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조호석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인천시지정무형문화재 조경곤 고수 (맨 오른쪽)와 새마을협의회 부녀회원들과 함께 인천시 중구 연안동 홀몸 어르신 댁을 방문해 설명절 선물 증정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천 연안동 새마을협의회 조호석 회장

[천지일보=이경숙 기자] 지난 2002~2004년 꽃게잡이로 유명했던 인천 연안부두는 썰렁하기만 했다. 꽃게잡이가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연평도 부근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폐그물들이 문제였다. 인천항만공사는 이후 폐그물을 수거하기 시작했고,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금어기를 설정했다.

고기조차도 잡히지 않자 낚시꾼들은 연안부둣가에서 재미를 잃고 발길을 점차 끊었다. 관광객들도 이곳을 더 이상 찾지 않게 됐다. 인천 중구 연안동에 위기가 닥친 것. 그동안 어업과 관광객·낚시꾼들로 인해 상업활동이 왕성했으나, 점차 연안부두를 찾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한 집 건너 한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

연안동 주민들은 이대로 바라만 볼 수 없었다.

인천시 연안동 새마을협의회 조호석(51) 회장은 “17년 전 이곳은 그야말로 쓰레기가 난립했다. 죽어가는 연안부두를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연안동을 깨끗이 청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연안부두를 회상했다.

▲ 인천시 연안동 새마을협의회 조호석(51)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조 회장은 먼 바다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되찾고, 연안부두를 시민들이 쉴 수 있는 터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2006년부터 마을주민들과 함께 마을 곳곳을 다니며 청소하기 시작했다. 마을주민들도 적극 동참했다. 구청이나 시청에 무언가를 해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주민들 스스로 나서 연안부두를 깨끗이 가꾸자는 데 마음이 하나로 모아진 것이다.

조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 9월부터 바다쉼터와 방파제·등대를 개방하기 위한 1인 시위도 꾸준히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인천항만공사 측은 깨끗해진 연안부두를 개방하면서 시민품으로 되돌려줬다. 이후 조 회장은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제안을 받고 연안부두 부근 방파제 안전관리요원으로도 일하게 됐다.

조 회장의 지역사회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새마을협의회 부녀회(회장 조향선)와 함께 홀몸 어르신들과 노숙자들을 살피고 있다.

조 회장에게 있어 봉사는 그저 일상일 뿐이다. 봉사활동 시간을 만들어서 하는 게 아니라 지역을 두루두루 다니면서 자력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이에 공로를 인정받아 2년 전 인천시청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조호석 회장은 “노숙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진실함이 묻어 나온다. 대화를 통해 의지가 보일 때에 저는 그들을 권면한다”고 말한다. 조 회장은 연안부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살리기도 하고, 노숙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했으며, 때론 의지가 보이는 사람에게 직장을 찾아주기도 했다.

조 회장은 오늘도 연안부두 ‘안전 지킴이’로 지역사회를 돌아보며 하루를 갈무리한다.

▲ 지난 3일 조호석 회장이 인천시지정무형문화재 조경곤 고수와 새마을협의회 부녀회원들과 함께 인천시 중구 연안동 홀몸 어르신 댁을 방문해 설명절 선물 증정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