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방호복으로 무장한 한 의료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방호복으로 무장한 한 의료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중국 환자 4만 5천명 분석 결과

男치사율, 女보다 60% 이상 높아

“X염색체·성호르몬 보호 추측”

연구진 “고환 조직 공격 가능성”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 4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 남성 환자의 치사율이 여성보다 6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중국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코로나19 응급대응체제 유행병학 조직’은 최근 코로나19 환자의 특징분석 결과를 ‘중화 유행병학 잡지’에 이같이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1일까지 중국 전염병 정보시스템에 보고된 모든 확진환자 4만 4672명 등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확진자들의 성별은 남성이 2만 2981명(51.4%), 여성이 2만 1691명(48.6%)였다.

사망자 1023명 중 남성은 653명(63.8%), 여성이 370명(36.2%)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76.4% 많았다.

전체 치사율이 약 2.3%로 나타난 가운데 남성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은 2.84%로, 여성 확진자 1.70%에 비하면 약 66.5% 높았다.

앞서 후베이성 우한 진인탄 병원 연구진 등도 일부 표본을 조사한 결과 여성 환자가 적었다면서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X염색체와 성호르몬의 보호 덕분일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연령대별 확진자는 30~79세가 86.6%로, 연령대별로는 50대 1.3%, 60대 3.6%, 70대 8.0%로 증가하는 등 나이가 많을수록 치사율도 높아졌다.

특히 80대 이상 환자군에서는 확진자 1408명 중 208명(14.8%)이나 사망하는 등 치사율이 급증했다.

반면 10세 미만 환자 416명 중에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기저질환과 관련, 심혈관·당뇨병·호흡기전염병 질환을 앓고 있던 경우 치사율이 각각 10.5%, 7.3%, 6.3%였다.

지역 별로는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 전체 확진자의 74.7%(3만 3367명), 사망자의 95.7%(979명)가 나왔다. 후베이성 확진자의 치사율은 2.9%로 나머지 지역 0.4%에 비해 약 7.5배 높았다.

연구진은 날짜별 확진환자 발병수는 1월 24~28일 첫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그리고 있으며, 보고숫자는 이달 5일 고점을 찍고 완만히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지난 17일 하루 동안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886명, 98명이다.

그러나 전염병 확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사람들이 일터에 복귀하면서 전파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연구진은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중국 매체에 따르면 난징의대 부속 쑤저우 병원 비뇨기과 의사 판차이빈이 이끄는 연구진은 의학논문 사전발표 플랫폼에도 코로나19가 폐렴 등 호흡기뿐만 아니라 젊은 남성의 생식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기존에 발표된 3개의 임상데이터 세트를 활용해 코로나19가 비뇨기와 남성의 생식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가 고환 조직을 공격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논문은 아직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았고 정식으로 발표되지도 않은 것으로, 글로벌타임스는 연구진이 해당 연구결과를 임상진료 지침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서를 붙였다고도 전했다.

한편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아직도 각각 1천명대와 90명대를 기록하면서 다급해진 중국 지도부는 내달 초로 예정됐던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마저 연기를 검토하는 등 ‘코로나19 저지전’에 배수진을 쳤다.

이 가운데 신임 우한 당서기가 우한에 대한 기존 전수조사의 허점을 인정하고 3일 내 전주소자를 새롭게 진행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관영 글로벌 타임스 등에 따르면 왕중린 신임 우한 당서기는 지난 16일 코로나19 방역 지휘 본부 회의에서 “기존에 우한에서 실시한 전수조사는 정밀하지 못하고, ‘그물코’가 너무 컸다”면서 “저인망식 전수조사를 3일 이내에 마치겠다”고 말했다.

왕 당서기의 이 발언은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경질된 마궈창 전 당서기의 우한 시민 전수조사 결과가 실제와 다르다는 여론의 지적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앞서 마 전 당서기는 지난 11일 전체 우한 시민 중 99%인 1059만명을 전수조사했다고 밝혔으나, 마 전 당서기의 발표 이후 우한에서는 검사관을 만난 적이 없다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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