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 선정적·오락성 프로그램 난무 우려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업자가 지난달 31일 최종 선정된 가운데 올해 개국을 앞두고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업자 선정이 첫 시도인 만큼 전문가 및 시민단체 사이에서 미디어 시장의 득과 실을 두고 여러 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편을 두고 다양한 장르의 편성이 가능해 시청자 방송콘텐츠 선택권 확대, 연예계의 다양한 신인 발굴 등 미디어 시장의 새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경쟁이 강화돼 연예인들의 지나친 몸값 상승, 선정적인 프로그램이 난무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종편채널이 보도·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고 24시간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기호에 맞게 골라 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장르가 현재 지상파 프로그램 구성과 별다른 점은 없지만 기존과 같은 프로그램을 4개사가 더 뛰어들어 제작하게 되는 만큼 구성력 있고 탄탄한 소재의 장르가 많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종편채널 사업자들의 경쟁이 심화되면 자칫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해져 시청자들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이 난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국내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신문사 3곳이 한꺼번에 선정되면서 방송 공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상길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기존 지상파·케이블 방송과 경쟁하면서 적은 제작비를 가지고 단기적으로 채널을 배치해야 하는 만큼 이미 시장 경쟁에서 검증된 값싼 외국 프로그램 등을 들여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히 심야에는 시청자층의 요구에 따라 더 선정적인 프로그램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기형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정치·사회·경제 부분 방송에 있어서는 신문사에서 만든 기사를 방송으로 전환해 일부 시청자들의 기대에는 미칠 수 있겠지만 종편채널 사업자로 선정된 신문사의 언론성향이 같다는 점에서 얼마나 다양한 프로그램이 방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경화 (사)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는 “현재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오게 되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소재의 드라마·영화·오락프로그램·광고 등이 많아질 텐데 학부모 단체 등이 학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학부모 교육이라는 제한적인 방법 밖에 없다”면서 “결국 방송사업자들이 청소년을 고려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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