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용할 수 있는 크기로 제작돼
조리용 토기 세트 출토 국내 첫 사례
마한서 백제로 문화 이행 과정 밝혀
해남, 마한 해양 문화 중심지 재조명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동식 아궁이. (제공: 해남군청) ⓒ천지일보 2024.03.27.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동식 아궁이. (제공: 해남군청) ⓒ천지일보 2024.03.27.

[천지일보 해남=천성현 기자]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군에 따르면 이 아궁이는 전라남도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기존에는 주로 가야나 신라권역에서 발견됐던 유물이다.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동식 아궁이. (제공: 해남군청) ⓒ천지일보 2024.03.27.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동식 아궁이. (제공: 해남군청) ⓒ천지일보 2024.03.27.

해당 토제품은 높이 31.6㎝, 너비 41㎝, 그리고 솥 걸이 지름이 22.8㎝에 이르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크기로 제작됐다. 제품의 외면에는 격자 문양이 새겨져 있고 연통이 일체형으로 설계돼 연기 배출 기능을 갖췄다. 

이는 전북 군산 성산면 여방리 유적에서 발견된 유사한 이동식 아궁이와 비교했을 때 본 아궁이가 더 이른 시기의 것임을 시사하며 미니어처가 아닌 실제 크기로 제작된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된다.

이와 함께 발굴된 5점의 유물은 모두 부엌에서 사용되는 조리용 토기로 이동식 아궁이와 함께 조리용 토기 세트를 이루며 국내에서 이와 같은 형태로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문화재연구원은 이러한 발견이 죽은 자의 사후세계관을 반영하는 중요한 사료로서 학술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동식 아궁이와 조리 기구. (제공: 해남군청) ⓒ천지일보 2024.03.27.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동식 아궁이와 조리 기구. (제공: 해남군청) ⓒ천지일보 2024.03.27.

군은 지난해 읍호리 고분군 발굴조사 중 주변에서 훼손된 상태로 확인된 석곽 1기를 발견하고 긴급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를 통해 마한 시기의 유사상식석관 1기와 고려시대 토광묘 1기가 확인됐으며 총 19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읍호리 고분군은 전라도 지역에서 발견된 최대규모의 고분군으로 기원후 5세기에 집중 조성된 고분군, 토기가마터, 입 대목 의례 구조물 등 마한에서 백제로의 이행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 다수 발견됐다. 군은 이 고분군을 전라남도 문화유산으로 승격지정 신청할 계획이다.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동식 아궁이 출토 고분. (제공: 해남군청) ⓒ천지일보 2024.03.27.
전남 해남군 현산면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토제 이동식 아궁이가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이동식 아궁이 출토 고분. (제공: 해남군청) ⓒ천지일보 2024.03.27.

해남군 관계자는 “읍호리 고분군을 비롯한 해남 반도의 마한 관련 문화재 분포는 해남이 마한 시기 해양 문화의 요충지이자 중심지였음을 확인하는 귀중한 자료”라며 “고분군의 범위가 광대해 도굴 등 훼손 위험성이 높아 지속적인 학술발굴조사와 보존 대책을 수립해 마한의 역사적 위상을 제고하고 대국민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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