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서 전쟁 이어져
자칫 실수에 3차대전 위험도
러·中, 美가 전쟁 위협 주장
프랑스 우크라 파병 언급에
푸틴 핵전쟁 가능성도 거론

세계 핵전쟁을 부추기는 주체는 집단서방일까 러시아일까. 신냉전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각국이 전쟁의 위협에 살얼음을 걷는 양상이다. 사진은 2018년 3월 1일 공개된 러시아의 사르마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는 10개가 넘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출처: 뉴시스)
세계 핵전쟁을 부추기는 주체는 집단서방일까 러시아일까. 신냉전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각국이 전쟁의 위협에 살얼음을 걷는 양상이다. 사진은 2018년 3월 1일 공개된 러시아의 사르마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는 10개가 넘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한 발짝만 더 가면 본격적인 3차 세계대전이지만, 이에 관심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기술적으로 핵전쟁에 대비해 왔다.”

최근 대통령 5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4일(모스크바 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집단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첨단무기를 보내거나 군대를 주둔시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고조, 3차 세계대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몇 차례 핵전쟁 가능성을 거론했다. 서방 언론들은 이를 두고 ‘푸틴의 핵 위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나 중국, 이란, 북한 등 미국이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법령에 명시한 ‘요주의 국가’들은 “현대 전쟁은 사실상 모두 미국이 일으키는 것”이라고 주창해왔다. 이들은 만약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자신들이 아니라 바로 미국의 의도로 본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제3차 세계대전을 언급한 것 역시 단순히 지구촌을 위협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이미 우크라이나에 이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전화에 휩싸였고, 홍해와 아프리카, 시리아, 남중국해, 대한해협, 한반도까지 지구촌에는 포성과 미사일 굉음이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모두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어디서든 전쟁 가능성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토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언급한 것 역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차 대전을 거론한 주요 배경이다.

푸틴 대통령은 “현 상황에서는 대규모 3차 대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타자니(Antonio Tajani)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나토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은 세계대전 발발 위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나토와 미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는 이미 마크롱 대통령의 새 아이디어를 거부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계속 입으로 러시아를 공격한다. 최근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나 오데사로 진군한다면 프랑스군이 직접 개입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했다.

그는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 영토가 되지 않으면 항구적 평화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심기를 한껏 불편하게 하고 있다.

러시아는 제3차대전이 미국의 의지, 구체적으로 록히드마틴·보잉 등 무기회사들의 이익을 극대화해 이를 나눠 갖는 딥스테이트(Deep state, 막후에서 움직이는 그림자 정부라는 음모론 용어)의 결정에 달렸다고 본다.

딥스테이트는 자신들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미국이라는 국가까지 이용하는 초국가적 사익 집단으로 정의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대통령이 되든,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미국의 외교 안보는 이들 사익 집단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는 ‘음모론’은 이미 지구촌에 가득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일간 아르구멘티 이 팍티(Argumenty i Fakty)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가장 좋아하는 (세계지배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 수단은 경제 및 군사 클럽”이라고 지적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특히 배후가 누구든 미국을 통해 전쟁을 확대하기를 원한다면 미국의 동맹국들과 우방국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란 점을 거론했다.

그는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미국이 가하는 압력에 대처하기 어려운 국가들을 이해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는 독립을 매우 가혹하게 옹호하는 반면 일부 국가는 저항하기가 더 어렵다. 우리는 이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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