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이유

▲ 치과의사 겸 가수 박소연 씨.ⓒ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박미혜 기자] 치과의사이자 가수인 박소연 씨는 공연이 없는 날에도 여전히 남들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강릉과 서울을 오가며 병원 환자들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정을 많이 하는 겨울철이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 와중에도 빠질 수 없는 것은 공연준비.
그는 오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서울 이태원의 한 공연장에서 모닝콜 앵콜 콘서트를 연다. 날이 날인만큼 관객들의 프로포즈를 유도하는 이벤트도 생각 중에 있다.

연세대 치의대를 졸업하고 박사학위까지 딴 그가 2007년 가수로 데뷔해 병원에서 번 돈을 오히려 지출하면서 까지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뭘까.

박소연 씨는 “만약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치과의사로 열심히 살았을 테지만 삶이 메마르고, 살아도 한구석이 텅 비어있는 것같이 느꼈을 것”이라며 “노래는 나를 가장 잘 표현해주고 가장 잘 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단 한 번도 노래 부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는 성악지망생이었다.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며 음악을 가까이 했고 서울예고 3학년 땐 학과성적이나 실기성적 모두 월등히 높았기 때문에 입시걱정은 거의 하지 않고 살았을 정도다. 하지만 심사를 보는 교수에게 봉투를 돌리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 돼 결국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그때를 떠올리며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갔다. 하지만 물의를 일으켜봤자 내가 살 수 있겠나 싶었다. 또 재수를 한다 해도 봉투를 주지 않으면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그래서 다른 것을 하자는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어린나이에 일을 하는 전문여성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치의대에 지원하게 됐고 당당하게 합격했다.

그는 치과병원을 개원한지 10년이 되도록 직원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직원들을 100% 신뢰하기 때문이다. 믿고 일을 맡기는 것. 그것이 그가 두세 가지 일을 해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박 씨는 “일단 제 인생에서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잘 대해주고 일을 나누어서 한다. 또 신경 쓰지 않아야 할 부분은 철저하게 신경쓰지 않는다. 제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게 하되 나머지 일엔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않는 거다”고 말했다. 사람을 잘 믿고 맡기는 탓에 어려운 일을 겪기도 했지만 더욱 성숙해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기본 원칙엔 흔들림이 없다.

그는 “온 국민 다 아는 가수가 되는 것보다 적은 수가 알더라도 삶의 희망과 의미를 주는 노래를 하고 싶다”며 “노래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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