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대구 남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SMC 가온누리 빛 체육대회’에서 외국인들이 기마전을 하고 있다. (제공: 대구SMC)

5일 대구 남부초교서 외국인·SMC교사·일반시민 등 400여명 참석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선생님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한국어가 서투니까 어디 아파도 병원가기도 힘들어서 아픈 것 참고 그랬는데, 그걸 아시고 좋은 병원 알려주시고 힘내라고 좋은 음식도 주시고… 평소에도 가족처럼 자주 연락주시고 이것저것 챙겨주세요. 한국의 정으로 외로운 타국생활을 이겨내고 있어요.”

대구 신천지 다문화센터(대구SMC, Shincheonji Multicultural Center)가 지난 5일 대구 남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족들을 대상으로 ‘제4회 SMC 가온누리 빛 체육대회’를 열었다.

이번 체육대회에는 이북5도민회 염길순 사무국장과 대구남구자원봉사센터 이지형 센터장 등 주요 내빈들을 비롯해 대구SMC 회원 200명과 외국인 150명 등 총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보다 2배 정도 커진 규모로 운영됐으며 태권도팀과 차산농악인 등 외부단체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외국인 수강생들에게 한국 고유의 문화를 알렸다.

개막퍼레이드와 플래시몹을 시작으로 1·2부로 나눠 진행된 행사는 한국어 골든벨과 스피치, 체육대회 순으로 진행됐다.

1부에서 진행된 한국어 골든벨은 국내 정치·사회·경제·문화를 주제로 문제를 내고 외국인들이 미니 칠판에 정답을 기록해 맞춰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4명의 외국인이 '평화'를 주제로 5분 스피치를 했으며, 참여한 수강생들은 한 달 동안 대구SMC 교사들과 함께 ‘평화민국’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며 준비한 스피치를 발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2부 체육대회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평화, 사랑, 용서, 화합 4팀으로 나눠 단체공, 피구, 크리켓, 기마전, 줄다리기 5종목을 펼쳤으며 400M 계주는 국가대항전, 미션 달리기는 개인전으로 치러졌다.

이밖에 ▲한국 전통의상 입어보기(구미SMC) ▲전통 떡 만들기(포항SMC) ▲무궁화 차 시음 ▲한국 전통 놀이 체험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도 운영됐다.

▲ 지난 5일 대구 남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SMC 가온누리 빛 체육대회’에서 외국인들과 치어팀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제공: 대구SMC)

외국인 수강생들은 대구SMC를 통해 한국인의 정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라는 의미로 대구SMC에서 시상 선물로 준비한 담요와 전기스토브, 안마기 등을 받은 몇몇 외국인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국에 온 이후 이러한 세심한 배려를 잘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태권도 단원으로 시범을 보인 부이반퉁(30, 베트남)씨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대구SMC에 왔는데 언어와 문화도 배우고 태권도도 덤으로 배웠다. 사랑으로 품어주고 가르쳐준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 온 차이느크(28)씨는 이번 대회에 15명의 지인을 데리고 참가했다. 그는 “사실 외국인 근로자들은 평일에 일이 많아 일요일은 푹 쉬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국어와 문화도 무료로 배우며 가족 같은 선생님들과 함께 체육대회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자고 권해서 오게 했다”면서 “각국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개막퍼레이드를 위해 부산까지 가서 전통 옷을 구입해 참가한 친구들도 있을 정도로 대구SMC는 우리들에게 매우 각별하다”고 전했다.

이지형 남구봉사센터장은 “주한 외국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뿐 아니라 선생님들과 함께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대구SMC가 앞으로도 외국인들과 자원봉사를 통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지역 사회를 밝게 빛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SMC 서기주 센터장은 “이번 행사 명칭에는 ‘세상의 중심이 되는 주인공’을 의미하는 ‘가온누리’를 사용했다. 이는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 수강생들이 제 2의 고향인 한국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고 주인공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2월 발족한 대구 SMC는 주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수업 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풍습을 경험할 수 있는 태권도반, 각종 문화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 지난 5일 대구 남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SMC 가온누리 빛 체육대회’에서 한 외국인이 태권도 격파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제공: 대구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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