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역 10번 출구에 마련된 ‘강남역 화장실 여성살인 사건’ 추모 공간에서 추모하고 있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출처: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독단적 메시지 전파는 망자에 대한 예의 아니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22일 ‘강남역 화장실 여성살인 사건’과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을 겨냥, “여혐(여성혐오) 문화에 대해 자성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강남역 10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방문한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일베에 대해 “극단의 문화를 제거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삼일한’이라는 일베 문화가 있다.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뜻”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여성을 폭력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히히덕 거리는 사람들이 이제 와서야 ‘남녀평등 문제의 해결사’ 노릇을 하겠다고 하니 과연 누가 믿어주겠나. 일베는 그런 얘기할 자격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는 그는 현장 분위기에 대해 “제가 본 오늘의 강남역은 상반된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화약고 같았다. 일베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추모 현장에 나와서 수많은 사람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에게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아직 슬픔과 분노가 삭혀지지 않은 불안한 국민이 모인 자리”라며 “굳이 그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 자신의 독단적 메시지를 전파하려 하는 것은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결국 그 자리는 애도와 추모의 공간이 아니라 분노와 갈등의 공간이 돼 버렸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일 강남역 추모 현장엔 일베 회원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화환이 배달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화환엔 ‘남자라서 죽은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맙시다’ ‘일간베스트저장소 노무현 외 일동’이라는 글이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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