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명훈 예술 감독. ⓒ천지일보(뉴스천지)

“음악의 포인트는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표현하는 것, 감정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2010년 새해와 함께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정명훈 예술 감독이 한 말이다.

‘마에스트로’ 정명훈. 그는 1960년 7살이란 어린나이에 김생려가 지휘한 서울시향과 함께 하이든의 피아노 협주곡 D장조 3악장을 협연해 당시 화제가 됐었다.

이후 1970~80년대에는 누나인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함께 정트리오로 해외에서도 이름을 날린 바 있다.

올해 서울시향 취임 6년에 접어드는 정명훈 예술 감독은 한국의 음악, 오케스트라 발전에 대한 소망과 새해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서울시향이 한 계단 올라섰다”면서 “5년 후에도 한 계단 더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향은 단순히 연주를 잘한다는 평가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서울 시민을 위해서 일을 많이 하는 연주단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127회의 공연 중 ‘찾아가는 음악회’와 ‘희망콘서트’를 연 바 있다. 정 감독은 “올해도 이런 연주회의 비중을 높여 시민에게 희망을 줄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간담회가 마무리 될 쯤 그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며 느꼈던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 이탈리아에는 한국을 연상케 할 만큼 한국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는 25년 전 이탈리아에서 오페라를 처음 시작할 때를 떠올리며 “오케스트라 매니저를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좋은 성악가를 찾을 겸 콩쿠르를 간적이 있다”며 “그때 ‘항상 한국 사람이 이긴다’는 말을 들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예로부터 이탈리아는 노래를 좋아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탈리아 사람들보다 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바로 한국인이다.

정명훈 감독은 “한국 사람은 속에서 우러나오는 음악을 한다”면서 “모든 사람이 가진 것이 소리지만, 한국 사람은 소리 속에 감정을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라며 극찬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음악의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2010년 세계적인 음반사 ‘낙소스’를 통한 음반 제작과 더불어 세계 오케스트라들 중에서도 잘하는 오케스트라들이 도전한다는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말러의 곡에 대해 “뜨거운 음악이라서 한국인의 성격에 잘 맞을 것”이라며 “힘든 곡이지만 단원들이 잘 해내 좋은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다가오는 5월 베를린, 이탈리아, 모스크바 등에서 유럽 순회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베를린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6개 정도 갖고 있는 나라다. 이러한 음악문화의 선진 도시에서 유료 공연을 연다는 것이 그리 쉽고 편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는 “부담감이 있지만 이번 도전으로 악단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그것은 기회가 되는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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