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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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계적 첨단기술인력 빼가기는 중국 자체로 절체절명의 국가적 핵심 대과제이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거의 평생이라고 할 39년 동안 봉직했던 장원기 중국본부 출신 사장의 중국회사로의 이직은 그동안 수면하에서 진행했던 중국의 글로벌 인재 빼가기가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실행되고 있는지를 재삼 인식함을 뛰어넘어 재발방지책을 확고하게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만 한다.

중국은 글로벌 인재 확보를 통해 미국의 기술패권을 이겨내고자 그동안 국가적으로 치밀하게 인재유입정책을 국가적 핵심과제로 상정하고 하나씩 추진해 오고 있었다. 자체적 기술계발의 한계를 느낀 중국 정부는 첨단 기술 부문의 세계적 인재를, 국적 불문하고 지금까지 그들이 받고 있었던 연봉의 3~10배까지 제시하고, 주거비 복지비 교통비 자녀 교육비 등 총망라한 최고의 예우를 통해 국가적 예산을 아낌없이 투여하고 있다. 국가 애국의식이 부족한 서구인의 개인적 자유 사상을 최대한 이용해, 개인적으로 동인을 제공해 일단 중국 국내로 유인하고 목표달성을 한 후에는 토사구팽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파격적 대우에 혹해서 중국의 제안을 받은 세계적 석학들이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갈등으로 그동안 한국의 LCD, 반도체 인력을 어느 정도 빼가고 난 후 주춤했었는데, 도저히 미국 쪽에서 인력 빼가기가 쉽지 않다 보니 한국으로 마수를 돌려 더욱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다. 삼성이라고 하는 세계적 회사의 임원급이 중국행을 선택하다 보니 더욱 큰 이슈로 등장한 것이다. 퇴직 후 3년 동안 보장해주는 임원 예우제도의 혜택이 끝난 후 중국 반도체 회사로 영입이 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더욱 받고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입장과 관점이 달라 한마디로 규정하긴 어렵지만, 중국의 기술 굴기의 저돌성과 맞물려 간단히 볼 문제는 아니다.

이는 1990년대부터 역사를 갖고 있다. 해외에 나가 있는 중국 유학생들을 고국에 들어오라는 호소의 일환으로 하이구이(海龜)가 있었다. 큰바다에 나간 거북이가 다시 해변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일생을 마감한다는 것을 비유해, 외국에서 열심히 공부했으니 고국으로 돌아와 기여하라는 것이었다.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2008년 1000인 계획이다. 1000명의 세계 최고의 실용적 첨단 기술 보유자를 유치, 미국을 뛰어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국가적 대과제였다. 이전의 하이구이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2015년 중국제조 2025의 계획과 맞물려 과감하게 실천 본궤도에 올라간 듯했다. 세계적 인재를 싹쓸이하는 듯했다. 트럼프의 집권 전부터 우려를 하고 있었던 미국은 하버드대학 교수 찰스 리버 화학 생물학 교수를 천인계획에 미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 참여했다고 기소하면서 적대 국가의 인재유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체를 봉쇄시켰다.

문제는 중국의 계획이 중단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설계도를 빼간다면 산업기술 보호법으로 막지만, 개인적으로 가는 것은 매국적 행위라고 국가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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