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입찰㉛] 기대·우려 교차하는 경기도교육청 스마트기기 사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교육 기관에 ‘1인 1스마트기기’를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천지일보는 해당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을 취재하고 교육청의 편파 행정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심층 보도를 기획했다. 제31보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의 올해 스마트기기 지원 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사업 응찰 문턱 낮아질 조짐 국산·외산 브랜드 최소 8곳 사업 참여 기회 엿보는 중 中 OEM 제품까지 사들여와 사후 관리 불가능 우려 나와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의 참가 문턱을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많은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게 된 건 공정성 제고 측면에서는 좋은 결과지만 태블릿PC 제조 능력이 없는 사업자들까지 중국 OEM 제품을 사들여 참여를 준비하고 있어서 사업 수행 및 사후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경기도교육청 태블릿PC 사업 수주를 엿보고 있는 사업자는 삼성전자, 레노버(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포유디지탈, 에이텍, 엠피지오, 텍라스트, 딕클, 아이브릿지닷컴 등 최소 8개에 달한다. 삼성전자,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포유디지탈을 제외한 나머지는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 처음 참여하는 사업자들이다. 이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국 OEM 제품을 구매해 응찰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참여 사업자가 크게 늘어 피 튀기는 전쟁이 예상된다”며 “특히 중소기업이 이렇게 많이 참여하면 마진도 얼마 안 남을 텐데 OEM 제품을 잘못 선택한 사업자가 낙찰되면 서비스도 안 되고 사업이 엉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제품을 직수입해 사업에 참여하는 거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OEM 제품을 들여오지 않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업 수행 및 사후 관리 능력에 있다. 이 사업에서는 수주 기업이 스마트기기만 보급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A/S, 기기 보급·교체 등 사후 관리까지 책임져야 한다. 사업자에게 태블릿PC 제품과 부품을 빠르게 수급하고 이를 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참여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사업자는 이 같은 능력이 없다. 삼성전자와 포유디지탈을 제외하고는 태블릿PC를 자체 생산할 수 없다. 이 외에는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단말기를 중국에서 사 오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낙찰되면 향후 스마트기기 사업에 더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선례에는 태블릿PC 기술력이 없는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가 있다. 이 기업은 중국 국영기업인 레노버 제품을 수입해 공급하는 사업자로, 레노버의 제품을 생산하거나 수리할 수 없다.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는 지난해 강원도교육청 1차 사업과 일부 경기도교육청, 올해 상반기에는 전라북도교육청에서 수행 사업자로 낙찰됐다. 그 결과 강원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사후 관리 문제를, 전북교육청에서는 기기 공급·교체 문제를 빚고 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의 올해 스마트기기 규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단가를 지난해보다 대폭 높여 사전 규격서를 배포하기도 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대기업 밀어주기’ 의혹이 일자 다시 공정한 기회를 만들겠다고 결정을 유보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사업에서 경기도교육청 중 대부분의 교육지원청은 저장용량 스펙을 128㎇로 정해서 삼성전자와 레노버 둘만 참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때문에 대기업 독무대를 만들어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저장용량이나 해상도 등 일부 규격이 교육용 라인업으로 쓰기에는 필요 이상으로 고성능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심지어 128㎇를 ‘내장(만) 128㎇’라고 못 박아 SD카드와 내장형 메모리를 합쳐 128㎇ 용량의 제품이 있는 중소기업의 참여를 제한했다. 모든 교육지원청이 저장용량을 128㎇로 선정한 것도 아니었다. 일부 교육지원청은 64㎇ 제품을 선정해 사들였다. 이는 학교에서 쓰일 태블릿PC에 128㎇ 용량까지 필요한 게 아니라는 방증이다. 그 결과 지난해 보급된 단말기 중 90% 이상이 대기업 제품이 됐다. 2021년도 경기도교육청에서 보급한 스마트 단말기 점유율 현황을 보면 국내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75.8%를,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레노버)가 15%를 차지했다. 국내 중소기업 단말기 점유율은 9.2%에 불과했다.

[정치쏙쏙]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되풀이… 위안부 언급없는 광복절 경축사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전환을 전제로 식량 공급·금융 지원과 같은 상응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사에서 밝힌 소위 ‘담대한 계획’을 구체화한 셈이다. 하지만 북한의 안보 우려를 불식시킬 안전보장 방안이 없는 데다 대북 구상이란 것도 경협 위주의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의 정책을 반복한 것에 불과해 최근 가뜩이나 강경해진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담대한 구상’ 구체화… 北호응 주목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의 지속 가능한 평화에 필수적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담대한 구상의 일환으로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윤대통령이 내놓은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단계별로 대북 경제협력 방안을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대통령실도 이날 ‘남북공동경제발전위’ 설립을 제안하면서 ‘선 비핵화’가 아닌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단계적·동시적 이행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이 세부적인 내용이 담긴 이번 ‘구상’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개발 명분으로 삼았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한 해소 차원의 조치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경제 중심의 반쪽자리 로드맵이라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일각에선 과거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을 업데이트한 수준으로 별반 차이가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핵·개방·3000’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인당 주민 소득을 3천 달러까지 올려주겠다는 내용이다. 북한도 지난 7일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를 통해 “10여 년 전 남조선 각계와 세인으로부터 실현 불가능한 흡수통일문서로 지탄받고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졌던 이명박 역도의 비핵·개방 3000을 적당히 손질한 것”이라고 폄훼한 바 있다. 더군다나 북한의 최근 대남 강경 기조는 더욱 거세진 상태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공식화 대일 메시지로는 일본을 세계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함께 맞설 ‘이웃’으로 평가하며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역설했다.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한일관계의 조속한 복원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고는 하지만,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으로 규정하며 특히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과거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를 함께 열어갈 이웃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계승을 공식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일관계의 빠른 회복과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게 그의 강조점이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1998년 10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으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담고 있다. 다만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언급은 이날 경축사에 등장하지 않았다. 한일관계 개선에 매몰된 나머지 일본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인데, 당장 ‘대일 저자세’ ‘대일 굴욕’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윤 대통령이 이전부터 협력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고 있지만 일본 측은 현금화 문제 등에 대해 한국이 먼저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으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지적에 힘이 실린다. 양국 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목소리다. 정부는 일단 강제징용 가해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목전에 다가온 만큼 민관협의회를 통해 국내 전문가 의견을 수렴 중이며 협의회에 불참한 피해자 측과의 의사소통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법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슈in] 수십년째 퇴출유예 ‘반지하’… “주거대책 선행돼야”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100년만의 유례없는 폭우로 도심 내 배수 설비가 마비되면서 세계 경제 10위 규모 국가의 수도가 침수됐다. 특히 지난주 서울에 내린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로 반지하에 사는 일가족 3명이 수몰되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반지하 주거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정부는 주거용 반지하를 퇴출하겠다면서도 당장은 대책이 없어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지하 형태의 주거를 법으로 금지할 순 있어도 입주민에 대한 주거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생충 속 그 곳 ‘반지하’… ‘지옥고’로 유명 영화 ‘기생충’으로도 유명한 ‘반지하’는 반은 지상에, 반은 지하에 위치하는 주거형태를 말한다. 반지하는 지면 아래 있어 습하고 창문을 크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채광이나 환기 등의 문제가 발생, 옥탑방, 고시원과 함께 ‘지·옥·고’ 등으로 불리며 사람이 살기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이에 ‘반지하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반지하가 안전에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98년에는 서울 상습 침수지역 피해의 70~80%가 지하·반지하에서 발생한다는 정부 조사가 발표됐고, 2001년에도 집중호우로 침수·감전 사망사고가 발생, 2010년에는 침수 피해의 90%가 반지하 주택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 도심에 주택이 부족하면서 반지하는 불가피하게 없애지 못하는 ‘아픈 손가락’이 됐다. 통계청이 올해 3월 발표한 ‘2021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서울 주택 보급률은 2020년 기준 94.9% 등으로 하락 추세다. 전국은 103.6%다. 주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면서 반지하에 대한 수요도 계속 이어져 왔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가구·주택 특성’에 따르면 전국의 지하·반지하 주택은 총 32만 7329가구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서울(20만 849가구, 61.4%)에 집중돼 있다. 또 경기에는 8만 8000가구, 인천에는 1만 2400가구가 있어 수도권에만 전체의 91.8%가 모여 있다. 이번 폭우로 침수피해가 발생,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반지하를 바로 없애지 못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서울에만 20만 가구, 수도권에 29만 가구가량이 있기 때문이다. 반지하 형태의 주거가 안전에 취약하다는 점은 거주민들도 알고 있지만 어쩔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심에 위치한 이점 때문이다. 먼저 서울 등 수도권에 반지하 가구가 몰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저렴한 주거비를 꼽을 수 있다. 서울에 직장이 있거나 의료 및 학업을 목적으로 수도권에 거주해야 할 경우 높은 임대료 및 주택가격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지하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몸이 불편하거나 여건상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주거층도 반지하를 찾는다 연구보고가 나온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4월 발표한 ‘주거복지정책 사각지대 및 지하주거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저층주거지 중 지하주거의 노년 가구 비율은 19.2%로 가장 높다. 또 자녀양육가구 중에서도 지하주거가 22.1%나 된다. 아울러 지하주거자 중 절반(48.2%) 가까이가 내부 상태를 만족스럽지 않고 답했지만, 이 중 35.4%는 양호한 입지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퇴출 강행”… “반지하도 사람 사는 곳” 한편 이번 폭우로 사망자가 나왔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반지하 형태의 주거를 줄여나가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거주민들을 수용할 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반지하 형태의 주거를 퇴출하겠다고 단언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속도조절론을 내세우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지하·반지하를 주거 목적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건축법을 개정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침수 위험 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주거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존 건물에 대해선 10~20년의 유예를 두고 순차적으로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기존 세입자에겐 주거지 마련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기회를 주거나 차상위계층 가구에 월세를 일부 지원하는 ‘주거 바우처’를 활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국토부는 주거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반지하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며 “반지하를 없애면 그분들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원 장관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 거리를 이동하기 어려운 노인, 환자, 몸이 불편한 분들이 실제 많이 살고 있다”며 “이들이 현재 생활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이만큼 저렴한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지하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방법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지하를 없앤다고 입주민들을 강제로 내쫓을 수도 없고, 만약 이들을 내보내더라도 새 거주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서울에만 20만 가구 규모의 거주지를 마련하는데 난항을 겪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슈in] 신천지 코로나 방역방해 ‘무죄’가 남긴 과제… “마녀사냥·희생양 만들기 그만”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1.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안드레지파 울산교회 부녀회 A씨는 코로나 발생 이후 코로나의 진원지처럼 묘사되자 TV를 본 남편이 ‘너 때문에 온 가족이 다 죽게 생겼다’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등 폭언과 폭력을 당해왔다. A씨의 여동생은 ‘형부가 머리카락을 자르고 칼로 위협하는 등 폭력적 성향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가정불화가 심해지자 가족과 다툼 끝에 고층에서 추락해 결국 숨졌다. #2. 신천지 도마지파 정읍교회 소속 박모씨는 수년간 종교로 인해 남편으로부터 심한 폭행과 압박을 받아왔다. 남편의 통제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더욱 심해졌으며, 급기야 박씨에게 “종교와 가정 중 하나를 택하라”고 몰아붙였다. 박씨는 가정을 택하겠다고 했지만 남편은 “교회에 전화를 돌려 종교를 포기했다고 말하라”고 하는 등 압박과 폭행이 극에 치닫자 결국 추락 후 사망했다. 그가 사망 전 지인에게 남긴 말은 “나 좀 살려줘라, 이러다 죽을 것 같다”였다. #3. 신천지 서울야고보지파 서울교회 청년회 김모씨는 직장에 근무하면서 신천지인이라고 상사에게 밝혔고, 이후 근무하는 데 종교가 문제 되진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 비난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권고 휴직을 받게 됐고 얼마 되지 않아 회사는 김씨를 퇴사조치했다. 김씨는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됐다. #4. 신천지 마태지파 인천교회 장년회 방모씨는 건설업에 종사했다. 최근 그가 건설사와 시공 관련 계약시 맺는 계약서를 보고 갈등했다. 인적사항에 신천지 유무를 표시하게 돼 있었다. 방씨는 양심상 속일 수가 없어서 사실대로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밝혔고, 지난 9일 그는 회사로부터 출입금지 조치를 당했다. 코로나19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감염병 예방관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신천지 관계자들이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에 따라 그간 코로나19 주범인 것처럼 직장 해고에다 가정 내 살해까지 ‘마녀사냥’을 당해온 신천지인들의 피해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당시 신천지 신도란 이유만으로 범죄자·바이러스 취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2명의 부녀자가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고 수많은 신도가 강제퇴직·이혼·폭행·차별 등 끔찍한 경험을 당했다. 그동안 4명이 죽임을 당한 데다 최근에 1명이 또다시 살해당하면서 사망자만 5명에 달한다. 이밖에 언론 매체들을 통해 쏟아지는 각종 비난·비방 보도가 국민의 증오·혐오를 불러일으키며 코로나가 발생한 해 2~3월에만 5천건이 넘는 피해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대한민국이 종교의 자유가 있는 만큼 서로 폭넓게 이해가 돼야 하는데 SNS 시대에 오히려 편견과 차별이 심해지는 현상이 빈번해졌다”며 “소수 또는 약자를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잘못된 정보나 뜬소문을 퍼 나르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또 나올 수 있다. 대중매체나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최근 선한 명분을 들어 상대방을 공격·정당화하는 ‘선한 폭력’ 현상도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데, 상대방을 무참하게 훼손하는 행태들은 ‘범죄’라는 인식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법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는 만큼 잘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마치 잘못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일도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판 마녀사냥 희생양 된 신천지 이처럼 전국 20여만명의 신도들은 기득권보다 소수라는 이유로 코로나19 원흉이라는 낙인 속에 2년이 넘는 길고 힘든 시간을 지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혐의가 모두 ‘무죄’로 나오면서 신천지는 그간 죄를 뒤집어쓴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정부의 거리두기나 방역 지침이 전무한 상황에서 대통령까지 나서 “일상생활하라”고 권장했던 시기였는데,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자 그 책임을 뒤집어씌울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마녀사냥’은 인류역사상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14세기부터 불어 닥친 유럽의 마녀사냥은 17세기까지 수십만명의 사람들을 처형대에 올렸다. 마녀사냥이라는 명목으로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죽어 나간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다수를 이룬 집단이 소수를 해하거나 없애고자 하는 행위로 마녀사냥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이러한 한 예로 흑사병이 번진 14세기 독일 스트라스부르에서 2천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유대인을 집단으로 학살하고 재산을 빼앗은 사건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유대인 학살은 스페인·스위스·독일 등 유럽 곳곳에서 벌어졌는데, 당시 유럽인들은 감염병이 발생한 이유를 알 수 없어 공포에 빠지자 유대인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고 한다. 이처럼 지금도 어쩌면 누가 누구에게 병을 옮겼는지, 어디서 왜 발생했는지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저 병에 대한 공포와 분노를 쏟아부을 ‘감정의 쓰레기통’이 필요했을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류학자 르네 지라르도 ‘인간들은 사회에 재난 같은 큰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의 원인을 특정 대상에게 뒤집어씌운다’고 분석했다. 사회 전체는 마녀 아닌 ‘마녀’를 희생시킴으로써 불안정한 사회를 안정화하고 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이때 희생양이 되기 제일 쉬운 이들은 바로 소수여서 기득권에서 배제된 사회적 약자들이다. 흑사병이 퍼졌을 때 죄를 뒤집어씌워 무자비하게 학살당한 유대인처럼.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큰 재앙이나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누군가를 희생양 삼는 ‘마녀사냥’이 되풀이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지독한 역병이 발생한 지금 시대에는 ‘감염병 위반죄’라는 죄를 뒤집어쓴 신천지가 그 희생양인 셈이다. 이와 관련 강신업 변호사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우리나라에 신천지 신도라는 이유로 폭력·차별 등이 이어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부나 지역단체 등이 신천지 신도나 코로나19 감염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도록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선언과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도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중요한 기본권인데 언론과 정부가 과도하게 ‘신천지 탓’을 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천지 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회사와 가정에서조차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건일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방역방해 무죄 확정… “혈장공여·헌혈봉사 독려” 남달랐던 행보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코로나19 방역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이 12일 ‘무죄’를 확정받았다. 1심과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가 이날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상고심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리면서다. 이에 본지는 지난 2020년 2월 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의 발생 당시부터 법원의 이 총회장에 대한 무죄 판단까지의 사건을 정리해봤다. 지난 2020년 2월 18일 대구에선 신천지 신도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31번 확진자로 등록됐다. 당시 해당 신도 외에도 증상 발현이 있는 사람이 더 있었음에도 마치 31번 환자가 ‘슈퍼 전파자’인 것처럼 보도되는 바람에 모든 비난의 화살이 31번 확진자에게로 쏟아졌다. 방역당국이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31번 확진자 외에도 먼저 증상을 보였던 확진자가 있었다고 브리핑했지만 거세진 비난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을 검사하면서 확진자 수는 늘어갔고, 정부는 31번의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신천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며칠 뒤인 2월 21일 “신천지를 철저히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소수종단에 속하는 신천지는 기성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치부되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고, 직장에선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퇴를 종용받는 반인권적 요소가 다분함에도 정부는 인권보호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일체의 약속 없이 즉각적인 신도 명단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2월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공문을 통해 신천지 신도의 명단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신천지는 명단을 제공했다. 해당일 중대본 관계자는 신천지 총회 사무실을 방문해 국내신도 명단 서버에 접속해 정보를 직접 받아 갔다. 그 다음날인 26일엔 중대본이 해외신도 명단을 요청했고, 신천지는 이전과 동일하게 당일 명단을 중대본에 제공했다. 그럼에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은 다음달인 3월 1일 신천지 지도부에 대해 ‘살인죄’ 등 혐의를 걸어 검찰에 고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3월 2일 이 총회장은 경기도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의 절을 올리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후 중대본의 요청에 의해 대검찰청이 신천지 자료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진행한 결과 3월 17일 ‘신천지 제공 자료 이상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3월 26일 신천지 사단법인인 ‘새하늘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교선교회’의 법인을 취소했고, 4월 24일엔 방역방해 혐의와 무관한 평화민간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에 대해서도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법인을 취소했다. 이후 5월 22일 검찰은 신천지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고, 7월 28일 이 총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 총회장이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했으며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게 당시 검찰이 제시한 이유였다. 법원은 7월 31일 이 총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심리를 진행한 뒤 8월 1일 새벽 이 총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총회장은 구순의 나이로 수원구치소에 수감됐다. 이어 검찰은 8월 14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이 총회장을 구속기소했다. 이 총회장은 9월 3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두 번째 공개 사과를 했다. 그는 11월 12일 법원이 보석을 허가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이어갔다. 12월 9일 검찰은 이 총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13일 이 총회장이 받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으며 같은해 11월 30일 재심 재판부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대법원판결까지 무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코로나19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는 모두 무죄로 마무리됐다. ◆혈장공여·헌혈봉사·백신기여 등 신천지는 재작년 코로나19 국내 혈장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완치자의 혈장 확보’를 돕기 위해 총 3차에 걸친 대규모 단체 혈장공여를 진행한 바 있다. 총 3741명에 달하는 이들의 혈장은 당시 연말 기준 전체 혈장 공여자 4096명 중 91.3%를 차지했다. 단체 혈장공여 외에도 100여명 이상의 신도 개인 공여가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총 3741명이 혈장을 공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초기 당시 헌혈하기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어렵사리 공여된 이들 혈장은 최근 기적처럼 탄생한 국산 1호 백신에도 쓰였다. 이러한 대규모 혈장공여는 이만희 총회장이 완치 신도들에게 “예수님의 피로 죄 사함 받은 성도님들의 피(혈장)가 우리나라와 국민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쓰일 수 있도록 혈장 공여에 앞장 서자”고 독려하며 적극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이뤄졌다. 특히 신천지는 올해 국가적인 혈액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4일까지 약 2주간 단체헌혈에 나서기도 했다. 당초 예상했던 인원 6000명을 훌쩍 넘어 1만 8819명의 신도가 단체헌혈을 완료했다. 신도들의 헌혈 또한 신천지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갖은 핍박 속에서도 “코로나19 종식에 종교인이 가장 앞서 실천하고 타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이만희 총회장의 독려를 통해 이뤄졌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약 2주간이라는 단기간에 한 단체에서 이처럼 많은 인원이 헌혈한 사례는 신천지밖에 없다. 신천지 측은 12일 대법 판결과 관련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혐오하거나 낙인찍는 행위는 근절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의 남용된 권한이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감시자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겪은 아픔과 고통을 뛰어넘고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를 위해 힘쓰겠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체 혈장공여, 혈액 수급 비상사태 해소를 위한 단체 헌혈 등을 해온 것처럼 국가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안전한 공동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슈분석] 방역방해 ‘무죄’ 신천지… 대구 슈퍼감염자? ‘31번 확진자’의 오해와 진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방해 혐의 재판에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12일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다. 신천지는 지난 2020년 2월 18일 대구교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다수의 확진자가 파악되면서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신천지 첫 확진자였던 ‘31번(전국 기준) 확진자’에 대한 수많은 가짜뉴스들이 쏟아져 나오며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과연 31번 확진자(환자)가 신천지의 첫 감염자였을까. 더 나아가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감염돼 대규모 전파를 일으킨 ‘슈퍼전파자’였을까. 본지는 신천지 무죄 판결을 계기로 31번 환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정리해봤다. ◆ 31번이 슈퍼전파자? “2차 감염자”방역당국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2020년 2월 18일 오전 기준으로 발표된 대구지역의 첫 코로나19 확진자다. 여기서 ‘첫 확진자’라는 의미는 코로나19 검사결과 대구에서 처음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즉 검사 시기에 있어서 먼저 파악된 환자라는 것이지, 이 환자가 반드시 ‘최초 감염자’라고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코로나19의 특성상 본인이 검사를 받지 않으면 양성 유무를 파악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에서도 같은 맥락의 조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 31번 환자가 최초 감염자가 아니었다는 내용이다. 방역당국의 역학 조사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1차 발병기인 2020년 2월 7~11일 사이에 이미 신천지 대구신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증상이 있었고, 31번 환자도 2월 8일 처음 증상이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당국은 31번 환자가 대구지역 혹은 신천지 대구교회의 최초 감염자가 아니며, 31번 환자와 비슷한 시기에 감염된 신천지 신도들 역시 ‘최초 감염자’가 아닌 ‘2차 감염자’라고 밝혔다. 역학적으로 1차 감염자가 2차 감염을 일으키는 기간이 보통 4~5일인 점을 감안하면, 신천지 대구신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증상이 있었다는 점에서 31번 환자는 신천지 교회 내 슈퍼전파자도 될 수 없다. 또한 당국이 2020년 2월 26일 대구지역 내 입원 중인 19세 이상 폐렴환자 503명에 대한 전수 검사결과, 코로나19 환자 6명이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31번 환자와는 연관성이 없었다. 이들 가운데 한 병원에 입원하고 있던 2명은 31번 환자보다 먼저 증상이 발병한 사실이 밝혀졌다. ◆ 검사 거절? “해달라고 졸라서 겨우 받아”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언론에선 31번 환자가 두 차례 의료진의 검사 권유를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31번 환자의 주장과는 전혀 상반된 것이었다. 천지일보가 31번 환자와 통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면, 31번 환자는 2020년 2월 17일 ‘새로난병원에서 코로나일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의사에게 코로나검사 방법을 물었다. 그러나 의사의 답변은 “나가라”는 것이었다. 이후 31번 환자는 남편의 도움을 받아 대구 수성구 보건소를 방문했다. 그러나 보건소 직원은 “중국에 방문한 적 없고, 중국인과 접촉한 적도 없다”는 31번 환자의 말을 듣고 의사 소견서가 있는데도 코로나19 검사를 거절했다. “혹시라도 코로나면 주변에 피해를 줄 수 있으니 검사를 해달라”고 1시간 가량 보건소 직원을 조른 건 오히려 31번 환자였다. ◆ 31번 환자가 동선을 속였다?대구시는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2020년 4월 13일 느닷없이 “31번 환자가 교회 내 동선을 숨긴 사실이 CCTV 확인결과 밝혀졌다”고 브리핑했다. 그러면서 “행정조사 결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허위진술을 했다”며 신천지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대구시는 “당초 (2020년) 2월 9일과 14일에만 방문했다고 31번 환자가 진술했었다”며 “사실 확인 결과 2월 5일에도 방문을 했고 2월 16일에는 (교회건물)층을 달리해서 여러 장소를 방문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31번 환자를 두고 또다시 ‘거짓말쟁이’ 논란이 일었다. 언론들은 일제히 31번 환자가 거짓말을 해서 방역에 혼선을 줬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신천지 대구교회는 강하게 반발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천지 대구교회에 따르면 2020년 2월 5일 동선은 처음 당국에서 요구하지도 않았던 것이고, 추가 이동경로 요구할 당시 2월 5일에 교회에 간 사실도 다 밝혔다. 또 예배당 외에는 출석인증을 위해 잠시 들른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교회 측 발표가 설득력을 얻자 언론은 대구시가 두 달여간 동선파악도 제대로 안 하다가 이제 와서 31번 환자의 동선을 운운한다며 다른 속내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 퇴원 후에도 가짜뉴스31번 환자에 대한 근거 없는 가짜뉴스는 국민에 오해와 편견만 불렀다. 2020년 2월 당시 31번 환자가 청도에 있는 찜질방에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자, 청도대남병원 감염도 31번 환자 때문에 일어난 것 아니냐는 추측성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천지일보와 통화에서 31번 환자는 한마디로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내가 간 찜질방은 청도입구에 위치하고 청도대남병원과는 거리적으로 멀어서, 찜질방에 갔다가 앞산 식당에 다녀온 시간을 확인해보면 도저히 같은 날 청도대남병원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도대남병원 관련설은 이후 31번 환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당국도 관련성이 없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잦아들었다. 그러나 가짜뉴스는 31번 환자가 퇴원한 이후에도 계속 나왔다. 2020년 4월 26일 31번 환자의 퇴원 사실이 알려진 후 다수의 언론은 31번 환자를 ‘슈퍼전파자’로 단정해 보도했다. 혹은 31번 환자의 병원비에 초점을 맞춰 마치 31번 환자가 악의적으로 혈세를 낭비한 범죄자인 듯 기사를 내보냈다. ◆ 31번과 신천지, 범죄자 취급 당해코로나19는 중국에서 발원했다. 31번 환자와 신천지 대구신도들이 집단감염된 즈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일상생활하라”고 권장했다. 31번 환자와 신천지 대구신도들의 죄라면 ‘대통령 말을 그대로 믿고 일상적인 예배를 드린 것’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종교 편향적 언론과 종교계 기득권 세력, 정치권은 신천지를 희생양 삼듯 모든 책임을 신천지에게 뒤집어씌우고자 했다. 그러나 2022년 8월 12일, 이날 대법원 최종 판결을 통해 신천지의 무고함이 명확히 밝혀졌다.

[르포]“배수시설보다 보도블록에 돈 들여… 예견된 폭우 참사” 주민 분통

[천지일보=방은 기자] “여기 지대가 낮은데 언덕 위에서 물이 밀려 내려오고 안 빠지니 잠긴거에요. 10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어요. 하수 구멍이 작은데 보도블록 공사는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기 봐요. 맨홀이 막혔잖아요. 얼마 전에는 에폭시(열경화성 수지)를 발랐었는데 다시 뜯어내고 보도블록으로 바꿨어요. 세금으로 뭐하는 짓이냐고요.” 11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부근 남성사계시장 수해 복구 현장에서 동네 주민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김종만 (59, 동작구)씨는 기자를 붙들고 답답한 듯 하소연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비 많이 오는 8일 저녁이나 이튿날에 공무원이 와서 해야 되는데 경찰 한 명도 없었다. 그러다 주민이 감전되면 어떻게 하냐”며 “누가 나오라 마라 안 해도 봉사 정신 가지고 스스로 해야지 일 터지거나 선거 때나 되면 나오니 국민으로서 깝깝하다”고 혀를 찼다. 서울 동작구 일대에 80년 만에 기록적인 비가 내리면서 수해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현재 특별 재난 지역 지정 예정인 동작구에 있는 이수역 남성사계시장은 8일 밤 9시부터 1시간당 136.5㎜의 비가 쏟아지면서 배수시설이 마비돼 피해가 컸다. 상인들은 10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며 예견된 참사라고 입을 모았다. 동작구에 20년 산 익명의 50대 주민은 “개발은 하지 않고 길만 뜯어 고치니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이건 예견된 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상에 물이 내 배까지 찼다”고 말하며 170㎝정도 보이는 주민이 허리 밑을 짚어 보였다. 그러면서 “어제 윤석렬 대통령 온 데 저 위 극동 아파트 옹벽 무너진 데도 산을 깎아서 옹벽친 것”이라며 “여기는 전체적으로 손 봐야지 주먹구구식으로 손 데면 이쪽 일대는 또 저수지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영호(51, 동작구)씨는 “물은 지금 다 빠져 물건을 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복구됐지만, 아직 속은 복구가 안 됐다”면서 “이 지역이 물이 모이는 지역이지만 이렇게까지 온 적이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10일부터 복구 작업을 위해 군 장병 70여명과 40개가 넘는 민간 봉사 단체가 투입된 시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작업 중이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아침 일찍부터 청소부들은 포크레인 기사와 함께 물에 젖은 각종 쓰레기들을 청소차에 싣고 있었다. 수해 피해가 큰 시장 안쪽 지하상가 근처에 군 장병과 민간 봉사단이 몰려있었다. 언제부터 봉사 나왔냐는 기자 질문에 김인순(72) 도곡2동 새마을 부녀회장은 “어제부터 봉사 나왔는데 논현동도 말도 못 한다”며 “어제 반지하 사는 수해 주민이 그러는데 순식간에 물이 차서 유리창 깨고 나와 그나마 살았다”고 다른 지역 피해를 설명했다. 좁은 지하 계단 아래 줄을 서서 쓰레기를 치우는 봉사단을 보던 경창수(57) 사당2동 협의회 회장은 “지하에 물건 보관하는 삼정유통이 피해가 제일 컸다”며 “지금 국민의힘 방역위원회에서 나와 봉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자 뒤로 지나던 봉사단들은 “냄새가 장난아니다”며 숨을 몰아쉬었다. 가게 물건과 기계를 다 빼내고 전기 수리하는 이효찬(65, 동작구) ‘강남고추기름’ 사장은 “침수돼서 다 못쓰게 됐다”며 “노후화돼서 감전 위험도 있고 해서 전기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 돈이죠 돈”이라며 앞으로 일을 걱정했다. 복구 현장에서 봉사하는 당원들과 함께 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에게 한 말씀 해달라고 기자가 요청하자 “당원들께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다”며 “피해 본 상인도 문제지만 혼자 사는 어르신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상기후니 도와주시면 좋겠고 대책도 빨리 마련해야 될 것 같다”며 “이 지역은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됐다”고 말하며 다른 피해 현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르포] 폭우 피해 이재민 “흙밭으로 변한 집 두고 대피… 현실적인 보상해야”

[천지일보=조성민 기자] “30년 거주한 터전을 한순간에 잃었는데 정부가 나서 임대분양 등 현실적인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정당이 서로 달라 뜻이 안 맞아 보상을 못 해준다, 국회의원 임기 만료라 못 해준다’며 둘러대지 말고요.” 11일 구룡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수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이사라(72, 구룡마을 2지구)씨가 정부의 현실적인 대책을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서울에 내린 115년 만의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강남의 판자촌인 구룡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도 집을 잃고 수재민 대피소에 모여들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임시대피소는 개인 생활공간을 고려해 칸막이 천막으로 돼 수재민 88명이 임시 거주하고 있었다. 이번 비피해를 입은 김선옥(85, 강남구 구룡마을)씨는 “우리 집은 비닐하우스인데 물이 머리 위까지 찼다. 적십자 직원이 집안에 있던 나를 업고 나왔다. 하루 동안은 심장이 파딱 파딱 뛰었다”며 그날의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구룡마을 6지구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한인정(94)씨는 “산 밑에 나 혼자 살고 있는데 그날따라 번개도 많이 쳤다”며 “밤 12시가 안 돼 텅 소리와 함께 물이 산더미처럼 흘러 들어와 집안이 모두 흙으로 뒤덮여 이곳에 왔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도 한 씨는 “구룡마을은 공기도 좋고 사람들 인정도 참 좋다. 마치 자식같이 아침마다 안부를 물어주고 먹을 것도 갖다주고 병원도 데려다주고 대피소에서는 식사 줄을 양보하고 계단을 올라갈 때 손도 잡아주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없다”라며 구룡마을 인심 자랑을 했다. 또 “여기에 찾아와줘 고맙고 이름만이라도 물어줘 고맙습니다”라며 기자의 손을 맞잡았다. 이어 방역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강남구청은 코로나 재유행을 막기 위해 방역 활동을 하루 4번 진행하고 있었다. 방역업체 직원 안광식(65, 강남구 수서동)씨는 방역을 마치고 빗자루를 집어 들었다. 안 씨는 “방역업무가 끝났으니 그냥 돌아가도 되지만 제가 이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네요. 4일 동안 바닥을 쓸지 않아서 먼지가 많습니다”라며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분들을 보니 마음이 참 좋지 않습니다. 편히 쉬실 수 있게 빗질도 살살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현실성 있는 수해보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승(55, 강남구 구룡마을 8지구)씨는 “현실적인 보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구룡마을에 10년 이상 오래 산 사람들은 지원금과 집도 주고 가전제품도 새로 줘야 한다. 구청 공무원들은 이런 약속 없이 2~3일 후에 어영부영 대피소에서 나가라고만 할 것 같다”며 걱정했다. 이에 더해 이사라(72, 구룡마을 2지구)씨도 “대피소에 국무총리부터 외무부 장관, 강남구청장, 언론 모두 왔다 갔지만 정작 현실적인 지원대책은 세우고 가지 않았다”며 “30년 동안 구룡마을에서 살았는데 노숙자도 들어갈 수 있는 임대주택에 들어가라는 건 말도 안 된다. 구룡마을 땅은 국유지가 아닌 모두 사유지며 이를 다 보상 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수재민 보상계획에 대해 강남구정책홍보실 언론팀 주무관은 “현재 SH공사와 협의가 다 끝나 수재민만 동의한다면 언제든지 즉시 입주 가능한 공공임대주택과 지원금을 마련해 놨다”며 “일부 마을 주민들이 바라는 임대분양은 협의를 더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재민들에게는 응급구호 키트가 지급됐다. 응급구호 키트 구성은 속옷·세면도구·간편복·생필품이 들어있다. 또 대피소에는 와이파이와 배터리 충전소를 운영 중이며 무료 식사 제공과 함께 마스크·손소독제·자가 검진 키트·모기퇴치제도 지급 중이다. 이밖에 의료지원으로 의사 1명, 간호사 2명이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교대 근무를 하고 구급차도 항시 대기하고 있다.

[정치in] 北의용군 10만명 러시아 파병설… 가능성 있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를 돕기 위해 의용군을 10만명 파병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8일 러시아 국영 TV의 방송을 인용해 전했다. ‘북한군 10만명 파병설’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인데, 물론 북한이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어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는 알 순 없다. 다만 일각에선 제재와 기상재해, 바이러스 확산 등 삼중고로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해 있는 북한과 전쟁 수행 자원이 부족한 러시아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北, 우크라전에 10만명 파병 제안”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이고르 크롯첸코는 최근 관영 채널1 TV에 출연해 “10만명의 북한 의용군이 이 분쟁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여러 보고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북한군은 대포병전 경험이 풍부하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를 지원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대포병전이 중요해졌다고 SCMP는 설명했다. 크로첸코는 이어 “러시아는 북한 부대와 그들의 대포병전 경험을 환영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파시즘에 맞서 싸울 국제적 의무를 표명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CMP는 미국 뉴욕에 있는 외교협회를 인용해 “북한의 군대는 130만명 규모로 현역병으로는 세계 네 번째 규모”라며 “추가로 60만명의 예비군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를 인용해 “북한은 러시아 전쟁에서 승리하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1000명 이상의 노동자를 투입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러시아가 점령지 재건을 위해 값싼 노동력이 필요한 상황과 북한의 의도가 맞물려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북한에서 의용군과 관련한 고려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의 분석이다. 또 러시아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건 전쟁을 수행할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뉴욕포스트는 덧붙였다. ◆파병 가능성도 배제는 못해 북한 의용군 10만명의 러시아 파병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일 파병이 결정된다면 베트남전에 이은 한반도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가 북한에 밀과 에너지원을 공급하겠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도 관련 대가에 따른 주고받기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는 등 파병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 북한은 아사자가 나올 정도로 식량난에 처해 있고, 난방 연료로 석유 등 에너지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식량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데다 연료까지 부족한 상태에서 겨울을 맞이할 경우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 더한 심각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초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중국에 의존하려니 중국도 서방의 제제로 식량난을 겪고 있어 딱히 손을 벌릴 수 있는 건 러시아뿐인데 마침 10만명 파병 이슈가 생겨 북한으로선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달 13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을 독립국으로 공식 인정한 것도 같은 맥락의 연장선이다. 러시아 등에 대한 대거 인력 수출을 통한, 즉 외화 벌이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북한과 즉각 단교했다. 이날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도 “주러 북한 대사관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루한스크인민공화국 대사관 동료들은 이미 훌륭한 사업적 관계를 형성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자 및 삼자 간 협력 문제를 다루기 위해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금융in] 새출발기금 시작부터 삐걱… ‘90% 탕감’에 은행권·지자체 반발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정부의 소상공인·청년 등 취약계층 대출 탕감 정책을 두고 연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해가 있다”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논란이 사그라들기보다 사회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대출자의 모럴해저드와 금융기관의 손실 부담 등을 들어 난색을 보이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중앙 정부가 정책 손실을 자신들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정부안에서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으로 넘어간 채권의 원금 감면율이 최고 90%에 달하면서 지나친 탕감이 부실 대출자를 양산하고 모럴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해명에도 ‘빚투’ 탕감 지적 이어져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4일 ‘125조원+알파(α)’ 규모의 민생안정 과제를 발표했다. 이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80조원 규모의 저금리 대환대출, 45조원 규모의 채무조정 등 맞춤형 지원과 개인 대출자를 위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주택담보대출 안심전환 대출 등이 담겼다. 이 중 만 34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채무조정제도의 경우 코인·주식 등에 ‘빚투(빚내서 투자)’한 청년들을 돕는다는 것으로 해석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정부는 신용등급 하위 20% 청년을 대상으로 원금이 아닌 이자를 1년간 한시적으로 30~50% 감면하고 최대 3년의 원금 상환유예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3개월 이상 채무를 연체하고 있는 청년들의 연체 사유 중 주식 등 투자실패로 인한 경우는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대학생 및 미취업청년 특별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은 청년의 연체 발생 사유는 생계비지출 증가가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실직(21.3%), 금융비용 증가(12.9%), 근로소득감소(12.7%)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실패로 인해 채무 연체가 발생한 인원은 전체의 0.8%에 불과했다. 그러나 민생안정 과제 중에서도 30조원 규모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에서도 잡음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모럴해저드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탕감 90%→50%로 낮춰야”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실 또는 부실 우려가 있는 채권을 금융회사에서 매입해 원금의 60~90%를 감면해 주고 최장 20년 동안 나눠서 갚도록 하는 30조원 규모의 ‘배드뱅크(금융기관의 부실자산·채권만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를 의미한다. 정부는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조성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층 대출자의 부실 채권을 사들여 채무를 조정해줄 계획이다. 채무조정 대상은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지원을 받고 있거나 손실보상금 또는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을 수령한 개인사업자·소상공인이다. 채무조정의 핵심은 기존 대출을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면서 대출금리를 연 3∼5%로 낮춰주고, 특히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 대출자의 원금 가운데 60∼90%를 감면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은행권과 지자체에선 빚 탕감을 받기 위해 고의로 채무를 연체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2일 주요 시중은행 여신 실무자들이 정부와 신복위가 보내온 ‘소상공인·자영업자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실행 계획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나눈 결과 감면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도한 원금감면은 부실 대출자를 양산하고 도덕적 해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은 보유자산, 채무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해 원금감면 비율을 낮추기 위해 다음 주 감면율을 ‘10∼50%’ 정도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채무조정 대상자 범위가 너무 넓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부실 우려 대출자의 기준이 ‘금융회사 채무 중 어느 하나의 연체 일수가 10일 이상 90일 미만인 자’로 제시된 만큼 고의적으로 대출금 상환을 미뤄 연체 이자를 감면하고 금리를 연 3∼5%로 낮추는 경우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에 은행권은 금융회사의 요주 대출자 요건과 동일하게 ‘30일 이상 90일 미만’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새출발기금 이용정보 기록을 바탕으로 신규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부실 대출자와 달리 ‘부실 우려 대출자’의 경우 은행 간 정보 공유까지 불가능해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부실 우려 대출자에 대해 신용 기록이 남지 않는 만큼, 2금융권 대출자 중 고의로 연체하려는 이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신보 부실 우려에 지자체도 반발은행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도 같은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 과정에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부실이 우려되자 반발하고 있다. 여당 지자체장이 있는 서울시의 경우 “새출발기금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의적인 원금 미상환 등 도덕적 해이 우려 부분에 대한 정책설계를 철저하고 세심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자영업자의 빚을 대신 갚고 가지고 있던 구상채권을 새출발기금에 팔게 된다. 그러나 탕감 범위가 60~90%에 달하는 등 가격이 낮게 책정되면서 제값을 못 받고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신청 규모가 커지면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재원이 고갈될 수도 있다. 이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새출발기금은 기존에 있는 신용 회복 지원 프로그램과 많이 다르지 않다”며 “코로나 이후 조정할 부분이 많아졌기 때문에 약간의 도움을 줘서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1~2주일 이내에 새출발기금과 관련한 세부 기준을 발표하고, 기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일 방침이다.

이글거리는 불볕더위, 농민들 “쉴 틈 없어”… 도시민들 물놀이장·실내 카페 찾아

[천지일보=전국특별취재팀] 전국 대부분이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전국 낮 최고 기온은 30~38도로 그야말로 대지가 불타오르는 듯한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오전 0시 40분 기준 전국 대부분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황이다. 특히 서울은 7월 26일 이후 11일째 잠 못 드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전국 폭염 상황을 살피며 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더위에도 일손 놓을 수 없어 본지가 최근 찾은 경기도 평택의 한 참깨밭에는 찜통 같은 더위에도 어르신들이 분주하게 참깨를 베고 있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연신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닦으며 벤 참깨를 한쪽에 모으느라 손놀림이 바빴다. 한참 낫으로 참깨를 베고 있던 박경철(68, 남,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씨는 “누가 해줄 사람도 없고 비 오면 또 비가 와서 일할 수 없으니 더워도 어쩔 수 없다”며 “아침 일찍 시작해 점심 먹고 오후 2시까지 쉬고 다시 일한다. 일할 때 해야 하는 게 농사”라고 말했다. 깨를 한 묶음 들어 옮기던 오은미(가명, 65, 여,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씨도 “더우면 더운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그때그때 할 일이 있다”며 “뜨거운 날씨에 욕심내고 일하면 큰일 나니 자기 몸 상태를 잘 봐가며 일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시골 농촌은 노년층이 대부분 살고 있고 도울 일손도 없어 요즘 같은 더위에 어르신들의 건강은 더욱 걱정되는 시기다. 지난 4일 전남 담양군 용면의 한 농가에서 만난 김재영(가명, 67)씨는 “올해는 비도 안 오고 물이 부족해 농작물이 제대로 자랄지 수확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생각이 많은 듯 하늘을 쳐다봤다. 체감 온도가 35.4도까지 오른 날씨에도 제초제를 뿌리던 한 어르신은 “더워도 어쩔 수 없다”며 “누가 해줄 사람도 없고 이대로 두면 잡초가 무성해 농로까지 덮으면 큰일”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시장보단 대형마트·백화점 찾아 전통시장 풍경은 어떠할까. 5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시장에는 푹푹 찌는 날씨에도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대부분 선캡을 쓰거나 양산으로 햇빛을 가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상인들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숨 막히는 더위에 마스크를 벗고 장사하는 상인도 많았다. 점포마다 선풍기 한 대씩은 기본이고 2~3대 돌리는 곳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양동시장 내부는 아케이드를 설치해 외부보다는 다소 서늘하게 느껴졌다. 증발냉방장치인 쿨링포그에서 안개처럼 물과 바람이 분무 되자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에서 소외된 상인들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덥다”며 힘없이 부채질하고 있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60대의 한 상인은 “사람들이 무더위로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가니까 오후 6시 정도면 과일을 싸게 판다”며 “가게에 야외용 서큘레이터를 온종일 켜놔도 덥다”고 토로했다. 반면 더운 날씨에 외식하는 사람이 늘자 상인들의 얼굴엔 오랜만에 웃음꽃이 폈다. 충북 청주에서 찌개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정숙(가명, 60대, 여)씨는 “폭염이 시작되고 나서 손님이 늘었다”며 “너무 더우니까 외식하는 것 같다. 거의 가족 단위 손님들”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이동하지 않고 밥 먹으면서 술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술 매출이 특히 늘었다”고 덧붙였다. 인근 고기 단골집을 찾았다는 홍성현(가명, 50대, 청주시 금천동)씨는 “더워지기 전에는 사람이 꽉 차진 않았는데 요즘은 사람이 가득하다”며 “불판 앞인데도 외식하는 것 보면 신기하다”고 말했다. ◆물놀이장·카페 찾는 시민들 지난 5일 경북 구미의 낮 온도는 36도까지 올랐다. 무더위 폭염 속에 시민들은 물놀이장을 찾거나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구미 낙동강체육공원은 7월 20일 3년 만에 개장했다. 김희연(가명, 30대, 여, 부산시)씨는 “아이들 방학을 맞아 친정 방문차 물놀이장에 놀러왔다”며 “해변보다 쾌적하고 안전요원도 많아 안심하고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물썰매 슬로프, 워터 바스켓, 워터 슬라이드 등 다양한 놀이기구에 시민들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물놀이를 즐겼다. 야외 물놀이장 근처에서 근무하던 안전요원은 “평일 1000명, 주말 1500명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다”며 “폭염 속에 지친 심신을 물놀이하며 씻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 담양의 용흥사 계곡에도 휴가온 사람들이 평화롭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캠핑용 테이블을 펼치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가 하면 어린이들은 흐르는 계곡물에서 물장구를 치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박이형(67, 광주시 북구)씨는 “어제 오고 너무 좋아 또 왔다”며 “밖에 날씨가 너무 더워 숨쉬기도 힘들지만 계곡은 시원해서 좋다”고 손자와 함께 발을 담그며 흐뭇해했다. 충북 진천의 백곡천을 찾은 오은희(44, 청주시 청원구)씨는 “집에만 있으면 애들이 게임만 해서 계곡을 찾았다”고 말했다. 청주 낭추골 물썰매장을 찾은 연지숙(가명, 42, 여)씨는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썰렁하다”며 “어른들은 힘들지만, 아이들에겐 물놀이가 최고인 것 같다. 찾아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연씨의 딸 오아름(가명, 9)양도 “더우니까 물놀이가 제일 좋다”며 “친구들과 아파트에서 물총 싸움을 했는데 물놀이장이 더 시원하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실내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음료를 마시며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던 한소윤(27, 여,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씨는 “바람이 불어도 햇빛이 너무 강렬해 시원하지 않다”며 “집에서도 선풍기보다 에어컨을 켜게 된다”고 말했다. 또 “더운 날씨가 이렇게 빨리 온 건 처음인 것 같다”며 “따가운 햇볕에 버티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사람도 견디기 쉽지 않은 가운데 반려동물은 어떨까. 경기도 평택시 농업생태원에 있는 반려견 놀이터에는 한 가족이 소형 반려견을 안은 채 나오고 있었고 놀이터 안에는 대형견 한 마리와 주인만 있었다. 반려견에게 공을 던져주던 최하나(가명, 30대)씨는 “폭염주의보에 산책 나오기가 무서운데 대형견을 키우다 보니 뛰놀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며 “날씨가 선선할 땐 반려견이 많은데 오늘은 한 마리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금방 갔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놀게 해주고 싶었는데 애(반려견)도 더운지 동작이 느려진 것 같다”며 “야외 놀이터라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 폭염엔 반려견을 데리고 갈 곳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절기상 입추(立秋)인 7일에도 무더위는 이어졌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8일까지 최고 기온이 32~36도로 올라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많겠다. (강하현, 김도은, 김미정, 노희주, 박주환, 서영화, 이미애, 이진희, 이현복, 류지민, 홍나리 기자)

[정치쏙쏙] 내달 정기국회 앞두고 여야 대치전선 격화 조짐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내달 열릴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 간 대치 전선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연일 터져 나오는 악재에다 당 내홍까지 겹쳐 지지율이 급락한 여권을 겨냥해 그간 별다른 움직임 없이 전당대회 관리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이 이젠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듯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물론 이달말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는 등 지도부가 갖춰지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맞서 비대위 출범을 앞둔 국민의힘은 일단 내분을 수습하는 동시에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북어민 북송 등 각종 의혹과 유력한 당권 후보인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사정 정국을 고리로 대야 공세 수위를 높이는 등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어 여야 간 대치가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민주, 김건희 여사 겨냥 정조준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각종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또 불거져 나온 대통령 관저 공사의 일부를 김 여사와 관련된 업체가 수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번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정조사 카드로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는 태도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정조사 요구서의 경우 재적의원 4분의 1(75명) 이상이 동의하면 제출할 수 있다. 국정조사가 이뤄지기 위한 특위 계획서는 재적 과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이 현재 국회 과반 의석수를 갖고 있는 만큼 산술적으로만 놓고 보면 단독으로도 국조를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정조사 실시는 그간 여야 합의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실제 실시 여부는 지켜봐야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여 압박용이나 협상용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여사의 국민대학교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게재 논문 표절 의혹, 대통령실의 해명이 되려 파장을 확대시켰던 무속인으로 알려진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관련 논란에 대한 공세에도 나섰다. 아울러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와 탄핵 추진 등 모든 대응 수단을 열어놓고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선 새 지도부가 꾸려져야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국힘, 文정권‧이재명 의혹 파헤치기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 등을 구성해 ‘탈북어민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전임 문재인 정권의 대북·안보 관련 의혹을 연이어 헤집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여론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는 등 의도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모양새다. 또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표적 수사 문제 등도 공격의 소재꺼리다. 세간에선 ‘전 정권 우려먹기 아니면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도는 형편이다. 유력한 민주당 당권 후보인 이재명 의원에 대한 공세는 지겨울 정도다. 또다시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을 꺼내들었고,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참고인 사망 등에 대한 날선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검‧경도 이달말부터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가세했다. 이와 함께 출범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극심한 내분을 겪고 있는 여당은 오는 9일 비대위 출범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내달인 9월 정기국회 때는 수적 열세 속에서도 야당에 밀리지 않는 화력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새 지도부가 진용을 갖추면 ‘할 일은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야 간 협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협치와 할 일의 대상을 구분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전략인데, 그간 여당의 독주 프레임과 맞물려 ‘중도병’에 걸린 의원들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기 계파의 이득에만 몰두하는, 즉 당심과는 괴리된 의원들이 많아 새로 바뀔 지도부에 대한 비관론 역시 고개를 들고 있다. 차기 지도부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민주당 성패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여야가 각각 내분 해결과 전당대회 과정이라는 와중에도 이처럼 공방이 격화하는 데다 향후에도 대치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 윤 정부의 첫 정기 국회를 앞두고 통상 말하는 협치는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김 여사 등의 각종 의혹이 ‘협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반론도 제기한다.

영종 운북동, 비만 오면 침수… “순식간에 물바다, 토사까지 흘러내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천둥에 번개까지 게다가 비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퍼붓죠. 순식간에 물바다가 돼 집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질척이는 진흙더미를 간신히 빠져나오며 집 주변을 서성이던 박현정(가명, 50대, 여)씨가 기자에게 이같이 하소연했다. 박씨는 “이사 온 지 석 달밖에 안 됐는데 상습 침수 지역인 줄 몰랐다”며 “집 주변으로 물이 갑자기 차오르니 자동차도 이동하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선명하게 남은 붉은 흙탕물 자국을 가리켰다. 동강천 일대 저지대 마을(인천시 중구 운북동 백운로 254번길)은 매년 장마철이면 인근 산에서 쏟아져 내리는 많은 빗물과 동강천이 범람하면서 주택과 자동차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강천이 범람해 여러 채의 가옥과 자동차가 침수되고 가전제품도 물에 잠기면서 피해가 컸다. 올해는 다행히 동강천이 범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본지가 지난 2일 이곳을 찾았을 때도 간밤에 내린 폭우로 마을은 발이 푹푹 빠질 만큼 진흙으로 범벅돼 있었다. 이날 인천에는 0시 50분 기준 호우경보가 발효돼 시간당 30㎜가 넘는 장대비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인천의 이날 하루 강수량은 148.2㎜에 이르렀다. 인근 서울시 33.5㎜, 수원 5.0㎜에 비하면 엄청난 비가 쏟아진 셈이다. 폭우로 인해 이 지역뿐만 아니라 영종 중산동의 한 도로도 잠기고 주택이 침수하는 등 비 피해가 잇달았다. 김재웅씨는 “올해는 집안까지 물이 들어오지 않아 다행”이라며 “지난해에는 가옥 내 침수로 냉장고, 세탁기, 옷장 등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장장률씨도 “몇 달 전에 이사 왔는데 보름 전에도 큰비가 내려 피해를 봤다”며 “산 중턱 공사 현장에서 토사까지 쓸려 내려와 마을이 엉망이 됐다”고 민감하게 말했다. 이어 “폭우가 내리면 산에서 내려온 물과 공사 현장 토사가 함께 모여들어 마을이 쑥대밭이 된다”며 “배수시설이 제대로 안 된 것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구청에 전화하면 제대로 된 답변도 없어 속만 탄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주민이 안내한 길을 따라가자 마을 인근 산 중턱에 건축공사 현장이 눈에 띄었다. 공사 현장으로 이어진 길 위에는 자갈과 모래, 흙 등이 물줄기와 함께 마을로 흘러내리고 있었고 공사 현장에는 쌓아놓은 모래와 흙더미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건설현장 토지주는 “안전 관리를 위해 보강토를 설치했지만 폭우가 한꺼번에 쏟아져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며 “배수관 등 준비해 뒀으니 날씨가 풀리면 곧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집중호우 시 근본적인 배수 체계 정비가 필요한 지역”이라며 “지자체의 책임 있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해마다 피해를 보고 있어 안타깝다”며 “노력하고 있지만, 미개발 지역이라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물길이 농로를 통해 동강천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배수시설 개선을 위해서는 토지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올해 안에 토지주들과 논의해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에 배수로 확장시설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5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이 일대 인근에는 농지성토와 개발행위 등이 진행되고 있다. 저지대인 만큼 향후 인구 유입수 대비 가정오수, 빗물, 하수도 처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어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관계자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금융in] 팬덤 힘입어 고객 유치… 시중은행, 아이돌·스트리머 앞세워 MZ 취향 저격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미래 주 고객층인 20·30대 청년층을 겨냥해 디지털 문화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20·30대가 전통적인 시중은행보다 핀테크가 익숙하고, 휴대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걸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을 빌린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를 지난달 19일부터 은행 유튜브 채널에 차례로 공개했다. 해당 드라마는 국민은행이 기획하고 콘텐츠 전문회사 ‘샌드박스’와 ‘와이낫미디어’가 공동으로 제작한 최초의 금융권 웹드라마 콘텐츠다. 국민은행의 모델인 에스파의 소속 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가 만들어가는 ‘SMCU(SM Culture Universe): aespa’의 세계관을 차용한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웹드라마를 통한 국민은행의 시도가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1편은 4일 기준 조회수 105만회를 넘어섰고, 2편(102만회), 3편(92만회), 4편(41만회)도 고루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유튜브 채널의 다른 영상 콘텐츠가 대부분 조회수 1만회를 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명실상부한 국민은행 ‘킬러 콘텐츠’에 올라선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웹드라마에 대해 “충성 팬덤을 사로잡기 위한 세계관 마케팅의 하나”라며 “Z세대가 중심인 에스파 팬들과 양방향 소통을 통해 이번 웹드라마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은행 유튜브는 사회 초년생을 위한 콘텐츠 ‘고독한, K식가’를 지난달 선보이기도 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조나단 남매가 서울에서 방을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KB부동산을 홍보했다. 국민은행을 비롯해 대부분의 은행도 최근 들어 유튜브 채널에 힘을 쏟고 있다. 유튜브가 과거에는 광고영상 정도만 올라오는 디지털 홍보 채널에 그쳤다면 이제는 잠재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하나의 ‘예비 영업점’으로 거듭났다는 시각에서다. 하나은행은 걸그룹 아이리스와 래퍼 원슈타인이 참여한 바이럴 영상 ‘알잘딱깔센 원큐에’를 지난달 19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바이럴 영상은 브랜드나 상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그 대신 감동적이거나 재미있는 이야기, 중독성 있는 음악 등을 넣어 누리꾼들이 스스로 퍼뜨리도록 만든 영상이다. 하나은행은 젊은 층이 편하게 접근하도록 해당 영상을 숏폼 형태로 먼저 공개했다. 숏폼은 짧게는 15초, 길어도 10분을 넘지 않는 길이의 영상을 말한다. 영상이 길어지면 보지 않는 젊은 층을 노려 짧은 영상부터 선보인 것이다. 게임 스트리머 우왁굳의 신조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를 인용한 해당 바이럴 영상은 고정 팬덤에 힘입어 은행 유튜브 콘텐츠로는 드물게 44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지난 3일 ‘우왁굳의 게임방송’을 통해 노출된 하나은행의 ‘알잘딱깔센 원큐에’ 광고 영상도 게시 19시간 만에 34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MZ세대는 물론 소셜미디어 활동에 익숙한 고객들이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번 광고를 진행했다”라며 “하나은행은 다양한 채널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은 축구선수 손흥민과 배우 김유정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젊은 고객 끌어오기에 힘을 쏟고 있다. 김유정이 등장한 ‘부자들의 비법공개 하나 합-오만원편(15s)’은 조회수 1005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다양한 솟폼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흥미 위주’보다는 금융과 연관된 콘텐츠를 주력으로 미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 초보를 위한 경제 교육 콘텐츠 ‘쩐썰의 오건영’을 숏폼으로 재가공해 일주일에 2번꼴로 유통하고 있다. 또 신한은행의 자체 캐릭터 ‘쏠’ ‘몰리’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숏폼인 ‘쏠&몰리 코믹 숏트콤’은 회당 최대 1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3년 만에 아이유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MZ세대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우리은행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알길원해? 우리 WON해!’ 광고 시리즈는 총 8편 누적 조회수가 1782만회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해당 광고는 아이유가 우리원(won)뱅킹을 소개해주는 영상으로 기획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이유가 임직원 설문조사에 압도적으로 추천 광고 모델 1위에 오른 만큼, 우리은행은 아이유와의 확실한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가운데 최대 구독자(4일 기준 61만 7000명)를 보유한 NH농협은행 역시 킬러 콘텐츠 발굴에 열심이다. 특히 한 달 전 가수 미주와 배우 송원석이 출현한 NH올원뱅크 홍보영상은 44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가벼운 드라마 형식을 빌린 스토리텔링 광고로 고객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같은 영상들은 연예인과 유명인이 출연한 광고 영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를 제외한 금융 콘텐츠의 확장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각 은행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하고 있는 금융 관련 콘텐츠는 1만회를 넘기지 못한 영상이 대부분이며, 한 은행의 영상 콘텐츠의 경우 1달 동안 200회가 넘지 않은 것도 많은 상황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농협은행이 61만 7000명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36만명, 국민은행 28만 2000명, 하나은행 10만 3000명, 우리은행 9만 3100만명 순이다.

[정치쏙쏙] “‘2명 사살’ 귀순 북한군, 南에 정착”… 국정원, 윤건영 주장 반박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국가정보원이 2일 지난 2012년 탈북 과정에서 북한군 2명을 사살한 탈북민의 경우 북한의 대북 송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귀순 의사에 따라 남한에 정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탈북민이 저지른 중범죄에 대해 처벌이 쉽지 않고, 국정원이 수사를 의뢰한 적도 없다’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주장을 국정원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국정원 입장문 내고 반박 국정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2012년 10월 귀순한 북한군의 경우 탈북 과정에서 북한군 2명을 사살하고 귀순했으나 18일에 걸친 중앙 합동 조사 결과 대공 혐의점이 없고 귀순하는 과정에서 탈출을 위한 불가피한 행위로 (형법적)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합동조사 근거법규(통합방위지침, 북한이탈주민보호법 등)에는 탈북 전 범죄에 대해 수사 의뢰 사항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으나 조사 과정에서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수사기관에 첩보를 이첩하거나 통보하고 수사 기관에 자료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탈북민 조사 과정 등에서 중국 또는 북한에서 성폭행, 납치, 감금 등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돼 국내 입국한 탈북민을 처벌한 사례가 4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대응 TF위원인 윤 의원은 “국정원 합동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입국 전 중대 범죄자가 23명, 이 중 6명은 살인 혐의가 있었지만 국정원은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면서 “16명을 죽인 탈북어민의 국내 처벌이 가능하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은 상상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윤건영 주장 반박했지만 ‘글쎄’ 국정원의 입장문은 살인을 저지르고 귀순한 탈북민을 처벌하지 않고 남측에 정착시킨 사례가 있다는 취지다. 이는 민주당 등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탈북민 수사를 여건상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한 반박인 셈인데, 현실적으로 실제 북한군이 살해 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궁색해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물론 사건 관련자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윤석열 정부와 여권, 그리고 민주당 어느 쪽에서나 한계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당시 관련 첩보나 정황 자료 등이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관련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이 기회를 현실적 대책에 대한 공론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尹정부, ‘북풍 몰이’에 안간힘 대통령실 안보실과 통일부, 외교부, 국정원이 보수 언론을 발판 삼아 전방위적으로 ‘북풍 몰이에 나섰지만 밑그림대로 흘러가지 않자 일단 야당의 지적 등에 적극 대응하며 판 유지에 안간힘을 쏟는 모양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인데, ‘인제 수사 상황을 지켜보자’며 이슈에서 비켜나가려는 분위기도 있다. 수사가 유리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결과를 보고 그때 나서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국정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 등을 협의로 서훈‧박지원 전직 국정원장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당장 국정원 압수수색에 나섰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정원은 전직 국정원장 고발과 관련된 사실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이 승인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정원의 대통령 보고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게다가 승인까지 했다면 대통령의 정치 개입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층취재-입찰㉚] 서울시교육청, 스마트기기 ‘렌탈 사업’ 추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교육 기관에 ‘1인 1스마트기기’를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천지일보는 해당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을 취재하고 교육청의 편파 행정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심층 보도를 기획했다. 제30보에서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2차 스마트기기 지원 사업인 렌탈 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기기 16만 5000여대 계약 전망 ‘AJ·한국·롯데렌탈’ 참여 유력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하반기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을 렌탈(임대) 사업으로 추진한다. 이전에는 교육청이 스마트기기를 직접 구입해 교육 기관에 제공했다면 이제는 렌탈 사업자를 선정해 사용 권한을 교육 기관이 갖고 소유권은 사업자가 갖는 방식으로 바뀐다. 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교육청은 이달 말 또는 9월 스마트기기 렌탈 사업 공고를 올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의 관리적인 측면의 부담을 줄이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목적으로 교육청 내부 검토를 거쳐 렌탈 사업으로 전환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요 기관이 사용 권한만을 갖게 됐지만 분실·파손에 대한 책임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사용자의 과실인지, 자체적인 결함인지 등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사안별로 판단하는 기준을 세우고 관리 정책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는 고의성이 없는 파손에 대해서는 1차 사업 때 적용했던 방식(수리비의 20% 정도 부담)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 개인의 사정, 취약계층 지원 부분을 고려해 기준을 더 세밀하게 정해서 계약에 넣을 생각”이라며 “그런데도 사각지대에 있는 부분은 학교 내부 위원회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기기 총수는 16만 5000여대가 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16만 5000여대, 17만대 이하로 예상한다”며 “기종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행되는 예산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사업보다는 예산이 더 많이 들 예정이다. 그는 “이번 사업의 예산을 추경에 넣었는데 전체적인 예산 심의가 의회에서 보류됐다”고 전했다. 참여가 예상되는 사업자로는 AJ렌탈(AJ네트웍스), 한국렌탈, 롯데렌탈 등이다. 이들은 사업에 참여할 준비(컨소시엄 구성 등)를 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두 번째로 큰 변화는 사업의 주 계약자가 렌탈 사업자로 바뀐다는 것이다. 1차 사업에서는 SI 업체인 KT가 계약을 맺고 컨소시엄와 사업 수행 역할을 배분했다면 이번에는 렌탈 사업자가 주 계약자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교육청 사업을 수주한 사업자들을 살펴보면 AJ렌탈은 삼성전자와, 롯데렌탈은 KT와 관련이 있는 사업자”라면서도 “이익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이번 사업에 참여할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참여 사업자들에게는 목돈이 필요하다. 최소한 교육청 예산의 80% 이상은 유동 자산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렌탈 사업으로 바뀌면 계약 후 일괄 정산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그만큼이나 교육청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부작용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학교의 관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분실·파손에 대한 부담은 그대로인데 최소 1.3배에서 최대 1.8배까지 사업 수행 필요 예산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슈in] 험난한 만 5세 초등학교 가는 길… 곳곳에 ‘걸림돌’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만 6세에서 만 5세로 하향하는 학제개편안을 검토·추진하기로 했지만, 논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벌써부터 각종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5세로 1년 낮추는 내용의 학제개편 계획을 보고했다. 박 부총리는 “순차적으로 4년에 걸쳐 입학 시기를 당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2단계나 4단계 등 단계는 달라질 수 있으나 합의된다면 2025년부터 조기 입학을 시행하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만 6세가 된 다음해 3월, 한국 나이로 8세가 되는 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이를 1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실현되면 과거 1949년 교육법이 제정된 이후 76년 만에 대한민국 학제가 바뀌게 된다. 교육당국은 올해 말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해 내년 시안을 마련하고 2024년 방안을 확정해 교육청에서 시범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취학연령을 앞당겨 영·유아 단계에서 공교육 혜택을 확대하고 출발선상의 격차를 해소하는 동시에 졸업 시점도 앞당겨 보다 빨리 사회에 진출하게 하자는 취지다. ◆“막대한 재정 필요” “문제 없어” 반면 이번 학제개편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 만 5세가 되는 2019년생은 2018년생(만 6세)와 동시에 학교를 다녀야 한다. 2025년만 놓고 봤을 때 취학생 수는 그 이전 30만명 초반에서 40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교사와 시설 확충, 그리고 대규모 예산 투입이 이뤄져야 하는데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사업을 추진하면 현장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아이들이 입학·졸업하고 취업할 때까지 더 거센 경쟁에 시달리고 현재의 치열한 교육열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학제개편으로 특정 시점의 학생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폭적인 교사·교실 확보와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입시·취업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이해관계의 충돌과 갈등까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산뿐 아니라 학생들이 한 학년에 몰리면서 특정 학년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만 5세 아동과 6세 아동이 동시에 입학하는 경우 입시·취업 경쟁률이 올라 20대 중반까지 긴 시간에 걸쳐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사립초등학교 추첨 경쟁률만 보더라도 현재 2022학년도 서울지역 사립초교 입학 평균 경쟁률이 11.7대 1인 데다 20대 1을 넘는 곳도 6곳이 넘는다. 학제개편으로 경쟁이 과열되면 조기교육 시기도 앞당겨지는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관계자는 “초등학교 교육현장과 대학입시, 취업에 미칠 여파도 만만치 않다”며 “학생들의 입시·취업 경쟁이 향후 수년간 격화될 수 있다. 나아가 사교육비 폭증으로 이어져 출산율 감소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도 초·중등교육법 13조에 따라 학부모가 원하면 만 5세 유아의 조기 입학이 가능하지만 학생들이 적응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해 조기 입학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나이별 발달과정에 맞지 않은 교육 환경으로 아이들은 극심한 교육적 부작용과 스트레스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제개편에 대규모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취학연령 하향화는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역대 정부에서도 추진하려 했던 방안이지만 막대한 사회적 비용 등으로 인해 번번이 무산된 정책이기도 하다. 당시 한국교육개발원은 취학연령 1년 하향 학제개편에 드는 순수비용이 2008년 기준으로 2020년까지 45조 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부총리는 이에 대해 “총 12년의 학제를 늘리면 인건비가 늘어날 수 있지만 4년간 입학 시기 단축으로 늘어나는 학령인구는 줄어드는 학령인구의 숫자와 비슷하다”며 예산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OECD 38개국 중 4개국만 5세 교육당국이 검토 중인 방안대로 학제개편이 이뤄지면 오는 2025년부터 4년간 25%씩 입학연도가 앞당겨진다. 시행 첫해에는 2018년 1월∼2019년 3월생, 2026년에는 2019년 4월∼2020년 6월생, 2027년에는 2020년 7월∼2021년 9월생, 2028년에는 2021년 10월∼2022년 12월생이 입학하게 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취학 대상은 2018년생 32만 6822명과 2019년 1∼3월생 8만 3030명을 합친 40만 9852명이다. 2026학년도는 36만 1504명, 2027학년도는 33만 3355명으로 줄어들다가 학제개편이 끝나는 2029학년도에는 30만명 밑으로 내려가게 된다. 40만명 이상으로 대폭 늘어났다가 30만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과밀학급 문제뿐 아니라 ‘학령인구 절벽’ 문제도 거론된다. 이에 더해 국제적 추세를 볼 때나 선진국 사례를 볼 때도 취학연령 하향화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 나이는 2019년 기준 38개 회원국 중 68.4%를 차지하는 26개국이 만 6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우리나라와 같이 OECD 10개 나라 중 7개 나라에서 6살에 초등학교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검토 중인 ‘만 5세’ 입학은 호주·뉴질랜드·아일랜드·영국(4∼5세)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교총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학습자 삶 중심의 학제개편’ 보고서에서도 유럽연합 33개국 중 초등 취학연령이 4세인 경우가 1개국, 5세 5개국, 6세 19개국이며 7세인 경우도 8개국에 달한다”며 6세 입학이 세계적인 ‘대세’인 점을 들기도 했다. 한편 이번 학제개편 최종 방안은 발족을 앞둔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현행법에 따라 국가교육위는 학제개편안을 10년 주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통해 확정 가능하다. 이를 위해 대국민 토론회와 공청회·전문가 의견수렴·관계기관 협의·조정을 맡을 계획이다.

[신차 타볼카] “이미 1위지만 더 개선됐다”… 기아 ‘더 뉴 셀토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동의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아의 ‘셀토스’가 출시 3년 만에 상품성을 개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층 세련된 디자인과 향상된 성능, 편의사양까지 대거 탑재돼 소형 SUV 왕좌의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기아는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서울웨이브아트센터에서 ‘더 뉴 셀토스’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이날 시승 구간은 서울웨이브아트센터에서 경기 남양주시 소재의 카페를 왕복하는 약 65㎞ 거리로 짧은 거리였지만 정체가 심한 도심 구간과 고속도로 구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셀토스의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더 뉴 셀토스의 크기를 보면 전장 4390㎜, 전폭 1800㎜, 전고 1600㎜로 소형 SUV 중에선 큰 편이었다. 새로운 외장 디자인은 기존 강인하고 역동적인 스타일은 계승하면서도 미래 감성을 더해 한층 세련됐다. 특히 새로운 패턴이 적용된 전면 메쉬 라디에이터 그릴은 웅장한 느낌을 줬으며,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후면 디자인으로 미래지향적이고 모던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수평적인 디자인으로 실내는 전체적으로 넓고 시원스러웠다. 운전석에 앉으면 10.25인치 클러스터와 10.25인치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가로로 길게 배치돼 시인성을 높였다.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통합형 컨트롤러와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이 위치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더 뉴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시그니처 트림(4WD)으로, 18인치 타이어가 적용된 모델이다. 공인 복합연비는 10.8㎞/ℓ(도심 9.8㎞/ℓ, 고속도로 12.2㎞/ℓ)다. 주행 모드는 노멀, 스포츠, 에코 등 3가지로 출발 시에는 노멀과 스포츠 모드를, 복귀 시에는 에코 모드를 이용해 각각 연비를 측정해 봤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노멀과 스포츠 모드로 약 30㎞를 달린 후 연비는 8.9㎞/ℓ였고, 에코 모드로 약 35㎞를 달린 후 연비는 13.4㎞/ℓ로 측정됐다. 에코 모드 시 고속도로에서 연비가 16㎞/ℓ까지 올랐지만, 청담대교 진입 시 사고 차량 발생으로 정체구간이 길어지면서 연비도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주행에 있어 핸들과 브레이크, 가속페달은 민감하게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다만 급가속 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땐 미세하게 딜레이되는 느낌을 받았다. 주행 성능은 최고출력 198마력(PS), 최대토크 27.0kgf·m의 성능을 발휘하는 1.6 가술린 터보 엔진 탑재로 도심형 SUV로는 손색없었다. 정숙성도 한층 좋아졌다. 더 뉴 셀토스에는 윈드실드 글라스 차음 필름을 비롯해 플로어 카펫 흡음재, 도어트림 흡음재 등이 탑재돼 고속도로 주행 시 소음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정숙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우수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기능은 기존 크루즈컨트롤 기능에 주행 시 도로 상황에 맞춰 안전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돕는 기능을 더했다.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더라도 제한속도 단속 구간에선 제한속도로 줄여주고 구간을 통과하면 원래 설정한 속도로 주행한다. 다만 톨게이트 하이패스를 통과 시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더 뉴 셀토스는 연식변경 모델인 만큼 이전 모델보다 다양한 면에서 개선된 모습이다. 개선 전 모델로 이미 소형 SUV 1위 자리를 차지한 만큼 향후가 기대된다.

[정치in] 이틀째 신규 발열 ‘0명’이라는 北… 신뢰할 수 있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 수가 이틀째 0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당장 북한의 코로나19 통계 발표를 두고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낮은 치명률 등을 근거로 북한의 코로나19 확산 실태 주장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북한이 발표한 발열자는 거의가 코로나19가 아닌 수인성 전염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맞부딪혔다. ◆北, 신규 발열 제로… 누적발열 477만여명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해 지난 29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새로 발생한 발열 환자는 없고, 이 기간 28명이 완쾌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9일 처음으로 하루에 새로 발생한 발열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한 데 이어 전날에도 0명 통계를 발표한 것이다. 신규 사망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5일 기준으로 누적 사망자 수는 총 74명이며 이에 따른 치명률은 0.002%다. 지난 4월 말부터 전날 오후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발열 환자는 총 477만 281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77만 2563명은 완치됐고, 0.004%에 해당하는 176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통신은 밝혔다. 북한의 일일 신규 발열 환잔 규모는 지난달 15일 기준 40만명에 육박했으나 지난달 27일 10만명 아래로 내려간 이후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다가 1천명대 아래로 줄었고, 100명대 밑으로 떨어지더니 현재는 0명이 된 상태다. ◆“신뢰 어려워” vs “코로나 아닌 수인성 전염병” 북한의 발표는 다른 나라의 통상의 경우와 비교할 때 치명률이 터무니없이 낮아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5만명 이상은 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한편에선 북한의 그간 발표 내용을 비춰볼 때 유열자들의 대부분이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닌 수인성 전염병 감염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북한의 매우 낮은 치명률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처음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인지했을 때 진단 장비 등 부족으로 코로나 감염자와 기타 전염병 감염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유열자로 발표했다”면서 “상당수 우리 언론들이 북한의 유열자 중에는 코로나가 아닌 다른 전염병 감염자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유열자를 코로나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라고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통신도 “(북한) 과학연구 부문 전문가들의 협의회를 통해 다중검사에 의거해 악성 전염병과 보통감기 등을 감별하기 위한 기술적 대책들이 강구되고 있다”고 전해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렸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완전한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자평하는 한편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원숭이두창, 수인성 전염병 등 다양한 전염병 확산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르포] 인파 몰린 충주 호수축제… “이젠 즐겨야” vs “코로나 걱정돼”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모처럼 공연에 아주 신이 나서 춤이 다 나오네.” 지난 28일 화려한 개막을 한 충주시 호수축제에 수많은 어르신이 모여들었다. 충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년 만에 개최한 충주호수축제에 트로트 가수 김연자·설운도 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을 ‘통 크게’ 쐈기 때문이다. 본지가 찾은 탄금호 조정경기장과 중앙탑 사적공원 일원의 개막 축제 현장은 여느 콘서트 못지않게 함성과 열기로 가득했다. 수천명 군중 사이로 트로트 메들리에 흥이 오른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벗고 일어나 춤을 추기도 했다. 충주시가 주최하고 (재)충주중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이날부터 31일까지 4일간 ‘새로운 지평선’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충주시는 지난 2015년부터 충주세계무술축제와 본 축제를 격년제로 개최해왔다. 300대의 드론으로 펼쳐지는 드론쇼부터 수상연화 공연과 어린이 물놀이장, 미디어 파사드 등 그야말로 대규모 축제였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곳곳에 ‘방역 구멍’ 역시 넘쳐났다. 여느 타축제와 같은 자가검진키트 확인 절차는 전혀 없었고 출입구 전신 소독기만 통과하면 입장할 수 있었다. 그마저도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소독기를 못 보고 지나치는 시민들도 많았다. 느슨한 방역과 몰린 인파 속에 “이젠 즐길 때가 됐다”며 긍정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야외여도 코로나는 걱정된다”고 난색을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전국에 내놔도 손색없어” 본지가 찾은 지난 28일 축제 개막식 날, 드넓은 탄금호 주위로 30여개 먹거리 존과 호수플리마켓 부스가 마련됐다. 부스에서 만난 서민숙(가명, 50대, 여)씨는 “탄금호 정도 규모의 호수면 훌륭한 지역 자원인데 지난 2013년 조정경기 이후로 활용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호수축제만큼은 전국에 내놔도 손색없다. 지역 관광자원으로도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평했다.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이날 36도를 기록한 더위에 아이들은 야외 물놀이장으로 모여들었다. 호수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산책로에 대형 미끄럼틀도 마련됐다. 물에 흠뻑 젖은 채 물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활기가 가득했다. 코로나19 재감염세에도 일상의 즐거움은 포기하기 어렵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친구와 축제를 찾은 김현서(가명, 20대, 여)씨는 “모처럼의 축제인데 이런 일상의 즐거움을 어떻게 포기해요. 위드 코로나인 만큼 시민들이 이제는 맘껏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힘줘 말했다. ◆공연 열기만큼 더 커진 ‘방역구멍’ 모처럼의 활기 속에서 ‘군중 갈증’을 채워가는 이들은 비단 시민들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축제 공연을 찾은 가수 설운도씨 역시 “4년 만에 축제다.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노래 부르고 즐기는 분위기를 시민들 만큼 가수들도 그리워했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방역 취약층인 노인들도 공연 관람을 위해 빼곡히 모여앉았다. ‘갈매기 사랑’부터 ‘아모르 파티’까지 연이은 히트곡 메들리에 마스크를 내리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시민들도 하나둘 늘어갔다. 공연 열기에 흥까지 얹어지니 “마스크를 올리라” “서로 간격 지켜달라”고 주의를 당부하는 이들 역시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자가 만난 시민들 역시 “지금은 정부에서 축제도 허용하는 분위기잖나. 코로나 걱정을 굳이 하진 않는다” “야외니까 괜찮지 않을까”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날 개막식에서 조길형 충주시장은 “4년 만에 축제를 열었으니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많이 즐겨달라”며 “코로나는 시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니 여러분은 즐겁게 있다 가시라. SNS에도 많이 올려주셔 달라”고 말했다. ◆“방역 철저”… 사전점검은 없어 다시금 고개 드는 코로나19 감염세에 시 측도 의식을 한 듯했다. 충주시는 개막 당일 보도를 통해 “방역게이트 운영·방역수칙 안내 현수막 게시·비상용 마스크 배치·물놀이장 상시소독 등 코로나 예방에도 철저를 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축제 현장에서 ‘철저한 방역 관리’는 눈에 띄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축제 콘서트 열기가 더해가자 음료 부스 줄도 길어졌다. 땀에 젖은 시민들이 슬러시와 냉커피를 마시다가 아예 마스크를 벗고 옆 사람과 어깨동무를 하며 춤을 추기도 했다. 현장 입구와 도로변 곳곳에는 방역게이트와 현수막이 마련돼있었다. 그러나 정작 ‘깜깜이 집단감염’을 막을 사전점검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입구에서 만난 대학생 김영은(가명, 여)씨 역시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더라. 코로나 감염될까 솔직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31일까지 진행되는 축제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폭염 속에 즐기는 수상 콘텐츠와 젊은 감성을 만족시킬 DJ 공연까지 준비돼 여전히 찾는 발길들이 많다. 개막식 하루 뒤인 29일 충북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780명을 기록했다. 전날 하루 동안 청주시에서 1586명이 확진됐고 그 뒤를 이어 충주시에서 32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충북 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2140명)보다 640명(29.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늘어나는 감염 확산세 속에서 충주시 측이 “축제 현장에서 방역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