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의정부 서부역에서 용역직원들에 의해 노점상 강제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의정부시, 용역직원 동원 강제 철거 나서
노점상 “사전 통보도 없이 용역 들이닥쳐”
시 관계자 “12월부터 자진 철거 계도했다”

[천지일보 의정부=이성애 기자] 의정부시가 용역을 동원, 장사도구를 부수는 등 노점상을 과격하게 단속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의정부 서부역 앞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약 15명의 청년들이 노점 천막을 찢고 과일과 판매물건을 빼앗는 등 강압적인 단속을 해 시민의 빈축을 사는 일이 발생했다.

노점을 하는 김옥주(60)·윤정례(50) 부부는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고부터 ‘백화점은 의정부의 얼굴’이라며 노점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부천시와 서울시 노원구는 노점박스에 세금을 내고 당당히 영업을 하고 있는데 유독 의정부시는 노점상을 없애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2011년 이재봉 노점상 대표가 안병용 시장으로부터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에게 복지혜택을 주겠다’는 답변을 들었으나 말뿐이고 정책상으로 이뤄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지난 21일 의정부 서부역에서 용역직원들에 의해 노점상 강제철거가 진행된 후 음식재료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승배 전국노점상총연합 의정부지역장은 “계고장도 없이 노점상을 이렇게 무참하게 짓밟는 것은 어느 나라 법인가. 노점상도 엄연한 국민이고 시민”이라며 “세금으로 용역업체를 사서 노점상을 무력으로 처리하는 의정부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노연 회원들이 물청소도 하고 자체 무료급식도 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무조건 ‘노점상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정부시의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권익 의정부시 도로과장은 “지난해 12월 말 노점 자진 철거 계도를 했으나 이뤄지지 않고 직원들이 직접 나가 단속을 해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윤정례씨는 노점 리어카를 무단 방치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쓴바가 있다. 민원이 들어와 불가피하게 강제철거에 나섰다”고 밝혔다.

노점상 김옥주씨는 “체격 좋은 용역직원들이 욕을 하면서 강제철거를 할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스통이라도 터뜨려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 시민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처럼 무력으로 노점 단속을 해야만 했는지 아쉽다”며 “부모님 생각이 나 눈물이 났다. 젊은 용역직원들이 부모님 격인 노점상에게 함부로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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