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어느 날 윤석열 검찰총장이 2위에 등극했다. 그것도 유력한 야당 지도자 황교안 대표를 앞지르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어쩌면 기현상이 아니라 합당한 현상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정작 윤 총장은 언론사에 제발 자신을 대선후보명단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부탁을 한다. “정치는 안 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전달하면서 말이다.

과거 청문회 때도 정무감각이 없다고 한 발언이 새삼 떠오르게 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고지식해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주관이 분명해 보이기도 한 그의 행사를 보노라면 그의 발언과 부탁이 가식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국민들은 모처럼 검찰의 덕목 중 제일이라 할 수 있는 치우침 없이 공부한대로 ‘법대로’의 사상과 의식이 뚜렷해 보이는 검찰총장을 만난 듯싶다.

기이한 것은 당연한 것인데 특별해 보이니 참으로 세상은 요지경이다. 그래서 윤 총장은 국민들에게 혼탁한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게 하는 특효약 같은 입장에 서게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 또한 최저라는 수치로 동반 추락하면서 국민들은 중도층이라는 새로운 지지층을 형성하고 말았다. 그 무엇으로도 아닌 민심이 천심이라는 이치를 좇아 물 흐르듯 그렇게 정의의 물은 도도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정치에는 관심도 없는 한 공직자를 누가 정치라는 굴레 속으로 끌어 들이고 있는 걸까. 그 주체는 20년 내지 100년 정권을 호언장담하며 무조건적으로 문 대통령을 비호하는 바로 그들 ‘문파(門派)’들이다.

지금 소위 문파들은 오만방자한 문재인 정권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삐끗해 정권을 빼앗길지도 모를 위기에 몰리게 된 것이다.

야당의 무능과 무지로 영원할 줄만 알았던 정권유지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고 있으나 애써 무시하는 중이다.

지지 세력에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취해있던 문파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던 문 정권은 이쯤 되면 지금부터라도 귀 기울이고 양심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정권이 바뀐다고 모든 문제가 같이 종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정권의 흑역사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 노력하고 공부하지 않는 정부가 바로 현재 문재인 정부다.

바이러스 공포가 국내는 물론 온 지구촌에 창궐(猖獗)한 가운데, 폐렴의 근원지인 중국 우한시 마궈창 당서기는 “조금 일찍 통제하지 못한 것과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했다. 반면 우리의 지도자와 청와대 내지 정부는 핑계대기에 혈안이 돼 있지 않은가. 콘트롤타워는 전문성을 가진 질병관리본부가 돼야 하고, 청와대와 정부는 관리본부의 지시에 모든 행정부처가 따르도록 강력한 권한을 줘야 한다. 이에 대한 진행 여부를 청와대와 정부는 관리 감독해야 하는 기본도 모르면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최강욱 비리는 최 비서관 개인 비리인데도 불구하고 국민소통수석이라는 수석이 개인의 비리를 옹호하고 변명해 주는 이상한 청와대가 돼 버렸다. 청와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적 조직이지 일개 사조직이 아니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또 있다. 민주화를 위해 싸운 세력이 독재의 성을 쌓으며 자유와 민주제도를 무너뜨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자는 바로 오만하고 무지한 문파들이 대권 반열에 올린 것이다. 그러나 윤 총장은 정치가 아닌 검찰의 진정한 개혁에 앞장서는 일이 그의 사명이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검찰개혁이 돼선 안 된다. 그 이유는 문 정권과 문파들은 박근혜 정권 수사는 정의로운 것이며, 문 정권 수사는 정치검찰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세뇌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의 시대적 사명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과 정의를 위한 참 개혁을 완수하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대통령보다 더 위대한 시대의 정의의 사도라 후대는 기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정치와 지도자의 덕목은 국민통합의 예술가가 돼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지도자들은 한 쪽 끝에 서서 자기편만 챙기는 지도자로 전락해 있으니, 오늘날 암울한 현실은 지도자는 물론 분별력 없는 우리가 스스로 맞이한 것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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