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기독교회관 2층 소예배실에서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에 대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백은영 기자] 2013년 부산에서 열릴 세계교회협의회(WCC)총회를 앞두고 한국 개신교회 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WCC 유치가 결정됐을 때 교계뿐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라며, 축하의 말을 주고받던 것과는 다르게 개신교 보수 교단에서는 WCC 총회 유치 반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25일 서기행 예장 합동 WCC 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고신, 합신, 고려 등 17개 교단 전·현직 임원들은 WCC 대책준비위원회(가칭)를 조직하고 9월 총회까지 교단별 대책수립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우리는 한국교회 극히 소수의 교파(NCCK)가 참여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 개최가 마치 한국교회 전체가 유치하는 대회로 과장 보도하고, 이를 한국교회 올림픽이라고 선전하는 것에 매우 유감을 표한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WCC문제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WCC 총회 유치에 따른 논란은 한국교회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WCC의 신학적 입장 등을 연구하고 정확한 정체성을 파악할 것”이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보수교단은 ▲WCC가 타종교의 구원을 인정하는 종교 다원주의를 추종한다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하는 교회가 WCC에 가입돼 있다 ▲WCC가 사회구원에 치중하는 좌파 용공세력이라는 주장 등을 내세워 WCC 총회 유치를 반대하고 있다.

▲ NCCK 신앙과 직제위원회는 ‘2013년 WCC 10차 총회를 위해 신앙과 직제 위원회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세미나를 진행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앙과 직제위원회(이하 NCCK)는 ‘2013년 WCC 10차 총회를 위해 신앙과 직제 위원회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에큐메니칼 신학세미나를 진행하기로 했다.

19일 기독교회관 2층 소예배실에서 열린 1차 세미나에서는 이형기(장신대 명예교수, 공적신학연구소소장) 교수가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이 교수는 “2013년 부산에서 열릴 WCC 총회를 앞두고 WCC와 WCC를 통한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며 “많은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WCC에 대해 큰 오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1951년 토론토 성명에 나타난 ‘무엇이 WCC고 무엇이 WCC가 아닌가?’를 토대로 발제를 진행한 이 교수는 “WCC란 ‘교회들’의 협의체요, 연합체로서 저 신약성경이 증언하고 고대 신조가 고백했던 하나의 교회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 WCC는 애초부터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WCC란 하나의 획일주의적인 초대형교회가 아니고 결코 그것이 되어서도 안 된다”라며 “에큐메니칼 운동은 요한복음 17장 21절, 골로새서 1장 20절, 에베소서 1장 10절 등에 나타난 에큐메니즘에 근거를 둔 것으로 ‘신앙과 직제’ ‘삶과 봉사’ ‘복음전도와 세계선교’의 성경적 근거”라고 강조했다.

▲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로 발제에 나선 이형기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또한 “1989년 바젤에서 열린 ‘유럽교회들의 에큐메니칼 총회’ 최종문서는 하나님의 화해의 복음이 하나님과 인류의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창조세계에 대한 구원도 약속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인류뿐만 아니라 창조세계 전체까지 포함하는 ‘기독론적이고 삼위일체론적인 화해의 복음’이야말로 성경의 다양성 속의 통일성이요, 교회들과 신학들의 다양성 속의 통일성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고 설명, WCC가 삼위일체를 부정한다든가 종교 다원주의를 추종한다는 생각은 오해임을 역설했다.

이 교수는 “WCC가 사회구원에 치중하는 좌파 용공세력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에큐메니즘과 에큐메니칼 운동을 잘못 이해한 데서 온 것”이라면서 “글로벌 이슈는 모든 인류 공동체에게 주어진 도전들이다. 기독교는 ‘타자들’과 더불어 그와 같은 이슈들을 접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교만에 빠지면 안 되고 여러 다른 파트너들과 대화하고 화해하며 연대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WCC 총회 유치를 반대하는 이유로 내놓은 주장들은 WCC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오해임을 강조했다.

WCC 총회 유치를 찬성하는 이들은 “기독교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WCC 총회 한국 유치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남북한 긴장완화에 대한 세계적인 여론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또한 총회를 유치하는 부산 벡스코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 효과를 최소 150억 원 이상으로 잡고 있으며, 더불어 다종교 사회인 한국사회에서 종교 간 화해와 공존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뜻대로 신앙하기를 바란다면 자신들의 생각이 아닌 성경에 이른 말씀대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임을 강조하며, WCC 총회 유치에 한국교회가 마음을 모아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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