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이 평화는 인류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자 보편적 가치다. 그러함에도 이 지구상에는 위력과 거짓이 만연할 뿐 평등도 평화도 없으니 어찌된 일인가. 평화와 생명대신 전쟁과 죽음이 일상이 된 세상을 살아가는 현실이 참담하다.

어쩌면 인류는 다툼과 분쟁과 전쟁으로 점철돼 온 역사며, 한 번도 평화의 세상이 된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젠 평화보다 전쟁이 일상이 되고 습관이 되고 나아가 관성이 돼 전쟁은 영원할 것이란 자기 최면(催眠)에 걸려 인류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평화는 그저 요원하기만 한 하나의 꿈이라 여기게 됐다. 그래서 외치는 평화는 습관이며 요식행위일 뿐이니 우리의 솔직한 마음이다.

이 같은 불신과 모순의 세상으로 변질된 이유는 무엇이며 누구 때문일까.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나 세상은 아예 알려고 하지를 않는다. 모두가 살아 있다 하나 죽은 자라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것일까.

오호 애재라, 순리와 이치는 사라지고 역리(逆理)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으니 답답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다 이 평화와 사랑과 평등은 어차피 애초부터 이 땅의 사람들의 몫은 아니었다. 이는 하늘의 뜻이며 그 해결 또한 하늘이 감당해야할 몫이었다.

그 증거는 이렇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세계는 전쟁의 참혹함을 그 어느 때보다 실감했고, 급기야 세계 평화를 위해 국제기구인 ‘국제연맹’을 창설, 무기개발 금지 및 불가침 등을 위한 국제법까지 고안해 냈지만 강제성이 없는 법은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의 불참으로 유명무실해 졌고, 오히려 그들에 의해 2차 세계대전이라는 또 다른 인류의 비극으로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전쟁은 끝나고, 이 또한 세계 평화를 위해 세계는 ‘국제연합’ 즉, 오늘날 UN이 창설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UN헌장 역시 전쟁을 제어하고 세계평화를 약속하는 국제적 규약이 분명히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전쟁을 예방 내지 억제하고 종식시키기 위해선 전쟁을 해야 한다는 모순은 또 다시 재연되고 말았다. 전쟁 금지를 위해 전쟁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인류의 보편적이고 합리적 논리가 아닌 강자의 논리며 침략적 제국주의적 논리며, 어쩌면 논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모순이며, 나아가 약육강식의 비인도적 비윤리적 논리며, 정의를 가장한 비열한 논리다. 지금까지 인류는 이러한 모순과 위력에 압제당하고 굴복당하며 속절없이 종노릇해 왔다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쯤에서 생각이 드는 것은 사람의 방법 즉, 법도 정치도 외교도 군사력으로도 전쟁을 종식시키고 인류에 평화를 안겨줄 수 없다는 답을 얻게 된다. 

모두에 언급했듯이 이 세계평화만큼은 하늘의 뜻이며 몫이기에 하늘의 방법으로만이 가능하다는 진리 또한 깨닫게 된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 했듯이, 하늘의 뜻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선 하늘의 방법 즉, 정치도 외교도 법도 아닌 민심을 모은 민간에 의해 해결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약 30년 전 독일 통일 역시 정치와 법 그리고 힘과는 무관했음을 익히 알고 있는 바다. 독일의 작은 도시 라이프찌히의 작은 니콜라이 교회에서 월요일 아침마다 독일 통일을 염원하는 월요기도회는 순식간에 작은 불씨가 되어 통일의 물결이 되고, 당시 정치 지도자인 드 메지에르 동독 총리는 국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는 통일의 길을 받아들이고 동참하고 열어줬을 뿐이다. 

오늘날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 이 분단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선 역시 이해타산으로 혼재된 정치 외교 그리고 핵폭탄과 같이 가공할만한 무기 등 온갖 물리적 계산과 방법은 이제 그만 내려놓아야 하며, 민심이 모아지고 순수민간이 주도하는 통일 대업에 협조하고 동참하고 지원하는 통일 전략으로 수정돼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인 세계평화를 이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미국 청문회장에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을 만든 로버트 오펜하이머 박사에게 한 의원이 원자폭탄보다 더 센 폭탄은 없냐고 질문을 한다. 이 때 오펜하이머는 “있습니다”라고 선뜻 답을 한다. “원자폭탄보다 더 강력한 핵은 ‘평화’입니다.” 

그렇다. 이 ‘평화’의 핵은 바로 외세가 아닌 자주와 자결권에 의해 촉발된 민간이 주도하는 민심이며 곧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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