금을 횡령했음에도 4년 이하의 징역에 그친 바가 많았다. 이에 올해 발생한 횡령 사고에 대한 양형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 직원이 지난 2012년부터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총 614억 5214만 6000원(잠정)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구속됐다. 해당 직원 A씨는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차장급 직원으로 알려졌다. 횡령금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송금이 이뤄지지 못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관련 계약금 원금과 이자 등으로 밝혀졌다. 2010년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채권단에 계약금 578억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채권단은 투자확약서(LOC) 불충분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당시 우리은행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최대주주(지분 57.4%)였던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 주관사이자 주채권은행으로 몰수된 계약보증금을 관리해왔다. 이후 엔텍합의 대주주인 다야니 가문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고 2019년 말 최종 승소해 계약금과 이자를 포함한 730억원을 받기로 했다. 이는 대이란 제재로 지난 10년간 눈먼 돈처럼 관리됐으나, 올해 초 송금 허가가 떨어지면서 횡령 사실이 파악됐다. 이에 우리은행의 내부 통제 미흡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직원이 통장과 도장을 모두 보유, 관리하면서 횡령 사실이 장기간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통상적으로 은행 등 금융권에선 상급자가 도장을, 하급자가 통장을 관리하는 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횡령 사고가 올해 달에 한 번꼴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오스템임플란트에선 자금관리 직원이 2215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최초 공시에는 1880억원으로 밝혀졌으나, 수사 이후 최종 횡령 규모는 2215억원으로 파악돼 역대급 횡령 사건이라는 악명이 남게 됐다. 회삿돈을 횡령한 직원은 횡령금을 주식 투자와 금괴, 부동산 및 회원권 구매에 횡령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주식 투자로 761억원 상당의 손해를 봤고, 335억원은 회사로 반환했다. 또한 경찰 수사에 의해 681억원 상당의 금괴도 회수하면서 최종적인 편취 이득금은 1000억원 가량이다. 2월에는 계양전기에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계양전기 재무팀 직원은 재무제표를 조작해 245억원 가량을 빼돌렸다가 외부 회계감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횡령금은 가상화폐 선물옵션 거래와 해외 인터넷 도박, 생활비 등에 사용됐다. 그 다음달인 3월에는 모아저축은행 PF 대출업무 담당 직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업 상대 대출금 59억원을 빼돌렸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달에는 화장품 회사 클리오와 아모레퍼시픽에서 각각 19억원대,30억원의 횡령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이같이 지속되는 횡령 사고로 올해는 경인년(호랑이의 해)로 기록되기보단 횡령의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횡령사고가 계속되자 일각에선 횡령과 배임 등 기업범죄 양형 기준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배임과 횡령에 관한 솜방망이 처벌로 횡령에 대한 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화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형법상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할 경우, 사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업무상 횡령과 배임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병과에 처해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횡령액 규모가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이 적용된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구형될 수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양형기준은 횡령액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까지는 징역 4~7년에 가중 시 5~8년이다. 300억원 이상일 경우 5~8년, 가중 시 7~11년이다. 권고 형량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내용에 따라 형량은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횡령배임죄를 저지른 피고인의 직위가 기업에서 고위직일수록, 횡령 액수가 높아질수록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다. 대기업 총수의 경우 대규모 횡령을 저질렀어도 제대로 된 형량이 구형되지 않았다. 영남대학교가 발표한 횡령배임범죄에 관한 양형 기준의 적용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배임횡령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지배주주, 대표이사 등 기업 최고위직의 72.6%가 집행유예를 받았다. 직위가 높을수록 집행유예 비율이 높았다. 횡령액이 높을수록 집행유예를 받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과거 분석도 주목된다. 2011~2013년 조사된 횡령 배임 액수에 따른 집행유예 판결 비율 분석에 따르면 300억원 이상의 경제사범 11명의 100%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횡령이나 배임 액수가 높은 대형 범죄일수록, 총수나 경영자 등 직위가 높을수록 더 쉽게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았다. 결국 횡령이나 배임 액수가 높은 대형 범죄일수록, 총수나 경영자 등 직위가 높을수록 더 쉽게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전 회장은 2000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횡령했음에도 올해 1월 1심 재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는 데 그쳤다. 518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배임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은 이중근 부영 회장의 경우 지난해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가석방됐다. 이재용 부회장도 국정농단 뇌물공여횡령 사건 당시 최순실에게 넘긴 말 3필(구입액 34억여원)과 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 코어스포츠 용역 대금 36억여원 등 총 86억여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한 혐의 등을 인정받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재수감 207일 만에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이러한 가운데 검찰총장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정치권과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개정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금융당국과 여야가 발의한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해당 법안은 기업 경영진의 내부통제 기준 준수를 구체화하고, 위반 시 임원 제재를 가능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경제인사이드] ‘스태그플레이션’ 가시화에 인상되는 금리… 부동산 시장 안전할까

국제적으로 치솟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년간 지구촌을 휩쓸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치면서 물가가 치솟고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래이션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문재인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풀었던 각종 재난지원금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고 가격을 키우는 데 영향을 줬다. 이는 결국 정부의 부동산 실패로 이어졌고, 그 공은 윤석열 정부에게 넘어갔다. 이제 첫걸음을 뗀 윤석열 정부가 역대급으로 늘어난 가계부채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연준 기준금리, 0.4%p 올라간 배경은 먼저는 최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준금리를 0.5%p 인상한 빅스텝과 그 배경에 대해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기준금리 0.50%p 인상 결정을 내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한 것은 22년 만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5%를 기록하며 40년 만에 역대급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물가 안정화를 우선 목표로 두는데 통상 치솟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가 커지고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늘어나 투자를 줄이게 된다. 또 기업이 고용을 줄이면서 가계 소득도 감소해 소비가 줄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수요가 줄어 가격이 안정화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화를 해결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평론가 그레그 입(Greg Ip)은 현재의 물가상승은 수요가 아닌 공급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정학 갈등 ▲보호무역 정책 ▲자연재해 등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물가를 잡는 특효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역전물가상승 위기 한은도 올릴까 연준의 결정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연 0.75~1.0%로 높아졌고 한국의 기준금리(연 1.50%)와는 0.50%p 차까지 좁혀졌다. 다만 문제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은행도 올려야 하고 이는 다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앞서 한국은행은 미국 연준 기준금리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0.5%였던 기준금리를 1.5%까지 올렸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 경우 발생하는 역전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경우 달러의 가치가 커져 환율이 오르고 외국계 자본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시기가 3번 있었는데, 이 중 2005~2007년과 2018~2020년에 각각 32조원, 14조원의 외국계 자본이 증시에서 유출됐다. 다만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한미 금리 역전과 관련해 자본 유출은 여러 변수에 달려있어 반드시 유출이 금방 일어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00%까지 오르고 한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일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에 3.00~3.25%까지 오를 확률이 43.2%로 가장 높고, 2.75~3.00%에 도달할 것이란 확률은 41.2%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ING은행은 한국의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6%이고 조만간 5%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4.8% 올랐는데, 이는 지난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ING은행은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담대 금리 7% 전망에 양극화까지 한미 금리 역전 현상에서 오는 리스크를 줄이고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영향이다. 먼저는 치솟는 대출금리에 빚이 늘어가는 2030 영끌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거래 비중이 40%에 달하는 이들이 빚으로 무너질 경우 파장이 클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20대와 30대가 구매한 서울 아파트는 전체 매매량의 40.7%를 차지한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부동산 가격이 치솟기 시작한 지난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0% 이상을 웃돌았다. 일각에선 윤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해와 같은 패닉바잉은 없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2030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또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양극화를 부추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수요의 매수세는 위축될 수 있지만,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은 현금 자산가들의 매수세는 여전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1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오르며 3개월여 만에 반등했다. 특히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라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이 더해지면서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현재 부동산 규제가 워낙 강력해 대출이자로 보는 피해가 적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지난 2019년 12월 이후 KB국민은행 시세 기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대출이 나오지 않고,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20%만 적용된다. 이에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DSR 40% 규제에 따라 대출 규모가 제한돼 사람들의 금리 부담도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와 이상기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자재 대란 등 국제사회와 경기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제인사이드] 우크라 사태로 세계는 ‘식량전쟁’… 韓은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반복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개월째 접어들었다. 예상치 못한 전쟁의 장기화가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밥상물가와 에너지가격 급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 한국도 그 영향권에 이미 진입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지금 세계는 식량전쟁으로 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곡물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생산과 무역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급 부족 현상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바구니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 들어설 윤석열 정부는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동시에 대처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 진퇴양난에 처한 셈이다. ◆식량곡물자급률 OECD 최저수준 우리나라가 세계 곡물가격 급등 현상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데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식량자급률을 주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식량자급률은 한 나라의 전체 식량소비량에서 자국산 식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45%,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19%(국회예산정책처 기준 20.2%)를 기록해 매년 감소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캐나다(192%), 미국(120.1%), 중국(91.1%) 등의 주요 국가들의 곡물자급률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전 세계 평균은 100%를 웃돈다. 가까운 일본과 비교하면 20년 전만 해도 일본은 26.6%로 곡물자급률이 한국(29.4%)보다 낮았으나 꾸준히 20%대 중후반 수준을 지켜 2020년 기준으로 27.3%로 소폭 끌어올렸고 한국은 20% 밑으로 떨어져 역전된 것은 물론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째인 2018년 2월, 식량자급률을 50.9%(2016년 기준)에서 2022년까지 5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올라가는 것은 고사하고 2020년 기준으로 45%까지 떨어졌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기존보다 자체 곡물생산을 줄이고 수입에 더 의지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는 한국은 2019년 기준 국내 곡물 수요량 76.6%를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7위 곡물 수입국이 됐다. 특히 밀 자급률은 0.7%에 그친다. 밀 하나만 해도 거의 수입해서 쓰다 보니 밀이 들어가는 식품 대부분도 같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결국 밥상물가 인상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문제가 터진 것이다. ◆수입에 의존하다가 매번 낭패 우리나라는 늘 미리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수입에 의존하다가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뒤늦게 자체 강화에 나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상황을 매번 반복한다. 일례로 2019년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제한조치를 하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입에 제동이 걸려 반도체, 배터리 산업에 충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국내 소부장 기업 육성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말 품귀 현상을 겪은 요소수 사태는 중국과 호주의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자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 대한 수입의존도에서 벗어나 수입의 다변화와 다시 자체 생산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를 국내에서도 생산했으나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유지하기 어렵게 되자 2011년을 끝으로 자체 생산을 중단하고 저렴한 중국산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그 결과가 요소수 사태를 낳고 말았던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발발된 곡물가격이 결국 경제위기는 물론 식량안보 위기로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자칫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될 수도 있다고 시장은 경고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곡물 수입량이 196만 4000t, 수입액은 7억 5800만 달러(9493억 9500만원)로 집계됐다. 1t당 평균 가격은 386달러로, 작년 2월(306달러)에 비해 26%로 치솟아 곡물가격이 크게 올랐음을 알 수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80%로 세계 2위 수준이므로 우크라이나 사태나 중국 상하이 봉쇄 조치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주요 선진국들이 식량의 자급자족을 목표로 두고 있는 반면 우리는 특히 식량자급률이 50%도 안 돼 수입 의존도가 아주 높다. 이 때문에 더 크게 타격을 받고 있으므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식량의 수입 의존도를 더 낮추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고물가고환율 3고 현상 직면 국내에서는 고유가, 고물가와 함께 환율까지 크게 오르는 등 3고 현상에 접어들었다. 장기간 지속된다면 경기침체 속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이할 수도 있다. 연초만 해도 배럴당 8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는 러시아 전쟁 이후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중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로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70~80달러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하반기 중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인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연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10주 연속 오르며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인 리터당 2004원을 찍었다. 정부의 유류세 20% 한시 인하 조치로 최근에는 리터당 1968원까지 떨어졌다. 변동성 확대로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외환거래는 656억 달러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환율은 27일 1272.5원에 거래를 마감해 5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1270원을 넘어선 것은 약 2년 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게 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이 가속화되는 데도 영향을 주므로 이는 한국경제에 타격이 될 수 있어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3%를 돌파한 후 5개월째 3%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4.1%를 기록해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도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쉽지 않다. 지난 21일 취임한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총재도 새 정부와 머리를 맞대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은 물론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까지도 시사하고 있어 외부 압력이 녹록치 않다. 미국 기준금리와 국내 기준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유출 현상이 있을 수 있어 미국과 어쩔 수 없이 장단을 맞춰야 하기에 새 정부나 한은 총재 모두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미국과 속도를 맞춰 금리를 인상시킨다면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가 있지만 경기가 둔화될 우려도 상존한다. 여기에다 가계부채 문제까지 얽혀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

[경제인사이드] ‘중국 테크 굴기’는 현실… 윤석열 차기 정권, 반도체 대책 강구해야

산업계에서 반도체는 흔히 쌀로 비유된다. 우리의 주식인 쌀 만큼 중요하고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필수 부품이라는 것이다. 반도체가 개발되면서 현대인들의 삶의 질도 향상됐다. 심지어는 요즘 북한이 쏘는 미사일이 목표로 하는 지점까지 날아가는 것도 반도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가운데 중국은 전자통신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이후 서방 선진국의 산업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예를 들면 디스플레이분야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1위 기업이 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4년 일본을 제치고 디스플레이 업계 1위에 올라선 한국 업체들이 17년간 1위를 수성하다가 BOE에 밀렸다. 한발 앞선다고 생각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도 중국이 한국 기업을 맹추격 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에 한국 정부와 기업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시장조사기업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LCD와 OLED를 포함한 매출액 기준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은 41.5%를 차지, 33.2%에 그친 한국을 따돌리고 1위를 꿰찼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BOE는 작년 1분기 매출 77억 달러(약 8조 8700억원), 영업이익 14억 달러(약 1조 6100억원)를 기록해 삼성과 엘지를 2위로 밀어냈다. 통신장비에서도 중국의 화웨이가 세계 1위로 등극하며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한국, 미국, 중국의 치열한 첨단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부터 중국에 대규모 제재를 가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 됐는데, 이런 상황으로 어부지리 혜택을 본 곳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의 통신사업 장비분야다. 삼성전자가 중국의 특허를 피해 빠르게 개발한 5세대(5G) 통신장비는 미국 정부의 도움으로 오더를 수주하고 미국 전 지역으로 확대 설치하므로 효자 수출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미중 무역전쟁 속 세계 반도체 경쟁도 치열 디스플레이와 통신장비 다음으로 중국이 주력 삼은 사업은 반도체다. 트럼프 정부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말 직접 12인치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를 들고 나와 중국의 첨단 반도체 도전을 막아야 한다고 선포하면서 더 확대됐다. 이런 배경에는 자금을 보유한 중국이 세계의 인재들을 스카우트해 공장을 건설하면 조만간에 미국 인텔을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에도 중국 업체에는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노광장치를 판매하지 말 것과 대만 TSMC에 장비 공급도 최대한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인텔에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독일 등에도 직접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연구개발에 110조원을 투자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EUV 노광장치는 반도체 생산시간에서 60%, 생산비용에서 35%를 차지하며 ASML에서 독점 생산하고 공급 중이다. 노광공정은 반도체원판(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으로 반도체 직접회로를 원하는 패턴으로 깎아내는 작업을 말하며 장비는 1대에 2000만 달러가 넘는다. 이 장비가 없으면 중국에서 아무리 반도체를 생산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며 다른 각도의 경제적인 조치를 하면서 미국이 다시 우호적으로 돌아설 시기를 노리고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현재 반도체 분야는 전시상황이나 다름이 없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미국 및 일본의 전자통신 회사들이 삼성전자로 몰려와서 제발 우리 회사에 더 많은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해 달라며 손발이 닳을 정도로 빌면서 애원하던 호시절이 떠오른다. 최근엔 자동차 시장의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자동차, 미래의 무인자동차 분야에 반도체가 없다면 차량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요즘은 차량을 주문해도 1년 대기는 기본이고 심하면 2년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첨단 공정의 반도체를 공급해 주는 회사가 바로 파운드리 반도체 세계 점유율이 거의 60%에 달하는 대만의 TSMC다. 전기차 생산에는 반도체가 내연기관(가솔린 등) 자동차보다 2배 이상 투입 돼야 생산이 가능한데, 전기차 차량용 반도체인 핵심 부품 MCU는 TSMC의 독점 생산이나 다름없다. 삼성전자가 뒤늦게 시장에 합류했으나 점유율은 1% 미만에 그친다. 또한 차량용 MCU는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품질 이슈 등 까다로운 비용 소모가 크게 들어가 원가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분야이므로 TSMC의 독점체제를 빠른 시일 내 깨야만 자동차 생산이 정상화 할 수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따라서 자동차 왕국인 미국도 차량용 반도체 확보에 모든 정성을 다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때 1위 반도체 회사였던 인텔은 향후 3년간 31억 달러(약 3조 7130억원)를 들여 차세대 실리콘 공정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TSMC, 삼성전자가 오랜 시간을 들여 확보한 기술과 양산력을 불과 2년여 만에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상황을 일찍 눈치 챈 TSMC는 미국에 110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 건설 허가를 요청했으나 미국 정부는 아직도 공식적인 허가를 미루고 있다. 이에 TSMC는 일본 소니그룹에 손을 내밀고 일본 구마모토현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윤 당선인, 반도체 공약 차질없이 수행해야 삼성전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우호적인 조치로 최대 세제혜택을 받으며 미국 오스틴시에 2나노 또는 3나노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실질적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은 2025년까지 TSMC를 넘어 메모리 반도체처럼 파운드리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각종 세제 혜택은 물론이고 삼성전자의 건의를 전문가와 면밀하게 검토하고 지원하는 방향을 수립해 달라고 전직 삼성맨으로서 호소한다. 마침 차기 윤석열 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장 전문가인 이종호 교수를 지명한 만큼 반도체에 대한 정책수립을 잘 시행해주길 기대한다. 지난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력난 해소,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촉진, 투자 및 연구개발(R&D) 인센티브 등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여기에 필자는 앞서 윤 당선인이 내건 ▲차세대 반도체 반도체육성(메모리분야 초격차유지, 파운드리 1위, 미래차, 인공지능 등 차세대 반도체사업 강화) ▲반도체 지원정책(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전력공업용수 등 인프라 신속지원, 경쟁국 수준 반도체 산업지원 시스템 수립) ▲반도체 전문 인력 10만명 양성(반도체, 컴퓨터공학과 교수 정원 별도 지정으로 석사, 박사급 반도체산업계 전문 인력 확충) ▲공급량 재원대응(주요 선진국 통상 협력 동맹 강화) 등 4개 공약을 차질 없이 시행해주길 앙망한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국빈방문이 5월 21일 예정된 가운데 작년 이재용 부회장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투자결정에 대한 답례로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방문이 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이때 미국 주요 회사 파운드리 생산 오더를 TSMC에서 삼성전자로 변경 할 수 있도록 민관이 최선을 다해 미국 정부를 설득할 것을 당부한다.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

[경제인사이드] TSMC 파운드리 아성 깨질까… 세계 초미세 공정 전쟁 본격

ⓒ천지일보 2022.4.21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대만의 TSMC 독주 체제가 견고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와 기술 양산으로 TSMC를 뒤쫓고 있으며 인텔은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며 왕좌를 되찾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파운드리 신화 대만 TSMC 점유율 절반 이상 반도체는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윌리엄 쇼클리, 월터 브래튼, 존 바딘 박사 3명이 한팀이 돼 개발 실패를 거듭하다가 1947년 12월 16일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면서 탄생했다. 이후 미국에서는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MD, 페어차일드 등이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를 양산했으나 일본의 도시바, 히타치, 샤프, NEC 등에서 반도체를 개발생산하면서 반도체의 패권은 일본에 넘어갔다. 그러나 1983년 삼성전자가 64K 디램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하고 투자와 연구개발을 과감하게 추진한 결과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1993년 정상에 오른 이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개당 반도체칩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스템반도체는 미국의 인텔, AMD 등이 여전히 정상을 차지 중이다. 이 가운데 대만의 반도체 대부로 존경 받는 모리스 창(중국명 장중마오) 박사가 파운드리 생산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만이 1979년 발생한 2차 오일쇼크 위기를 무난하게 벗어난 시기 모리스 창 박사는 팹리스 회사로부터 하청을 전담하는 파운드리 사업이 미래 대만의 경제를 떠받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1987년 5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를 창업한다. 당시 대만 정부도 TSMC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적극 지원하는데 이를 공기업 개념으로 보고 직접 투자했다. 현재 TSMC 본사와 공장은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멀지 않은 신주현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했으며 향후 일본, 미국 등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스 창 박사는 이후 30여년간 경영을 하며 TSMC를 세계 1위 파운드리 회사로 키워나갔다. 2005년 고령을 이유로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은퇴했으나 4년 후 TSMC의 매출이 반 토막 나자 대만 정부와 대주주들의 복귀 요청에 다시 CEO 자리로 돌아왔다. 당시 그는 1년 만에 매출액을 30% 이상 다시 끌어올렸으며 2018년 다시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다. TSMC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제일 큰 회사로 전 세계 유명 반도체 설계회사인 애플, 퀄컴, VIA,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을 고객사로 유치 중이다. 이뿐 아니라 TSMC는 ATI Technology, 브로드컴, 코넥산트, 마벨 등 다수의 팹리스 첨단기술회사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자회사로 웨이퍼테크(Wafer Tech Limited Liability company)라는 또 다른 팹리스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회사 LSI 로직에서는 TSMC 웨이퍼를 재판매 하고 있다. 작년 4분기 TSMC의 파운드리 세계시장 점유율은 52.1%에 달했다. 매출액은 157억 4800만 달러(약 17조 4800억원), 순이익은 82억 3000만 달러(약 10조 1200억원)를 달성했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8.3%로 TSMC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어 대만 UMC이 7%,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리스가 6.1%, 중국 SMC 5.2%, 대만 PSMC 2%, 대만 VS 1.5%, 이스라엘타워 1.4%, 중국 넥스칩 1.2% 등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인텔, 파운드리 도전장 삼성TSMC와 경쟁 1994년 대만 증시에 상장한 TSMC의 주가는 현재 약 3000%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TSMC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으로는 첫째 파운드리 전문기업으로 올 인을 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컴퓨터 핵심 부품을 개발하고 생산 판매하는 AMD의 CPU 칩셋을 납품 중인 TSMC가 AMD의 최대 경쟁사인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칩셋도 향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둘째로 TSMC는 직접 설계나 디자인을 하지 않고 파운드리 제조 기술에만 매달려 온 만큼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를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다양한 반도체 및 칩셋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종합반도체 회사(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와는 업의 개념이 다르다. TSMC는 주요 고객사와는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모토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고객이 디자인한 제품에 대한 생산 기술에만 전념하는 반면 삼성전자나 인텔, 퀄컴 등은 시스템 LSI부터 모바일 CPU에 이르기까지 자체적으로 칩셋을 설계하고 생산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텔의 입장에서는 TSMC가 자사의 CPU 설계기술을 모방할 의지가 없음을 증명해 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안심하고 위탁생산을 맡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셋째로 TSMC는 주요 고객이었던 중국 화웨이의 칩을 부득이 생산 중단하면서 생산능력(Capa, 캐파)에도 여유가 생겼다. TSMC로서는 현재 여유 있는 캐파에 인텔의 CPU 제품을 수주한다면 생산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인텔에서는 추가 투자를 줄일 수 있으므로 가격 경쟁력도 동시에 확보가 가능하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인텔의 CPU 위탁 생산업체는 삼성전자가 아닌 TSMC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 경영전략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필자는 삼성전자가 신규 투자한 평택과 미국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파운드리 시장의 점유율을 점차적으로 높이고 TSMC보다 한 수 위의 나노기술 확보로 생산수율을 높여 원가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3나노미터 기술 확보에 도전 중이고 3나노 성공 시 내년에는 2나노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근 인텔의 펫 겔싱어 CEO도 2024년까지 삼성전자와 TSMC를 넘어 1.8나노 기술을 확보하겠다며 파운드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이 눈에 보이지 않는 파운드리 나노 생산 기술 전쟁에 본격 돌입한 것이다.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

[경제인사이드] 국책은행 지방 이전… ‘지역 균형 발전’ 될까 ‘지역 균형 볼모’ 될까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 본사의 지방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당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산은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한국수출입은행도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서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균형발전특위)가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6월 진행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를 앞두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역대 정부는 수도권에 과밀된 인프라로 인한 주거, 인구, 교육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진행해 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전체 시군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7곳에서 2000년 이전부터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 등 국가 균형 발전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년층 이탈이 줄 잇고 고령화로 사라지는 지방 도시를 살려내기 위해선 일자리로 꼽히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같은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산은 본사가 이전될 것으로 점쳐지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이전한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기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따졌을 때 긍정적 효과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거래소와 예결원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음에도 그 역할을 서울 사옥에서 진행하고 있어 불필요하게 잦은 출장 등의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또 부산 이전이 가시화됨에 따라 산은의 인력 이탈이 현실화하면서 제2의 국민연금공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 노후자금 935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7년 전주로 이전한 이후 1년간 기금운용본부장(CIO)을 구하지 못한 바 있다. 또 지역 인재를 20~30%의 할당량만큼 의무적으로 고용하게 되면서 조직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인수위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속도 균형발전특위는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해 관계 부처에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만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실천 의지를 수차례 강조하면서 인수위도 구체적인 계획 착수에 돌입한 것이다. 윤 당선인의 시도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KDB산업은행을 이전해 (부산을) 스마트 디지털 경제 도시로의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부산을 찾아 이러한 공약을 강조한 데 이어 이달 초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수출입은행도 이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국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법 조항을 개정하는 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지방 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국책은행의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제한하는 강제조항을 삭제하고 대한민국 어디서나 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국책은행의 주 사무소 혹은 본점을 서울에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국책은행의 서울 일극주의가 균형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수도권 인프라 과밀 봤을 땐 긍정적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심화되면서 노무현 정부 이후 역대 정부는 매번 지역 균형 발전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대표적 예시로는 세종시를 꼽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주요 부처가 옮겨간 세종시는 출범 10년이 지난 2월 중순 인구가 38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구가 세 배 넘게 증가했다. 기업체 수도 지난해 말 기준 1만 2000여곳으로 출범 당시 6600여곳에 비해 두 배 가깝게 늘었다. 이 같은 수도권 과밀과 혼잡으로 파생되는 주거, 인구, 교육 등 사회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국책은행 부산 이전 정책은 설득력을 더 얻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경제 규모는 52.5%로 우리나라 전체 절반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이나 울산 등 주요 광역시의 경제 규모는 경기도의 5분의 1,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국책은행의 부산 이전에 따른 실질적 이득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역 금융활성화와 금융중심지 발전 연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금융중심지 육성 사업은 제도적 정비와 부산국제금융센터 설립, 공공금융기관 이전 등 법적물적 인프라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부산이 대한민국의 두 번째 대도시라는 점에서 충분한 생활 인프라와 인적 자원이 구비돼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변 쇠락인력 유출 등 부작용 다분 반면 지방으로 공공기관이 옮겨가면서 개발된 혁신도시 등 사례를 감안하면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윤상 KDI연구위원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효과 및 정책방향 연구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 만들어진 10곳 혁신도시 중 8곳이 계획인구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수도권에서 유입된 인구보다도 유출된 인구가 더 많아졌으며 주변 소도시의 인구를 흡수하는 역효과도 나타났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지역 일자리 증가 효과도 제한적이었는데 단기적으로 공공기관 주변에 음식점 등이 생겨나면서 일자리가 늘었지만 꾸준한 고용이 이뤄지는 지식기반산업 성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구체적으로 부산강원전북은 지식기반산업 고용효과가 증가했지만 광주전남울산은 오히려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 금융업 특성상 기관 몇 개가 본점을 이전한다 해도 금융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산은 본점 이전이 예정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의 경우 거래소, 예결원 본사가 위치해 있으나, 실제 역할은 서울 사옥에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거래소는 한 해 동안 총 10번의 임원들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서울이 아닌 부산 본사에서 회의가 진행된 건 6월에 진행된 제5차 회의 한 번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열린 두 번의 이사회도 서울 사옥에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잦은 출장, 순환 근무에 따른 피로감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울러 부산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인력 이탈이 진행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7년 전주로 본사를 옮긴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용본부 기금운용본부장(CIO)을 1년간 구하지 못한 바 있다.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한 공공기관이 본사가 위치한 지역의 인재를 20~30%만큼 뽑아야 한다는 규정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원자의 경쟁력보다 출신 지역을 우선하는 만큼 핵심 인력 보충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인사이드] “배달료, 왜 이렇게 올랐어?”… 코로나로 콧대 높인 ‘배달업’

올해 들어 점진적으로 오른 음식 배달료 때문에 소비자들과 자영업자의 한숨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소비자는 음식 및 배달료 가격이 올라서, 자영업자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천정부지로 배달료가 오르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외식 트렌드가 비대면으로 급속하게 변화했다. 커피, 아이스크림, 디저트까지 배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고 이 같은 문화는 빠르게 우리 일상 속에 녹아들었다. 그 중심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앱이 있었다. ◆오프라인 매출 흡수해 성장한 배달 앱 음식점과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매출 합계액이 작년 4분기에 처음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급격히 줄어든 음식점의 현장 매출을 배달 매출이 앞선 결과다. KB국민카드가 지난달 17일 자사 회원의 카드 사용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음식업종 매출과 5개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의민족, 요기요, 띵동, 배달365, 해피오더)의 합계액이 2019년 4분기보다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후 배달 앱 매출은 급성장했지만 영업 제한으로 음식점 현장 매출은 타격이 커서 음식업종과 앱 매출을 합산해도 7분기 동안 코로나19 발병 이전 수준을 밑돌았다. 음식업종 오프라인 매출과 배달 앱 매출의 합계액은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1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15% 급감했으며 이후 작년 3분기까지 줄곧 2019년 4분기의 매출을 회복하지 못했다. 작년 1분기에는 2019년 4분기보다 매출이 19%나 적었지만 작년 2분기에 4%가량으로 격차가 좁혀졌고 작년 4분기에 처음으로 2019년 4분기보다 4% 많아졌다. 오프라인 음식점 매출은 여전히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4분기 음식점 업종의 매출액은 2019년 4분기보다 7% 적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앱의 지난해 KB국민카드 결제액은 2020년보다 58% 증가했다. 결제 건수는 1년 만에 51% 늘었다. 과거에는 배달을 잘 이용하지 않던 커피음료전문점(119%), 일식횟집(88%), 제과점아이스림점(75%)의 매출액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이 지나간 이후 음식점 현장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배달 앱 매출의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달료, 2000원 이하가 적당 비싸서 이용 중단 반면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는 나날이 커져갔다. 올해 들어 배달료가 매달 꾸준히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 시민 10명 중 6명이 적정 음식 배달료로 2000원 이하를 꼽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최근 3개월간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 응답자의 반이 음식 및 배달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같은 달 28일 서울연구원은 2022년 1/4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배달서비스 이용 현황 정책리포트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서울지역 표본 1200가구를 대상으로 배달서비스 이용 현황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지난 3개월 동안 응답자의 77%(924명)가 음식 배달서비스를 이용했었다고 밝혔다. 이들 중 57.3%는 적정 배달료로 2000원 이하를 선택했다. 63.6%는 전체 주문액의 10% 이하에 대해 배달료로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지불 가능한 최고 배달료는 평균 3608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횟수는 월 35회가 39.1%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월 610회가 24.1%를 차지했으며 월 12회는 22.7%였다. 월 15회 이상 배달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자도 7.4%에 달했다. 이용 경험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난 60대도 50.5%가 월 35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개월 동안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자의 52.3%는 음식 및 배달료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실제 지난달 주요 배달 앱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가 소폭 감소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1월 2072만2069만 ▲요기요 1월 892만887만 ▲쿠팡이츠 658만628만명으로 한 달 사이 MAU가 적게는 3만명에서 많게는 30만명까지 줄었다. ◆배달료, 라이더와 플랫폼이 함께 쌓은 장벽 이는 전체 구매 건수가 급증하던 코로나19 초반 박리다매 식으로 판매하던 배달 앱들이 중개 수수료를 올린 데다가 배달 라이더들의 몸값이 뛰면서 대행업체 간 인력 쟁탈 경쟁도 심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주문당 중개 수수료 1000원으로 플랫폼 모두가 동일하게 받고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일제히 수수료율을 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배달 앱이 편취하는 중개 수수료는 업체와 상품에 따라 건당 약 7%부터 12%에 이른다. 이전에는 건당 1000원으로 동결돼 있었다면 이제는 음식 값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 것이다. 다만 배달료가 비싸진 이유가 중개 수수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단건 배달(한 주문을 한 라이더가 배달하는 것)의 인기가 커지면서 단건 배달 전문으로 전향하는 라이더들이 많아졌다며 배달대행업체들이 라이더 수가 적어지니까 몸값을 높게 부르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배달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실제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운수창고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166만 6000명으로 전년 대비 13만 5000명(8.8%) 증가했다. 운수창고업 취업자 수는 7개월째 10만명 이상 증가했다. 운수창고업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은 택배 기사, 배달 라이더의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몸값도 올랐다. 지난 1월부터 배달대행업체 바로고, 생각대로 등은 배달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가량 인상했다. 이어 수도권 평균 배달료는 5000~6000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앱까지 단건 배달 관련 요금제를 개편하고 프로모션 중단에 나서면서 배달료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단건 배달은 개인이 배달대행업체에 속하지 않고도 프리랜서의 개념으로 할 수 있다. 여러 건을 배달하는 것보다 단건 배달만 하는 게 라이더의 입장에서는 더 이익이기도 하다. 때문에 배달대행업체는 구인난을 막기 위해 배달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다. ◆자영업자 가격 올리는 것도 한계 가져가는 게 적어져 배달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과 수수료의 증가로 자영업자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들은 매출만 있고 수익만 있다. (자영업자가) 가져가는 게 점점 적어진다고 푸념하고 있다. 29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달업에 대한 하소연이 적지 않게 보였다. 배달비까지 매출로 잡히는 데다가 비싸게 올리면 소비자들의 주문 수가 떨어지고 싸게 팔면 손해 보니 진퇴양난에 놓였다는 게 주요 애로사항이었다.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 특수가 끝나 전체 주문 수가 점점 줄고 있으니 살아갈 방법을 연구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영업 제한이 풀리게 되니 조금은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코로나가 거의 감기 수준으로 인식되는 거 같으니 주말에도 인파가 몰리고 관광지도 붐빌 것 같다며 그간 영업 제한으로 손해 본 분들이 꼭 빛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인사이드] 마크롱이 먼저 간 ‘탈원전→원전’… 윤석열 ‘원전 최강국’ 시대 열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탈원전 정책 폐기를 전면에 내걸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윤 당선인은 탈원전 백지화는 물론 원전 최강국 건설 2030년 원전 비중 35% 원전 수출 확대 라는 분명한 목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로써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탈원전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등 관련 사업에 투자한 기업들은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尹 신한울 34호기 공사 속도 낼 것 윤 당선인이 지난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는 실현 가능한 탄소 중립과 원전 최강국 건설을 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전세계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중립 목표를 세우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윤 당선인은 탈석탄에는 동의하지만,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원전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과도하게 설정된 신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낮추고, 원전 비중을 늘려 실질적인 탄소 중립에 기여하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에너지정책의 핵심이다. 현재 29% 수준인 국내 원자력 발전 비중을 30~35%로 높이고, 원전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은 그간 문재인 정부가 내건 신재생에너지정책과 정면 대치한다. 탈원전은 문재인 정부의 상징과 다름없는 대표 정책이다. 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2017년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가 39년 만에 영구 정지됐고, 2019년에는 월성 1호기가 35년 만에 조기 폐쇄됐다. 국내 가동 중인 원전은 총 24기로, 이 중 월성 2~4호기와 고리 2~4호기 등 10기의 수명이 2030년까지 차례로 만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안정성이 확인되는 원전은 가동이 계속 허용되고, 지난 2017년 현 정부 하에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경북 울진군의 신한울 34호기는 1400메가와트(㎿)급 한국 신형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으로, 원래 2015년 건설이 확정돼 올해와 내년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정률이 30% 진행된 상항에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로 공사가 4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윤 당선인은 15일 경상북도 울진 산불 피해현장을 찾아 원전 신한울 34호기 공사 착공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가에서 피해 회복할 수 있게 해야 하지만, 이 지역 경제를 좀 일으켜야 해서 원전 신한울 34호기 공사 착공을 가급적 빨리 해서 지역에서 많이들 일할 수 있게 해보겠다며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 거니까 정부 인수하고 출범하면 속도를 좀 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정성이 확보될 경우 기존 원전들을 재가동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사에 따라 2030년까지 차례로 수명이 만료되는 월성 2~4호기와 고리 2~4호기, 한빛 1~2, 한울 1~2호기 10기 등도 수명이 연장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원전 부활에 웃는 두산중공업 또한 윤 당선인은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고, 원전 수출을 통해 10만여개의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목표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이원화된 수출 체계도 범정부 원전수출지원단으로 일원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우리나라는 2009년 사상 처음으로 UAE에 원전 4기를 수출하는 데 성공한 뒤 10년 넘게 추가 수출을 못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소형모듈원전(SMR)과 마이크로모듈원전(MMR) 등 차세대 기술 원전 개발을 추진하고 실증상용화를 위해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SMR에 대해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투자개발은 앞으로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건설 비용이 저렴하며 안전성이 높아 차세대 원전으로 불린다. 탈(脫)원전 폐기 공약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 두산중공업을 꼽을 수 있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원전 중심으로 탈바꿈하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SMR 개발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있어 SMR 실증상용화 촉진을 통해 세계 SMR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한 윤 당선인의 구상과 궤를 같이 한다. 아울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당선되면서 원전 관련주로 거론되는 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철골구조물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보성파워텍, 일진파워, 한신기계, 에너토크, 우진, 우리기술, 한국전력 등 원전 관련 종목들이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獨-佛, 엇갈린 에너지 안보 원전 회귀 움직임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프랑스 등은 이미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 확대를 천명했다. 특히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독일과 프랑스는 탈원전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두 나라는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독일의 상황이 원전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메르켈 재임 당시 추진했던 탈원전 정책 탓에 독일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 결과 러시아가 에너지 안보 주도권을 쥐게 됐고, 이 때문에 독일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동참하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독일은 함께 탈원전을 추진했던 프랑스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독일과 달리 복원전으로 정책방향을 튼 프랑스의 원전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현재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량은 61.37GW(기가와트)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집계됐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한때 메르켈과 마찬가지로 탈원전을 주장했다. 취임 직후인 2017년 전체 전력에서 원자력 비율을 2035년까지 75%에서 50%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마크롱은 기존의 탈원전 기조를 완전히 접고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며 친원전국을 선언했다. 마크롱이 일찍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우려해 친원전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도 2060년까지 150기의 원전을 새로 짓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해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포함했다. 영국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위기가 고조되자 동부 서퍽주에 있는 사이즈웰B 원전 수명을 20년 늘려 2055년까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1인당 전기소비가 세계 1위이고 한국은 제조업 중심이라서 화학, 철강, 기계 등 전기가 기본 바탕이 돼야 한다며 이렇게 전기가 소중한 나라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원전 생산을 억누르면서 한국전력의 적자가 20조원이 됐다며 신재생에너지를 지지하는 일부 단체의 반대가 있겠으나 탈원전으로 지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인사이드] 우여곡절 끝 기업결합 승인… ‘중흥표 대우건설’ 시작되나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호남의 중견기업이 도급순위 5위의 대형건설사를 인수한다고 밝혔을 때부터 다윗이 골리앗을 삼킬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컸지만, 지난달 대우건설 노조와의 협상에 성공한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까지 받아냈다. 다만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경영난에 내몰려 3년 만에 다시 처분된 전례가 있었고, 지난달 28일에는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원 절반가량을 갈아치우는 대규모 조직인사 개편을 단행한 만큼 추후 중흥표 대우건설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굴지의 건설사 떠돌이 생활 연속 국내 빅(BIG)5 대형건설사인 대우건설이 마침내 중흥의 품에 안착했지만 그 과정은 전혀 순조롭지 않았다. 지난 1973년 대우실업이 영진토건을 인수하며 시작된 ㈜대우 건설부문은 1975년 당시 국내 최대의 오피스 빌딩인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을 시작으로, 1976년 남미의 에콰도르 첫 해외 공사를 수주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1999년 지나친 몸집 불리기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됐고, 2000년 사명을 대우건설로 바꿈과 동시에 여기저기 팔리는 신세가 됐다. 대우그룹 파산과는 별개로 당시 대우건설의 시공 능력은 이미 국내 최정상급이었다. 대우건설은 2003년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론칭하면서 2006년에서 2009년까지 시공능력평가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건설사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해서 떠돌이 생활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당시 대주주였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2005년부터 대우그룹 해체 시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대우건설 매각을 시도했고, 2006년 6조 6000억원을 제시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같은해 12월 6조 4255억원에 매각했다. 당시의 대우건설은 금호의 날개 심볼을 단 CI를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호그룹도 과거 대우그룹처럼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렸고, 세계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대우건설을 다시 팔아버렸다.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인수자금 중 절반 이상인 3조 5000억원을 재무적 투자 즉 빚에 의존하면서다. 당시 금호그룹은 대한통운까지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결국 2010년 6월 금호그룹은 한국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재매각했고,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서울스퀘어를 잃게 된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에서 캠코, 금호그룹, 산업은행까지 여기저기에 팔렸지만 지난 20년간 시공능력평가 1~5위를 유지하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당시 산업은행은 자회사 관리를 부실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고 2017년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로 했다. 당시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보통주 약 2억 1000만주(지분율 50.75%), 액수는 1조 3400억원이었다. 사전입찰에 나선 곳에는 호반건설 등 해외 기업 등 4곳이었다. 이후 2018년 본 입찰에서는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는데, 당시에는 매출이 대우건설의 10%도 못 미치는 건설사의 입찰 제안에 자충수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다만 이마저도 대우건설이 2017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무산됐다. 당시 대우건설이 시공한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실적에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하면서 호반건설이 인수에서 손을 뗀 것이다. ◆중흥의 인수발표 후 논란 잇따라 이후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중흥그룹에 매각하게 되는데,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지난해 6월 30일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가 나왔을 때도 논란이 많았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이미 중흥S클래스라는 아파트브랜드를 가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푸르지오 브랜드 파워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다. 또 인수과정에선 2조 3000억원을 제시했다가 다음달 2일 2000억원을 낮춘 가격을 불러 재입찰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만 산업은행이 재입찰은 아니고 순조로운 매각을 위한 선택이라고 해명해 유야무야 넘어갔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중흥의 인수가 특혜 매각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최근 중흥 측에서 노조의 요구사항을 다수 수용하면서 일단락됐다. 요구사항에는 ▲3년간 사업부 분할 매각 금지 ▲3년간 현재 대우건설 임원 중 법인 대표이사 선임 ▲대우건설 소유 지식재산권 독점적 소유사용 ▲동종업계 상위 3개사 수준 임금 인상 ▲매각 격려금 지급 등이 있다. 아울러 지난달 24일 공정위가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실질적인 인수가 마무리됐다. 공정위는 양사가 결합해도 건설업계 특성상 종합건설업과 부동산 개발업 시장에서 미치는 경쟁제한 효과가 크지 않다며 승인했다고 밝혔다. ◆경영권 지켜준다 했지만 지켜질까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일단락됐지만, 중흥이 대우건설의 경영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 당일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임원의 절반을 사실상 해고하면서다. 공정위의 승인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대우건설 임원 90여명 중 40여명이 중흥그룹으로부터 면직 통보를 받았다. 현 대표이사인 김형 사장과 정항기 사장과 미래전략, 재무관리, 조달본부 등 임원 등이다. 업계에선 인수인계 기간도 없이 40여명의 임원을 무더기로 해고한 것을 두고 지나치게 성급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노조와 합의한 지 안 된 시점에서의 대대적인 물갈이는 일반적이지도 않고 납득하기도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우건설 측은 노조 합의 내용에 따라 본부장(전무상무) 위주로 이상 50%를 남겨뒀기 때문에 합의를 파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중흥그룹이 시공능력평가액 5위의 대우건설을 인수함에 따라 업계 4위로 오를 전망이다. 중흥토건이 17위, 중흥건설이 40위라는 부분을 고려하면 엄청난 도약을 이룬 셈이다. 다만 대우건설 주요 요직에도 전라도 출신을 세울 것이란 우려와 노조와의 약속대로 대우건설의 경영권을 제대로 보장할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중흥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직후 임원의 절반을 갈아치운 만큼 추후 중흥의 꼬리표를 단 대우건설이 탄생하게 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경제인사이드] 文정부 5년간 남긴 경제 성적표는… 국가부채만 400조원 넘게 급증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 무렵을 향해가는 가운데 5년 집권기에 거둔 경제 성적표는 어떨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가부채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으나 이 역시 중국 입국을 막지 않은 탓에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자초했다. 만약 이웃나라 대만과 베트남처럼 중국으로부터의 유입을 봉쇄했다면 큰 경제적 충격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백신 확보 골든타임에 놓쳤는가하면 확진자수에 너무 연연해하며 사적모임을 제한(영업시간, 인원 제한)하는 사이에 손실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늘어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여러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진행으로 국가부채는 급격하게 늘었음에도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가부채는 물론 소득주도성장(소주성) 부작용으로 일자리가 감소하자 정부는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데 집중했고 이 때문에 공기업의 부채도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또 정부는 청년 알바와 단기 노인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집중했다. 최근 몇 년간 고용숫자는 전체적으로는 늘었으나 60대 이상 취업자수가 대부분이라 정부가 인위적으로 늘린 통계라는 것들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세계 주요 선진국가보다도 코로나19 이전으로 가장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만 부각하며 자화자찬하느라 여념이 없다. ◆소주성 부작용에 나랏빚 급증 시작 국가부채는 문재인 정부 초기만 해도 증가속도는 비슷했다. 하지만 소주성 정책의 일환으로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급격히 올리면서 일자리가 침체되는 등 고용이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정부는 이를 국가재정으로 메우기 위해 고용숫자를 유지하는 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게 일자리 안정지원금을 대줬다. 또한 청년일자리 지원금에도 함께 수십조원을 쏟았다. 이로 인해 2018년 이후 국가부채가 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0조원대의 상승폭을 보였던 국가부채는 2019년 48조원까지 늘었고, 2020년부터는 매년 100조원 이상씩 불어나더니 결국 올해 1천조원을 넘기고 말았다. 이같이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위기 대응 영향이 가장 크지만 소주성 정책이 고용불안 등의 경기 불안을 야기했다. 결국 코로나19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이미 소진하도록 한 탓에 코로나19 충격에도 한국경제가 맥없이 무너지게 됐다는 지적이 크다. 따라서 소주성 정책이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데도 큰 요인이 됐다.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이었던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지키겠다며 2018년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나 급격하게 인상을 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이라 경기가 좋지 못했던 2019년도에도 8350원으로 10.9%로 올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을 강행해 2년간 무려 27.3% 인상이었다. 이로 인해 인건비가 크게 올라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오히려 일자리는 침체됐고 정부는 국가재정으로 부작용을 받아내느라 나랏빚이 늘게 됐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뿐 아니라 주52시간 근무제에 법인세까지 27%로 인상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21%보다도 6%p나 높은 수준이다. 그 외에도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들이 나오는 등 기업들을 옥죄는 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의 해외유출도 급격한 속도로 늘어났다. 2014~2015년 2년간 30만 가까이 늘었던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문 정부 4년간 20만명이 줄고 말았다. ◆국가채무 급증, 코로나 방역실패로 정점 올해 국민 1인당 국가채무도 2천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2017년 660조 2천억원이던 국가채무는 5년간 400조원 넘게 늘어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만 1064조 4천억원을 찍게 됐다. 국가채무뿐 아니라 공기업의 부채도 문 정부 들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유는 정부의 압박 속에 비정규직을 정규화 하고, 정규직 채용을 계속 늘리면서 인건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용충격의 대안으로 일자리 숫자를 늘리기 위해 민간보단 공공에서 늘리는 방법으로 공기업에 압박을 주며 늘렸던 것이다. 이로 인해 공기업의 재무구조도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2016년 500조 3천억원이었던 공공기관 부채는 작년까지 6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문 정부 집권하는 동안 100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문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들어선 정부 중 가장 많은 10번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2017년에는 일자리민생 안정 지원을 위한 11조원 추경을 했고 2018년에는 청년 일자리와 위기 지역 지원 명목의 3조 9천억원 추경을 했다. 2019년에도 미세먼지와 경기 대응, 강원 산불포항 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5조 8천억원 추경을 편성했다. 이후 2020년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해 1차(11조 7천억원), 2차(12조 2천억원), 3차(35조 1천억원), 4차(7조 8천억원) 등 4번 추경을 했다. 그중 2차 추경으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2021년에는 1차(14조 9천억원) 추경으로 소상공인 지원금을 줬고 2차(34조 9천억원) 추경으로는 소상공인 지원금과 함께 소득 하위 80% 국민에게도 지원금을 지급했다. 올해 1월에는 역대 가장 많은 규모인 14조원의 추경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국경제는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초기 중국과의 관계를 너무 의식하다 봉쇄조치를 하지 못해 초기 방역대응에 실패한 것이 가장 경제적 타격이 컸다. 문제는 지금도 계속 확진자를 잡지 못하고 있어 추가 추경 집행이 기정사실화돼 앞으로도 빚이 늘어날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이미 대선을 앞두고 표퓰리즘(표+포퓰리즘)에 국가예산이 이용되고 있어 국가채무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악화도 불가피하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초기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들이 중국발 전면 입국금지를 정부에 권고했으나 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것이 결국 초기 방역실패로 이어졌다. 1차 유행이 발생한 그해 3월에도 국내여론은 당장 지금이라도 중국발 외국인의 입국금지를 해야 한다고 거세게 주장했으나 당시 문 대통령은 중국과 운명 공동체라고 말하며 끝까지 중국에서의 유입을 차단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한국은 역성장을 한 반면 초기 봉쇄에 성공했던 이웃나라 대만과 베트남 등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현재도 적은 확진자수를 유지하고 있다. 결과론적이지만 한국 역시 초기봉쇄에 성공했다면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사태는 없었을 테고, 또 그로 인해 투입되는 많은 국가부채의 출혈도 줄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정부는 백신 보급 골든타임도 놓쳐 주요 선진국에 비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기를 계속 놓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작년 11월 주변의 아우성에 부랴부랴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게 되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확진자수에 너무 연연해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적 모임 제한 방침을 자영업자들과 주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하면서도 손실보상은 제대로 해주지 않아 폐업자는 점점 불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문 정부 4년간 폐업률은 9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집권 5년간 거둔 경제 성적표는 400조원 넘게 늘어 1천조를 넘긴 국가채무와 약 100조원 늘어난 공기업 부채, 수많은 폐업자를 양산했다. 그럼에도 문 정부는 코로나19를 방패막이로 삼아 이 같은 현실을 부정하려고만 하고 있다.

[경제인사이드] 정부 지원에도 소상공인 ‘냉랭’한 이유… 핵심은 지원규모·영업제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한층 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도입됐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코로나19의 대표적 타격 업종인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취업자가 지속적으로 급감하고 있고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2019년 이후 3년째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500만원에 달하는 손실보상금 지급과 소상공인 대출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대상이 된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짝이 없다. 매번 반복되는 코로나19 확산거리두기 강화손실보상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이어지는 루틴에 제대로 된 영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또 거리두기로 인한 피해에 비해 손실보상 수준이 미미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거리두기와 함께 도입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로 영업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용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까다로워진 방역 정책으로 인해 매출이 지속적으로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은 정부의 손실보상 대책에 대해 지적하며 줄이어 시위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에 숙박음식업직원 둔 사장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의 대표적 타격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4만 7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15만 9000명)보다 감소폭은 줄었지만 2년 연속 감소를 이어간 것이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15만명 급감했고,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역시 6만 5000명 줄어 2019년 이후 3년째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수출호조로 인해 취업자가 36만여명 늘어났지만, 코로나19 피해업종인 숙박음식점업과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진 것이다. 작년 345차에 이은 전국적 대유행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신 강화됐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영업시간이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영향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감소하는 등 방역지표가 일부 호전됐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라는 변수가 있는 만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100만원 지원금에 500만원 대출 소상공인의 피해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지난달 6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이뤄진 곳을 대상으로 500만원 선지급후정산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손실이 발생하기 전 보상금 500만원을 먼저 대출 형태로 주고, 나중에 손실 규모가 확정되면 차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영업자가 손실보상금 500만원을 우선 받았는데 추후 확정된 손실보상금이 300만원이라면 200만원은 5년에 걸쳐 갚는 형태다. 연 1% 초저금리로 5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으며, 신용점수보증한도세금체납금융연체 등과 무관하게 손실보상 대상 여부만 확인되면 신청 후 3영업일 안에 받을 수 있다. 이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에 따라 지원되는 100만원과 함께 지원된다. 손실보상금과 별개로 지급되며 대상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 규모나 방역조치 수준과 무관하게 방역지원금이 중복 지급된다. 손실보상 대상도 기존 집합금지 및 영업시간 제한시설에서 인원제한 시설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이미용업, 키즈카페 등이 대상으로 포함됐고 분기별 손실보상 하한액도 기존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됐다. ◆정부 지원책에도 소상공인 반응 냉랭 그러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코로나19 대확산과 그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 및 연장, 미미한 손실보상, 거리두기 강화로 이어지는 루틴이 반복되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탓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에도 거리두기 4단계로 방역을 강화하며 짧고 굵게 전력을 다하겠다고 호언장담한 지 4개월이 지났고, 손실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전국자영업자비대위 등 자영업자 단체들은 정부의 손실보상 대책 미흡을 지적하며 정부에 제대로 된 보상을 요구했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코로나19 기간 방역 정책은 영업시간인원 제한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방역에 협조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겪는 피해는 고스란히 개개인 사업주들이 떠안는 참담한 현실이라며 정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온전히 보상하고 작년 7월 7일 이전 손실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영업제한 조치를 통해 강제로 문을 닫게 했기 때문에 100만원, 500만원의 지원이 아닌 국가 예산을 동원해 손실액을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며 영국 등 선진국에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손실액의 80%를 지원했는데, 이와 같은 수준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정책에서 민생 지원 전략이 부족해 코로나 상황이 악화된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도 나왔다.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방역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지 못한 것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담한 재정지원을 시행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며 상대적 완화와 민생지원의 불충분성에 대한 이의 제기에 봉착하고, 코로나 상황의 심각성으로 인해 일상회복의 멈춤을 선언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행정명령이 아니라도 일반적인 방역조치에 따라 영향을 받은 모든 업종 포함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방역지원금도 지속해서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인사이드] 협상에 의한 계약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평가받는 이유

정부(교육청조달청)의 교육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기기 보급이 활성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단말기를 공급하기 위해 마련한 예산을 보고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많은 가운데 정부와 사업자 간 계약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사업자 간 계약 방식에는 크게 협상에 의한 계약과 다수공급자 계약이 있다. 두 가지 중 더욱 잡음이 많은 협상에 의한 계약의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짚어봤다. ◆협상에 의한 계약은 무엇인가 협상에 의한 계약은 다수의 공급자가 제출한 제안서를 평가한 후 국가에 가장 유리하다고 인정된 자와 계약하는 제도다. 소프트웨어 사업, 정보화에 관한 사업 따위의 지식 기반 사업 계약 시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이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3조 및 제43조의 2에 근거한다. 예정가격을 작성한 경우에는 예정가격 이하로 입찰한 자 중에서 협상적격자를 선정해야 한다. 계약 대상은 계약 이행의 전문성기술성긴급성안전성(국가 안보 목적)이 필요한 경우다. 절차는 입찰공고제안요청서 교부제안서평가(위원회)협상적격자 선정 및 협상 순위 결정협상 순위 및 일정 통보협상 개시계약이다. ◆이를 두고 온갖 잡음 나오는 이유는 15일 익명을 요구한, 입찰에 정통한전문가에 따르면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이 가장 크게 비판받는 부분은 이 제도가 단순 물품 구매 사업에는 부적합하다는 점이다. 제도상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기기 구매 사업에 해당한다. 스마트기기와 같은 단순 물품을 두고 전문성기술성긴급성안전성 등을 위원들이 정성적인 평가로 논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스마트기기는 협상 계약의 측면에서 평가할 게 없는 제품으로, 단순 구매에 불과하다며 다수공급자 계약에 맞는 사업인데 이를 교육청이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하는 부분도 부적절하다고 일갈했다. 기술력 평가에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기술능력평가항목(배점 80점)의 80% 정도는 정성적 평가항목이며 정량적 평가항목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전문가는 제품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제조사의 규모, 인지도, 브랜드 선호도 등에 영향을 받아 특정 업체에 대한 편향적 평가 등 불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경쟁 회피 가능성도 크다. 가격평가배점이 20%(이보다 낮은 경우도 있음)에 불과해 기술능력평가 결과가 입찰 사업자를 결정한다. 가격평가배점이 낮다 보니 기술능력평가 결과가 좋기만 하면 사업자가 입찰가를 시장에서 인정하는 가격보다 높게 정하더라도 낙찰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 예산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협상에 의한 계약에 중소기업이 입찰되기 힘든 이유는 또 있다. 이 계약은 제안서 제출로 이뤄지는데 이를 만드는 작업이 중소기업에는 엄청난 부담이다. 예를 들어 1000억원이 넘는 사업 제안서는 완성에만 몇억원이 소요된다. ◆낙찰자, 사실상 입맛대로 정해진다 이 전문가는 수요기관과 낙찰자 간 유착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수요기관은 기술능력평가를 직접 수행하거나 또는 조달청 평가를 의뢰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직접 평가하는 경우 평가위원을 수요기관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조달청에서 평가를 대행하는 경우에도 수요기관은 추천 명부를 작성해 조달청 감사담당관실에 평가위원을 추천할 수 있다. 수요기관이 낙찰자를 사실상 결정할 수 있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는 결국 수요기관의 의지대로 평가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방식으로 낙찰자가 정해지면 장기적으로 발주자와 낙찰자 사이에 유착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그 결과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소송으로까지 번지는 입찰 분쟁 이 같은 문제들로 인해 일부 교육청은 협상에 의한 계약에서 다수공급자 계약으로 변경했다. 다수공급자 계약은 교육청이 정한 사전규격에 맞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자는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이 방식으로는 입찰 참여 사업자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출한 사업자가 낙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청이 단말기 사전규격을 일부 대기업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계약 방식은 바꿨지만 여전히 신규 사업자 혹은 중소기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다. 현재 경기도화성오산교육지원청경북교육청 등은 이에 반발한 중소기업과 소송을 진행 또는 검토 중에있다.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낙찰자를 정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도 단말기 규격을 필요 이상으로 고스펙으로 설정해 대기업만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들은 대체로 물품선정위원회를 통해서 학교 측의 의견을 수렴해 계약 방식, 사전규격을 정했을 뿐 중소기업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경기도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1~2년 쓰는 게 아니라 3~4년 쓸 테니까 사양이 좋은 것으로 선택을 한 것이라며 교육청에서 규격을 일괄로 정한 게 아니고 학교에서 어느 정도 규격이면 되는지 함께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은 못 들어오게 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예산 범위 내에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반기에는 다수공급자 계약을 하다가 하반기부터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을 도입한 경북교육청의 관계자는 1차 사업을 해보니까 학교에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접수가 돼서 2차에서는 하자 보수(보험처리)를 넣기 위해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을 선택했다며 상반기 때 다수공급자 계약을 통해 중소기업과 제휴해본 경험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관계자는 해상도 같은 경우 다른 시도거까지 다 검토했고 학교 선생님들과 TF를 통해 특정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에 그 정도의 해상도가 필요하다고 해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업체만 들어오도록 조작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경제인사이드] 격화되는 ‘반도체 전쟁’… 삼성전자, ‘파운드리 1위’ 가능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에서 20조원 규모의 미국 내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런 대규모 투자에도 삼성전자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이 부회장은 5년 만의 미국 출장 귀국 후 첫 마디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감과 절박함을 담은 메시지를 던졌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미중 패권전쟁, 첨단 기술 경쟁 격화 등 삼성전자 앞에 놓인 현실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시스템반도체는 논리와 연산, 제어 기능 등을 수행하는 반도체이다.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디지털화된 전기적 정보를 연산하거나 처리(제어, 변환, 가공 등)하는 반도체다. ◆파운드리 1위 TSMC 추격 가속화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1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시스템반도체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의 해외 전진기지가 마련된 것이다. 테일러시 투자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투자는 텍사스주 오스틴 라인(1998년 준공)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가동에 이어, 올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2공장 설립을 발표한 지 6개월여 만이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 1공장을 운영 중인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40㎞ 떨어진 곳이며, 기존 오스틴 공장보다 약 4배 정도 넓어 향후 첨단 공정 시설을 추가하는 데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테일러시를 선택한 것은 파격적인 혜택 때문이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가 투입하는 20조원의 투자금을 사실상 그대로 돌려주는 수준의 150만평 부지 제공과 세금 감면 혜택으로 삼성을 잡았다. 테일러시는 첫 10년 동안 재산세 감면 지원 방식으로 92.5%를 돌려주고 이후 10년은 90%, 추가 10년은 85%를 돌려주기로 했다. 이번 신규 공장 설립으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1위 TSMC를 넘어설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신규 라인이 가동되면 경기도 기흥화성평택과 미국 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의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생산 체계가 완성된다. 신규 라인에는 5G와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 투자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 차세대 전략 분야로 시스템반도체를 주목했다. 1974년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이후 40년 넘게 비메모리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삼성전자는 2019년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삼성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직후인 올해 8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스템반도체 투자계획 규모를 기존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삼성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를 주목하는 이유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스템반도체는 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 맞물려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일본, 대만 기업의 점유율이 높은 반면, 한국 기업은 5%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이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확정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인 TSMC, 인텔과의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TSMC인텔과 쩐의 전쟁 점입가경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연산 처리를 담당하는 시스템반도체까지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목표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2.9%로 1위, 삼성전자가 17.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삼성과 경쟁 관계인 애플이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위탁 생산을 TSMC에 몰아주는 탓에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TSMC는 120억 달러를 투자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 중이다. 인텔도 지난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고,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 두 곳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첨단 공정인 10나노미터(㎚1㎚=10억 분의 1m) 이하 시장만 보면 TSMC와 삼성전자가 약 6대 4 정도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삼성은 내년 상반기에 최신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기반의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GAA는 반도체 칩의 기본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더 작고 빠르게, 적은 전력만 소모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국회 벽 넘지 못하는 반도체특별법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가 첨단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반도체특별법)은 반년 넘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최근까지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비용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강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수도권 대기업 지원 반대론 등의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대만 등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하고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글로벌 투자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산업에서는 투자 여력이 중요하다며 개별기업이 현재보다 더 많은 투자 여력을 가지려면 세액 공제나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등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안 전무는 반도체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으므로 필요한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반도체 인력 양성이 잘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현재 대만과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지만 국가적인 총력을 다한다면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며 메모리반도체도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세계 1등이 됐다고 강조했다.

[경제인사이드] ‘2030 NDC’ 맞닥뜨린 한국산업, 부작용 우려에 ‘원전 부활’ 급부상

최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막을 내렸지만, 범세계적 온실가스 감축 행보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은 오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40% 이상으로 상향한다고 선언했고, 업계에선 산업 구조상 리스크가 커 무리한 도전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석탄화력발전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가운데 정부가 안전을 이유로 원전 업계를 사실상 버려 업계에서 감당해야 할 전력 수급 문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또 앞서 원전과 석탄발전을 없앴던 유럽, 중국 등 주요국에선 대체에너지 요금이 급증해 부분적으로 이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200개국이 참석한 COP26은 글래스고 기후조약을 체결하며 지난 13일(현지시간) 끝을 맺었다. 글래스고 기후조약은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등 노력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해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조약은 중국, 인도 등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저항해 석탄발전 중단이 아닌 감축에 그쳤고, 다수국가에서 제출한 2030 NDC마저 기후 위기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잇따라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산업계에선 이마저도 현실을 도외시한 목표치라는 주장이 나온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석탄발전으로 가동되는 공장을 멈춰서 환경을 지킬 경우, 그에 따른 피해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NDC 선포에 업계는 유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COP26에서 한국은 2030 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며 개발도상국(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나라로서 선진국들이 바라는 감축과 개도국들이 바라는 적응과 재원이 균형적인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앞장서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국제 사회에 당당하게 발표했지만, 업계에선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업계와 조율 및 소통과정을 건너뛰고 일단 선포부터 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영계와 재계에선 NDC 상향안을 두고 실현 가능성이 없고 업계의 부담이 커 무리라고 지적해왔다. 경총에선 지난달 27일 NDC 상향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을 당시 정부와 탄소중립위원회가 우리나라의 현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감축목표 상향을 포함한 탄소중립 정책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수차례 우려를 표명했으나, 결국 산업계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최종 확정돼 유감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공표했고, 온실가스로 인한 이상기후로 지구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오늘날, 2030 NDC는 선진국으로서 더는 피할 수 없는 과업이 돼버렸다. ◆안정적 에너지 수급 중요한 이유는? 업계의 우려하는 것에는 온실가스 감축 설비에 드는 초기투자금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 중 하나는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우려는 한국의 산업 구조에 기인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에서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 9080억 달러로 세계 10위권인데, 이는 소위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제조업이 발달한 영향이며, 한국은 그중에서도 중화학공업(중공업)이 발달해있다. 중공업은 철과 석유를 통해 기계, 자동차, 선박, 비행기, 석유화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중공업은 지난 1970년대부터 국가 주도하에 발전하기 시작해 오늘날의 한국이 있기까지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중공업 등 제조업은 철과 석유를 다루는 만큼 높은 열과 에너지가 필요한 데, 중화학이 중심인 국내 산업현장에선 에너지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산공정이 갑자기 중단돼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국내 산업현장에선 석탄 화력과 원자력을 통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수급해왔었기 때문에 이번 협약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탄소감축 부작용과 원전 부활 논의 관건은 친환경 재생에너지가 기존의 전력수요를 충족할 만큼 기술 발전을 이룩할 때까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는 탈(脫)원전을 외치며 안전을 이유로 원전산업을 사실상 버렸고, 석탄화력발전마저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간산업인 제조업 공장들을 가동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한데, 현재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술로는 이를 보완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국토가 넓지 않아 태양광에너지를 사용하기 어렵고, 풍력발전으로 전력수요를 충족할 만큼 바람도 없어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간과한 부작용은 앞서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섰던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선 경기회복에 따른 전력수요를 대체에너지가 따라가지 못해 대규모의 전력난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공장이 멈추고 산업생산율이 떨어지고 있다. 전경련은 전력난의 간접적 원인으로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꼽았다. 또 원전과 석탄을 줄이고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에 의존했던 EU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상기후로 바람이 약해짐에 따라 발전량이 줄었고, 대체 연료인 천연가스의 가격은 3.6배 이상 상승했다. 그 결과 전기요금은 연초보다 독일은 2.4배, 영국은 2.8배, 프랑스는 3.1배, 스페인은 3.4배씩 증가했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공급 대책 부실로 인한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술이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원전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인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현재 풍력은 연간 200㎿(메가와트) 내외, 태양광은 연간 4GW(기가와트) 정도가 보급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오는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 용량인 50GW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약 60GW의 추가 증설이 요구되는 2030 NDC 계획상의 재생에너지 30.2%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탈원전 기조 아래 무탄소 전력 생산이 이뤄지려면 전기료를 2배 이상 인상해야 하고, 발전시설 및 에너지 저장설비(ESS, Energy Storage System)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재로선 원전을 적정 수준으로 사용하면서 탄소중립에 대처하는 길이 유일하다며 원전 비중을 10%에서 40%로 늘리고 태양광을 50%30%로, 풍력을 15%8%로 줄이는 등 원전의 운전을 적정량 허용하고 운영 허가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신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며 탈원전 정책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향후 원전산업의 부활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