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밀착 속 中과는 ‘당당’ 외교
대일관계는 관계 개선에 방점
北무인기 대응 능력 등도 논의
방산 수출국 도약 기반 마련도

image
(프놈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교부와 국방부로부터 신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업무보고는 ‘다시 뛰는 국익 외교,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이라는 슬로건 아래 앞선 다른 부처와는 달리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통령실 외교·안보 참모와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부처 주요 직위자를 비롯해 북한 경제, 경제 안보, 반도체, 북핵·미사일, 무인기, 방위산업 분야 민간 전문가까지 약 150여명이 자리했다.

다만 내놓은 자료를 보면 기존 외교 기조의 연장선에서 이를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미국과의 밀착 속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하겠다는 것인데, 가치 외교를 전면에 내건 윤 정부의 외교에 관심이 쏠리는 건 이 때문이다.

대일관계는 강제징용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등 관계 개선에 방점을 뒀고, 북한을 향해서는 강경 기조 속 대북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만을 여전히 되풀이했다.

◆박진, 올해 추진 핵심과제 발표

박진 외교장관은 먼저 ‘다시 뛰는 국익 외교’라는 주제 아래 ▲인도·태평양 전략 실행 원년 ▲원칙 있는 대북 접근 ▲주변국과 관계 강화 ▲국익 중심 경제‧안보 외교 등 올해 추진할 핵심 과제를 발표했다.

작년 말 발표한 독자적인 지역 외교 구상인 인태전략 추진을 본격화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감행 시 독자제재와 국제연대를 포함한 전례 없는 대응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주변국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가장 중요한 파트너십인 한미동맹은 올해 동맹 70주년을 맞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안보, 경제,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양자 차원의 미국 방문이 추진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윤 대통령 취임 직후 한국을 찾은데 대한 답방 차원이다. 아직까진 방미 시점은 알려지진 않았다. 행동을 강조한 것으로 미뤄 안보를 넘은 경제안보 등 분야까지 미국과의 밀착 행보가 더욱 가시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중관계는 규범・규칙에 입각한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해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경제・환경・문화뿐 아니라 글로벌 의제로 협력 영역을 확대한다. ‘당당한 외교’라는 기조를 바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고위급 교류와 실질 협력 강화, 우호 정서 확대 등을 추진한다.

대일관계는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지향한다는 밑그림 아래 관계 개선에 필요한 현안들을 종합적으로 풀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강제징용 해법 마련, 일본의 수출 규제 해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 양국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중 전략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팬데믹과 강화된 자국 중심주의, 공급망 교란 등 글로벌 복합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돌파하기 위한 선제적‧능동적 외교 전략이 포함됐고, 이외에도 건설·원전·방산의 해외 진출 확대 방안 등 국익에 중점을 외교 전략 등도 보고에 담겼다.

◆이종섭, 6대 추진 과제 보고

이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이라는 주제 아래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 대비 압도적인 대응 능력 구축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도약 기반 마련 방안을 보고했다.

특히 비대칭 위협에 대응해 독자적 정보·감시·정찰(ISR) 기반 능력 확충, 한국형 3축 체계 능력·태세 강화, 북한 무인기 대응 능력 강화, 전략사령부 창설 가속화, 미 확장억제 실행력 획기적 제고, 한미 연합연습·훈련 강화 등 6개 과제의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한 군 대응이 계속 논란이 되는 만큼 윤 대통령의 추가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부대 간 상황 전파가 이뤄지지 않는 등 군의 총제적 부실 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구매국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지원 강화 ▲추가 구매 촉진을 위한 포스트 세일즈 강화 ▲도전적인 국방 R&D 환경 조성 등 체계적인 수출전략을 실행하고 폴란드·UAE 등과 지속가능한 방산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외교부와 국방부 업무보고 이후 ‘북핵·미사일, 사이버 등 위협 대응을 통한 지속가능한 평화’, ‘경제와 안보의 융합시대에 부합하는 능동적 경제안보’, ‘북핵, 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 대비 압도적 대응능력 구축’, ‘세계 4대 방산수출국 도약기반 마련’ 등 네 가지 주제로 참가자들 간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업무보고는 오는 14∼21일 예정된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전 마지막 행사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해외 순방과 이어진 설 연휴가 끝난 다음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통일부와 국가보훈처,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외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의 북핵 대응 공조와 관련해 “소위 말하는 공동 기획, 공동 실행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한국이나 미국이나 서로 북핵에 대한 위협에 함께 노출돼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국방부 업무보고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