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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권의 느낌표!] 문재인 시프트(shift)의 성패(成敗)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7.09.12 17: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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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권 논설위원

   
 

8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대 삼성 라이온즈 전. 삼성이 5대 4로 앞선 가운데 6회말 롯데 공격. 원아웃 1, 3루 상황. 1루엔 롯데 김문호, 3루엔 문규현이 나가 있었다. 김문호의 도루를 막기 위해 삼성은 수비 시프트(shift)를 운용했다. 백상원 2루수가 평소보다 몇 걸음 2루 베이스 가까이 다가가 수비하도록 했다. 그러나 수비 시프트는 실패였다. 롯데 전준우의 밀어치는 타격이 절묘했다. 삼성 투수 패트릭은 아웃코너에 잘 제구된 볼을 뿌렸고, 투구동작이 끝나자마자 1루 주자 김문호는 2루를 향해 내달렸다. 이 때 전준우는 수비 시프트로 넓어진 2루와 1루 사이 공간에 땅볼을 굴려보내는 타격을 했다. 이로써 롯데는 한 점을 더 뽑아 동점을 이뤘고 끝내 경기를 이겼다. 롯데는 이날만큼은 수비 시프트가 잘 맞아떨어졌다. 2루수 번즈 수비위치를 수시로 옮겼다. 삼성이 타격한 볼은 공교롭게도 번즈 정면으로 많이 날아갔다. 승운이 따랐던 것일까. 아무튼 이 승리로 롯데는 가을야구를 향한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했고, 삼성은 하위권으로 처졌다. 삼성이 시프트를 하지 말고 2루수 수비를 원래 제자리에 두었으면 했지만 물론 예측불허다. 고뇌에 찬 감독의 최종선택에 이러쿵저러쿵 말하긴 쉬우나 모두 결과론이므로.

시프트 논란이 국가 외교·안보 전략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대통령에게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도 야구 감독과 마찬가지이다. 대통령이라고 집권 전 선거 때 내건 국정운영 입장에서 벗어나 엄혹한 현실에 맞게 잠시 전환해야 할 정책들이 왜 없겠는가. 북핵·미사일, 사드, 남북대화 문제 등으로 어려워진 입지에 고심을 거듭했을 것이다. ‘운전대’를 잡고 남북대화를 추진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지난해 사드 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던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남북대화 유보 및 사드 배치 결정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문재인 시프트’로 불만스러워했다. 문 대통령쪽 사람들이었던 진보 인사들의 청와대 앞 시위까지 있었다. 보수진영은 ‘공포의 균형’을 주장한다. 정부가 한반도비핵화 재검토와 핵무장 목소리를 내 강력한 국가안보를 구축하지 못한 현실을 꼬집는다. 프로야구라면 상대 팀이 강력한 메이저리그 슬러거를 영입해 계속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시적인 시프트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에 맞서 금전적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불같은 광(光)속구로 압도할 수 있는 빅리거 투수 영입이 필수라는 것이다. 사실 북핵문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고 넘긴 사안이므로 본말이 전도됐다. 핵실험은 이번이 6차. 앞서 5차까지는 이전 정부에서 단행됐다. 물론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햇볕정책과도 무관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북한의 거침없는 폭주와 미·중 패권게임의 불가피한 부산물이라는 변수가 더 크지만.

‘갓(gut)’이라는 영어단어가 있다. 직역하면 내장(內臟), 배이며 직감, 본능이라는 뜻도 있다. 어떤 경우엔 ‘배짱’이라고 번역된다. 필자가 최근 읽은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엔 대 북한외교, 미·중외교 등과 관련한 트럼프의 외교적 역량에 고무된 듯 “그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트럼프의 똥배짱 직감정치(gut-based leadership)가 지금 시점엔 통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글이 있었다. 트럼프 외교정책은 수(數)읽기가 난해했다. 정부가 그때 그때 시프트를 운용해야 할 만큼 고충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칼럼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남북대화 노력을 힐난한 적이 있었기에 ‘Read between the lines’라고 하듯 칼럼 행간을 읽으며 짐작한다. 모두 트럼프식 ‘똥배짱 정치’에 당한 듯한 느낌이 든다. 사견이지만, 우리도 앞으로는 트럼프 못지않게 뱃심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프로야구 감독은 어려운 자리다. 경기에 지면 모든 비난이 감독에게 쏟아진다. 만약 삼성은 ‘돌부처’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로 가지 않고 남아 있었더라면 얘기가 달랐을까. ‘핵에는 핵’이라고 강력한 돌직구로 뒷문을 꽁꽁 틀어막으며 승리를 지켜냈을 것이다. 12일 “핵폐기를 위한 대화테이블로 나오라”고 북한에 촉구한 문 대통령은 한때 야구마니아였다. 또한 아마바둑 고수이기도 하다. 위기국면도, 승부수를 던질 줄도 알며 시프트의 지혜도 감안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시프트의 성패(成敗)가 갖는 국민적, 역사적인 무게감이 너무 크다. 때문에 국가 최고권력자요, 군통수권자로서 고독한 결단을 내리기 앞서 야구 감독처럼 깊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여겨진다. 관건은 시프트로 갈 것인가, 원래 수비전형을 유지할 것인가이다. 혹은 합리성을 최우선으로 해 정책결정을 할 것인가, 아니면 배짱정치로 갈 것인가이다. 이 모든 경우의 선택은 다 차후 정치적 책임이 따르는 대통령의 몫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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