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평화 NGO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은 ‘평화교육’을 통한 평화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평화교육은 평화를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한 가치관 교육이다. HWPL 평화교육의 비전은 학생들이 평화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 정신을 함양해 평화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HWPL 평화교육은 머리에만 남는 지식·이론 교육이 아닌 학생의 전인적 사고를 길러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으로 전 세계 교육계에 충격을 줬다. 학생들은 평화적 가치를 배우고 내면화(의식의 흐름)함으로써 평화의 정신을 고양해 지역사회와 지구촌 시민에 평화의 문화를 전파하는 통로가 된다. 본지는 지구촌 곳곳에서 그간 진행돼온 HWPL 평화교육의 현장 소식(내용)과 반응을 조명해 집중 연재한다.

지난해 콩고민주공화국 CEFMC학교에서 오프라인 평화교사 양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지난해 콩고민주공화국 CEFMC학교에서 오프라인 평화교사 양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오랜 내전으로 고통… 83곳 학교·단체 MOU, 교사 5명 임명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콩고민주공화국은 수십 년에 걸쳐 여러 내전과 민족 갈등의 영향을 받아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콩고 내전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치열한 내전 중 하나였다. 내전은 수백만명의 사망자를 낳았고, 막대한 인구의 이동과 난민 문제를 초래했다.

내전은 평화 협정이 성립하고 국제 지원이 강화됨에 따라 조금씩 진정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갈등과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도 콩고민주공화국은 안정과 발전을 위한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기나긴 내전으로 인한 고통의 삶을 살아온 만큼 평화를 갈망하는 간절함만은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았다.

이러한 콩고민주공화국에도 HWPL의 평화교육이 도입돼 희망의 싹이 움트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평화교육을 담당하는 HWPL 평화교육 10지부에 따르면 HWPL 평화교육부는 메노메이트4번째형제회학교와 ITP 바텔라 학교 및 단체 83곳과 MOU를 체결했다. 또 현지 교사 5명이 평화교사로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2015년 3월 17차 평화순방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한 이만희 HWPL 대표는 아프리카 부족인 바포켕 왕국을 방문해 레루오 몰로트레기 37대 왕과 대담을 가졌다. 대담 후 이 대표(가운데)와 레루오 왕(왼쪽), 왕대비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2015년 3월 17차 평화순방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한 이만희 HWPL 대표는 아프리카 부족인 바포켕 왕국을 방문해 레루오 몰로트레기 37대 왕과 대담을 가졌다. 대담 후 이 대표(가운데)와 레루오 왕(왼쪽), 왕대비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 “평화교육,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프로그램”

2022년 5월 6일, 콩고민주공화국 부카부 고등 교육학 연구소에서 진행된 온라인 평화교사 양성교육 종강식에 참여한 교사들은 “평화교육은 분쟁 예방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에스더 보하우지마 부카부 공립대학 사회 정치행정과학 학부 조교는 “학생들이 평화교육을 받은 후 이 지역에서의 삶을 공유하고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학생들에게 평화의 기반이 ‘질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보하우지마 교사는 “질서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도록 해당 사회 내에 확립된 법률과 계율을 따를 수 있도록 한다”면서 “국제질서는 달성해야 할 이상이다. 학생들에게 평화의 기반이 질서라는 사실을 동화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우리 각자가 이기적인 이익이 아닌 상대방의 이익을 고려할 수 있다면 반드시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고려하고 경청하는 것은 증오와 이기심이 가득한 우리 사회의 평화와 평온을 위해 중요하다. 배려 없이는 평화 공동체가 존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주 지역에서 20년 이상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한 에힉 바투미케 반양가 부카부 ISP 대학 역사 교사는 전쟁과 분쟁, 갈등의 원인은 ‘탐욕’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그는 “질서가 있다면 모두가 자기 자리를 지키고, 제자리를 지킨다면 갈등은 있을 수 없다”면서 “전쟁을 일으키고 갈등을 도구화하는 것은 탐욕”이라고 말했다.

2022년 페헤 안토니오 만조티 학교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평화교육에 참여한 학생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2022년 페헤 안토니오 만조티 학교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평화교육에 참여한 학생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특히 반양가 교사는 평화의 초석은 ‘사랑과 존경’에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랑과 존경은 함께 작용하며 둘 다 평화를 구축하도록 이끈다”면서 “나는 이 개념을 높이 평가한다”고 부연했다. 또 반양가 교사는 평화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희생’이며 자발적인 희생으로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희생은 평화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각 학생이 다른 사람의 희생을 기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희생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며 “자발적인 희생은 평화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베흐탕 카붐바 시툴리 부카부 호라이즌 고등학교 영어 교사는 평화교사 양성교육에 등록하게 된 계기가 이 프로그램의 제목인 ‘HWPL 평화 교육자’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시툴리 교사는 “평화를 위한 훈련의 목적을 감안할 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이 평화를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시툴리 교사는 “감사는 평화를 이루는 데 필수적인 특성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받은 혜택을 인정하는 것은 그것을 표현한 사람뿐만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도 평화의 감정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라며 “우리 학생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사 덕분에 우리가 무엇보다도 자신감, 마음의 평화, 정신의 평화를 비롯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동시에 알게 될 것”이라면서 “감사는 우리를 내면과 정신 운동의 평화로 이끌고 평화를 찾는데 필요한 수단”이라고 했다.

2022년 호라이즌 제1 고등학교에서 평화교육을 하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2022년 호라이즌 제1 고등학교에서 평화교육을 하고 있다.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 “폭력·충돌 없게 만드는 평화 선생님이 되고파”

2022년 7월 29일, 콩고민주공화국 투송 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온라인 평화교사 양성교육 종강식에 참여한 교사들은 평화를 가르치는 ‘평화 선생님’이 된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나물라 칼루무나 글로리 평화 성모 학교 영어 교사는 “평화교사 양성교육은 매우 재미있었고, 행복했다”며 “내가 이제부터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돕고 그들을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나는 학생들이 인종, 언어, 지성, 재정 등의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폭력이나 충돌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훈련하는 평화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서 “학교는 다양한 부족, 국적, 각지에서 온 많은 사람이 모여온 여러 배경이 있지만 평화롭게 살아야 하는 곳이며, 이는 선생님의 도움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셀 마타비시 머훌라 비아엔 중학교 영어 교사는 평화교육 양성교육 후 심리적인 많은 변화를 느꼈다고 했다. 머훌라 교사는 “훈련 과정에서 발전된 논의들은 거의 매일 밤낮으로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관찰되는 나쁜 상황과 행동들에 대항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폭력행위가 활발한 이웃과 빈번한 지역으로 인해 교사교육의 훈련에 대한 동기 부여가 더 많이 느껴졌다”며 “그것은 나의 지역 사회와 이웃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식, 전략, 그리고 관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부카부 고등 교육학 연구소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온라인 평화교사 양성교육.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2022년 부카부 고등 교육학 연구소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온라인 평화교사 양성교육. (제공: HWPL) ⓒ천지일보 2024.03.24.

◆ 학생들 “평화교육, 타인의 가치 존중해야 함을 깨달아”

평화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협력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2023년 1월 24일, 콩고민주공화국 페헤 안토니노 만조티 학교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평화교육 2과에 참여한 룽가 분예무 학생은 “나의 가치는 내가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라면서 “나는 나 자신을 존중해야 하고, 그다음에 타인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분예무 학생은 이어 “내가 나의 가치를 인식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일을 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네샤 발룸 학생은 “분쟁과 갈등 없이 평화를 이루기 위해 협력하고 사는 것”이라며 “협력은 우리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타인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협력하는 게 ‘평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어떤 나라인가

세계에서 많은 난민이 발생한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국가으로, 수도는 킨샤샤다. 인구는 약 1억 226만명으로 세계 15위다. 콩고 공화국과 구별하기 위해 킨샤사 콩고, 동콩고, 민주 콩고, DR콩고, DRC, 혹은 과거 모부투 세세 세코 정권기에 쓰였던 국명인 자이르라고도 불린다. 1996년 1차 내전 이후 현재까지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암울한 나라 중 하나다.

아프리카 10여국이 관여된 콩고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세계대전으로 불린다. 2차 분쟁(1998~2003년)으로만 40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난민 2500만명이 세계를 떠돌고 있다. 250여 부족으로 이뤄졌으며,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했다. 이후 지하자원이 풍부한 지역인 카탕가주의 모이스 촘베가 카탕가주의 분리 독립을 선언하면서 내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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