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이병철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이 집배원 과로사와 관련해 해명 및 개선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집배노조,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과로사 잇따라
우본, 노조 통계자료 신뢰성 부족… 인원 충원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올해 들어 벌써 3명의 집배원이 사망하면서 이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논란이 되자, 우정사업본부가 이를 해명하고 나섰다. 집배원 인력을 충원한다는 계획도 내놨지만 구체적인 인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우정사업본부는 20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집배원 사망사고에 따른 해명과 집배여건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전국집배노조 측에서 제시한 집배원 평균노동시간 주당 55.9시간, 연평균 노동시간 2888시간은 통계자료로서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병철 우본 경영기획실장은 “41개관서 183명(전체 집배원 1.1%)의 특정한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로 통계자료로서 신뢰성이 부족하다”면서 “전체 집배원 1만 6000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2016년 1인당 실제 연간 근로시간은 2531시간, 주당 근로시간은 48.7시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정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인 점과 초과근무시간이 11.5시간(주 단위)인 점을 감안하면 집배원 업무량이 적지 않은 상태다.

우본은 집배원의 근무형태는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 7시간 정도 배달 업무를 한 뒤 저녁 7시쯤 퇴근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12시간가량 일하는 셈이다.

토요일에도 택배 배달을 함으로 인한 초과근무가 집배원 과로사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민간위탁배달을 원칙으로 하며 이를 통해 처리할 수 없을 경우 희망 집배원 우선근무, 순번제 근무조를 편성해 배달한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집배원의 토요근무 주기가 2.6주당 1회꼴이며 하루 평균 5.9시간 근무한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2014년 토요택배를 폐지했다가 2015년 재개했다. 택배사업은 민간택배업체와의 경쟁이기 때문에 현재 토요일에 배달을 다 하고 있는데 우체국만 하지 않게 되면 홈쇼핑 등 관련 업체들과의 계약도 어려워지게 된다”고 말했다. 토요택배를 하지 않을 경우 매출 감소는 감수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업체, 소비자 인식이 확산되면 결국 택배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이다.

우본은 최근 5년간 우본 종사원 사망자는 총 190명으로 집배원 86명, 내근직 104명이라고 밝혔다. 집배원 사망자 86명 가운데 사고사는 24명(28%), 암 29명(34%), 뇌심혈관질환(과로사) 14명(16%), 간 질환 등 기타 19명(22%)이었다.

우본은 또 집배인력 적정성 진단 결과 2016년 말 기준 집배인력 소요인원 1만 5458명 대비 현 인원 1만 5582명으로 적정한 것으로 산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ETRI 전문가, 노조관계자, 집배실장 등이 참여해 집배업무 부하량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검증·개선해 산출된 결과다. 다만 신도시개발 등에 따라 배달물량 및 세대수가 증가하는 지역은 지역·관서·개인별 업무가 과중한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인력을 충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방청 내 배달우체국 간 인력을 재배치하고 지방청 간 인력 증감배정을 통해 집배 부하량 평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병철 실장은 “업무가 특정시기에 집중된다. 한 달 중 우편물량이 고지서가 나오는 15~20일에 집중되는데 그 외 시간에는 물량이 적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전후로 물량이 많고 여름에는 적기 때문에 인력 조절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신도시 개발 등에 따른 물량 편차도 심하기 때문에 곧바로 인력 충원하기 쉽지 않다”면서 “전반적으로 부족한 인원을 충원하고 집배 부하량을 평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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