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in] 기후변화 악몽… 남극 빙하 ‘잠자는 거인’ 깨어난다

파리협정 목표 약속 못지키면 2100년 해수면 0.5m까지 상승 기온 계속 상승 EAIS 다 녹으면 지구촌 해안도시 모두 침수 가능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극단적인 폭염‧가뭄‧폭우‧폭설‧벼락 등 자연재해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등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현 상태대로라면 앞으로 더 심한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전문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장 지난 2015년 세계 190여 개국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약속한 파리협정의 목표를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구상 가장 큰 빙상의 위기 국제사회가 약속한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지구에서 가장 큰 빙상이 더 빨리 녹아 2100년에는 해수면이 0.5m 가까이 올라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호주, 영국, 프랑스, 미국 등 다국적 연구팀은 각기 다른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온이 남극대륙 동부빙상(EAIS, The East Antarctic ice sheet)에 미치는 영향을 2100년, 2300년, 2500년 시기별로 나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이런 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었다. EAIS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빙상으로 전부 녹을 경우 해수면을 무려 52m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거대한 규모다. 지구촌 해안 도시를 모두 침수시킬 위험성이 있어 ‘잠자는 거인’으로 불린다. 연구진은 만약 파리협정의 목표인 기온 상승폭 1.5도 아래로 제한하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기온 상승폭이 2도 이상이 지속되면 EAIS가 녹으면서 2100년까지 해수면이 0.5m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 이후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으면 EAIS가 더 많이 녹아 전 세계 해수면이 2300년까지 1∼3m 상승, 2500년까지 2∼5m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연안 저지대에서 홍수로 인한 기반시설 피해가 발생하고,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이 증가한다. 육상생태계에서도 환경과 기후변화로 생물종 멸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알프스 빙하, 이미 200개 이상 사라져 이탈리아의 알프스 빙하지대에서는 200개가 넘는 주요 빙하가 1895년 기록이 시작된 이후로 사라져 버렸다고 환경보호 로비단체인 레감비엔테가 1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고 이탈리아 현지 매체인 안사가 보도했다. 이 단체는 ‘빙하들의 행렬’이란 제목의 3차 보고서에서 “최근 조사 결과 기후변화 위기로 인한 빙하의 소멸이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알프스 산맥의 기온이 해수면 온도 상승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빨리 진행되고 있으며 2012년 이후로 지상의 적설량도 해마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빙하가 녹아 없어지면 광범위한 영향과 파괴력을 가진다. 실례로 이탈리아에서는 빙하에서 내려오는 수원지의 식수가 고갈돼 대부분 지역이 메마르고 있으며, 농산물 생산량도 줄어들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안전 문제도 발생했다. 이탈리아의 돌로미테 산맥에 있는 마르몰라다 산에서는 과도한 폭염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눈과 얼음 산사태가 일어나 등산객 등 11명이 사망했다. ◆기후변화로 경제적 대가 치르는 세계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경제적 대가를 크게 치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달 말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독일 뮌헨재보험(Munich Re)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가 자연재해로 입은 손실은 650억 달러(약 84조 8천억원)로 집계됐다. 상반기 미국은 토네이도와 같은 강력한 대류성 폭풍 등으로 28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220억 달러, 유럽에선 11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 규모가 큰 상위 5개 자연재해는 ▲3월 16일 일본 강진(88억 달러) ▲2~3월 호주 홍수(59억 달러) ▲2월 유럽 겨울 폭풍(52억 달러) ▲5월 중국 홍수(39억 달러) ▲4월 미국 대류성 폭풍(31억 달러)으로 파악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10년대 기후 관련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970년대보다 7.8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토르스텐 예보렉 뮌헨재보험 이사는 “상반기 자연재해는 기후 관련 재앙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스토크스 더럼대 지리학 교수는 가디언에 “우리가 이 ‘잠자는 거인’을 깨우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의 핵심 결론은 EAIS의 운명이 상당히 우리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릴리 에이브럼 교수도 “온실가스 배출을 급격히 줄이고 지구 기온상승을 제한하며 EAIS를 보존할 기회의 창이 거의 다 닫혀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in] 러-우크라 ‘크림반도’에 집착하는 이유는?

크림반도 러 공군기지 폭발 러 “외부요인無” 우 “非공격” 크림반도, 정면 충돌 뇌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크림반도의 러시아 공군 기지가 십수차례 폭발해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BBC,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날 오후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사키 공군기지에서 15차례에 달하는 폭발이 연이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지시간으로 12시 20분경부터 최소 12번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도 폭발 영상이 올라오면서 이슈이다. 미국 정치전문 일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와 언론들은 이날 폭발 사고 원인을 ‘화재 안전 요건 위반에 따른 항공 탄약의 폭발’에 따른 것이라며 어떠한 외부 공격이나 인명 피해, 군사적 손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격이라는 추측을 일찍 차단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폭발 직후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이 도즈드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키이우는 이번 폭발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크림반도 되찾겠다는 우크라 하지만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그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모든 유럽을 상대로 한 러시아의 전쟁은 크림반도에서 시작됐고 크림반도의 해방과 함께 끝나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3일에도 러시아가 협상을 원한다면서 “크림반도를 포기하라”고 주장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역겹다”며 일축했다. 지난 6월 13일에는 영상 성명을 통해 크림반도 도시인 “얄타, 수다크, 잔코이, 예우파토리야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릴 것”이라며 “당연히 우리가 크림반도를 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요충지이자 자존심 ‘크림반도’ 만약 크림반도 내 러시아 공군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밝혀진다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상당한 도발로 읽힐 수 있다. 크림반도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절대 넘길 수 없는 지정‧지경학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크림반도는 국제사회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인정 받지만, 사실상 러시아가 8년째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의 국가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군사시설도 매우 잘 갖춰져 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에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발판삼아 우크라이나 깊숙이 이동할 수 있었다. 특히 노보페도리우카와 사키는 우크라이나 해안 봉쇄를 주도해온 러시아 흑해함대의 본거지인 세바스토폴 항에서 북쪽으로 불과 50㎞(30마일) 정도 떨어진 곳이다. 크림반도는 칼리닌그라드와 함께 러시아가 유럽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되는 항구가 있어 러시아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땅이다. 더군다나 크림반도는 당초 1783년부터 1954년까지 러시아 영토였다. ◆“크림반도 공격하면 ‘심판의 날’ 올 것” BBC는 “크림 반도의 공격은 극적인 격화를 의미할 것”이라면서 “만약 우크라이나가 이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 전쟁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크림반도에 있는 목표물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공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매체는 크림반도가 역사적으로 러시아에겐 2014년 재획득한 러시아 땅이라는 점에서 준성스러운 지위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며 “크림반도 깊은 곳에서의 공격은 푸틴 대통령에게는 큰 당혹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크림반도가 공격받으면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제in] 英, 에너지 수급 ‘빨간불’… 연료비 급등에 국민 30% 빈곤 직면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영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올겨울 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영국의 국민 3분의 1가량이 빈곤선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콘월 인사이트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영국의 가구당 에너지 요금이 4266파운드로 월평균 355파운드가 될 것이라고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현재 가구당 에너지 요금과 비교해 116%, 지난해와 비교해 230% 급등한 수치다. CNN은 “이미 영국의 가구당 에너지 요금이 올해 54% 오르면서 많은 영국인이 난방과 식사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들 만큼 생계비 위기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연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연료빈곤종식동맹(EFPC) 단체는 영국 국민의 3분의 1인 1050만 가구가 내년 초 3개월 동안 빈곤선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료비를 내고 난 나머지 소득이 빈곤선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가계소득이 전 가계소득 중간선의 60% 아래일 경우 빈곤선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3만 1000파운드(약 4910만원)이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에너지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900만 가구에 400파운드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콘월 인사이트는 “400파운드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콘월 인사이트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연료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염에 가뭄까지 악재 겹쳐 전쟁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든 데다가 올여름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면서 영국은 에너지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영국은 지난달 1935년 이후 처음으로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기면서 최악의 여름을 맞았다. 여름에도 서늘한 날씨로 영국 가정의 약 95%는 에어컨이 없었지만 이번 여름 영국에서는 에어컨 구매 대란까지 빚어졌다. 문제는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 시간이 늘면서 전력 소비도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다가올 겨울철 난방에 쓰일 전력조차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은 전력 순 수입국이다. 영국 정부는 이에 대비해 내년 1월 기업과 가정을 대상으로 계획 정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합리적 최악 시나리오’ 보고서는 비상 석탄발전소가 가동돼도 최대수요전력 대비 발전용량이 약 20% 부족하다며, 노르웨이·프랑스로부터 전력수입이 줄어드는 내년 1월 중에 가스를 아끼기 위한 긴급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과 유럽 전역에 들이닥친 가뭄도 전력난에 가세했다. 영국 전력의 주 수입국인 노르웨이는 가뭄으로 저수지 용량이 최근 20년간 평균보다 약 60% 감소하면서 수력 발전소로 생산되는 전기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노르웨이 에너지 당국은 “노르웨이 전력 생산이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며 “수력 발전소의 물을 채우는 것과 전력 확보를 우선시하고 저수지 수위가 높아지면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콘월 인사이트도 “가뭄이 길어질수록 영국의 에너지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난에 석탄·원자력 발전소 확대 영국은 폭염과 가뭄, 에너지 위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석탄과 원자력발전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당초 유럽에서 가장 먼저 탈원전을 추진했던 영국은 205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를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은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석탄 발전을 재개하거나 생산을 늘고 동시에 원전 비중을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겨울철 전력난이 예상되면서 영국 텔레그래프 역시 영국이 비상조치로 석탄 화력발전소를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천연가스 개발에 열을 올리는 유럽 국가들에 발맞춰 다국적 에너지 회사 셀의 북해 ‘잭도’ 가스전 개발 사업을 승인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환경 문제를 이유로 잭도 사업 신청서를 반려한 바 있다.

[국제in] 마약 카르텔과 40년 사투 벌이던 콜롬비아, 선택은?

전 세계 코카인 절반 생산 콜롬비아 최초 좌파 대통령 “마약과의 전쟁은 실패했다” 마약 카르텔 소탕에 회의감 선진국 마약 소비 규제 강조 의회에선 코카인 합법안 발의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마약 카르텔로 몸살을 앓아온 콜롬비아의 신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은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콜롬비아의 첫 좌파 대통령인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취임 연설에서 “마약과의 전쟁은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새로운 국제적 협약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고 AFP통신과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전 세계 코카인의 절반 가량이 생산되고 있다. 이 코카인은 주로 미국과 유럽으로 유통된다. 미국이 낸 통계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코카인 생산량은 2020년 1010톤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연설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중남미에서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카르텔을 파괴하고자 했지만 100만명이 사망했고, 북미에서도 매년 7만명이 약물 오남용으로 사망하는 데다 범죄조직은 오히려 강해졌다. 페트로 대통령은 현재의 마약 정책 대신 “선진국의 마약 소비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마련 돼야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콜롬비아나 멕시코 등에서 마약 생산과 유통을 차단하고 마약 조직을 소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현 정책에서 주요 소비국의 마약 수요를 줄일 수 있는 정책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례로 페트로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국가적으로 진행했던 ‘마약과의 전쟁’의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2006년 펠레페 칼데론 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 카르텔 소탕에 나섰다. 하지만 실제 마약 생산과 유통, 소비를 줄이지 못했고 오히려 범죄만 증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2018년 취임한 안드레서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사실상 마약과의 전쟁에서 종전을 선언했다. 콜롬비아에서도 악명이 높은 마약 카르텔과 당국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녹록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조직을 들쑤시는 꼴이 된다는 지적이다. 두목을 체포해도 또 다른 수장들이 나서 조직을 이어가거나, 우두머리가 사라진 조직을 차지하기 위한 파이 싸움으로 유혈 충돌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최대 마약조직인 걸프클랜의 사례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지난 5월 12일 콜롬비아군은 콜롬비아 걸프클랜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이 무장공격으로 군인 1명이 숨졌고, 군인 6명과 경찰 2명이 부상을 당했다. 걸프클랜은 콜롬비아에서 최소 28개국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막강한 마약 카르텔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걸프클랜은 국제 마약 조직들과 제휴해 월 평균 20t의 코카인을 각국에 공급한다. 걸프클랜과 손잡은 조직은 멕시코의 양대 마약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시날로아 카르텔, 이탈리아의 칼라브리아·시칠리아 마피아와 발칸 조직들이다. 경찰에 따르면 코카인이 흘러 들어간 나라들엔 미국과 중미 국가들은 물론, 벨기에,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이란, 중국, 호주 등도 포함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 것은 같은 달 조직을 이끌던 다이로 안토니오 우수(50, 일명 오토니엘)가 당국에 체포돼 미국으로 인도됐기 때문이다. 오토니엘 검거 당시 이반 두케 콜롬비아 전 대통령은 걸프클랜이 끝났다고 성과 발표했지만, 되려 새로운 두목들이 조직을 이끌면서 무력 공격으로 세력을 과시하도록 한 셈이 됐다. 콜롬비아 특별평화재판소(JEP)에 따르면 걸프클랜이 무차별 공격을 가한 지난 5월 5∼8일 나흘 동안 콜롬비아 전체 36개 주 가운데 10개 주, 178개 지역에서 민간인 24명이 숨졌다. 걸프 클랜 조직원들이 불태운 차량도 200대가량에 달한다. 걸프 클랜은 콜롬비아 241개 지역에서 활동 중이며 작년보다 오히려 31개가 늘었다. 조직원은 3200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페트로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에 대한 압박이 마약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는 대통령 후보시절 걸프클랜을 비롯한 마약 카르텔, 반군 등과 평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콜롬비아 싱크탱크 갈등대응재단의 카일 존슨 연구원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더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며 “당국의 조치로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나우뉴스가 현지 통신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콜롬비아에서는 코카인을 합법화하자는 법안이 발의됐다. 구스타보 볼리바르 상원의원은 마약 합법화와 관련된 2개의 법안을 발의했다. 건전한 목적의 마리화나(대마초) 소비에 대한 법안과 코카인 합법화에 대한 법안으로 각각 별건으로 발의됐다. 볼리바르 의원은 마약 카르텔 대응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코카인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마약 카르텔이 마약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돈이 되는 장사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합법화를 통해 규제를 할 수 있다는 논리다. 볼리바르 의원은 콜롬비아 역사상 최초의 좌파 대통령을 탄생시킨 ‘역사적협의’당 소속이다.

[국제in] 美·中 갈등에 ‘끼인 국가들’… 불똥 튈까 촉각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촉각을 세우는 국가들이 있다.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과 맞물려서 미국이 오는 10월 인도와 합동 군사훈련을 예고하는 등 남태평양과 동남아시아에서 외교 전략을 펼치면서 양국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 사이에 놓인 이른바 ‘끼인 국가’들은 민감하게 미중 관계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홍콩 일국양제 문제,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 티베트 소수민족 탄압 문제 등 중국 내 독립·인권 관련 사안들에도 미국이 개입하면서 일부 지역들은 양국 갈등의 중심지가 됐다. ◆중·인 분쟁지역서 군사대립 첨예화하나 6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오는 10월 14~31일 미국과 인도는 인도 북부 아우리에서 연례 합동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미국과 인도가 18년째 진행하는 연례 합동군사훈련의 일환이지만 이 훈련으로 미국이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훈련 지역이 인도와 중국의 국경분쟁 지대인 실질통제선(LAC)으로부터 약 95㎞ 떨어진 곳인 데다가 지난 2020년 이후 두 나라가 이 지역에서 수차례 충돌하면서 사상자까지 발생했었다.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 국방부는 “인도와의 파트너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공통된 비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면서 “광범위한 노력에는 군사훈련이 포함된다”고 CNN에 말했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5일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위험은 역외 강대국의 부당한 개입과 빈번한 방해”라며 미국을 비난한 바 있다. ◆미국, 중국 겨냥해 필리핀과 군사협력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6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나 군사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70년간 지속된 상호방위조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해 “만약 동맹이 공격을 받는다면 조약에 따라 우리가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도 지난달 6일 왕이 외교부장이 필리핀을 찾아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났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현재 대만의 상황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홍콩·신장 등 中인권문제 두고도 갈등 대만 문제 이전에도 양국은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 문제, 홍콩·티베트 독립 문제 등을 두고도 이미 수차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 등 신장지구 소수민족을 집단 수용소에 가두고 강제노역에 동원하는 등 인권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러나 중국은 신장지구 내 정책들은 테러 방지 및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이 지난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을 밀어붙인 뒤 홍콩 입법회 내 ‘반중’ 의원들의 의원직을 박탈하면서 미국과의 갈등은 고조됐다. 당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독재가 홍콩에까지 뻗쳤고, 중국공산당이 입법기관에서 모든 반대의 목소리를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미국은 모든 합당한 권력을 동원해 홍콩의 자유를 말살하는 데 책임이 있는 자들을 색출해 제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일 펠로시 의장도 워싱턴포스트(WP)에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를 통해 당초 약속했던 ‘일국양제’를 저버렸고, 티베트와 신장에서도 위구르족에 대한 대량 학살과 탄압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중국’ 둘러싸고 미·중 갑론을박 최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반발한 중국은 미군과의 군사 소통 채널을 단절했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의 대화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등은 모두 중국의 일부이자 하나로서 나눠질 수 없고 중국인민공화국만을 합법적 국가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미국은 1979년 1월 1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시작한 이후 이 원칙을 지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 대만 방문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100% 일치한다”며 CNN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이 원칙을 지켜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중국은 중국의 군사행동 억제 등에 대만을 독립국으로 보는 인식이 담겨있다고 해석하면서 지난 4일부터 대만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단행했다. 7일 중국군은 예정된 훈련을 종료했지만, 이후에도 해역에서 추가 훈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강 주미 중국대사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이 홍콩과 신장 위구르 지역에 인권 탄압을 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오히려 긴장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국제in] 대만해협 긴장시키는 미-중 갈등… 중국, 연일 군사훈련 압력

펠로시 대만 방문, 기폭제 배경엔 美 대만 정책 변화 경제·외교·군사적 지원 방향 中, 대만해협서 무력 내세워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도발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대만은 중국군이 대만을 공격하는 모의 훈련을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맞대응 격으로 오는 9~11일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예고했다. 중국은 6일 대만해협에서 군용기 20대와 군함 14척 등을 동원해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7일에도 중국군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중국과 가까운 대만 관할 지역인 진먼(金門, 진먼다오) 섬 상공에 진입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 펠로시 대만 방문에 강경 대응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6일 기준 군용기 20대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 안에 들어왔다. 3일과 4일 각 22대, 5일에는 68대의 중국군 군용기가 각각 중간선 동쪽 공역을 비행하다 복귀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때부터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했고, 대만을 포위하듯 설정한 6개 해·공역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하는 고강도 훈련을 진행한 것은 지난 4일부터다. 중국의 이 같은 군사훈련에 대해 대만 국방부는 6일 “중국군이 대만을 공격하는 모의훈련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반면 7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육군은 오는 9~11일 남부 핑둥현 인근에서 155밀리 곡사포 78문과 120밀리 박격포 6문을 동원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한다. 포병 전력은 유사시 대만에 침공하는 인민해방군의 대만 상륙을 저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백악관은 대만의 발표 후 중국의 군사 훈련에 대해 “도발적이고 무책임하다”고 규탄했다고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백악관은 중국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만해협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일부 분야에 대한 대화·협력 단절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규탄한 바 있다. ◆대만 문제 둘러싼 미-중 갈등 쟁점 5가지 현재 대만 문제의 저변에는 미중 갈등이 깔려 있다. 최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은 이슈브리프 376호에서 낸시 펠로시 대만 방문 이후 미중 갈등이 확대된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실 박병광 박사는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나타나는 미중갈등의 주요 쟁점을 5가지로 요약했다. 각각 ▲고위급 교류 및 정부 간 협력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 문제 ▲대만대표부 개명문제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고조 ▲갈등 관련국의 확장 등이다. 구체적으로 2018년 3월 미국 의회의 ‘대만여행법’ 발효 이후 미국의 전‧현직 고위공직자와 하원·상원의원 그리고 미군 장성 등이 수시로 대만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또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배경으로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가입을 지지했고, 향후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형사경찰기구(ICPO) 등 다양한 국제기구 가입을 지원할 전망이다. 아울러 대만 정부가 2021년 1월부터 여권 표지를 ‘Republic of China’에서 ‘Taiwan’으로 개정한 데 발맞춰, 미국은 자국 내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를 ‘타이완대표부’로 수정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은 매년 대만에 상당량의 무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작년에도 7억 5천만 달러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모든 행위들이 주권국가로서 중국의 대표성을 훼손하고, 대만독립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주는 행동이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당초 미국의 전통적인 대만정책의 핵심 기조에서 변화를 보이는 태도이다. 미국은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고,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기조를 택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대만정책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대만여행법(2018.3)’, ‘타이베이법(2018.12)’, ‘전략적경쟁법(2021.4)’ 등은 모두 대만에 대한 경제·외교·군사적 지원을 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 역시 “미국이 대만과 함께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미국의 대만정책을 보여주는 행보로 판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박사는 미국의 대만 정책이 변화하게 된 주요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주도 무력 통일 가능성에 대한 우려 증대 ▲인태전략 추진에서 대만의 전략적 가치 증대 ▲민주국가 연대를 통한 반중 전선 강화 의도 등이 작용한다고 관측했다. ◆10월 미‧인 합동훈련에도 시선 이렇듯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이지만 미국은 인도와 오는 10월 중국과의 국경 분쟁지대 인근에서 연례 합동 군사훈련 실시를 강행하기로 해 중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CNN은 6일(현지시간) 인도 고위 장교를 인용해 미국과 인도가 10월 중순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의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스키 휴양지 아우리에서 고지대 전투훈련에 초점을 맞춘 연합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훈련은 18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일정은 10월 14~31일까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LAC를 경계로 대치하고 있다.

바이든 ‘빈손’ 순방 현실로… OPEC+ ‘쥐꼬리’ 증산 결정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치솟는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통해 석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연합체인 OPEC+는 증산 속도를 크게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간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방문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혹평이 현실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OPEC은 3일(현지시간) 비회원국과의 31차 화상 회의를 통해 9월 한 달 동안 하루 1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7·8월 증산량(하루 64만 8천 배럴)의 15%에 불과한 양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를 두고 미국 외환중개업체 오안다(OANDA)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AFP 통신에 “현재 국제 에너지 위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의 증산량”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후 처음 열린 이번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초과 생산 역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공급 혼선에도 주의 깊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 앞서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경기 침체 우려 등을 이유로 하루 10만 배럴 증산을 권고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추세가 세계 원유 수요에 미칠 영향도 고려 사항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함께 OPEC+는 이날 정례 회의 후 “추가 생산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매우 신중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 방문 직후 현재 사우디는 증산 여력이 없는 상태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미 경제방송 CNBC도 산유국의 여유 용량이 제한돼 있고 사우디가 우크라이나 관련 제재로 타격을 입은 러시아를 희생시키며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OPEC+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서방의 추가 증산 요구에도 완만한 증산 속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하며 일부 압박을 받아왔다. 바이든 대통령뿐만 아니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지난 3월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 원유 증산을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무함마드 왕세자를 엘리제궁으로 초청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78만 배럴이다. ◆미미한 증산에도 저유가 추세 3일 OPEC+가 증산량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유가는 한때 2% 이상 올랐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이날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브랜트유 선물은 3.7% 하락한 96.78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 2월 2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 거래일 대비 3.76% 하락한 배럴당 90.66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 2월 10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다. CNBC는 미국 원유 재고량이 늘며 유가가 내렸다고 분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46만 7천 배럴 늘어난 4억 2655만 3천 배럴로 집계됐다. 미국 원유 재고는 지난주 수출이 줄고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낮추면서 시장 예상치인 60만 배럴을 훌쩍 뛰어넘었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는 마켓워치에 “수입은 증가하고 정제 활동은 5월 초 이후 최저로 떨어지면서 원유 재고가 강한 증가세를 보였다”라면서도 “OPEC+가 10만 배럴 증산에 그치면서 균형추 구실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 강조나선 백악관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 국면 해결을 위해 힘써왔지만 지난달 사우디를 방문했음에도 원유 증산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고 귀국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아야 했다. 미미한 증산 결정이 나오자 CNN 등 미국 언론은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굴욕’이라고 표현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사이좋게 지내려는 정치적 도박이 미국인들이 주유소에서 느낄만할 의미 있는 식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자명하다”고 평가했다. 미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라드 알카디리도 “(증산 규모가) 무의미할 정도로 너무 작다”며 “물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미미한 감소고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하자면 거의 모욕적”이라고 풀이했다. OPEC+ 발표 이후 여론이 악화하자 그간 OPEC+의 회의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여온 백악관은 미국의 유가 하락 추세를 강조하고 나섰다. 카린 쟝피엘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유가 하락세가 지난 6월 14일 시작됐으며, 그날이 미국정부가 바이든의 이스라엘 및 사우디 방문을 발표한 날”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중요한 것은 석유와 가스 가격이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방문을 발표한 순간부터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것을 우리는 분명히 보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 발표만으로도 유가 폭등을 잡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말 바이든 행정부의 순방 발표만으로 유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인지 상관관계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인사이드] “경제안보 시대” 미-중 충돌로 짚어본 세계 시장 변화

동용승의 글로벌 경제안보 분석 ㈔굿파머스 사무총장 전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 팀장 “경기 불안정, 상당기간 지속 코로나‧시장분할‧기후변화 글로벌 시장 불안정 요소” “탈냉전 후 시장 공급망 ‘하나’ 미-중 충돌로 강제분할 가속 세계 경제, 안보와 맞물려 있어” - 핵심요약- ◆세계시장 흔드는 주축 미국 세계 시장 격변의 기저에는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있다.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과 새로운 공급망을 형성하려는 중국의 치열한 대결이다. 2021년 미-중 충돌은 미국에 의해 판이 바뀌었다. 과거 미국이 소련의 확장을 위기로 인식했듯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확장을 실질적인 위기로 인식한 것이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0여 년 동안 진화해 온 미국의 봉쇄전략을 중국을 대상으로 다시 꺼내들었다. ◆‘중국몽’ 세계로 향해 시진핑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상호 충돌식의 임기응변적 대응에서 벗어나서, 바이든 행정부의 봉쇄전략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중국몽의 목표를 세계 패권 쟁취에 두기로 결정한 모양새다. 중국은 이러한 장기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2021년부터 미국에 대한 과도한 대응을 자제하며 중국의 힘을 응집하고 있다. ◆세계 시장의 강제적 분할 중국은 1986년 WTO 가입을 시도해 2001년 11월 143번째 회원국이 됨으로써 세계 공급망의 핵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금융을 비롯해 에너지, 식량, 반도체 등이다. 탈냉전 이후 세계시장은 하나의 공급망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미-중 충돌이 본격화됨에 따라 세계 시장의 강제적 분할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할에 따른 불안정도 장기화 될 전망이다. 세계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3년 가까이 지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 각국은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했고, 이는 금리 급등과 환율변동의 후과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에너지와 식량 수급에 차질을 주고 있다. 모든 것이 가계 경제의 주름살을 깊게 한다. 세계의 변화가 우리 밥상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개개인도 세계 시장의 변화를 읽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경제안보의 시대다. ◆세계 시장 격변 기저 ‘미-중 충돌’ 그런데 세계 시장 격변의 기저에는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있다.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과 새로운 공급망을 형성하려는 중국의 치열한 대결이다. 2021년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기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을 적극 계승한다고 했지만 대응 방식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운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계 때리기는 지양하고, 중국 때리기는 이어간다는 것이었다. 미국이 냉전시절 소련 및 사회주의권 국가를 대상으로 전개했던 봉쇄전략(Strategies of Containment)을 다시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1947년 시작된 미국의 봉쇄정책은 국제적 연대가 핵심이다. 미국은 소련의 세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터였던 유럽과 동아시아의 회복을 위한 마셜플랜을 전개했다. 당시 전범국가인 서독과 일본을 소련 세력의 확장 제어를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소련의 확장을 위기로 인식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봉쇄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봉쇄전략은 소련체제가 무너진 1990년대 초반까지 40여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으며,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이 세계 유일패권을 쥐게 된 핵심 전략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겨냥한 봉쇄정책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출범 초기부터 전통적 동맹을 다시 추스르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가장 먼저 G7 정상회담에서 서방 동맹국들을 결집했다. 이러한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계 때리기로 인해 흔들린 국제 질서를 예전으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이라 할 수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소위 민주진영의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美의 ‘중국 때리기’에 中도 맞대응 2021년 미-중 충돌은 미국에 의해 판이 바뀌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세계의 대변동을 분석하면서 위기의 단계를 10여개로 제시했다. 그 가운데 첫 번째 단계는 “당사자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미국이 소련의 확장을 위기로 인식했듯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확장을 실질적인 위기로 인식한 것이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0여 년 동안 진화해 온 미국의 봉쇄전략을 중국을 대상으로 다시 꺼내든 것이다. 그 첫 작업은 글로벌 네트워크의 복원이다. 미국이 중국의 세계 패권 지향에 대한 사전 차단작업을 본격화함을 의미한다. 중국도 적극 맞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10여년 전 시진핑 정부 출범 초기 중국 내부용으로 시작된 '중국몽(中國夢)'이 시진핑 2기 후반부에는 세계전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친(Tough) 대중국 공략 및 바이든 행정부의 본격적인 대중 견제에 맞대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 관료들은 선즉제인(先則制人), 즉 싸움을 할 때는 선수를 치는 게 유리하다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세계패권에는 관심이 없는데 미국이 자꾸 중국을 부추기고 견제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당할 수밖에 없으므로 본격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한다. 시진핑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상호 충돌식의 임기응변적 대응에서 벗어나서, 바이든 행정부의 봉쇄전략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중국몽의 목표를 세계 패권 쟁취에 두기로 결정한 듯하다. 중국은 이러한 장기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2021년부터 미국에 대한 과도한 대응을 자제하며 중국의 힘을 응집하고 있다. ◆시진핑 장기집권 명분 준 미국 우선 중국은 지도력의 집중력과 지속성을 강화하려고 한다.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이상이 가능해졌다. 패권 도전을 위해 중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자부하는 공산당의 지도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중국은 당-국가 일체를 유지하고 있어서 공산당 일당체제이지만, 실제로는 공산당 내에 권력 균형 및 분점을 이룰 수 있는 권력분산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권력을 시진핑 1인에게 집중시킴은 물론 장기적 집권이 가능한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미-중 대결 국면이 심화됨에 따라 1인 장기집권의 명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시진핑 1인 독재화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중국 정치 변동의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몽의 목표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 종전 중국몽의 목표 시점은 2049년이었지만, 현재는 2035년으로 앞당겨졌다. 목표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계획을 재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20년 10월 중국 공산당 19기 5중 전회에서 쌍순환을 핵심 전략으로 하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과 2035년 장기 전략을 채택했다. 쌍순환 전략은 제조-품질, 인터넷, 디지털 강국을 겨냥한 내수 강화 전략이다. 본격적인 패권 도전에 앞서 중국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 또한 동남아 및 아프리카 등 화교 및 중국자본의 영향력이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국 중심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역사를 중시한다. 15세기 이전까지 세계의 중심 역할을 자부했던 중국이 16세기부터 서양권의 침공을 받아 현재에 이른 것이라고 인식한다. 중국몽은 15세기 이전의 중국의 영화를 되찾겠다는 사고로 전환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15세기초 8차례에 걸쳐 아프리카 인근까지 대규모 상선을 이끌었던 정화 장군의 원정이 중단됐던 원인이 중국의 내부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서양권의 분석에 주목한다. 현재의 중국은 최선의 방어는 최선의 공격이며, 공격을 위한 내부 정비 전열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적어도 2022년 10월 중국 공산당 대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내부 전열 정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세계시장 강제분할, 경기 불안정 요소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세계 공급망의 분할로 나타난다. 미국은 구소련의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1972년 중국을 자본주의 시장에 편입시키고자 했으며, 중국은 1986년 WTO 가입을 시도해 2001년 11월 143번째 회원국이 됨으로써 세계 공급망의 핵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금융을 비롯해 에너지, 식량, 반도체 등이다. 탈냉전 이후 세계시장은 하나의 공급망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미-중 충돌이 본격화됨에 따라 세계 시장의 강제적 분할은 가속화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식량과 에너지 공급에 불안정이 촉발됐지만, 세계 시장의 분할에 따른 불안정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인해 세계 경기는 불안정이 가중됐지만, 시장 분할에 따른 불안정도 장기화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인류는 공통의 불안 요인을 안고 있다. 기후변화다. 지구 온난화를 지연시키기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대체 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역시 세계 공급망에 의존하지만, 시장 분할이라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는 우리의 독자적 힘만으로 대응할 수 없기에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매일 주목하고 대응책 마련에 골몰해야 한다. ‘경제안보’는 우리의 생존을 위한 최우선 과제다. 봉쇄전략 봉쇄전략은 냉전 정책의 하나로서 공산주의의 확장을 적극적으로 봉쇄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2차대전이후 소련과 중국의 사회주의가 팽창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이른바 ‘봉쇄전략(containment strategy)’을 채택했다. 국제정치학의 대부격인 미국 국무부 외교관 조지 캐넌이 1947년에 창안했다. 봉쇄정책은 억지전략(deterrence policy)과 함께 냉전시대 미국 대외정책의 기조로 자리 잡았으며, 소련이 붕괴할 때까지 바뀌지 않았다. 중국몽 2012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시진핑‧리커창 정부에서 제기된 중국공산당의 정치 지도 개념이다. 중국공산당은 ‘중국몽’의 국제적인 전략으로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을 추진해왔으며, 이를 위해 관련 국가들에게 자원과 자본을 제공하기도 했다. 중국공산당의 중국몽 전략은 대외적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경제 경쟁력 제고와 국제 정치적 입지의 개선을 목표로 삼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 내 각 민족 문화 진흥과 인민들의 행복 증진을 선전 공보의 아젠다로 삼고 있다. 쌍순환 쌍순환은 해외 시장을 유지하면서도 내수 위주의 자립경제에 집중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겠다는 중국의 경제 전략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0년 5월 처음으로 제시했다. 쌍순환 전략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 갈등, 코로나19 책임론, 홍콩과 대만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전방위적인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중국의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

[펠로시 대만 방문 파장] 中 반미 외교 돌입… 대만 내 전쟁공포 증폭

외신들 비판 목소리 “악감정 심화” 중국 웨이보 13억 조회수 화제1위 대만인 과반수 전쟁공포감 “불안정”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악감정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외신에서 나왔다. 대만 내에서도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한 여론이 나뉘었다. 중국은 즉각 외교적으로 반미 감정을 드러냈다. ◆“미-중 악감정, 동맹 입장 난처”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직후 싱크탱크 관계자 등의 시점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이번 방문을 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의 악감정을 새로운 정점으로 치닫게 할 수 있으며, 미국의 동맹을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보니 글레이저 저먼마셜펀드 소속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이 매체에 펠로시 의장의 방문 시점을 지적했다. 그는 때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순방의 여파 속에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레임덕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생산적으로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크게 느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마이크 치노이 남캘리포니아대 미중센터 연구원(전 CNN 기자)는 최근 포린폴리시 기고에서 “펠로시 의장이 이번 방문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상황이 나빠지면 남겨져서 그 후과를 마주해야 하는 건 결국 대만 시민들”이라고 꼬집었다. 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갈등을 감수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며 “동시에 두 강대국과 전쟁을 벌이지 말라는 건 지정학의 기초”라고 지난 1일 칼럼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NYT에 따르면 대만 및 양안관계 전문가 웬티성 호주국립대 연구원은 “대부분의 대만인은 기뻐할 것이다. 이는 미국-대만 관계의 중요한 신호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초강대국이 대만의 민주주의로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볼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 관심 폭발… 대만, 전쟁 불안감 가디언은 이번 방문에 맞춰 진행한 여론조사를 결과를 보도했다. 이날 가디언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기 전에는 대만인들이 별로 전쟁을 걱정하지 않았으나, 이후 전쟁에 대한 우려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대만의 뉴스 설문에서 응답자 3분의 2가 펠로시 방문으로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며 불안정성이 커졌다고 답했다. 가디언은 ‘펠로시 의장이 전쟁의 공포를 제기하며 대만 내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현지 분위기를 표현했다. 라디오 토론에서는 전쟁 관련 대비와 대피 방법이 거론됐으며 청취자들이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이는 “불장난 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하며 중국이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에 맞춰 실사격 훈련 등 군사적인 압박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내에서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초유의 관심사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도착한 2일 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이용자들은 비행 상황의 스크린샷과 펠로시 의장 도착 장면을 실시간으로 올렸다. ‘#대만 언론 보도 펠로시 도착 22:00#’이라는 해시태그는 이날 오후까지 13억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웨이보에서 인기 화제 1위를 차지했다. 검색어 순위에는 펠로시 방문과 중국 정부의 반응 등과 관련한 내용이 10위권을 장악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반발을 즉각 외교 상황에 반영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지 않을 계획이라고 3일 중국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방문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관측통들은 이번 결정(회담 무산)을 방문의 심각성과 미국의 도발에 대한 중국의 분노를 반영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국내에서 경제, 정치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2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자국 민족주의를 자극해 지지를 끌어모을 수는 있지만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그에게도 유리할 게 없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가을 당 대회(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폐쇄 정책으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국제in] 191개국 참여 NPT 재확인… 유엔 “핵전쟁 위험 코앞”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 이달 26일까지 191개 회원국 참여 미-러 ‘뉴스타트’ 만료 앞서 신경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핵전쟁 위험이 냉전 이후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핵확산금지조약을 재점검한다. 유엔(UN)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91개 회원국이 참석하는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평가회의를 시작했다. 이번 회의는 오는 26일까지 진행된다. NPT는 1969년 체결됐으며 그간 핵무기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이 5년마다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논의해왔다. 매 회의에서는 ▲핵군축 ▲핵 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3가지 항목을 협의한 뒤 향후 방침을 담은 최종 문서 채택을 목표로 한다. 이번 NPT가 주목을 받는 것은 러-우크라 전쟁으로 어느 때보다 핵 위협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연설에서 핵 위험과 관련해 “냉전 이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위험”이라며 “전 세계가 파괴적인 핵전쟁으로부터 불과 한 발짝 떨어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PT는 핵무기 공식 보유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축소하고 나머지 국가의 보유는 금지하는 것을 조약의 골자로 한다. 전쟁이 아닌 실생활에 평화적으로 이용되는 핵기술의 사용 이익은 나누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러한 체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론적으로는 상호보완이 되지만 각국 이익이 개입되면서 최근 공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이견이 나온다.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은 비공식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 5개국도 자국의 안보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핵확산 의도를 내비치면서 파열음이 일었다. 지난 2017년에는 120여개국이 전체 국가의 핵무기 보유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핵무기금기조약(TPNW)을 맺으면서 핵보유국들과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푸틴 “핵전쟁, 승자 없어… 시작돼선 안 돼”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가 존립에 위협이 있을 때 핵무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혀 국제사회에 우려를 증폭시켰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NPT 재검토회의와 맞물려 보낸 서한에서는 “핵전쟁에 승자는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전쟁은 절대 시작돼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고 로이터 통신과 타스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는 NPT 당사국이자 기탁국으로서 조약의 정신과 내용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미국과의 핵무기 감축 협정 역시 완전히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와 맞물려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뉴스타트)도 화두로 떠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한 메시지에서 오는 2026년 뉴스타트가 만료되면 새 틀을 협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러시아를 겨냥해 발표했다. 러시아 측은 갑작스런 메시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서방 외신들이 타전했다. 뉴스타트는 러시아와 미국이 배치할 수 있는 전략핵탄두, 미사일, 폭격기 수를 제한한 합의다. 협정을 연장하거나 새로 맺지 못하면 전 세계 핵무기의 90%를 보유한 두 강대국의 핵무기를 제한하는 조약이 부재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신속히 새 틀을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러시아는 미국과 핵무기 통제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군비 통제와 핵 비확산 노력을 거부하는 것은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그 어느 국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 소식통은 “이는 진지한 발언인가, 아니면 백악관 웹사이트가 해킹당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만약 진지한 의도라면, 정확히 누구와 그것을 논의하자는 생각인가”라고 덧붙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확산금지조약(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이란 핵 비보유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핵 보유국이 비보유국에게 핵무기를 양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이다. NPT는 1967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비핵국가에 대해서는 핵개발 금지를, 핵 보유국에 대해서는 핵군축을 요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핵무기 확산을 적극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5년 4월 23일 86번째로 정식 비준국이 됐다. 5년마다 회의를 통해 점검하며 이번 회의의 직전 회의였던 2015년 회의에서는 중동 비핵화 등을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해 회의가 결렬됐다. 이후 지난 2020년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올해 8월로 연기됐다.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팀 호텔 2곳 예약(종합)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대만을 방문한다. 2일 대만 자유시보는 펠로시 의장이 이날 밤 10시 20분 대만 송산공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가 파악한 대만 현지 소식통의 정보에서도 펠로시 의장 등 일행은 대만의 호텔 두 곳을 예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확정된 것으로 봤다. 이 소식통은 “개인적인 견해로 볼 때 '80세 여성'의 대만 방문이 그렇게 큰 마찰과 위험을 초래한다면 문제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 있는 것 아니냐”면서 “만약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지 못한다면 되려 더 큰 희생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대만 정부 고위관계자와 미국 관계자를 인용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간다면 25년 만의 미 하원의장의 방문이다. 다만 펠로시 의장의 공식 일정에는 이번 방문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브리핑에서 대만 방문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한 대만 관리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하룻밤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관리는 국방부 관리들이 대만에서 중국인들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펠로시 의장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계획을 확보하기 위해 24시간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2일 밤을 대만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중 한 소식통은 또한 미국 정부가 일부 동맹국들에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통보했다고 했으며 다른 두 소식통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머무는 동안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거침없이 고발하는 소수의 운동가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영토로 간주하는 곳에 펠로시 의장이 방문한다면 심각한 정치적 파장이 있을 것이라 경고하고 중국이 주권과 영토 보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은 주권과 영토보전을 지키기 위해 단호한 대응과 강력한 대응책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다가오는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전례 없는 3연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펠로시 의장의 이번 방문이 특히 긴박한 순간에 이뤄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갈 권리가 있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펠로시 의장은 오랫동안 중국 지도부의 인권 유린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중국 민주화 인사들을 만나왔고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천안문 광장을 방문했다. 그는 지난 7월 31일부터 아시아 순방을 시작했으며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원숭이두창 확진자 2만1천명 돌파… 미국 1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전세계적으로 2만 1천명을 넘어섰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인 아워인데이터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 6일 아프리카가 아닌 비풍토병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지난 6월 1일 한 달여만에 확진자가 723명으로 늘었다. 이후 7월 1일 전 세계 누적 확진자수가 6448으로 증가했다. 같은달 15일에는 보름만에 1만 2983명으로 두 배로 뛰었고, 7월 28일 기준 2만 1067명으로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망자도 지난 5월 이후 현재까지 아프리카에서 5명이 발생했다. 아프리카 외의 지역에서도 최근 스페인(2명), 브라질(1명), 인도(1명) 등이 사망자가 나왔다. 현재까지 80여개국이 원숭이두창 발생을 보고한 가운데 미국이 4630명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보고됐다. 그다음으로는 스페인(3738명), 독일(2540명), 영국(2437명), 프랑스(1829명) 등이뒤를 이었다. ◆빠른 확산세에 비상사태 선언한 미국 미국에서는 뉴욕주와 샌프란시스코는 시민들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면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뉴욕주는 134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980년대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의 여파로 도시 전체가 피폐해졌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확진자는 260명을 넘어섰다. 캘리포니아주 감염자의 30%를 차지하는 숫자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백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분석을 통해 전문가들이 전국 확진자수가 5천명에 육박하고 격리조치가 사라지고 지고 있다고 경고하지만 연방 보건당국은 조언을 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쉽게 확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발병하는 것과 현재 아프리카 밖에서 발병하는 증상의 패턴이 다르다는 점을 주목했다. CDC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는 감염된 동물은 만지거나, 먹거나, 동물로 만든 의약품을 사용한 후병에 걸렸다. 환자는 열병과 몸살을 앓았고, 얼굴과 손바닥, 발에 발진이 뒤따랐다. 후에 온몸에 발진을 보였다. 유아와 임산부는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아프리카 밖에서 발병하는 경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전혀 없는 환자가 많았다. 발진은 생식기나 직장 부위의 일부 병변에 국한돼 다양한 성감염병으로 오인되기 쉬웠다. 이 때문에 영국은 입안의 병변과 항문 또는 직장의 통증과 출혈도 원숭이두창의 증상에 포함되도록 수정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구 국가들에서 원숭이두창이 나타나는 것이 바이러스의 자연적인 확산 과정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백신은 진네오스, 치료제는 테코비리마트 미국이 원숭이두창에 사용하는 백신은 덴마크 바이에른 노르딕 회사가 만든 진네오스이다. 현재 연방 공무원은 백신 약 700만 도스를 주문했다. 이는 이달 중 일괄 도착할 예정이다. 미 행정부는 현재까지 약 32만 도스를 각 주에 배포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8일 80만 회분을 추가로 승인했다. 진네오스 백신은 28일 간격으로 2회 투여해야 한다. 하지만 워싱턴과 뉴욕시 등 일부 도시들은 2회 투여를 모두 권장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보건 전문가들은 2차 백신 접종을 연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원숭이두창을 치료하는 약물은 테코비리마트라고 불리는 천연두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사용되고 있다. 미 정부는 약 170만 도스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 약물을 처방 받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병변의 경과와 사진을 기록해 CDC에 상세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절차가 번거로워 의사들이 이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하루에 겨우 두세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원숭이두창 확진자인 네피 니벤 스토그너(39)는 지난달 병변 증상으로 극심한 고통 속에 있었다. 그는 테코비리마트를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더 아프고 약이 더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을 뿐이다. 그가 고립된 상태에서 약을 기다리는 동안 그의 등에 세 개의 새로운 병변이 나타났고, 그는 “형량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7월 21일이 돼서야 첫 번 째 치료제 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치료제를 맞은 후 병변은 수그러들었다. 그의 이러한 지연으로 CDC는 최근 치료제 처방 절차를 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알레르기감염증연구소는 올가을에 시작될 수 있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들을 포함한 원숭이두 감염 성인들에게 테코비리마트의 임상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국제in] 집단학살 공방… 올레니우카 포로수용소는 누가 쐈나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유엔(UN)과 국제적십자사가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50여명이 사망한 포로수용소 포격 피해조사에 나선다. 포격 집단학살로 평가되는 이번 사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포격을 했다고 주장하며 날선 책임 공방을 이어가는 데 진행되는 것이다. 당초 우크라 측의 요청으로 UN과 국제적십자사가 조사에 나서려고 했지만, 현지를 점령한 친러 세력이 진입을 허락지 않아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올레니우카 미결 수용소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다수가 사망한 사건에 대한 객관적 조사를 위해 공식적으로 유엔(UN)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참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살 책임 규명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러 점령지 포로수용소에 떨어진 폭격 사건은 같은달 29일(현지시간) 발생했다. 친러 분리주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운영하고 있는 올레우니카 포로수용소가 미사일 공격 당해 최소 53명이 사망하고 130여명이 부상했다. 이 수용소는 도네츠크 중심부로부터 남서쪽 방향으로 20㎞ 가량 떨어져 있다. 옛 소련 시절 범죄인 유배지로 활용됐던 곳이다. BBC는 올레니우카 포로수용소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2월 전까지는 비어 있었으며, 이후 (사상 검증 등) 러시아의 ‘여과 작업’을 통과하지 못한 전쟁 포로와 민간인이 수감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에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 친러시아 반군에 대항한 민병대로 시작해 5월 남동부 마리우폴에서 러시아의 점령에 저항하다가 붙잡힌 아조우 연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들을 ‘신나치주의자’ ‘전쟁 범죄자’로 지칭한다. 마리우폴은 3개월에 가까운 전투 끝에 올해 5월 러시아에 함락됐다.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거점이었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최소 1천명의 우크라이나군이 포로로 사로잡혔다. 사건이 발생하자 ICRC는 부상자들 대피와 치료, 존엄 있는 시신 수습 등을 돕기 위해 포로수용소 내부로 들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ICRC는 포로수용소 현장에 진입해 사상자를 수습하려 했지만 포로수용소 진입을 거부 당했다고 AP통신과 BBC 등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국제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러시아가 직접 나서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러-우크라 치열한 책임 공방 당초 사건 발생 직후 러시아가 먼저 입장을 밝혔다. 포격 사건이 발생한 후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 하이마스)으로 수감 시설을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의도적으로 시설을 파괴하는 도발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이 제공한 초정밀 로켓포로 이 교도소를 정조준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하이마스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로켓 파편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닐 베조노프 DPR 대변인은 “미사일은 포로들을 수용하고 있는 막사를 직접 타격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하이마스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색 작업에 따라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데니스 푸실린 DPR 수반은 “포로가 된 아조우 연대가 증언하기 시작하자 우크라이나가 이들을 제거하려 고의로 폭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러시아 반군에 대항한 극우 성향 민병대에 뿌리를 둔 아조우 연대는 과거 인종차별·소수자 탄압 등을 자행해 러시아가 침공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은 전례가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올레니우카 지역을 폭격한 적이 없다면서 러시아 측의 고의적인 전쟁 범죄라고 반박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포로를 수용한 교정시설을 포격함으로써 또다시 끔찍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 포로에 대해 자행한 고문과 처형 증거를 없애려고 포격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저녁 영상 연설에서 동부 도네츠크주(州) 올레니우카 교도소가 공격을 받아 최소 5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발표했다.

바이든·시진핑 대만문제 놓고 ‘팽팽’… 中 “불장난하면 타 죽어”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4개월 만에 대화에 돌입한 미국과 중국 정상이 국제 현안을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특히 대만과 관련해 양측이 한 치의 양보 없이 갑론을박을 펼쳤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8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 33분부터 10시 50분까지 2시간 17분에 걸쳐 통화했다. 이는 지난 3월 18일 이후 첫 통화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다섯 번째다. 이번 통화에 앞서 많은 전문가와 외신들은 통화 회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비롯해 경제문제, 양국 간 경쟁 관리 등 다양한 주제가 오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검토를 놓고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통화였기 때문에 해당 현안에 관심이 주목됐다. ◆대만 문제 놓고 미·중 평행선 논쟁 2시간이 넘는 회담에도 대만 문제와 관련해 두 정산 간의 이견을 좁혀지지 않은 듯 보인다. 백악관은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양안 관계에 대한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중국이 대만해협 인근 군용기 선박을 활용해 무력 시위를 빈번하게 벌이는 등의 행보로 그간 미국 군 당국과 싱크탱크 등에서는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 시나리오에 무게를 실어 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해 중국 정부가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통화 이후 시 주석 역시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 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 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 문제에 있어 강경 방침을 재차 다졌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민심은 저버릴 수 없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며 “미국 측이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와 함께 ‘하나의 중국 원칙’도 언급됐다.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양안 모두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과 현주소는 분명하다”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미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대만 독립과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발언과 관련해 “중국의 발표와 그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였지만, 논의 내용에 대해 특정짓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는 전적으로 펠로시 의장의 결정 사항이라고 믿는다”며 “게다가 방문 자체가 공식으로 발표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가정적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두 정상이 대만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첫 영상회담 당시에도 대만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대만 해협에 걸쳐 현상을 변경하거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 해동을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공고히 했다. 시 주석은 이에 “미국 일부 인사는 의도적으로 대만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 해협 정세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불장난을 하는 것이며,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고 당시에도 대만 문제를 언급하면서 ‘불장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양국, 협력 위한 소통 필요성 입장 확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양 정상은 대만 문제뿐 아니라 기후 변화, 안보, 경제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현안 전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대만 문제를 두고는 이견을 내세웠지만 그 외 문제에 관해서는 두 정상 모두 협력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한 분위기다. 시 주석은 대만을 강조하면서도 “세계 2대 경제 대국이 거시경제 정책, 글로벌 공급망, 글로벌 식량 및 에너지 안보 수호에 대한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우크라이나에 관한 대화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양 정상이 (우크라이나) 충돌 및 향후 상황 전개 우려와 관련해 이 시점에서 서로의 생각을 교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관한 우려를 명확히 전달했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자료에서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시 주석은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다”라며 “양국 정상의 이번 통화에서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으며, 이를 위해 양측 실무진이 계속 소통하고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중국 수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이는 이번 대화에서 세부적으로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美연준,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 홍콩도 즉시 금리인상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7일(현지시간)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금리인상을 가리킴)을 밟았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9.1%를 기록하며 42년만에 최고치로 기록되자 물가 안정이 급선무라고 인식한 셈이다. 미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고 CNN, AP, 로이터 통신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지난달에도 0.75% 포인트 깜짝 인상한 데 이어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에 들어갔다. 미 연준은 성명에서 “2%대 물가 상승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9월에 소집되는 차기 FOMC 회의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3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필요하다면 오늘보다 더 큰 인상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결정은 지금부터 그때까지 나오는 (경제)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향후 물가 및 고용 지표에 따라 금리인상 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美 연준 자이언트 스텝 배경은 당초 인플레이션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이 미 연준이 금리를 1%p, 울트라 스텝을 밟을 거란 관측도 많았는데, 결국 0.75%p 인상으로 결정한 배경에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를 계속 가파르게 올리다 보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당국은 여전히 경기침체는 없을 거란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날도 미 연준은 현재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섰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지만, 후속 질문이 이어지자 “현재 미국이 경기침체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로이터 통신은 매월 미국 기업들이 35만명이 넘는 추가 고용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파월 의장이 경기침체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침체를 당장 걱정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가파른 물가상승을 잡는 게 우선순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금리인상은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1980년대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내린 처방 이후 가장 빠른 통화 긴축정책이다. 하지만 이때 금리인상의 결과 경기침체가 수반됐다. 이를 고려한듯 파월 의장은 “어느 시점이 되면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이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폭을 늘렸고,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4.06% 폭등 마감했다. 27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6.05포인트(1.37%) 오른 32,197.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2.56포인트(2.62%) 급등한 4,023.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9.85포인트(4.06%) 폭등한 12,032.42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의 이날 상승률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주가가 급반등하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컸다. 로이터 통신은 투자자들이 연준이 9월 20~21일까지 열리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최소한 0.5퍼센트 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페그제’ 홍콩도 즉시 자이언트 스텝 미국의 금리인상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홍콩이다.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기준 금리를 2.75%로 즉시 올린다고 발표했다. 미국을 따라 즉각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홍콩이 이처럼 빠르게 금리를 인상한 이유는 홍콩이 ‘달러 페그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페그제는 미국 달러당 7.75∼7.85 홍콩달러 범위에서 통화 가치가 움직이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홍콩과 미국은 경제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결단으로 자이언트스텝을 밟았지만 홍콩은 코로나19이후 침체가 시작됐을 뿐이다. 아직 홍콩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있을뿐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홍콩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격리가 이뤄지고 있어,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금리인상으로 홍콩 경제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in] 對유럽 가스전… 러 ‘살라미 전술’에 유럽 고육지책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6일(현지시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소비량이 급증하는 겨울을 앞두고 유럽의 고민이 깊어진다. 미국이 동맹국들의 단합을 유지하기 위해 작업을 벌이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맞서 천연가스 소비량 15% 감축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해결 가능성은 요원해보인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은 전날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 스트림 1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이는 파이프라인 용량의 20%만 공급한다는 뜻이다. 가스를 단번에 끊지 않고 단계별로 줄여가면서 실익을 거둬가는 일종의 '살라미 전술'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스 공급의 불확실성이 가격을 끌어올리면, 판매량 위축에 따른 수익 감소를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끊지 않은 가스 공급을 무기로 유럽의 경제적 운명을 쥐락펴락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전술은 들어맞았다. 러시아 발표 이후 즉각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6일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가격은 전날보다 20% 오른 메가와트시(MWh)당 210유로(약 27만9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가의 10배가 넘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EU는 앞서 내년 3월까지 천연가스 소비를 15% 감축하는 안에 합의하며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감축 방안을 각국 자율에 맡긴 데다 일부 국가들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등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지지를 받지만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낮은 일부 남유럽 국가들은 감축 목표가 과하다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폴란드와 포르투갈, 스페인, 키프로스, 그리스 등이 즉각 반대 의사를 밝혔고 이탈리아도 15% 감축안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특히 시야트로 페테르 헝가리 외교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에너지장관급 이사회 회의에서 “근거도 없고 헝가리 국익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으로 EU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량을 대체할 타개책으로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공급받는 천연가스량을 2배 늘리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지도부는 18일 회원국들로 향하는 아제르바이잔산 연간 가스 공급량을 2027년까지 200억㎥로 늘리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터키 국영통신 아나돌루아잔스 등이 지적했다. 러시아의 유럽국 가스 공급량은 연간 1550억㎥로 집계된다. 아제르바이잔이 약속한 공급량의 7배가 넘는다. 같은 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알제리를 찾아 압델마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과 가스 수송량을 20% 가까이 늘리는 협정에 서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파리로 초청해 에너지 공급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계기 맺은 포괄적 협정 일환으로 디젤 공급계약이 합의됐다고 프랑스 당국자는 밝혔다. 미국은 올 겨울 유럽에 천연가스가 부족할 것이란 공포가 확산하자 지원사격에 나섰다. CNN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아모스 호치스타인 국제에너지 조정관을 26일 급히 유럽에 파견했으며 그는 파리와 브뤼셀에서 지난 3월 출범한 미-유럽 에너지 태스크포스와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미 당국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큰 걱정”이라며 유럽이 충격을 받고 미국도 천연가스 가격과 전기료가 급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EU의 15% 감축계획과 미국 등으로부터의 액화천연가스 공급 증가만으로는 유럽의 가스 부족을 해소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이에 미 당국자들은 올 연말까지 핵발전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인 독일 정부에 현재 가동 중인 핵 발전소 3곳을 계속해서 가동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AE) 사무총장은 이 같은 유럽의 에너지 확보 노력에 대해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비롤 총장은 사보에 “노르웨이와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스 공급을 최대 용량으로 받고, 북아프리카에서도 지난해 수준의 가스를 공급받고, 유럽 내 자체 가스 생산이 최근 추세대로 이어지고, 액화천연가스(LNG) 유입이 올해 상반기처럼 사상 최대 속도로 증가하더라도 러시아산 물량을 다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실었다. 특히 그는 “러시아 가스 공급의 전면 차단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제in] 미국서 확산 원숭이두창… 확진자 이야기 들어보니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내가 살면서 겪은 가장 끔찍한 고통이었습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가브리엘 모랄레스(27, 남)는 병변이 몸에 발생한 상황에서 이달 초 진단 테스트를 받으려 시도했지만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진단 테스트를 받기까지 4시간의 전화통화를 해야 했고, 5시간 동안 응급실에서 머물러야 했다. 이후 그는 자택으로 돌려보내졌고, 일주일 이내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는 8일 동안 자택에서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에 시달렸다. 공중보건 당국의 대응은 그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었다. 도시의 백신 웹사이트는 특권층에게 다가가기 위해 고안된 것처럼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백신을 맞는 것도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은 응급실 비용 720달러였다. 더 황당한 것은 그가 10일 전에 받은 진단 테스트 기록이 병원에 없었다는 점이다. 모랄레스는 최근 뉴욕타임스에(NYT) 자신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겪은 공중보건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던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 영국을 시작으로 비(非)아프리카 지역에 확산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72개국에서 1만 5800여 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미국 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2900여 명에 달하지만 아직 비상체제로 대응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언한 후 25일 미국 정부도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가적 대응을 감독할 백악관 조정관을 지명할 방침이다. 보도에 따르면 비상사태 선포를 두고 보건 당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보건 당국자들은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서 비상사태 선언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상사태 선언은 상징적일 뿐이고 백신 부족 등 기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의료정책 싱크탱크인 카이저 패밀리 재단에서 글로벌 보건 정책 부문을 이글고 있는 제니퍼 케이츠는 “비상선언은 정말 독특한 사건에 선포돼야 하는데, 원숭이 두창의 경우 해당 기준이 충족되고 있다"며 "국가를 넘나들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이전에는 없었던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내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조언했던 스콧 고틀리브도 “원숭이 두창이 미국에서 이미 풍토병이 됐을 수 있다”며 “그렇다면 최근의 가장 큰 공중보건 정책의 실패”라고 우려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방식은 이날 NYT 보도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와는 차이를 보인다. WHO의 코로나19 기술 책임자인 마리아 벤 커크호브 박사는 “(원숭이두창) 전염은 실제로 밀접한 신체 접촉, 피부 대 피부 접촉에서 발생한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상당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의복과 침구와 같은 감염된 물건을 만지거나 공유하거나, 재채기나 기침으로 생성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서도 퍼질 수 있다. NYT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 비말과 오염된 표면을 넘어서는 사람 간 전파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지만 후에 공기 전파가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경로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에 있는 토마스제퍼슨대학의 수두 바이러스 전문가인 루이스 시갈은 “그렇다고 해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발생한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대부분이 젊은 남성이며 그들 중 다수가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으로 파악됐지만,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성적인 접촉을 통해서만 걸리게 된다는 증거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WHO의 HIV, 간염 및 성병 프로그램 고문인 앤디 실레 박사는 “원숭이두창은 쇼셜미디어의 일부 사람들이 부르는 ‘게이 질병’이 아니다”라며 “긴밀한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의 백신 및 감염병 기구의 바이러스학자인 안젤라 라스무센 박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공공 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손 위생 및 표면 소독 실천 등 Covid의 위험을 줄이는 것과 동일한 조치가 원숭이 수두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미 살인적 인플레에 번진 폭동… 각국 노력에도 전망 ‘깜깜’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료비가 급등한 가운데 식량난까지 가세하면서 중남미에서는 높은 물가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파나마에선 남미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파나마의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4.2% 상승한 데다가 교통비가 16.1% 올랐고, 연료비는 1월 이후 47% 급등했다. 지난 20일 파나마 시위대는 남북미 대륙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인 팬아메리칸 하이웨이를 봉쇄하고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등 정부에 분노를 표출했다. 파나마 정부는 시위대의 요구가 거세지자 72개 식품 품목의 가격을 30% 인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모든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협상은 없다고 선언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에콰도르에서도 꺾일 줄 모르는 연료비 상승에 분노한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다. 에콰도르의 경유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올랐고 휘발유 가격은 1.75달러에서 2.55달러로 치솟았다.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되는 등 시위가 거세지자 정부는 경유·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15센트(약 195원)씩 내리는 등 시위대와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으면서 지난달 30일 18일 만에 시위가 종료됐다. 지난달 전년 대비 64%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아르헨티나 역시 치솟은 물가와 연료비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가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경제 장관인 마틴 구즈만이 사임하면서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페소화 가치가 17% 하락한 데 비해 인플레이션율은 하룻밤 새 20%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 모건스탠리 등은 아르헨티나의 연말 물가상승률이 세 자릿수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빚어진 에너지와 식량 위기가 인플레이션 심화로 이어지면서 경제 위기를 촉발했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에너지 국장 등을 역임했던 수리야 자얀티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것인지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효과는 뚜렷하다”면서 다만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나라가 금리를 인상한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은 수요 측면의 조정인 반면 현재 인플레이션의 근본적 문제는 공급 부족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유럽은 이제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가격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게 하고 추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그치지 않는 한 세계 경제가 안정을 되찾긴 어려운 상황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도 현 상황을 타개할 묘수를 내놓지 못하면서 한동안 각국의 시름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in] 미얀마 반체제 인사 4명 사형집행… “추가 사형 우려” 국제사회 규탄 쇄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사정권이 반체제 인사 4명을 사형 집행한 것에 대해 잇따라 규탄 메시지를 냈다. 군부가 반체제 인사와 관련해 100여명에게 사형 판결을 내렸지만 실제 집행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사회는 연이어 사형 집행이 이뤄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UN‧국제엠네스티 “추가 집행 우려” 25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첼 바첼레트 유엔(UN) 인권 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 세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인권을 고려하지 않고 군부가 사형을 집행했다는 사실에 실망스럽다”며 “이 잔인하고 퇴행적인 조치는 자국민에 대한 군부의 계속되는 탄압의 연장선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얀마에서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집행된 이런 사형은 생명에 대한 권리, 개인의 자유와 안전, 공정한 재판 보장에 대한 잔인한 침해”라며 “지구촌은 그들의 잔혹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의적 판단에 따라 구금된 모든 정치범의 즉각적인 석방과 사형 폐지를 위한 사형 집행 중단 선언 등을 미얀마 군정에 촉구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이번 사형집행을 시작으로 추가 사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지역국장인 어윈 반 데어 보흐트는 “이와 유사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100명 이상이 사형수로 추정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즉각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보호해야 할 사람들의 생명과 존엄성을 경시한다는 충격적인 신호”라면서 “정치적인 동기에 따른 사형 집행은 법치주의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노골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또 다른 발걸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각국도 미얀마 사형 일제 규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민주주의 운동가들과 선출직 지도자들을 가혹하게 처형한 데 대해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부가 부당하게 구금된 이들을 석방하고 미얀마 국민들의 희망대로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별도 성명을 내고 “가짜 재판과 처형은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동맹국에 규탄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군부) 체제와 그 지지자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군사정권의 행동을 규탄하는 데 동참할 것을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부가 저지른 끔찍한 만행과 폭력 등을 고려할 때 우리는 평소와 같이 이 체제와 일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버마에 대한 무기 판매를 금지할 것을 모든 국가에 촉구하며 아세안 지역 행사에 버마의 비정치 분야 대표만 참여시키는 선례를 유지할 것을 아세안 국가들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외교부와 일본 외무부도 우려 성명을 냈다. ◆“쿠데타 군부 폭력에 사망 2007명” 미얀마 관영매체인 글로벌뉴라이트오브미얀마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민족민주동맹(NLD) 표 제야 또(41) 전 의원과 시민활동가 초 민 유(53), 지난해 군부가 미얀마를 장악한 후 폭력 혐의로 기소된 남성 2명 등 모두 4명을 교수형에 처했다.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군부에 의해 쫓겨나 독방에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정당이다. 또 전 의원은 이 정당 소속으로 의원을 지냈다. ‘지미’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초 민 유는 지난 1988년 민 코 나잉과 함께 반독재 민주화 시위를 이끈 이른바 ‘88세대’ 핵심 인물이다. 군정은 지난달 초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테러 행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선고된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발표해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미얀마에서 정치적 반체제 인사에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고 저항하는 시민들을 유혈 진압해왔다. 태국에 본부를 두고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쿠데타 군부 폭력에 숨진 이는 2007명으로 집계됐다. AAPP는 이는 제보나 신고 등을 통해 자신들이 직접 확인한 숫자라면서,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AAPP는 쿠데타 이후 1만 4200여명이 체포됐으며, 이 중 1만 1100여명이 여전히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중 1190명에게 형이 선고됐는데, 115명은 사형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니컬러스 쿰지언 유엔 미얀마독립조사기구(IIMM) 위원장은 군정이 정치적 반대자들을 사형에 처할 경우 전쟁 범죄 또는 반인도적 범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의장인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서한을 보내 사형집행 방침 재고를 요청했지만 군정은 이를 무시했다.

[국제in] 5분에 1명씩 사망… 마약 딜레마에 빠진 미국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미국에서 대마초 합법화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이미 미국 50개 주 중 37개 주와 워싱턴 D.C.는 의료용 대마초 판매를 허용했고, 그중 18개 주와 워싱턴 D.C.는 기호용 대마초도 허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마초 합법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대마초가 합법인 주에서 마치 영화 속 좀비도시를 방불케하는 ‘마약거리’가 형성되는 등 부작용이 큰 가운데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미국 상원에 올라온 대마초 합법화 법안 최근 미국 상원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의해 마약 합법화 방안 추진되고 있다. 이미 하원에서는 합법화 법안이 처리된 상황에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지난주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재무위원장인 론 와이든 의원, 코리 부커 의원 등이 추진하는 대마초 합법화 법안이 상원에 올라왔다고 미국 ABC방송 등 현지 매체들이 비중 있게 다뤘다. 연방 차원에서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기존의 담배와 술에 대한 규제와 같은 감시 규제 제정을 추진하는 것인데 논란이 크다. 특시 슈머 의원이 원내 연설에서 주 차원에서 상당히 성공을 거둔 게 증명이 됐다면서 법안 추진을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다. 법안에는 다수의 공공 안전 조치와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대마초에 대한 세금 정책을 수정하고, 대마초 사용의 영향에 대한 추가적인 연방의 연구를 요구하는 등 내용을 담는다. 민주당이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는 대마초 유통을 양성화해야 한다는 명분이다. 와이든 의원은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불법적인 대마초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면서 “대마초 시장이 우리의 삶을 망치고 있고, 우리 형사사법제도에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자리한다. 보도에 따르면 50개 주 유권자 상당수가 현재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미국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 ◆대마초가 뭐길래 대마초는 1961년 유엔에서 채택한 ‘마약에 관한 단일협약’에 따라 규제하고 있는 마취용 진통제이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대마초 남용은 환각 증상을 불러와 심신의 건강을 해치고 장기간 사용 시 뇌 질환, 신경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은 1970년 규제약물법(Controlled Substances Act)을 제정해 대마초를 연방1급 규제약물로 지정했다. 하지만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여러 주에서 주 차원으로 치료를 위한 의료용 대마초와 기분 전환을 위한 기호용 대마초 규제가 풀렸다. 합법적인 판매 시장도 생겨났다. 이렇다보니 대마초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까지 만들어졌다. 캐나다계 투자사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대마초 시장은 현재 약 60%가 의료용, 40%가 기호용으로 나뉘어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마초를 한 번 이상 사용한 적 있는 미국인은 인구의 약 18%인 4,820만 명이었고 청소년의 36.8%가 장기간 대마초를 사용했다. ◆마약 합법화 왜 논란인가 CDC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12개월간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사상 최초로 10만 7천여명을 넘어섰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이는 교통사고나 총기사고로 사망한 사람 수보다 월등히 많았다. 펜타닐 같은 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년보다 23%나 늘어 7만 1천여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5분에 1명씩 사망한 셈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1990년대 마약류 진통제 오피오이드가 합법적으로 처방돼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오이피오드를 사용한 미국인 수백만명이 약물중독자가 됐고, 수십만명이 약물 남용으로 사망했다. 미국 정부가 사태 수습을 위해 오피오이드 규제에 나섰고, 이후 모르핀보다 80배, 헤로인보다 50배 이상 중독 증상이 강력하면서도 값싼 펜타닐 소비가 급증했다. 펜타닐은 2021년 기준 7만 9000여명의 사망자를 만들고 18~45세 미국인 사망원인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 3월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코로나보다 높은 사망률, 미국 마약 거리’편에서는 미국 필라델피아 북동부 켄싱턴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약 중독자들을 다뤘다. 영화 속 좀비의 모습과 흡사한 중독자들의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또 길거리에서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고, 이를 방치하는 관계 당국의 모습도 여과 없이 방영됐다. ◆이미 합법화한 국가 내 부작용 대마초를 이미 합법화한 국가에서는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의료 목적이 아닌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인 국가는 미국 일부 외에도 캐나다, 우루과이, 몰타, 조지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이 있다. 특히 관광지로 각광받는 태국은 지난 6월 9일 자로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정부가 나서서 100만 그루의 대마초 묘목을 무료로 나눠주며 가정 내 대마초 재배를 권장했다. 부작용은 곧바로 나타났다. 미성년자들이 대마 성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오남용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 3살 아이가 대마 성분이 포함된 쿠키를 먹고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10대 청소년들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호기심에 대마를 흡입했다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음식에 대마초를 넣는 식당도 늘고 있다. 방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태국 야권은 정부가 적절한 통제 없이 대마를 합법화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쁘라윳 총리 등에 대해 불신임안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크다. ◆전문가 “대마초 합법화, 건강에 심각한 위협” 대마초 합법화 반대론자들은 추진 법안이 대마초의 효능을 규제하기에 충분하지 않고, 합법화된 약물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어린이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하버드대 중독의학센터의 랜디 슈스터 의대 조교수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마초 합법화 법안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들에 대한 제한을 설정하기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정책이 과학을 훨씬 능가하는 위치에 있으며, 과학과 맞지 않는 공공 정책 결정을 하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건강 우려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현지 언론은 해당 법안이 조만간 상원에 상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앞두고 상원 내 소위원회는 이번주께 청문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